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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최근연재일 :
2020.09.0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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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10.0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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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또 다른 커튼화 3

DUMMY

가온이 레임에게 분노를 터뜨리고 있을 무렵, 그녀도 크게 당혹스러워하고 있었다.


'무슨? 이럴리가 없어.'


푸른 커튼이라 명명한 실험체 말고도 다른 실험체들이 탈주한 것은 사실이다.

허나 그 실험체들은 푸른 커튼에 비해 제대로 인격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제대로 된 커튼화를 하지 못했다.

그런데 영상으로 확인된 실험체들은 전부 제대로 된 커튼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그 능력도 제법 강대했다.


'칫, 조용히 처리할 수 없게 되었어.'



이이협과 이가온에게 접촉해 조용하게 일을 처리하려 했건만. 이렇데 대대적으로 일이 터진 이상 한국의 커튼 사냥꾼들이 나설 것이다.


'그들이 나서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실험체를 하나라도 빼앗기면 안 돼.'


비인도적인 실험으로 세계적인 비난을 받는 건 둘째치고, 이 기술이 타국에 넘어가선 안 된다. 무엇보다 어떻게 갑작스러운 진화를 이룰 수 있었는지를 알아내야 했다.


'저 기술은 우리나라. 미국만의 것이다. 저 기술을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데 그걸 다른 나라와 공유하겠다고? 하찮은 정의감에 취한 머저리 자식들.'


가온의 생각대로 레임은 커튼화 기술을 만들어낸 팀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나라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때, 레임의 핸드폰이 울렸다.

상층부가 질책이라도 하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번호를 확인한 레임이 눈에 이채를 띄었다.


"이가온?"


연락을 해 온 것은 다름아닌 가온이었던 것이다.

레임은 잠시 생각하다가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지? 이가온. 푸른 커튼이 등장했나?"

[지금 뉴스에 나오는 저곳. 제가 들어갈 수 있게 조취를 취해주십시오.]

"...뜬금없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

[저기 있는 것들이 당신네 나라 실험으로 오게 되었다고 알려지고 싶습니까?]


순간 레임은 할말을 잃었다. 그녀는 그제야 가온이 생각 이상으로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화나 있을 줄은 알았지만...'

[거절하면 협력이고 뭐고 끝입니다.]

"정보를 퍼뜨린다라...우리 팀이 그런 것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무능하다고 생각하나? 그리고 퇴마 이씨 가문과 이미 협약된 일이야. 너희 가문에서도 원치 않을..."


태연한 레임의 말을 가온이 끊었다.


[제가 가문 의향 따위 알바 아니라는 거 잘 아실텐데요. 그리고 매스컴? 누가 매스컴에게 호소한다고 했습니까?]

"뭐?"

[제 선생님인 이자견씨를 당신 팀 따위로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까?]

"......!!"



레임은 침묵했다.

확실히 천리안 이자견이 작정하고 정보를 퍼뜨리려고 한다면 그걸 막을 순 없었다. 인지도도 엄청난 여자고.


'설마 이자견과 그토록 친했다고?'


망설이는 레임을 느낀 가온이 후우 진정하듯 숨을 쉬었다.


[서로 윈윈 아닙니까? 저는 더 이상의 피해를 막을 수 있어서 좋고. 당신은 당신들의 기술을 유출시키지 않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알겠다."


레임은 가온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뛰는 걸 방치할 바에야 지켜보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이미 너희 커튼 본부의 사냥꾼들이 진입 직전이다. 그쪽 사람들과 만났을 때의 대응은 알아서 하도록."

[그럼 바로 향하겠습니다.]


전화가 끊겼다.

물론 레임은 가온에게만 맡겨둘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건방진 애송이...'


그녀는 곧 자신이 데려온 개인 커튼 사냥꾼 팀에 연락했다.

모두 믿을 수 있는 정예들이었다.


"나다. 최우선 목표는 실험체들의 확보. 그리고 이가온을 주시해라.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대장님. 무전기가 말을 듣지 않습니다."

"......"


60층이 넘는 고층 빌딩속.

검은 코트를 입은 커튼 사냥꾼들이 사방을 경계하며 조금씩 이동하고 있었다.

팀의 대장을 맡은 산(山)급 커튼 사냥꾼은 무전이 되지 않는다는 말에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다른 팀들도 전부 마찬가지겠군. 이걸로 확실해졌다. 커튼들 중에 무전은 물론이고 염파도 방해 가능한 개체가 있다."

"그런...!"


통신을 방해하는 능력이라니. 여왕개체 말고도 그런 능력을 가진 커튼이 있었단 말인가.

이번 임무는 여러가지로 이상했다.

