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ITE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최근연재일 :
2020.09.01 23:59
연재수 :
379 회
조회수 :
164,625
추천수 :
2,936
글자수 :
2,335,429

작성
18.10.02 00:11
조회
246
추천
6
글자
16쪽

영상 5

DUMMY

"많이 아픈가봐? 케인~"


연기를 입에서 내뿜은 케인에게 다가간 헬렌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쭈그려 앉았다.


"어, 어째서......"

"어째서기는. 보기보다 머리가 나쁘구만 자네."



재무진이 껄껄 웃었다.


"어째서냐니? 그야 저것이 내 부하였기 때문이지."

"........."

"아니. 그냥 현실을 부정하는 거겠군. 저것과 연애 비스무리한 걸 했으니 말이야. 큭큭큭큭"


충격을 받은 케인이 입을 다문 직후.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그의 동태를 보던 재무진이 한발짝 먼저 손가락을 튕겼고 그러자 바닥에 기하학적인 문양이 생겼다.


"그걸 맞고도 아직 싸울 여력이 있다니...역시 끝까지 숨겨두길 잘했구먼."

"이건?!"


케인은 자신의 몸에서 주술이 빨려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주술사들이 체내에 모아놓은 힘을 빨아들이는 진일세. 자네 정도의 인간이라면 저항이 가능하겠지만 몸이 엉망진창이 된 지금의 자네는 그럴 수 없을 테지."

"크윽..."


주술이 빨려들어가는 건 어떻게든 막을 수 있었던 케인이지만 도저히 쇠사슬을 꺼낼수는 없었다.


재무진의 말마따나 케인의 몸상태가 정상이었다면 어렵긴 했어도 어떻게든 쇠사슬을 꺼내거나 반격할 수단을 갖췄겠지만 지금은 불가능했다.


"이걸 진작 썼더라면 이렇게 쉽게 내 실험품들을 해치우진 못했겠지만 자네를 죽일 수 있는 가능성보다 자네가 경계하여 도망갔을 가능성이 더 높겠지. 그건 골치아파."


어떻게든 반격할 방법이 없나 궁리하던 케인에게 헬렌이 다가왔다.


"케인...그럼 못써."


헬렌이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케인의 등에 손을 올렸다.


"헬렌, 너 뭘 하려는..."


케인의 두 눈에 조금이지만 공포가 어렸다. 그의 눈동자에는 그녀가 등에 올린 손에 맺힌 주술의 빛이 보이고 있었다.


"주인님이 말씀하시고 계시잖아? 그런데 경청하지는 못할망정..."


헬렌의 발랄했던 표정이 확 뒤바뀌어 마치 벌레를 내려다보는 것 같은 혐오어린 표정이 되었다.


"벌이야♡"

"큿."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케인의 온몸에서 격통이 일었다.

몸 내부에서부터 타들어 가는 것 같은 감각에 케인은 비명을 질렀다.

몸을 뒤틀어 손을 뿌리치고 싶었지만 자석에 달라붙은 듯 손이 떼어지지 않았다.


"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가아아아아아악!!"

"꺄하하하하."


약 1분정도 되었을까. 재무진이 나직이 말했다.


"그만하면 됐다. 더하면 죽는다."

"넵!"


헬렌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손을 떼고 일어났다.


"크악! 카아아악!"


끓어오르는 것 같은 몸에 정신을 잃을 뻔 했지만 헬렌이 어찌나 절묘하게 괴롭혔던지 기절하기 직전까지만 간 채로 엄청난 고통을 맛보았다.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땅을 뒹굴자 헬렌이 또 꺄르르르 웃었다.


"꺄하하하하! 벌레같아!! 케인~? 그 근엄하고 강한 척 하셨던 멍청한 자식은 어디로 가고 이런 모습이 된 거야? 응? 꺄하하하하."

"헉...허억..."


케인은 아직까지도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했다.

재무진의 영향력을 주의해 누구든 가리지 않고 뒷조사를 했고 그건 헬렌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녀는 결백했다.


