퀵바

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2.10.18 19:35
연재수 :
135 회
조회수 :
589,748
추천수 :
6,783
글자수 :
732,982

작성
21.07.03 12:15
조회
3,407
추천
46
글자
12쪽

65화 스승을 욕 보이지 않기 위해

DUMMY

-깡, 깡, 깡


망치질만 벌써 세 시진째이다. 금명하의 팔뚝이 터지기 일보직전임에도 철호는 멈추라고 지시하지 않았다.

내공을 운용했다면 괜찮았겠지만 금명하는 오기로라도 그러고 싶지 않았다.


철호는 금명하의 행동을 지켜보며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내공을 사용하지 말라니깐 연기를 해? 좋아, 언제까지 할 수 있나 보자.’


철호는 무인이 아니었기에 금명하가 내공을 사용하는지, 안 사용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오기로 버티는 금명하가 내공을 사용하고 있다고 오해하고 있었다.

그것도 모른 채, 금명하는 움직이지도 않는 팔을 억지로 움직이며 망치질을 했다.

금명하의 얼굴에 흐르는 땀, 경련하는 팔뚝, 지친 눈빛에 철호는 금명하가 정말 내공을 사용하는지 의문이 갔다.


“잠깐 멈춰봐라.”


멈추라는 말에 금명하는 곧바로 망치를 떨궜다. 망치가 사라지자 금명하의 손이 덜덜 떨리며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철호는 얼른 금명하의 팔을 만졌다. 팔이 굉장히 뜨겁고, 일부러 떠는 것이 아닌 근육 자체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철호는 놀라며 금명하에게 물었다.


“아니, 왜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말하지 않았느냐?”


철호의 물음에 금명하는 겨우 힘을 짜내며 말했다.


“스승님께서 빨리 배우라 하셨으니깐요.”


그에 철호는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스승의 명이라 해도 그렇지 팔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참는 것은 객기일 뿐이었다.

설명을 끝마친 금명하는 다시 망치를 집어 들었다. 그러자 철호가 금명하의 손을 붙잡으며 망치를 빼았았다.


“내가 졌다. 졌으니깐 이제 그만하거라.”

“하지만···”

“계속해봤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테니 제발 좀 쉬어라.”

“알았습니다···”


금명하는 그 자리에 풀썩 주저 앉았다. 쉬라는 소리를 들으니 긴장이 풀려 서 있을 힘조차도 빠져버린 것이다.


“후···”


철호는 금명하를 안아들고 간이 침대로 금명하를 옮겨주었다.

금명하는 팔에 힘이 빠져 오늘은 더 이상 망치질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미련한 놈···교묘하게 내공도 사용하면서 했어야지.”

“그것은 스승님의 이름에 먹칠하는 것이니깐요.”


철호는 자신이 한 말이 있기에 더 이상 금명하를 탓하지 못했다.


“몸 편히 하고 있어라. 그동안 내가 대장술을 보여줄 테니.”


철호는 금명하가 열심히 망치질을 하고 있던 모루로 향했다.

철호는 자신의 망치를 꺼내어 금명하에게 대장술을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네가 두드린 것은 그저 팔 휘두르기일 뿐이다. 내가 어떻게 하는지 눈에 익혀 둬라.”


철호가 망치를 두드리기 전, 눈을 감았다.

대장일을 하기 전에는 항상 마음을 다 잡은 채로 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철호가 눈을 뜨자, 금명하를 압도하던 장인의 기세가 다시금 뿜어져 나왔다.

금명하는 무공도 배우지 않은 사내가 자신의 일에 관해선 엄청난 기세를 뿜어내는 것을 보며 감탄했다.


철호의 손이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금명하가 두들기던 소리와는 달리 묵직한 소리가 대장간을 울렸다.


-쾅, 쾅, 쾅


정확하게 한 부분만을 가격하는 철호의 동작은 단 한순간도 경로를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정확했다.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망치를 두들기는 철호의 모습은 명장의 위엄을 보여주었다.

금명하는 아무리 열심히 망치를 두들겨도 모양이 변하지 않았지만 철호가 두드리니 순식간에 모양이 변하고 있었다.