재무진이란 적폐를 없앴는데도 커튼들이 대체 어떻게 방벽을 몰래 넘은 것이며 60층이 넘는 고층 빌딩을 점거하는 눈에 띄는 행동을 하는가?

제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인질의 존재였다.

커튼놈들이 인질을 잡는다? 놈들은 분명 지능이 있으나 식탐의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입부터 들이대고 보는 짐승들이다.

그런데 이 빌딩을 점거한 커튼 놈들은 인질들을 최상층의 방에 죄다 모아놓고 자신들을 유도하고 있었다.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인데 대체 목적이 뭔지 감도 잡히지 않았고 커튼의 새로운 행동에 당황스러웠다.


'거기다가 이 규모.'


그의 눈이 문득 유리창으로 갔다.

30층이나 올라왔는데도 무수하게 뒤덮은 덩굴들.

이만한 규모의 능력을 쓰는 커튼이라니. 대체 등급이 몇일까? 아마 이 덩굴을 뿌린 존재가 놈들의 대장격일 것이다.

물론 그렇게 위험한 커튼이 있는 사지에 아무 대비도 하지 않고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천급 커튼 사냥꾼들도 상당수 같이 진입했고 무엇보다 잠시 후, 정부공인 순위권자를 투입시킨다고 했다.

그러고도 더 신중을 기해 주술을 전부 방어로 기동하고 조금씩 걸음을 옮기며 일거수 일투족을 다른 팀에게 통신하여 무슨 일이 있으면 곧바로 달려올 수 있도록 했다.


헌데 30층에 올라오자마자 그런 생각을 비웃듯 통신이 끊겨버렸다.

마치 여기까지 들어오도록 유인한 느낌이었다.


"주의해라. 곧 공격해 올 가능성이 높..."


말도 끝나지 않았는데. 쿵 쿵 육중한 발걸음 소리가 울렸다.

대원들은 전부 각자의 무기들을 치켜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모두 아연해했다.


'커튼의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기감에 잡히는 이 반응은 커튼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인간에 가까웠다.

하지만 어두운 복도 속.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존재는 어떻게 봐도 커튼이었다.

황갈색의 커튼.


"뭐야...? 저 색깔은?"

"옐로우의 변종인가?"


말이 끝나기도 전, 커튼의 모습이 사라졌다.


"...?!"


정신을 차려보니 놈은 그들의 지척까지 다가와 팔을 휘둘렀다. 팔 주위로 돌조각들이 모이더니 이내 몇 미터는 될 정도로 거대해졌다.


"우와악!"

"어억!"


단 한번 휘두르는 것만으로 진형이 와해되었다.

노련한 경험으로 어떻게든 피해낸 대장은 놈의 옆구리에 돌을 찔러넣으려고 했다. 그 순간. 녀석이 거대화한 손을 쫘악 벌렸다.


콰콰콰콰!!


손바닥에서 돌무더기 우수수 뿜어져 나와 돌의 파도가 되었다.

상상 이상의 규모에 대장이 굳어버렸다.



'적어도 S급의 커튼......!!'



그제야 대장은 그들의 판단이 안일했음을 알았다.

덩굴의 커튼만 조심할 게 아니다.

이 빌딩에 있는 커튼들은 아마 모조리, S급 이상의 커튼이다.

돌의 파도에 집어삼켜지는 대원들. 피할 수 없는 공격에 대장이 눈을 질끈 감았다.

잠시 후. 더 이상 서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으워어.]


황갈색의 커튼은 쓰러진 커튼 사냥꾼을 하나 둘 어깨에 들쳐맸다.

그들을 죽일 생각은 없는 듯 했다.

놈이 향하는 곳은 맨 위의 최상층. 커튼 사냥꾼들 조차 인질로 삼을 생각이었다.

다음 순간, 뭉툭한 투구같았던 머리가 퍽석 부서지더니 대머리의 남자의 얼굴이 튀어나왔다.


"여긴 로이드. A구역의 인원을 제압했다. 최상층으로 이동하겠다."


대답한 것은 여자의 목소리.


[그래.]


놀랍게도 그들은 커튼 사냥꾼의 정신계 주술처럼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묵묵하게 윗층으로 향하던 로이드가 입을 열었다.


"이러면 정말 목표가 올까?"

[그분의 말씀은 틀림 없어. 우린 믿고 따르면 돼. B구역 진압 완료,]


이번엔 음울한 남자의 목소리였다.

맨 처음 대답했던 여자가 입을 열었다.


[B-102가 말했던 그 녀석이 정말로 우리의 기원이라면, 궁금해서라도 찾아오겠지. 그보다 지금 신경 쓰이는 녀석들이 들어왔다. 아까 녀석들과는 차원이 달라. 본 적 있는 면상들이야.]