지금까지 함께 사선을 넘어오며 보여왔던 그 헌신적 행동이 전부 거짓이었다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알겠군. 자네...아니. 네놈 따위가 조사한다고 내가 마음먹고 은폐한 일을 밝힐 수 있을듯 싶었더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던 케인을 만족스럽게 내려다보던 재무진이 헬렌에게 이리 오라고 손짓했고 헬렌은 기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로 쪼르르 달려갔다. 그러자 재무진이 갑작스럽게 그녀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다.


케인이 깜짝 놀라서 쳐다보자 재무진이 근엄하게 말했다.


"이 오물같은 것. 뉘 앞이라고 멋대로 신나서 언성을 높이느냐?"

"죄, 죄송합니다아!!"


헬렌이 오들오들 떨더니 석고대죄를 했다. 재무진은 그런 그녀의 뒷통수를 지그시 밟았다.


"아아...주인님의 성스러운 발이 내 머리에...!!"


헬렌은 진심으로 감격한듯한 소리를 내며 몸을 들썩거렸다.


그건 수많은 커튼을 죽이며 동료들에게 무한정한 신뢰를 받아오던 그녀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엄청난 차이가 있었고 그 꼴사나운 모습에 케인은 고통의 신음조차 낼 수 없었다.


"으응? 뭐야? 충격먹기라도 했나? 이 계집이 이런 하찮은 계집이란 걸 몰랐어? 하하하하하 그렇게 좋은 동료인 루이스를 의심하고 이 따위 계집을 의심하지 못하다니."


재무진이 히죽 웃었다.


"큭큭큭. 이 계집이 나에게 정기보고를 할때면 반드시 너와 뭘 했는지 말하더군. 함께 사선을 넘었고. 누가 누굴 어떻게 구했고 손을 잡아주었다던지, 무심한 척 생일을 챙겨주었다던지. 어딜 둘이서 같이 갔다던지. 키스직전까지 갔다던지...왜 그런 이야기들을 내게 보고했는줄 아나?"

"........."

"내게 상을 받기 위해서다. 너와 키스 직전까지 갈 뻔한 그 입으로 뭘 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케인은 사시나무 떨듯 떨었고 헬렌은 아직도 황홀한 듯 몸부림치고 있었다.

재무진은 안 되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발을 떼고는 말했다.


"이런 이런. 이래선 벌이 안 되는군...암캐야."

"네 주인님."


경건하게 기도하듯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재무진을 올려다보는 헬렌의 눈에는 어떠한 기대가 담겨 있었다.


"평소에 하던 그걸 해라."

"그걸...여기서. 저 자 앞에서 말인가요?"


헬렌의 두 눈이 놀람에 가득찼다. 재무진이 나직이 말했다.


"왜? 싫으냐?"

"너, 너무 좋아요!! 저 쓰레기같은 놈 앞에서 보여주는 게 너무 기대됩니다!"

"그럼 어서 해라."

"네!!"


그리고 헬렌은 두 손을 들고 재무진의 허리춤에 살며시 손을 댔다. 그것을 보고 어떤 것을 예감한 케인은 차라리 보지 말자며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어허~그럼 쓰나."


재무진이 손가락을 튕기자 날카로운 무언가가 케인의 두 눈을 억지로 벌렸다. 커튼의 손이 케인의 얼굴을 붙잡고 있었다.


케인은 꼼짝없이 눈앞의 광경을 전부 보아야만 했다.


어느새 재무진의 바지를 내린 헬렌은 뒤이어 그의 속옷까지 조심스럽게 내렸고 곧 황홀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점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아아!!"


이젠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 신음같은 고함만 지를수밖에 없는 케인이 미친듯이 소리질렀다. 그러거나 말거나 눈앞의 충격적인 광경은 계속되었다. 아니, 오히려 케인의 비명을 반찬삼아 더욱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 강하던 네놈이 그리 무력화된 걸 보니 오랜만에 흥분되는구먼..끅끅끅...이 흥분을 더욱 높여야겠지? 이봐라. 내게 물었지? 아이작을 기억하느냐고."


케인이 입술을 깨물고 재무진을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그게 더욱 좋다는 듯 미소지은 재무진이 말했다.


"기억하고말고. 놈도 이렇게 죽였거든."

"......!!"