그렇게 일 다경쯤 지나자 망치는 어느새 철판으로 탈바꿈되었다.

철호는 철판을 금명하에게 전해주었다.


“한번 봐봐라.”


철판은 망치로 두들겼기에 투박했지만 속이 큰 것이 작은 것으로 줄어든 만큼, 응축되어 있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묵직했다.


“대장일을 배우는 데는 기본부터 쌓는 것이 중요하니 너는 앞으로 하루 종일 망치질만 할 거다.”

“알겠습니다.”

“일단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하자.”

“아닙니다. 점심 먹고 다시 시작하시죠.”


철호는 금명하의 말에 인상을 썼다. 의욕이 넘치는 것은 좋지만 지금 금명하의 팔로 망치질을 해봐야 아무 쓸모도 없을 것이다.


“지금 네 팔로 망치질을 해봐야 아무 의미 없는 짓이다.”

“금방 회복할 겁니다.”


철호는 금명하가 왜 저러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알아챌 수 있었다.

무인들은 일반인들과 전혀 다른 육체를 가지고 있다.

일반인이 아무리 좋은 덩치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보다 작은 무인이 더욱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금명하가 저런 말을 하는 것도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닐 것이다.


“그럼 점심부터 제대로 가르칠 테니 확실히 회복해 둬라.

만약 조금이라도 덜 나은 기색이 보인다면 즉시 중지하고, 내일 시작할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금명하는 세 시진이나 망치질을 했으니 점심도 먹지 못했다. 그렇기에 철호는 금명하를 데리고 객잔으로 향했다.


금명하가 아무리 아침 일찍 출발했다 하더라도 세 시진이나 망치를 두들겼으니 점심 시간은 이미 지나 있었다.

점심 시간이 지나 점소이는 휴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손님이 객잔에 들어섰음에도 점소이는 나오지 않았다.


“있는가?”


철호의 부름에 안쪽에서 점소이가 허겁지겁 달려 나왔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점심 장사가 끝나고 잠시 쉬고 있었습니다.

몇 분 이십니까?”

“2명이네.”

“마음에 드시는 곳으로 앉으시면 됩니다.”


객잔에는 손님이 아예 없었기에 앉을 자리는 넘쳐났다.

철호는 아무 자리에 앉고는 금명하에게 물었다.


“뭐, 따로 먹고 싶은 것 있느냐?”

“없습니다.”

“그럼 국수로 시키마.”

“예.”


중원인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먹는 것이 국수였기에 국수가 나오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금명하는 국수를 먹으며 철호에게 궁금했던 것을 질문했다.


“대장일을 하신지는 얼마나 되신 겁니까?”

“음···10살 때부터 망치를 들기 시작했으니 이제 50년이 되었구나.”

“50년이면 굉장히 오래 하신 거 아닙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지.”

“헌데 왜 이런 시골 마을에 박혀 사시는 겁니까? 50년이면 웬만한 장인들은 능가하시는 것 아닙니까?”

“그래 20년 전까지만 해도 중원에서 제일 가던 장인 중 한 명이었다.

그 때의 나는 아무 곳에도 속하지 않은 채, 장인의 길만을 걸었다.

그럼 어떻게 될 것 같으냐?”

“음···대장술의 끝을 보게 되겠죠?”

“크크, 그러면 좋았겠지만 제일 가는 장인이 혼자 있도록 가만 둘 리 없지.

정, 사, 마 심지어는 황실까지 나를 데려가기 위해 안달났었지.”


금명하는 철호의 터무니없는 말을 듣고는 그가 허풍을 떠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이런 작은 시골 마을에서 살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대단하신 분이 왜 여기 계시는 겁니까?”

“정, 사, 마, 황실까지 나를 원하는데 나는 어느 곳에도 속하길 원치 않았다.

영입 제안을 모두 거절하니 그들이 가만있을 리 있나?

혹시나 다른 곳에 영입될까봐 나를 죽이기 바쁘더구나.”

