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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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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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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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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4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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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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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세계대회편 24

DUMMY

"하아...!"

"......"



고스란히 칼날을 맞은 가온, 허나 상처는 경미했다. 그건 오로지 '흐름'덕분이었다.


가온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이 녀석. 분명 도미니온이란 녀석이었지? 어째 인상이 달라보이는데...'




사실 도미니온이 탈락하지 않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로베르토 마인과 셋만 남았을 때 그가 어딘가에 숨어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워낙 완벽한 은신을 하고 있었기에 찾는것도 귀찮겠다 싶어 그냥 싸웠던 것이다.





로베르토나 마인도 지금까지의 도미니온의 실력으로 봤을때 가온과 싸울때의 여파만으로 탈락시킬 수 있을거라 여겼다.



허나 그는 지금껏 잘 살아남아 가온에게 회심의 일격을 날린 것이다.



'...이 녀석. 뭔가 달라졌어.'




흐름을 이용해 공격을 맞고도 무사했지만, 그건 결과적인 이야기다.

원래는 흐름으로 반격해 넘어뜨리려 했건만 흐름이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가온은 마우스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흐름이란, 어떤 물체가 다루는 힘의 움직임을 읽어 조종하여 뜻대로 움직이는 기술이지. 어떤 물체란 상대가 될 수도 있고 자신도 될 수 있지.]



그렇기에 강맹한 적이라도 그 힘을 이용해 넘어뜨릴 수 있고 몸에 들어온 공격도 어떻게든 흘려보낼 수 있다.



[허나 흐름은 분명 엄청난 기술이지만, 만능은 결코 아니지.]

[제 눈엔 충분히 만능으로 보이는데요?]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것도 모자라 몸의 보호까지 가능하다니. 적어도 방어에 있어선 충분히 만능이었다.


뿐만 아니라 어느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새로운 경지의 개척까지 이루어주지 않는가?

마우스의 설명으로 의하면 인류들도 소수긴 하지만 알고 있는 기술이라는데 어찌하여 이런 기술이 널리 퍼지지 않았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가온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마우스가 말했다.




[이건 인간들에게만 통용되는 기술이기 때문이지.]

[...네?]

[정확히는 주술을 다루는 인간들을 상대하는 기술이다. 기본적으론 내가 말한 새로운 경지에 대한 도달을 위해 만든 기술이긴 하지만. 커튼에게 쓸 건 못되지.]




커튼은 순수 육체로 싸우니까. 마우스가 씨익 웃었다.





[그러니까 충고해두는데. 커튼에게 그 기술 쓰려 하지말라고? 쓰려면 방어에나 써.]



의아함이 들어 더 캐물으려 했지만 마우스가 새로운 수련장으로 날려버리는 통에 그럴 수 없었다.



그때의 대화를 떠올리며 가온은 위화감을 느꼈다.






'...강해. 강하지만, 그래도 장 첸 정도는 아니야.'





어쩌면 저기 쓰러져 있는 로베르토나 마인보다는 강할지도 모르겠지만 장첸 보다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장첸에게도 통용되었던 흐름이 도미니온에겐 전혀 통하지 않았다.





가온은 뭔가 감을 잡았다.





'그렇군. 이게 그녀가 말했던...'



상념은 길지 못했다. 도미니온이 나이프로 목을 슥 베고 들어왔던 것이다.

목만 까딱여 가볍게 피해내자 기다렸다는 듯 더욱 깊숙히 베고 들어오는 도미니온.




잠시 아무렇지 않게 투닥대던 가온의 표정이 점점 찌푸려졌다.




'단단해.'



피부가 마치 강철처럼 단단했다.

주술 때문이라 생각하고 싶어도 가온또한 주술을 두르고 있다. 또한 가온은 주술량에 있어선 가히 압도적이다.


도미니온이 내뿜는 주술은 그렇게 강해보이지 않았다.




'이건 신체 자체가 강한거야. 마치 마인처럼.'




마인만큼은 아니지만 도미니온의 강철같이 단단해진 육체는 부딪힐 때마다 가온의 몸에 타박상을 입혔다.


"쯧."




혀를 차며 제대로 된 공세로 들어간 가온.

검으로 마구 공격해대자 금새 밀리는 도미니온.

그때서야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고 흥미진진한 눈으로 경기를 지켜보았다.





[아~! 도미니온 선수! 지금까지 숨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군요!]

"...놀라운데요. 저도 은신을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류열의 감탄사에 사람들의 흥미는 더욱 증폭되었다.




[가온 선수에게 공격이 적중한 듯 보였는데요...]

"방어 주술로 방어한 것 같습니다만...그보다 도미니온 선수. 저렇게 잘 싸울 수 있었군요. 실력을 감추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묘하게 말을 흐리는 김류열.

비단 그 뿐만이 아니라 실력있는 이들은 뭔지 모를 위화감에 고개를 갸웃하고 있었다.