"그놈은 워낙에 신경을 거슬러서 기회도 주지 않았지만...이렇게까지 강해진 자네는 스스로도 귀축이라 생각하는 나조차 아깝군. 기회를 주지. 살려달라 빌어보아라. 그럼 살려주마."


순간적으로 눈이 커진 케인은 아직도 엿같은 짓거리를 하고 있는 놈을 보고 결심한 듯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우이이...아아!!"

"뭐라 하는지 모르겠군? 뭐 그래도 표정을 보니 대답은 알겠네. 안타깝군......살려달라 했으면 더욱 절망에 빠뜨릴 수 있었을텐데 말이야. 뭐 이것도 좋아."


재무진이 손뼉을 치자 케인의 몸을 붙들고 있던 커튼들이 그를 들어올렸다. 그뿐만 아니라 멍하니 있던 수십의 커튼들이 일제히 케인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아이작처럼 죽여주도록 하지."


케인은 어떤 예감을 하고 숨을 들이켰다. 그러거나 말거나 커튼들은 그 아가리를 쩌억 벌렸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와는 달리 커튼들이 거의 완성되어서 더욱 리얼하게 즐길수 있다는 것 정도군"


다음 순간 커튼들이 그의 몸을 게걸스럽게 물고 뜯기 시작했다.


"아아! 아아아아아아아!!"


엄청난 고통과 산 채로 먹히고 있다는 것이 절망스러웠다. 자신의 몸이 시시각각 사라지는걸 실시간으로 봐야하는 것은 너무도 잔혹했다.



"으하하하하! 아주 좋아! 천천히 꼭꼭 씹어먹어라! 그래야 더 즐길 것 아니야! 어이 암캐! 네 년은 속도를 높여라! 으하하하하!!"



지옥. 이곳이 지옥이다. 케인은 자존심도 잊은채 아이처럼 절규했고 재무진의 흥분은 높아져만 갔다.


그리고 그 순간.


"주인님."


한창동안 재무진의 것을 갈구하던 헬렌이 조용히 말하자 재무진이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흥을 깨기는...침입자라...짐작가는 건 루이스 놈인가."

"예. 이 기척은 놈의 것입니다."

"칫."


바지를 올린 재무진이 퉤 침을 뱉었다.


"네년은 얼굴을 가려라. 아쉽지만 여기서 끝내야겠군."


손가락을 튕기는 것이 신호였는지 그때까지 죽을 정도의 치명부위는 건드리지 않았던 커튼들의 손톱과 입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고 케인은 마지막 의식을 짜내 외쳤다.



"미아애...우이으으으으으으으!!"


그게 케인의 마지막이었다.



커튼들의 수많은 이와 가시들에 찔린 케인은 목숨을 잃었고 시체가 되었다.

그런 시체를 탐하던 커튼들을 걷어찬 재무진이 어딘가로 옮기라고 명했다.







헬렌은 어디선가 구해온 베일로 얼굴을 완전히 가려 재무진의 옆에 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 한줄기 섬광과 함께 쾅 소리를 내며 누군가가 떨어졌다. 바로 루이스였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그가 말했다.


"케인은 어딨나."


말하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그는 뭔가에 시선을 고정했다. 한 사람의 양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의 붉은 핏자국이었다.


"이야아~자네!"


재무진이 반갑다는 듯이 웃으며 두 팔을 활짝 벌렸고 총소리가 울렸다.


"........."


재무진이 얼떨떨한 얼굴로 코앞에서 멈춘 총탄을 보았다.


"자동 방어막인가."

"...성격이 급하..."

"예상했다."


콰앙!!


"끄아아아악!!"


총탄이 폭발하더니 재무진의 얼굴을 반쯤 불태웠다.


"이게...감힛!!"


베일 덕인지 목소리까지 변조된 헬렌이 발끈하며 앞으로 나섰고 루이스는 기다란 라이플을 내밀고 뭔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더 강력해!!"


하지만 루이스의 공격이 한발짝 빨랐고 헬렌은 공격하려던 자세 그대로 방어수단을 취할수밖에 없었다.


슈우욱.


"이까짓...엇?"


파앗!


그녀가 내민 손에서 막히나 싶던 총탄은 멈추지 않고 가속하더니 이내 그녀의 팔을 부러뜨리는 성과를 남기고 사라졌다.