“그러신 분께서 명문 정파인 무당파의 인근에 숨어 계시는 겁니까?”

“내가 쫓기고 있을 때, 방 장로께서 나를 구해주시고 이곳에 자리를 잡도록 도와주셨지.

그 분이 아니었다면 나는 다른 곳에서 노예처럼 대장일만 하고 있거나, 죽었을 거다.”


철호의 말을 믿지 않았던 금명하는 방천이 도와줬다는 말에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가지게 되었다.

그만큼 금명하에게 방천은 신뢰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무얼 하고 지내시는 겁니까?”

“주민들 물품이나 수리해주면서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것만 하더라도 살아가는 데에는 아무 문제도 없더구나.

예전에는 왜 그리 대장술의 끝을 보려고 노력했는지 허무해지더구나.”

“그럼 지금은 대장술의 끝을 보고 싶은 생각은 없으신 건가요?”

“대장술의 끝이라···지금은 잘 모르겠구나.

대장술에 끝이 있는지도, 내가 끝을 볼 수 있는지도···”


금명하는 철호의 말을 들으며 대장장이도 무인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인 같은 경우도 고수들은 더 이상 무공을 수련하지 않고 유유자적한 삶을 사니 말이다.


‘나는 무공의 끝을 보려 할까? 아니면 수련을 그만두고 은거를 할까?”


지금으로서는 먼 미래의 이야기일 테니 금명하는 깊이 고민하지 않았지만, 언젠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철호와 금명하는 국수를 다 먹고 곧장 대장간으로 향했다.


“차라도 한잔할 테냐?”

“괜찮습니다. 바로 시작하시죠.”

“그냥 먹거라. 밥 먹고 바로 하면 체한다.”


철호는 차를 끓이러 안쪽으로 들어갔다.

금명하는 그동안 대장간을 둘러보았다.


대장간에는 철호가 만든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헌데 그 대부분이 일상생활에 쓰이는 잡기들이었으니 금명하는 의아해했다.


‘왜 무기 같은 것들은 전시되어 있지 않은 거지?’


대장간에는 장인이 만든 최고의 걸작을 전시해 그 실력을 뽐낸다. 그런데 최고의 걸작은커녕, 그 흔한 검 조차도 보이지 않으니 이상할 따름이었다.


‘뭐, 이제 대장술을 수련하지 않는다 했으니 그럴 수도 있나?’


계속 둘러보던 금명하는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발 아래쪽 소리가 다른 곳과 달리 텅 빈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이상함을 느낀 금명하는 아래를 확인해보았다.

아래에는 어떠한 손잡이도 없었지만, 금명하가 서 있던 자리는 확실히 반대쪽이 비어 있는 소리로 들렸다.

손잡이가 없었기에 개방할 수 없으니 금명하는 철호에게 물으러 갔다.


“혹시 숨겨둔 공간이라도 있습니까?”


금명하의 말에 철호가 놀라 되물었다.


“웬 숨겨둔 공간?”

“설마 모르시는 겁니까?”


철호는 금명하가 다른 공간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기에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었다.


“하···그걸 어찌 찾았느냐?”

“대장간을 구경하는데 밑의 소리가 다른 게 느껴져서요.”


일반인은 느낄 수도 없을 정도로 미세한 차이였지만 금명하와 같은 고수에게는 너무도 확실하게 차이나는 소리였으니 금명하가 모를 리가 없었다.


“문을 부수진 않았겠지?”

“제가 어찌 남의 집을 부수겠습니까?”

“이왕 들킨 것 말해주마. 그 공간은 내 미련이다.”

“미련이요···?”

“그래, 대장술을 버렸다고는 하지만 그 공간만큼은 차마 버릴 수가 없더구나.”

“대체 무슨 소리신지···”

“말로는 대장술을 포기했다 했지만 대장술의 끝이 어디일지 궁금하기는 궁금해 모든 것을 내려놓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지하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내가 이곳으로 와 만든 무구들이 있다.”

“보여주실 수 있으신가요?”

“보여줄 수는 있다만 다른 곳에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예, 맹세합니다.”