"...혹시?"

"크크크크."




이이나가 조용한 음성으로 뱉자 재무진이 끌끌 웃었다.




"제법 쓸만하지 않은가?"

"헤에...저게 어르신이 하던 실험이란 건가요. 하지만 저 정도로는 아직 흥미가 돋질 않는걸요?"

"크크크. 저 정도일리가 있겠는가. 어디 보고 있게나."







깡! 까깡!



작은 나이프로 가온의 장검을 잘도 쳐내는 도미니온이었으나 애초 정면으로 싸우는 걸 선호하지 않는 전투타입. 결국 일방적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가온의 검이 그를 베어낼 것 같았다. 가온은 잠시 기세를 멈추고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첫날 봤었지."

"......"

"많이 달라졌는데? 아니면 숨기고 있었어?"



여전히 대답하지 않는 도미니온. 그걸 보고 가온의 의심은 점점 깊어져만 갔다.



"암살자 같은 타입이라 입이 무거운 거야? 아니면...말할 수 없는 거야?"



순간 도미니온의 움직임이 잠깐 느려졌고 가온은 그걸 놓치지 않았다.



"그 복면아래. 좀 보여줄래?"

"......"



말없이 나이프를 휘둘러오는 도미니온을 보고 가온은 아 그러냐. 하고 가볍게 말했다.




"싫으면 강제로 하지 뭐."




지금까지는 놀아준 거였다는 듯 기세를 더욱 높여 도미니온의 나이프를 저 멀리 튕겨내버린 가온.


[아~!! 도미니온 선수! 무기를 놓쳤습니다! 위기!!]



가온의 손이 뻗어나가 그의 복면을 움켜쥐려는 순간이었다.



스르륵.



마치 물에 녹듯 사라진 도미니온의 모습에 가온은 크게 당황했다.

모습이 사라지는 것 자체는 괜찮다. 하지만.





'뭐야?! 주술이 파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




놀란것은 가온만이 아닌 경기장에 있던 프로 커튼 사냥꾼들 거의 전원이 그랬다.

은신 기술을 쓰려면 정밀한 주술의 컨트롤이 필요할 터인데 주술의 기운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저 정도 수준에 도달하려면 적어도 천(天)급 커튼 사냥꾼은 되어야 했다.




"저 아이도 천재란 말인가...?"



플라첸이 이번 대회에선 원석이 정말로 많이 있다며 감탄했다.

그는 옆에 서 있던 미헤유를 흘끗 보았다. 그녀의 눈은 가온에게 고정되어 돌아갈 줄을 몰랐다.




'...흐음. 그녀가 장난 식으로 남자를 대한 적은 많지만. 이런 적이 있었던가.'




미헤유의 모습에 의외성을 느낀 플라첸은 당황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가온을 바라보았다.


그의 가슴에 기대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자...어쩔거지?"





다음 순간. 가온의 온 몸에서 불길이 소용돌이쳤다.




'효울이 나쁘지만..광역기라면 로베르토의 이 기술이지.'




가온에게 맞는 기술은 아니었지만 어디에 숨었는지 모를 적을 찾기엔 제격이었다.

하지만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가온은 걱정했다.



왜냐면 아까 로베르토가 그만큼 광역기를 날려댔음에도 불구하고 도미니온은 어떻게 피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뭔가 다른 방어 방법이 있을거라 생각하는게 좋았다.




'그렇다 해도 지금은 찾는게 우선이지!!;'



화르르륵.



불꽃이 해일처럼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경기장을 전부 뒤덮을 기세인 불길이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불길이 지나간 경기장.

뜨거운 열기가 지면에서 솟아오르는 가운데, 여전히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 그래. 다른 기술이 있어. 아니면...'




스르륵.




생각하는 도중 바로 뒤에서 나타난 기척에 가온이 주먹을 날렸다. 그땐 이미 도미니온니 다시 녹듯이 사라지던 뒤였다.



'아니면...불길에 맞아도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 은신이 완벽하던가.'





가온은 이제 확신했다.

지금의 도미니온은 제정신이 아니다. 뭔가를 당했다.



아마 재무진에게.







'섬광이나 화염구를 쓴다면 어떻게든 되겠지만...그랬다간 도미니온이 죽겠지. 아니. 지금 살아있는 상태인가...? 그녀에게 들은 대로라면 아직 가능성이...!'




이것저것 고민하던 가온은 갑자기 크게 외쳤다.





"너 지금 정상 맞지?!"




뜬금없는 말에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하는데 재무진만이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뭐지? 무슨 의도로 한 말이지?'




어떻게 듣냐에 따라 도미니온의 몸상태를 걱정하는 것처럼도 들리고, 아니면 정상적인 몸상태가 맞냐며 따지는 것으로도 들렸다.



후자라면 재무진에겐 재미없는 일이다.