"으윽!!"


부러진 팔을 보며 이를 으득 깨물며 분노의 외침을 뿜으려던 그녀에게 루이스가 또 다시 격발했다. 헬렌은 이번엔 있는 힘을 다해 총탄을 쳐냈고 아까와는 달리 총탄은 곧바로 튕겨졌다.


곧바로 반격하기 위해 힘을 집중하던 헬렌이었지만 그것이 실수였다. 튕겨진 줄 알았던 총탄은 이리저리 부딪히더니 다시금 그녀에게 쇄도했던 것이다.


"어?"


그걸 눈치챘을땐 이미 총탄이 그녀에게 명중한 뒤였다.


"꺄아아아악!!"


눈쪽을 부여잡고 콰당 넘어진 헬렌을 보고 재무진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쓸모없는 년..."

"쓸모없기는 네놈도 마찬가지 아닌가?"


말끝에 또 격발하려 했지만 커튼들이 일제히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것을 묵묵히 총대를 휘둘러 처리하던 루이스는 기회를 잡자마자 또 다시 격발했다.


하지만 이번엔 그걸 완벽히 잡아챈 존재가 있었다.


"내게 시간을 너무 많이 줬군."


재무진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의 앞에는 사람 한 명이 서 있었다. 헤진 정장을 입은 남자였다.


"..아니. 사람...인가?"


루이스가 의문스러운 듯 중얼거렸다. 그럴만도 한게 일단 사람의 외형을 하고 있었지만 피부 군데군데가 마치 커튼같이 각질이 졌으며 눈은 검은자 없이 회색 빛깣이었다.


마치 인간의 껍데기를 뒤집어 쓴 뭔가 같았다.


"뭘 사용할까 고민했으나 내가 직접 나서는 건 내키지 않는군......어디 한번 상대해보게나."

"그러도록 하지."


그리고 루이스는 왼손을 크게 들었다.

그가 무슨 공격을 하건간에 상관없다는 듯 인간같은 뭔가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번쩍!!


"으읏?! 섬광탄인가?!"

"크윽...주술로 이런 잔재주를..."


재무진과 헬렌이 당황했고 루이스가 있던 자리엔 그의 코트로 추정되는 찢어진 천을 든 인간같은 뭔가가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설마 그가 곧바로 도주를 택할줄 몰랐던 재무진은 멍하니 서 있다가 코웃음을 쳤다.


"계산 외로군...루이스. 이렇게까지 강했을 줄이야."


재무진이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투덜댔다. 헬렌과는 달리 그는 조금의 화상을 입었을 뿐 멀쩡했다.


"하지만 열받는군...아주 열받아...이대로는 스트레스 해소가 안 되지. 놈의 모든 사회적 지위를 무너뜨리고 죽이는 걸로도 성에 안차...어떻게 해야 하나...그래!"


재무진이 좋은게 생각났다는 듯 짝 손뼉을 쳤다.


"놈이 열받은 건 케인놈 때문이었지? 이봐라!!"


재무진이 소리를 지르자 커튼들이 뭔가를 들고 나타났다. 그건 케인의 시체였다.


"크크크크큭."


광소하던 재무진은 커튼들과 함께 케인의 시체를 훼손하기 시작했다.



꽈르르르르릉!!


별안간 주위가 일그러지며 공간이 깨져나가기 시작했다. 지켜보던 가온은 이런 장면이 있었나 하고 놀랐지만 곧 영상이 아니라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옆에 서 있던 루이스가 이가 부서져라 악물며 엄청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심정은 알겠지만 일단 진정하세요. 이 정도의 기운이면 재무진의 감시자들은 몰라도 동료들은 확실히 올 거라구요?"

"네 심정을 알아? 네가 어떻게 알지?"


가온에게마저 적의를 보이는 루이스에게 가온은 최대한 덤덤히 말했다.


"제 삼촌도 저런 식으로 죽었거든요. 제 눈앞에서. 커튼들에게 씹어 먹혀서요."


그러자 루이스가 입을 조금 벌리더니 조용히 다물었다.

강렬하게 뿜어냈던 기운이 이내 차츰차츰 줄어들어갔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루이스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왜 나는 케인이 나를 신뢰하지 못할 지경까지 냅뒀을까...방법은 있었을 터인데."

