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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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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최근연재일 :
2020.09.01 23:5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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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35,429

작성
19.04.2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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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세계대회편 35

DUMMY

"대체 어떻게 이런 단시간에...?"

"뭘. 무리좀 했지."



또 그놈의 재능인가. 재무진은 속으로 한탄했다. 설마 이리도 빠르게 도착할 줄이야.




"이가온 이가온 이가온..."



재무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끝까지 신경 거슬리게 하는구나."

"누구 맘대로 끝이냐. 능구렁이 같은 영감탱이."



재무진은 손을 팟팟 휘저었다.

그러자 경기장 내부에 가만히 있던 '신인류'가 몇 명만 남고 일제히 사냥꾼들에게 달려들었다.


"좀 더 즐기려고 했다만, 불쾌한 낯짝을 보았으니 그것부터 치워야 도리겠지."

"시끄러. 나이 차가 몇인데 건드리려고 하는 거냐 변태새끼."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맞서는 가온을 보며 점점 얼굴 혈관이 꿈틀거리는 재무진.

가온이 그에게 한 걸음 다가간 순간 그의 다리가 바닥을 찼고 그러자 어디에 있었는지도 모를 '신인류'가 가온을 공격했다.



챙강!



"도미니온..."

"크크크. 나름 쓸만한 녀석이더군. 다듬고 다듬으면 앞으로 S급 커튼 수준은 될 게 자명한 녀석이야."



사람을 실험재료로밖에 보지 않는 발언에 이를 까득 문 가온은 검을 휘둘러 도미니온을 벽으로 날려버렸다.



"지긋지긋하다. 망할 영감."



가온의 손에 맺힌것은 섬광. 재무진이 짐짓 놀란듯이 말했다.



"어이쿠. 그런 기술을 썼다간 소중한 여동생도 피해를 면치 못할 터인데...?"

"이제와서 내 기술을 컨트롤하지 못할거라 생각하냐."

"흠. 그러신가."



가온은 재무진이 전혀 두려워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뭔지 몰라도 숨겨두고 있는것이 있다.

일단 가은만이라도 구하고자 가온이 움직인 순간.



파아앗.



재무진의 몸에서 어둠같은 것이 뿜어져 나오더니 가온을 휘감으려 들었다.

가온은 곧바로 몸에서 불을 뿜어내 어둠을 걷어냈다.



"음? 흐음...그렇군. 불과는 상성이 안 좋은가."



입맛이 쓰다는 듯이 내뱉은 재무진이 또 손뼉을 쳤다.

이번엔 또 뭘 불러내려고 싶어서 긴장하던 가온이었으나...






재무진이 한 것은 경기장의 영상을 튼 것 뿐이었다.



"자, 저기 아래에 있는 인간들이 어떻게 유린당하는지를 보면서 싸우도록 하지."

"이 미친 영감탱이가...!!"

"말이 험하군. 마치 이현수처럼!"



가온의 눈에 핏발이 섰다.

감히 어느 입으로 그 이름을 부르는 것인가.



"너 이 새끼!"

"으하하하! 이현수를 그리도 따랐다지? 응? 화가나는 건가?!"




재무진의 몸에서 알 수 없는 이형의 기운이 뿜어져나오고 도미니온이 가온을 견제하자 대충 엇비슷한 싸움 구도가 되었다.



'흥...결국 이 정도. 이제 남은 건 그 기술뿐인가.'



재무진은 속으로 가온을 너무 과대평가 했다고 코웃음쳤다.

이 정도라면 숨겨둔 힘으로 언제든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나중에.

가온이 아직 쓰지 않은 기술들도 있거니와 가온에게 더욱 크나큰 절망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 이현수는 재능이 있는 청년이었지. 마치 이이협처럼 재능이 썩어 넘치는 놈이었어! 그래서 과분한 꿈을 품었지!"

"닥쳐!"


까앙!



거의 코앞까지 검이 도달했는데도 웃는 낯을 지우지 않는 재무진. 그가 속삭이듯 말했다.



"그래...나나 '나라를 지키는 자들' 을 몰아내겠다느니 커튼의 비밀을 밝혀낸다느니, 그리고 퇴마 이씨 가문을 부수겠다느니."

"......뭐?"




재무진과 나라를 지키는 자들이란 조직, 이들을 몰아낸다는 것은 알아듣겠는데 나머지 두 개는 뭘 뜻하는 것인가?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데 재무진이 뿜어낸 검은 기운이 가온을 밀쳐냈다.



"끄윽!"

"크크크크. 아직 말해줄 게 산더미처럼 많다! 쉽게 죽지 말아라 이가온!"











가온이 사령부에서 재무진과 한창 치고받고 있을 때.

경기장의 상황은 점점 나빠지기만 했다.



"으으...! 플라첸!"



미헤유가 버거운 비명을 지르며 펜싱처럼 마구 찔러대는 플라첸의 공격을 받아냈다.

