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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최근연재일 :
2020.09.01 23:59
연재수 :
3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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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435
추천수 :
2,936
글자수 :
2,335,429

작성
19.04.29 23:25
조회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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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2쪽

세계대회편 37

DUMMY

"흐읍! 흣!"


재무진은 미칠 지경이었다.

대체 어떻게, 어떻게 자신이 몇 년간, 아니, 어쩌면 몇 십 년간 공들인 계획이 이리 허망하게 무너질 수가 있는가?


문득 이이나가 떠올랐다.

엄청난 통찰력으로 모든 것을 조종하는 그 미녀를.

그녀는 혹시 이것도 예상했을까?


'웃기지 마라! 이런 건 사소한 트러블에 불과하다. 극복하고 널 내것으로 만들 것이다!'


익환의 공격을 피해내며 재무진이 외쳤다.


"장 첸!!"

[넵!]

"이이협에게 계륵을 보내라!"

[알겠습니다!]



이이협을 잠시라도 막으려면 아깝지만 그만한 대가가 필요하다.

재무진조차 근원을 모를 그 실험체라면 시간벌이는 될 것이리라.


"여유가 넘치시는군요."

"건방진 쓰레기 같은놈! 순위권자조차 되지 못한 떨거지가!"

"순위권자가 우습게 보이십니까? 천급은 커녕 산급 사냥꾼 수준도 되지 못하는 뒷방 늙은이 주제에."

"이 놈, 이 놈이!!"


익환의 공격을 간신히 피해내며 악을 쓰는 재무진.


"어떻게 했느냐!"

"무얼 말입니까?"

"대체 어떻게 '신인류'를 되돌릴 수 있느냔 말이다! 애초에 내 계획을 어찌 그렇게 세세하게 눈치챘지?!"

"그 잘난 통찰력으로 알아맞춰 보시죠."

"이 자식이...!!"


재무진의 뇌리에 누군가의 얼굴이 퍼뜩 스치고 지나갔다.


"이자견! 그 계집이로구나!"

"글쎄요? 그것보단 제 검이나 받으십시오."


날 버무려진 날카로운 주술이 재무진을 두쪽내려 들었다.

기겁한 재무진이 겨우 피해냈다.


'이자견, 그 계집이 틀림없다. 익환 이 개자식은 이가온과 친분이 있어. 지금 경기장에서 이가온이 나대고 있는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놈과 협력이 있었어!!'


재무진의 눈이 힐끗 경기장의 엘런에게 향했다.


'저놈과도 협력한 건가? 대체 언제부터 내 계획을 눈치챈 거지? 이자견의 그것의 협력이 있었어도 혹시 몰라 천리안에 대한 대비도 해 놓았는데...아니, 애초에 그년에게 걸어놓은 제약이 있는데 대체 어떻게 나를 배신할 수 있는거지?'


머릿속이 복잡했다.

재무진이 이자견에게 걸어놓은 제약은 강력하기 짝이 없는 것이라 결코 배신할 수 없을 거라 여겼다. 재무진이 그녀의 힘을 위험하게 여겨 막대한 희생을 치루면서까지 건 제약인 것이다.


그가 몰랐던 건, 가온의 계약의 힘이 훨씬 강대했다는 것 뿐.


'모든 건, 가온이가 그 실험체를 잡아와서 가능했지.'


루이스를 쫒고 있었던 '신인류'

그걸 포획한 것을 재무진이 아무렇게 여기지 않았던 게 문제였다.

정확히는 이자견의 가능성과 가온의 힘을 너무 무시했다.


신인류를 조사하던 이자견은 그들의 정신을 억지로 복종시키는 파장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고 그에 대한 파훼법을 구해냈다.

문제는 신인류가 되기 위해 주입된 약물이 문제였는데 이것도 어이없이 해결되었다.

혹시 퇴마 이씨의 피를 가진 가온이라면 약도 중화되지 않겠냐고 익환이 농담처럼 말했고 가온이 시험삼아 실험해보았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 했던가?