'얼마 전. 루이스 녀석에게 붙인 고급 실험체를 잃어버린 일이 있었지...설마 그때 저 녀석이 관련되어 있었나?'




억측은 하지 말자며 고개를 붕붕 흔든 재무진은 옆의 이이나를 흘끗 쳐다보았다.

그녀는 놀란 기색이었고 그게 얼마나 드문 일인지 아는 재무진은 내심 쾌재를 불렀다.




'더 보여주고 싶지만...저 도미니온이란 꼬맹이론 이 정도가 한계고. 끝내도록 할까.'




전력을 다해 이가온을 공격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그 순간 허공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 도미니온이 자신의 몸도 돌보지 않는 공격을 감행했다.



[도미니온 선수!! 사라졌다가 나타났다가 하며 맹공을 퍼붓습니다! 와. 이가온 선수. 저게 다 보이나요?!]

"대단하네요. 둘 다."




'흐름이 아니었다면 피할 수 없었어.'




이를 악문 가온이 몸이 너덜너덜해지면서까지 덤비는 도미니온을 보고 그에게만 들리게 말했다.



"살아있는거지? 최소한의 움직임이 가능하다면. 뭐라도 해 봐."




그러자 도미니온이 또 움찔했다. 그것만으로도 가온은 충분하다 생각했다.




"그렇군. 기다려."




그가 살아있다고 확신한 가온은 그를 어떻게 제압해야할지 필사적으로 고민했다.

그 순간이었다.



콰콰콰콰.




깜짝 놀라 돌아볼 정도로 엄청난 주술의 기세를 뿜는 무언가.

그 무언가는 다름아닌 애저녁에 쓰러져있던 로베르토였다.



"로베르토...?"



마치 실타래 끊긴 인형처럼 엉거주춤하게 일어난 그의 몸에서 미친듯한 냉기가 뿜어져나왔다. 그의 안광은 시퍼렇게 빛나고 있었다.




'이거 설마 예전에 앨런씨가 말했던...그럼 저것도 큰일 났잖아?'




설상가상인 상황에 고민하던 가온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움직임을 멈추고 덜컥거리는 도미니온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반사적으로 허공에 녹아드려는 그를 필사적으로 당긴다. 당연히 그가 들고있던 무기에 베였으나 그건 아랑곳하지 않고 로베르토에게 뛰어들었다.



[이...가...온...!! 나는...아직...지지 않았...!!]

"잠깐 빌린다!"




뭐라고 말하는 로베르토에게 도미니온을 집어던진다. 그러자 그의 얼음에 도미니온이 쩌저적 얼어붙어 움직임을 멈추었다.



불에 그을려도 억지로 움직이는 육체라 할지라도 움직임 자체를 못하게 얼어붙게 한다면 어쩔 수 없을 테니까.



순식간에 얼어붙은 도미니온을 보고 한숨 돌린 가온은 로베르토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얘는 이제 어쩌냐."



앨런에게 들은 대로라면, 로베르토는 폭주를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그 폭주는 이 경기장 전체에 여파를 미칠 것이다.




"...별 수 없나."




아직 완전하게 완성하진 못했지만, 장첸을 상대했던 그 기술을 다시 한 번 사용해야 할 것 같았다.




"고맙다."

"......!!"




어느샌가 나타난 앨런. 그는 태연하게 냉기의 중심으로 걸어 들어가더니 손을 뻗었다.




[사부...님...!! 왜...!!]

"자거라."




다음 순간. 로베르토는 실이 완전히 끊긴 인형처럼 균형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졌다.그것을 받아든 앨런이 가온을 돌아보고 씨익 웃었다.





"축하해. 우승자."

"......네."




축하를 받았지만 가온은 떨떠름했다.

지금 앨런이 뭘 했는지 전혀 짐작조차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웬만한 강자. 심지어 정부공인 순위권자라 해도 뭘 하는지 짐작정도는 가능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했다.




'마치...그 사람...아버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야.'




앨런의 엄청난 실력에 전율하고 있던 그 순간.





[갑자기 난입한 앨런씨...!!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확실한 게 딱 하나 있습니다!!]





임이나가 신난 목소리로 외치며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관중들이 참지 못하고 환호성을 흘리자 임이나가 크게 외쳤다.





[세계대회의 우승자는!! 이가온으로 결정되었습니다아~!!!]





우레와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학생들의 세계대회는 이 순간 끝이났다.








그리고. 진정한 세계대회가, 세계대회란 이름을 빌린 음모의 전초전이 이제야 끝난 순간이기도 했다.


가온은 예감했다.


빠르면 내일. 느려도 3일안.


이 대회는 난장판이 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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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파멸? (8) 20.08.16 157 2 20쪽
362 파멸? (7) 20.08.15 169 2 21쪽
361 파멸? (6) 20.08.14 165 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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