아까까지는 막강한 힘으로 떨쳐버릴 수 있었는데 점차 강해지는 '신인류'의 공세에 그것도 어려워졌다.


'이대로는...곧인 거에요.'



절망이 엄습한다.

김류열도 한계이상의 힘을 짜내 마구 날뛰고 있었지만 점차적으로 강해져만 가는 신인류와 달리 체력이 떨어져만 가고 있어 어쩔 수 없었다.


아이나는 애초 주술량을 엄청나게 소비하는 주술을 사용하기에 제약이 생긴 상태에서 잘 버텨주고 있었으나 한계를 맞이했다.


"으윽!"



방금 전까지 순위권자의 정신을 지녔던 신인류 한 명의 팔이 두꺼운 곤봉처럼 변해 그녀를 후려쳤다.


바닥을 데구르르 구른 그녀를 끝장내기 위해 점프했고 아이나는 대응하지 못했다.

두꺼운 팔이 그녀의 가녀린 머리통을 부수려는 순간.



"으아아!"

"브레잇...!"



꼼짝달싹도 못했던 정부공인 순위권자 브레잇이 전력을 다해 신인류를 밀쳤다.

그것이 한계였던 듯 곧바로 무릎을 꿇었지만 아이나가 다시 태세를 가다듬을 시간을 벌어주었다.


하지만 그 대가로 브레잇인 신인류에게 얻어맞고 멀찍이 튕겨져나가고 말았다.



"브레잇!"

"제기랄! 이것들이!"



루카스도 신체능력보단 이능에 의지하는 타입인지라 안전고투를 면치 못했다.

그가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특이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리라.


'내가...내가 특수한 실험을 받은 인공적인 순위권자가 아니었으면 지금쯤...'



그러나.

그들은 생각치도 못했다.

아니,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

순위권자도 겨우 버티는 지금, 학생들이 어떻게 버틸 것인지.


로베르토와 마인은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그리고.




[움직여라.]



재무진의 말이 갑자기 울려퍼진 순간, 경기장 곳곳에 서 있었던 강렬한 기운을 뿜던 커튼들이 점프하더니 경기장 안으로 착지헀다.


놈들은 바로 곁에 인간이 있는데 그들을 먹지 못했다는 안달감, 그리고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는데도 달려가지 못했다는 불안감에 욕구불만인 상태였다.


놈들은 재무진의 명령대로 곧장 두 학생에게 달려들었다.




"쯧!"



로베르토가 얼음 가시를 지면에서 쏘아냈다.

마치 거대한 송곳과도 같은 강력한 공격이었으나, 그가 과시한 것은 커튼의 단단함.하급 커튼은 몰라도 상급 커튼 이상의 단단함을 몰랐던 그는 힘을 아꼈고 그게 패인이 되었다.



콰창!



"아니?!"


얼음기둥을 그대로 뚫으며 날카로운 손으로 로베르토의 머리통을 잡아채는 커튼, 순간 주술을 둘렀지만 커튼의 악력앞에 소용없었다.


그는 순식간에 기절하고 말았다.


마인은 신체능력이 능력이니만큼 어느 정도 버텼지만 두 셋이 한꺼번에 달려들자 결국 이겨내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그것을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던 재무진이 말했다.



"이보게 이가온."

"......"



눈앞의 가온은 상처투성이 였으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주술을 쓰지 못해 굉음에 눈과 귀를 보호할 수 없어 사태파악이 어려웠던 가은도 눈치챌 만큼, 승기는 재무진에게 기울었다.



"저 로베르토란 녀석의 비밀. 궁금하지 않나?"

"...뭐?"

"엘런이 꽁꽁 숨겨뒀지만 말이야...저 로베르토는 사실, 인형이지."

"......무슨 소리냐?"

"보여주지."




말끝에 재무진이 손을 튕기자 로베르토의 얼굴을 잡던 커튼이 그의 몸을 손톱으로 박박 찢기 시작했다.



"어억! 꺼어어억!"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로베르토. 그 참혹한 광경에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커튼 사냥꾼들마저 침음성을 흘렸다.



"야. 이 새끼야. 그만 못..."

"지켜 보거라."



재무진의 웃음이 끝난 직후. 로베르토에게 변화가 일어났다.

한 번 본적이 있었다.


가온과의 싸움이 끝난 직후, 폭주를 일으키던 로베르토의 모습. 그때와 똑같았다!


온몸에서 시퍼런 냉기를 뿜는 로베트로. 냉기가 어찌나 강렬했던지 강대한 커튼의 피부조차 쩌저저적 얼리며 부들부들 떨어댔다.


어느새 상처는 모두 치유된 뒤였다.



"저건 인형이다. 엘런이 어느 사건에서 구한...어떤 조직의 궁극의 실험결과. 정부공인 순위권자 이상으로 손에 넣고 싶었던 최고의 재료들중 하나! 그런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주다니!!"



촤악.