놀랍게도 가온의 피는 정말로 약을 중화시켰다. 그것도 아무 극소량으로도!


'이건 아마 퇴마 이씨 가문엔 관계없이...붉은 커튼의 힘이 관계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커튼의 특수능력을 태워버리는 불을 떠올리며 가온이 말했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재무진의 야망을 단박에 부셔버릴 해독제가 손에 들어온 것이다.

거기다 이자견은 약물이 주입되었다 해도 아직 변이되기 전이라면 변이를 막을 수 있는 파장조차 찾아내버렸다.


'재무진 놈에게는 수많은 커튼들도 있다. 그 끔찍한 것들은 어쩔거지.'

'뭐가 걱정이에요? 우리에겐 수많은 커튼 사냥꾼들이 있는데.'


그의 말대로였다.

정신을 차린 정부공인 순위권자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커튼과 아직 신인류인 자들을 마구 공격하기 시작했다.


인류 정점에 선 자들의 분노는 대단했다.

경기장 여기저기에선 전투로 인해 어마어마한 굉음이 일고 있었다.



"더 갑니다 어르신. 벌써 지치진 마셔야죠?"

"웃기지 마라 애송아! 벌써 이긴 기분이냐?!"


재무진의 소매에서 수많은 단칼이 튀어나오더니 일제히 익환에게로 쏘아졌다.

하지만.


슈칵. 슈카칵.


"?!"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쳐낸 익환이 빠르게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정말 허접하군요. 현수가 이런 놈에게..."

"이...개자식....이!"


푸욱.


"커...윽..."


익환의 검이, 재무진의 명치를 찔렀다.


"가온이에겐 좀 미안하지만, 이건 양보하기 힘들군요."


익환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10년을 기다린 복수의 달콤한 순간은!"


명치에 꽂혔던 검이 점점 깊숙히 박히고 재무진은 비명을 질렀다.


"끄우아아아아아아아아!!"








타타타타.


다시 재무진에게 가기 위해 달려가던 가온은 머리 위에서 뭔가가 떨어지는 것을 느끼고 멈춰섰다.


쾅!


"흐으으으..."

"...너 뭐야? 사람 관뒀냐?"


가온이 그렇게 물을만도 했다.

로베르토의 가슴은 기계같은 둥그런 구슬과 땅이 갈라진 것 같은 문신이 새겨졌고 푸르렇게 빛났다. 특히 눈은 쳐다보기만 해도 얼릴 것처럼 차갑게 불타올랐다.


"이...가온..."

"아니, 그 지경이 되서도 왜 나한테 지랄...우왓!"



로베르토가 날린 거대한 얼음덩이를 간신히 피해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가온의 주위를 광역적으로 얼려온다.


"그거 나도 할줄 알거든?!"


전에 로베르토의 기술을 배꼈던 것처럼 화르륵 화염을 뿜었다. 헌데...


"제길. 냉기가 너무 강해...!"


이상하게 변화한 로베르토의 주술은 그야말로 끔찍할 정도로 강대하여 가온의 주술이 맥을 추질 못했다.

주술양으로는 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도 출력량은 다른 이야기라 어떻게 할까 고심하고 있을 때.


"고맙다."


가온의 어깨에 손을 올린 존재에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심장 떨어질 뻔 했잖아요."

"그거 영광인걸."


앨런이 로베르토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라. 이가온."

"그럼."

"이...가온..."



지나치려는 가온을 붙잡으려는 로베르토, 그런 그를 붙든것은 앨런의 말이었다.


"나를 눈앞에 두고 어디 가려는 거니?"

"...스승...님...왜..."

"자 로베르토. 돌아오렴. 그건 네가 아니잖니?"



상냥하게 말하며 다가서자 로베르토는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했다. 그러다가. 고개를 쳐든 그의 눈은, 더욱 새파랗게 불타올랐다.