로이드가 얼굴을 찌푸렸다.


"켈렌의 부하들인가?"

[그래 켈렌, 아니 레임의 팀이다. 언제 들어왔는지도 모르겠군. 이미 케빈이 당했다.]

"우리의 회수가 목적인가. 흥. 우리를 회수하더라도 커튼화의 비밀을 알 수 없을 터인데, B-102에나 신경쓸 것이지..."

[......]

"왜 그래? 로즈."


갑자기 침묵한 여자의 목소리에 로이드가 의아한 듯 물었다.

곧 로즈가 기쁨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B-102가 왔다.]

"뭐? 그 미친 녀석이 여긴 왜?"

[억지로 데려와진 모양이군.]

"...누구에게?"

[이가온.]


최상층.

연두색으로 된 몸체에 덩굴로 된 드레스를 입은 커튼. 그 커튼이 바로 로즈였다.

로즈가 눈을 감자 지상에 피어있던 덩굴에 조그마한 눈이 생겼다. 지금 막 지상1층에 도착한 이가온에게 못박혔다.


"...저게 우리의 근원. 그분이 말씀하신게 사실이라면..."


저 녀석은 반드시 우리가 죽일 거라고 로즈는 중얼거렸다.

그때. 이가온과 눈이 마주쳤다. 그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로즈는 움찔했다. 우연일까?

하지만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곧 알 수 있었다. 화륵 소리와 함께 시야가 차단되었던 것이다.


"후후후후. 강하네."


황홀한 듯이 가온을 바라보던 로즈의 얼굴이 파사삭 갈라지고 아름다운 인간의 얼굴이 나타났다.


"어서 올라오렴. 널 위해 준비했단다."


그리고.

가온에게 집중했던 나머지 그녀는 깨닫지 못했다.

전혀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어떤 존재가 빌딩에 침입했다는 것을.











1층에 도착한 가온이 옆에 서 있는 소녀에게 말을 걸었다.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너."

"그러게."


풍선껌을 훅 불던 정부공인 순위권자 9위. 아이나가 흘깃 시선을 보냈다.


"그래서. 아직 정식 커튼 사냥꾼도 아닌 네가 여긴 웬일일까? 그 옆의 사람은 누구고?"

"쓸만해."

"...뭐 됐다. 네가 그렇지 뭐."



언제나 비밀이 많은 가온. 이번에도 어련히 알아서 할 거라고 포기한 아이나가 한숨을 쉬었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해. 돌입한 팀들이 전부 전멸했을 가능성이 있어."

"그렇군. 그럼 난 A구역으로 간다."

"저기. 듣고있어?"


굉장한 괴물들이 있을 거니 협력하자는 의미로 말을 꺼낸건데 가온은 혼자 움직일 생각인 것 같았다.


"뭐 어때? 아이나 양은 나랑 같이 움직이자고."

"류열 씨."


3위. 류열은 흐뭇한 듯이 가온을 바라보았다.

그는 가온이 정의감에 불타 달려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딱히 틀리지 않은 생각이었다.

요즘 흉흉한 사건으로 마음이 불편할텐데, 류열은 가온이 대견스러웠다.



"곧 아연씨나 심지어 이자견 씨도 도착할 테니까. 이야. 이자견씨가 가온이 너를 정말 아끼긴 하나보다."


보통 집에 틀어박혀 임무에도 나오지 않는 그녀. 그녀가 온다면 빌딩의 상황이 어떤지도 알 수 있고 온갖 버프에 백업까지 받을 수 있어 훨씬 일이 수월해 질 것이다.


"그런데 가영양은 아직 소식이 없네."

"곧 오겠죠."


대충 대답한 가온은 위화감을 느꼈다.

순간 익숙한 기운을 반대편에서 감지한 것이다.


'...기분 탓인가?'

"헤헤. 아쁘.."

"쉿."


푸른 커튼을 조용하게 시킨 가온이 발걸음을 옮겼다.


"엇 가온아. 다 함께 들어가는 편이..."

"안에서 몇 놈 처리해 놓겠습니다. 믿어 주세요."


말려도 듣지 않을 것 같은 모습에 류열이 만류를 멈췄다.


"좋아. 우리도 곧 돌입할 테니까 너무 무리는 하지 마. 그런데 그 사람도 같이 가려고...?"

"네. 실력은 보증합니다."

"야. 아무리 그래도..."

"네가 말한다면 괜찮겠지!"

"아니...류열씨."