두 팔을 벌린 재무진이 광소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자아!! 그들에게도 신인류가 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신인류들이 다가와 로베르토에게 뭔가를 삽입헀다. 버둥거리던 마인은 몇 대 가격하여 얌전하게 한뒤 입에 뭔가를 흘려넣었다.


잠시 후.


둘의 몸이 미친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크하하! 크하하하하하! 아주 기대되는걸! 대체 어떤 괴물이 태어날까!"

"...진짜 인간도 아닌 놈."

"흥. 멋대로 지껄여라. 당당하게 등장해 놓고 제 동생 하나 구하지 못하는 무능한 놈이."


정부공인 순위권자들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짐을 눈치채고 어떻게든 두 학생을 돕기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

허나.



[관중이 무사하길 원한다면 움직이지 마라.]



이제와서, 재무진이 제약을 걸었다.

몇 남지 않은 커튼들이었지만 관중들에겐 충분한 위협이다.

커튼들이 금방이라도 일반인들을 찌를 것 같자 순위권자들은 멈칫거렸고 그 틈에 신인류의 공격이 그들에게 명중.


순위권자들은 무력하게 바닥에 나뒹굴고 말았다.



"봐봐. 위선자들은 저래서 문제야. 저래놓고 죽으면 나중에 어쩌려고?"



한껏 비웃음을 문 재무진의 입가. 그의 시야엔 움직이지 않던 신인류들까지 한꺼번에 쓰러진 순위권자들에게 달려드는 모습이 비쳤다.


아아.

끝이다.



가온은 후우 숨을 내쉬었다.

그런 그를 보며 더 이상 싸울 여력이 없을거라 생각한 재무진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자, 이제 더 볼것도 없다. 일반인, 또는 학생들을 데려와 살육하거나, 우리의 동료로 만드는 것이다. 최고의 쇼를 보여주자.]



이제와서 재무진의 가학심에 불이 붙었다.

공포스러운 소리에 경기장에 혼란이 일었다. 죽고 싶지 않다. 살려달라.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절망과 공포를 만끽하는 그 순간.



화륵.


"허. 이제야 그걸 쓰는건가?"



가온의 몸이 마치 불타는 것처럼 변화했다.

장첸과 싸울때 개화했던...화신지경!



"그래봤자다! 나라고 숨기는 게 없는 줄 알았..."

"아직..."

"...뭐?"

"아직인가요?"



가온의 조용한 중얼거림이 끊겼다 싶었을 때.



[아뇨. 됐습니다.]



이자견의 말이 똑똑히 울려퍼졌다.



"지금!!"



가온의 외침이 사자후처럼 퍼져나갔다.

유리창이 우수수 부서지며 파편이 되어 흩날리고 그 요란함에 신인류과 커튼들이 올다본 순간.



콰앙!


콰직!



폭발과 검격이 관중석에서 일반인들을 위협하던 놈들을 휩쓸었다.



"뭐...?! 무슨. 이 넓은 범위를 전부 커버할 수 있는 커튼 사냥꾼이 아직...!"



재무진은 황급히 확인하다가 두 눈을 크게 떴다.

어디로 갔는지 몰랐던 엘런, 그리고 경기장을 떠났다 생각했던 호운이 각자 경기장 양쪽 입구에 서서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



"크으...! 고작 공격 한 번으로 커튼들이 끄떡이나 할 성 싶으냐!"



하지만 아니었다.

커튼들은 재무진의 생각대로 공격에는 무사했지만, 곧 어리둥절한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치 관중들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그는 가온을 신경썼어야 했다.

10년이상이나 자신을 감췄던 그가, 새로운 힘을 얻은 자신을 상대로 시간을 벌기 위해 '적당히' 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생각해야 했다!!



콰아앙!



"으어엇!"



도미니온의 팔다리가 부러져 대번에 날아가고 재무진도 풍압에 땅을 굴렀다.

그가 고개를 쳐들자 가은을 품에 안은 가온이 있었다.



"넌, 마지막이다."



차가운 눈으로 그렇게 고한 가온은 꺠진 유리창으로 달렸다.



"어? 어어어어? 자, 자자자자, 잠깐만 오...!"!



가은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내달린 가온의 몸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는 왼손에 불꽃을 뿜었다.



"꽉 잡고있어."

"...으, 응."



가온의 말에 볼을 붉히며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는 가은, 그녀가 안전한지를 확인한 그는 불덩이를 점점 크게 만들었다.



그 기세는 엄청나여 경기장의 모든 인원이 불덩이를 눈치챘고, 이목이 집중되었다.



"...가온...씨?"

"이가온..."



미헤유와 아이나가 꺼져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린 직후.

불덩이가 신인류를 휩쓸었다.


고통이 없는듯 무음으로 비틀거리기만 하는 그들. 하지만 가온의 진정한 노림수는 따로 있었다.



"지금입니다! 이자견 씨!!"

[네. 백신. 발동합니다.]




재무진의 오랜 계획을 무너뜨릴 것이, 지금 발동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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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 파멸? (7) 20.08.15 169 2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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