"아뇨. 스승님."

"......"

"전 확인해야겠습니다."



콰앙!


또렷한 목소리에 놀란 탓일까. 앨런이 미처 잡기도 전에 로베르토는 엄청난 스피드로 사라져버렸다.


"...아차. 멋있게 나한테 맡기라고 했는데 쫒아가 버렸네...!!"


앨런도 허둥지둥 가온과 로베르토를 쫒았다.








알렉스는 과거를 떠올렸다.

친아버지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

친어머니는 자신을 그자디 사랑하지 않는 듯 했다.

그녀는 항상 남자가 바뀌었었다.


그러다가 누군가와 결혼했다.

동양인이었다.

쥐가 연상되는 생김새를 가진 남자였다.


처음엔 친절하던 그는 매일 알렉스를 학대에 가깝게 괴롭혔다.

그러다가 어느 날...친모가 잠들었을 때였다.

어렸던 알렉스의 방에 찾아온 그는...


그렇게 1년을 지냈었다. 악몽같은 1년.

더 이상 참지못했던 알렉스는 자살을 기도했다. 그리고 살아남았다.

막대한 주술의 힘으로!


신이 자신을 도왔다고 생각했다.

그 힘으로 당장 양부를 개패듯 패버렸다.

살려달라는 비명이 너무나 달콤했다.

헌데 정부는 그를 가뒀다. 주술사가 일반인을 때렸다고.


웃기지마. 내가 뭘 잘못한 건데.

빌어먹을, 이게 다 그 동양인 떄문이야.

내 인생을 네가 망쳤어.

그 동양인은, 한국 출신이었다.



"...웃기지도 않네..."

"중얼거릴 틈 있으면 일어나 알렉스!"


리나가 알렉스를 일으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마인이 경기장이 난입한 이후 은닉했지만, 결국 코뿔소처럼 생긴 커튼에게 걸리고 말았다.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니라 세 마리였다.

주술이 없어 일반인들 보다 나은 점이라곤 격투 실력이나 검술정도밖에 없는 그들은 돔망다닐 수밖에 없었다. 도망치면서 코뿔소의 돌진에 스친 알렉스는 벽으로 날아가 부딪혔고 다리와 머리를 다쳤다.


"리나. 넌 아직 좀 멀쩡해. 혼자 튀어."

"시끄러워! 멍청아!"


멍한 머리로 탐욕스럽게 입을 다시며 다가오는 코뿔소 커튼을 바라본다.

아아. 진짜.

그 빌어먹을 쥐새끼의 나라에서 죽게 되다니.

이래서 한국이 싫었던 거야.


알렉스가 주저앉았다. 그를 지탱할 방법이 없었던 리나도 덩달아 넘어졌고 코뿔소 커튼이 가까이 다가왔다.

쩌어어억. 코뿔소 커튼이 아가리를 벌렸다.


"꺄아아악?!"


리나의 비명이 들린 순간.


슈칵. 화륵


코뿔소 커튼의 몸이 이등분 되었다.

지켜보던 나머지 두 마리가 흠칫했다.


[크어?]

"뭐가 크어야 등신아."


번쩍!


섬광이 번쩍인다 싶었더니 두 마리가 불태워져 사라져버렸다.

두 명이 멍청하게 올려다보자 두 사람을 구한 남자가 멀뚱하게 물었다.


"괜찮냐?"

"이...가온...!!"


알렉스가 빠득 이를 갈았다. 이젠 쥐새끼한테 구함까지 받는거냐.

동정받는 거냐.


"이 가는거 보니까 괜찮은가 보네. 야 가서 일반인들 도와."

"뭐?"

"뭐긴 뭐야 짜샤. 커튼 사냥꾼이잖아? 네가 쥐새끼들이라 무시하던 이들은 지금 일반인들 지키느라 열심이라고."


알렉스의 눈이 커졌다.


"그, 그건 무리야. 우리는 지금 주술이 제한되어서..."