아이나가 기가 막히다는 듯 류열을 바라보았다. 자신이라도 말려야겠다며 이가온을 보았을 때 이미 그의 모습은 사라진 뒤였다.



"...하아. 짜증나."



그래도 실력은 굉장한 녀석이니, 어떻게든 할 거라며 아아나는 고개를 위로 올렸다.

그녀가 누구보다 빨리 현장에 도착한 이유는, 뉴스 화면에 비친 커튼들을 보고 위화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기존의 커튼이라기보단...마치 붉은 커튼같은 모습이었어.'


어쩌면, 붉은 커튼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친언니나 다름없던 가람을 죽인 그 녀석을.

아이나가 저도 모르게 검을 꽉 쥐었다.








쿵.


하얀 코트의 커튼 사냥꾼들. 총 20명이나 되는 그들이 다른 사냥꾼들과 차별되는 점이라면 그들은 검뿐만이 아니라 총기류로 추정되는 기계들을 장비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금 막 그들의 앞에 거구의 남자가 무릎을 꿇고 쓰러진 참이었다.


"이걸로 두 개체째 확보."

"흐음...확실히 능력이 강력해졌군. 몸을 단단하게 만드는 능력을 주입했었는데 피부가 조금 단단해지는 정도였던 녀석이 거의 강철급 강도를 갖게 되다니."



전원이 천(天)급 커튼 사냥꾼 이상의 직위를 가진 이들은 바로 레임에 직속된 두 개의 팀중 하나였다.

아무리 S급 커튼으로 추정되는 강함을 가졌다고 해도 커튼화를 하는 상대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서 작정하고 장비를 갖추고 뛰어난 팀워크로 협공하는 이들을 혼자서 상대하기엔 무리였다.


"남은 개체는?"


삐.삐.


탐지기로 추정되는 기계를 들여다보던 남자가 짧게 대답했다.


"아홉."

"제법 많군."

"모두 거리가 떨어져 있다. 충분히 각개격파할 수 있어. 최상층에 두 마리는 좀 위험하지만...응?"

"왜 그래?"

"지금 지상1층에 한 개체가 더 들어왔다...다른 개체들보다 한층 더 큰걸?"


그의 말대로 탐지기에는 커다랗게 빛나는 원 하나가 반짝이고 있었다.


"어떻게? 그쪽으로 갈까?"

"흐음...모르겠군. 이상해."

"뭐가?"

"사람 한 명이 옆에 붙어있어."


그때, 그들의 전용 통신 장비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레임의 목소리였다.


[이가온이 B-102를 데리고 지금 막 진입했다.]


순간 대원들은 할 말을 잊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성공체와 함꼐 진입한 걸까?


"허...녀석은 우리 나라와 자신의 가문이 두렵지도 않답니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녀석이다. 대원중 몇을 붙여라 허튼짓을 할 것 같으면 제압해도 좋다.]

"라져."


뚝. 통신이 끊겼다.


"말이 쉽지 그 녀석 실질적 정부공인 순위권자 아냐?"

"뭐. 우리 중 셋이면 제압하지 못할것도 없겠지."


자신만만하게 말한 남자가 자신이 가겠다며 손을 들자 곁의 두 사람도 따라가겠다고 했다.


"어디야?"

"A구역이다."

"라져."


세 명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남은 자들은 실험체들의 회수를 위해 다시 움직였다.

아니, 움직이려는 순간.


"흐음."



태연하게 들려온 목소리에, 모두가 굳었다.

아무도 기척을 느끼지 못했음은 물론, 그들이 자랑하는 첨단 장비조차 그 존재를 잡아내지 못한 탓이었다.

일제히 뒤를 돌아보니 그곳엔 덥수룩한 수염에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내려온 중년의 사내가 서 있었다.



"지금. 이가온이라고 들렸던 것 같은데."

"넌 뭐냐. 민간인?"


민간인일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남자 대원은 허리춤의 검으로 손을 뻗었다.


"A구역? 하여간 길은 괜히 어렵기만 하고...어이. 여긴 그럼 무슨 구역이냐?"

"...제압해라. 반항시 죽여도 좋다."


실험체들의 회수가 최우선인 그들은 다른 인간은 아무래도 좋았다.

오히려 자신들의 존재를 한국의 커튼 본부에 노출시킬지도 모르는 위험이니 제거해야 옳았다.



두 대원이 아무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 중년 사내에게 천천히 거리를 좁혔다.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중년의 사내는 이내 조용히, 히죽 웃었다.

입가에 비친 이빨은, 마치 상어처럼 날카로웠다.


"좋아. 일단 죽여놓고 물어보도록 하지."


작가의말

피노이아님 잘못 올린거 알려주셔서 감사...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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