“하···좋다. 보여주마.”


철호는 금명하가 발견한 문으로 가지 않고 망치를 가지러 갔다.


“망치는 왜···?”

“미련을 버리기 위해 손잡이를 부숴 뒀으니 보여주려면 부숴야 한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보여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쉽게 메울 수 있는 것이니 신경 쓰지 말거라.”


철호가 망치로 지하실로 향하는 문을 부수자 계단이 드러났다.

주위를 밝힐 횃불을 간단히 만들어 온 철호가 금명하에게 말했다.


“가지.”


횃불이 없었다면 한 치 앞도 모를 정도로 지하실은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개인이 만든 지하실이었기에 내려가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지하실에 도착한 철호는 벽면에 붙어있는 초에 불을 옮겨 지하실을 밝혔다.


금명하는 밝혀진 지하실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 큰 크기는 아니었지만, 진열되어 있는 무구들이 모두 최상급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대단해요...”

“아직 대장술의 기초도 익히지 못한 놈이 대단하긴 뭐가 대단해.

네놈이 대장술을 어느 정도 익혀 대장간에 오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된다면 한 번 더 보여주마.

그때는 분명 이것들의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있겠지.”


금명하가 무구들을 구경하는데 위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왔다.


“잠시만요. 위쪽에 누가 있는 것 같은데.”


금명하가 말을 하자마자 누군가가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내려옵니다.”


금명하가 계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계단을 내려오던 이는 어느새 전부 다 내려와 질문을 던졌다.


“이곳은 대체 무엇입니까?”


그는 시장에서 유희를 마치고 온 방천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질의응답 란 +1 22.07.25 304 0 -
공지 22.03.26 연재에 대한 안내입니다 21.06.17 4,687 0 -
135 <結> +4 22.10.18 1,594 15 3쪽
134 133화 끝 22.10.18 1,517 15 14쪽
133 132화 입신에 든 무인이 겪는 일 22.10.15 1,421 15 12쪽
132 131화 밝혀진 흑막, 공통의 적 22.10.14 1,374 15 12쪽
131 130화 화신(化神)의 신화(神話) 22.09.01 1,456 15 12쪽
130 129화 살기(殺氣)와 생기(生氣) 22.08.16 1,436 16 13쪽
129 128화 투귀(鬪鬼)와 곤륜무왕(崑崙武王) 22.08.06 1,465 15 13쪽
128 127화 재앙(災殃) 22.07.31 1,508 17 12쪽
127 126화 신시대 22.07.28 1,534 16 13쪽
126 125.전쟁의 공적(功績) 22.07.26 1,591 15 13쪽
125 124.현경과 탈마 +1 22.07.23 1,743 17 12쪽
124 123.빠르게 이어지는 전쟁 +1 22.07.10 1,704 17 11쪽
123 122.사파 일망타진 22.06.25 1,730 18 13쪽
122 121.꼿꼿이 서있다 +1 22.04.06 1,912 21 13쪽
121 120.일났다 +1 22.03.26 2,009 24 14쪽
120 119.우휘의 본성 22.03.16 1,990 24 13쪽
119 118.드디어 총채주와 싸우는데 22.03.01 2,106 23 13쪽
118 117. 짐승을 만나다 22.02.23 2,096 26 12쪽
117 116.천마의 방문 22.02.21 2,164 23 13쪽
116 115.음소도는 강해졌다, 금명하는 미쳤다 22.02.20 2,087 23 14쪽
115 114.돌아왔으니 22.02.19 2,080 21 12쪽
114 113.지난 성과 +2 21.11.16 2,971 38 12쪽
113 112.무당 합류 +3 21.11.15 2,557 42 13쪽
112 111.이럴 때가 아니다 +3 21.11.12 2,703 41 13쪽
111 110.총채주, 허태천의 이야기 +2 21.11.11 2,714 40 12쪽
110 109.십이마군 생포! +2 21.11.10 2,670 42 12쪽
109 108.숨겨둔 수 +2 21.11.09 2,732 42 12쪽
108 107.통찰력 +2 21.11.08 2,798 4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