"........."

"케인이 나를 의심할 때쯤. 나도 케인을 의심하고 있었지. 내 통장이나 여러 명의가 정지되고 있었고 여기저기서 나에대한 좋지 못한 소문들이 흐르고 있었어......난 그걸 막고 밝히느라 동분서주했고...케인이...그가 재무진이란 놈을 쫒고 있다는 것을 조금만 빨리 알았더라면. 그랬더라면......날 믿어줬을거야. 나란 놈이 했던건 고작 그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그를 떠보는 것 뿐이었어."


말을 잇지 못하는 루이스에게 가온이 말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당신에게 신뢰와 미안함을 보여줬죠."


무슨 말이냐는 듯 올려다보던 루이스에게 가온이 나직이 말했다.


"마지막에 비명을 질렀을때. 전 이렇게 들렸어요. 미안해 루이스...라고요."

"........."


가온의 말을 들은 루이스가 놀란듯 멍해지더니 점점 비통해져갔다.

흐느끼는 것을 보이지 않으려는 듯 그가 후드를 더욱 깊게 눌러썼다.


한동안 그가 마음껏 울도록 내버려두려던 가온이었지만 루이스는 벌떡 일어났다.


"아직, 울 때는 아니다. 아직은."


루이스가 이글거리는 눈으로 가온을 노려보았다.


"너에게 협력한다면 그 놈을 죽일수 있는가?"

"제 목표엔 재무진도 들어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그 년놈. 재무진과 헬렌은 내 손으로 죽이겠다."

"헬렌은 몰라도 재무진에겐 저도 원한이 있어서요. 양보하지 못하겠네요."


뭔가 말하려던 루이스를 가로막고 가온이 단, 이라고 덧붙였다.


"이것만은 약속드리죠."

"뭐지?"


가온이 희미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두 년놈은 케인씨가 맛본 것보다 몇배. 아니, 몇십배는 될 절망을 맛보여 줄 것을 약속드립니다."


잠깐 가온의 눈을 쳐다보던 루이스가 갑작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좋다. 그 말을 믿는다. 넌 지금 이 시각. 내게 있어 유일한 동료다."

"네. 잘 부탁드립니다."


그의 손을 굳세게 잡은 가온의 가슴 속에서도 재무진, 그리고 헬렌을 향한 검은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03 말도 안 되는 변명.1 +2 18.10.16 222 7 13쪽
202 불의의 손님 2 18.10.11 230 7 13쪽
201 불의의 손님 18.10.09 229 8 14쪽
200 논의. 18.10.04 277 8 12쪽
» 영상 5 +2 18.10.02 247 6 16쪽
198 영상 4 18.09.27 238 8 14쪽
197 영상 3 18.09.25 233 5 11쪽
196 영상 2 +2 18.09.20 287 7 13쪽
195 영상. 18.09.18 316 7 10쪽
194 총격 2 18.09.14 261 6 16쪽
193 총격. 18.09.13 305 6 8쪽
192 유인 8 +5 18.09.07 307 6 9쪽
191 유인 7 18.08.30 311 7 11쪽
190 유인 6 +3 18.08.23 336 6 10쪽
189 유인 5 +2 18.08.22 284 7 9쪽
188 유인 4 18.08.16 333 6 11쪽
187 유인 3 +4 18.08.14 309 8 11쪽
186 유인 2 +2 18.08.09 266 7 10쪽
185 유인 1 +2 18.08.07 273 7 10쪽
184 의구심 +4 18.08.02 274 7 10쪽
183 혼란 +2 18.07.31 306 8 10쪽
182 경고 +2 18.07.26 264 8 10쪽
181 의외의 손님. +2 18.07.24 275 8 10쪽
180 소문 2 +4 18.07.19 305 8 9쪽
179 소문 +9 18.07.17 286 8 9쪽
178 습격 2 +6 18.04.03 477 9 12쪽
177 습격 +4 18.04.02 351 8 14쪽
176 본가에? 5 18.03.30 352 8 11쪽
175 본가에? 4 +4 18.03.29 363 9 13쪽
174 본가에? 3 +4 18.03.28 372 1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