이거 한모금씩 마시고 가서 일반인들 도와라."


가온이 유리병 하나를 던져주었다.


"그럼 움직일 만 할 거다."

"너는 어디 가는데?!"

"원흉제거!!"



가온이 대답하며 멀어져갔다.

그걸 지켜보던 알렉스는 멍한 표정이다가 이내 하 기가 차다는 듯 코웃음쳤다.

이게 뭔가.

처음부터 끝까지 시비를 걸던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건가?

그것도 모자라 설교까지 받다니.

굴욕이다.


"쥐새끼가 끝까지 신경 거슬리게..."


유리병의 마개를 뜯은 알렉스는 망설임 없이 한모금 들이켰다.


"알렉스! 그게 뭔줄 알고...!"

"오, 진짜 효과 직빵인데."



몸속에 돌아오는 주술의 기운을 느끼고 알렉스가 히죽 웃었다.


"마셔라. 리나."

"알렉스?"

"목숨빚이다. 쥐새끼들 정도는 지켜주지."



알렉스가 손에서 무기를 연성해내고 경기장 쪽을 향해 달렸다.













"......기이하군."


경기장으로 들어가던 이이협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존재를 보았다.

보고로는 들었다. 인간과 커튼의 결합된 실험체가 있다고.

그 기운을 멀리서나마 느끼고 있었던 이이협이었지만, 이 괴물은 한층 더 기이했다.

여왕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은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여러가지가 혼합된 위험한 기운.


"여기서 제거해야겠군."


서둘러 경기장을 정리하고 재무진에게 가려했지만 마음이 바뀌었다.

이 녀석은 여기서 제거해야한다.

그리고 그 대상은, 이이협을 보고 있지 않았다.

마치 마음은 다른 데에 가 있는듯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키...카..."










"......!!"


익환은 두 눈을 크게 떴다.

몸을 관통했어야 할 검이, 보이지 않는다.

정확히는 부식되어 사라졌다.


"대체 뭐...!!"

"크흐흐흐흐."


재무진이 음산하게 웃었다.

놈의 몸에서 어마어마한 까만 기운이 흘러넘쳐나왔다.


"내가 얻은 게...고작 '신인류' 뿐인줄 아느냐?"


그건 내 본인이 얻은 힘에 비하면 어린애 장난일 뿐!

광소하며 외친 재무진이 검을 손으로 쳐내자 검은 부식되어 사라져버렸다.


"역시 넌 똑똑해 익환! 당하는 척 하면 신나서 다 이야기할줄 알았더니 끝까지 조심하는 군! 아니면 패배근성에 찌들어서 그런가?!"

"너...!!"

"됐다! 이제 죽어라!"


재무진의 손이 익환의 목을 잡아채려 들었다.

이것에 잡힌다면 꼼짝없이 부식되어 죽는다. 하지만 피할 도리가 없었다.

익환이 두 눈을 질끈 감는 순간.


화르륵.

퍼엉!


어디선가 날아온 불덩이가 재무진의 손을 쳐냈고 그는 짜증스럽게 불이 날아온 방향을 쳐다보았다.


"이가온!!"

"다시 보네. 늙은이!! 우리 형님한테서 물러나시지!"


가온이 검을 치켜들고 재무진에게 달려들었고 재무진은 신나게 외쳤다.


"오냐! 여기서 널 죽여주겠다! 널 죽여서 지긋지긋한 이현수의 유지를 끊어내주마!"

"해 봐라!!"






그리고, 경기장의 옥상.

하얗고 긴 머리를 흩날리는 아름다운 소녀가 에메라가 차가운 눈동자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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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 소원권 (2) 20.08.22 161 3 20쪽
368 소원권 (1) 20.08.22 162 3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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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파멸? (8) 20.08.16 157 2 20쪽
362 파멸? (7) 20.08.15 169 2 21쪽
361 파멸? (6) 20.08.14 165 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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