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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나.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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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나
작품등록일 :
2008.05.02 17:23
최근연재일 :
2008.05.02 17:23
연재수 :
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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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810
추천수 :
265
글자수 :
510,481

작성
07.10.2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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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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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나는 걸어갑니다 -번외 (11)

DUMMY

“실례지만 말씀 좀 묻겠습니다.”


속으로 좀 놀라긴 했지만 표정이 묻어나지는 않았다. 이만큼 살아놓고 얼굴관리 하나 못한다면 말이나 될까. 어쨌든 자연스럽게 반응하며 질문자를 향해 돌아섰다.


“네?”

“이곳 분이십니까?”

“아뇨. 좀 멀리서 왔습니다.”


‘멀리서’라는 내 대답을 들은 그들은 자기들끼리 뭔가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가끔 내 얼굴도 바라보면서. 그러다가 뭔가가 아닌 듯, 앞에 선 사람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러면 근방에서 수상한 사람을 보신 적은 없나요?”


수상한 사람? 지금 상황에서 젊은 사람은 곧 수상한 사람이긴 한데. 하지만 날 보고 이렇게 묻는다는 건 이미 특정 인물이 정해져 있다는 말이다.


“글쎄요. 제가 오면서 본 사람은 촌로(村老) 두 분 밖이었습니다만.”

“알겠습니다.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혹시... 땅의 사람이 아니신가요?”


끝나가던 대화를 붙잡고 질문을 던졌다. 막 돌아서려던 남자는 잠깐 당황한 듯 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실은 탈주범이 하나 생겨서 잡으러 왔습니다. 땅에 피해를 끼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러셨군요. 꼭 잡길 바랍니다.”

“네. 그럼.”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한 후 밖으로 나갔다. 첫 인상은 ‘젊다’였지만, 잠깐 뜯어본 결과 의외의 연륜이 느껴지는 얼굴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타인을 대하는 방식도 일관되게 정중함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뒤쪽의 다른 한 명은 ‘앳되다’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였다.


‘그런데 탈주범이라고?’


범이 탈주한 건지 탈주해서 범이라는 건지. 약간 중의적인 모호함이 느껴졌다. 뭐 어느 쪽이든 땅에 내려와서 행패를 부릴 가능성이 없지는 않았다. 더구나 이 근처라는 건... 조금 신경 쓰이는데.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만 집중할 수는 없었다. 만약 하늘이 내 여행에 방해가 된다면, 손닿는 한에서 그걸 해결(?)할 용의는 있었다. 나도 걸어오는 전쟁까지 피할 정도의 호인은 아니니까. 아무튼 꺼림칙함을 가슴 한 구석에 안고 걷기 시작했다.


여관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석양이 가득했다. 사광(斜光)을 받은 건물들은 은은하게, 하지만 새빨갛게 불타고 있었다. 창에 반사된 빛은 거리에 반짝이는 또 하나의 그림자를 아로새기며 잠들 준비를 했다. 바람이 불며 약간의 먼지가 일어났고, 거기에 맞춰 건물 사이로 빛기둥이 모습을 드러냈다.


동시에 거대한 황금의 피아노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림자 진 건물의 검은 건반과 그 사이로 길게 뻗은 황금색의 흰 건반. 바람의 움직임에 하늘거리던 피아노는 고색창연한 곡을 은은하게 연주하고 있었다.


굳이 뭔가의 음악을 상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약간은 가냘프고 애달픈 음색을 들을 수 있었던 건, 인간으로서의 내 감각이 작동했기 때문이겠지. 잠시 뒤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음악도 점차 그 모습을 바꿔갔다.


몇몇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장면을 본 듯, 멈추어 서 있었다. 아직까지 이러한 풍경에 사람을 더하여 볼 수 있다는 건 행복일 것이다. 과연 이 거리의 광경에서 시속 4km의 물체가 사라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자연스럽게 사라졌으니 자연스러운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그냥... 슬픈 것일까.


분명 인간과 관계없는 어떤 존재가 보았을 때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러움일 것이다. 하지만 인간인 나에게 있어 사람이 사라진 거리의 풍경은 슬픔에 가까웠다. 그들이 만든 포석과, 벤치와, 건물에 손때를 묻힐 수도, 발자국을 남길 수도 없는 일은 슬픔이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슬픔이었다.


온기가 남은 콘크리트에 앉아 얘기를 해줄 사람도, 들어줄 사람도 없게 될 언젠가. 그 언젠가 나는 걸어갈 수 있을까. 살아갈 수 있을까.





여관으로 돌아온 나는 다시 한 번 놀랐다. 카운터에서 아까 봤던 사람을 또 만났기 때문이었다. 그들 - 두 명으로 이루어진 하늘의 탐색조 - 역시 나를 알아보고 꾸벅 인사를 했다. 예의 아까 말을 나눴던 남자였다.


“여기 묵으십니까?”

“네. 그럼 그쪽도?”

“오늘 찾지를 못해서...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흠. 빨리 처리되면 좋겠네요. 그런데 이 근처가 맞습니까?”

“네. 현재 이 도시에 있다는 것은 확실한 상태입니다.”

“조금 무서운데요.”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겁니다. 땅에 피해가 가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머쓱하게 웃은 그는 부하를 데리고 먼저 방으로 향했다. 카운터 반대쪽으로 움직인 걸 보니 방은 1층인 것 같았다. 나는 그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다가 2층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방으로 올라와 간단히 씻은 다음 침대에 몸을 뉘었다. 하루 종일 걷고 또 걸은 탓인지 피로가 확 몰려왔고, 난 크게 한숨을 내쉬며 단조로운 천정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좀 이상한데?’


슬슬 그들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느꼈던 이상함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바로 눈에 보이는 인원이 너무 적다는 것이었다. 분명 탈주범을 잡기 위해서라면 단시간 내에 끝내기 위해 - 시간이 걸려 발생할 문제를 야기 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 제법 많은 인원을 동원했어야 옳을 터였다. 그러나 하루 종일 근방을 돌아다녔지만 이질적인 인기척(즉 땅의 사람이 아닌)을 보인 사람은 저 둘이 전부였다.


결국 생각해볼 수 있는 결과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탈주범이 아니고 날 잡으러 왔다는 것. 하지만 이 경우 이미 두 번이나 조우를 했으므로 확률은 낮았다. 더구나 처음 서로를 보았을 때 상대방이 날 알아봤다는 미묘한 변화는 없었다. 일단 저녁까지 추가 병력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목표가 아니라는 건 확실했다.


다른 하나는 탈주범은 맞는데, 많은 병력이 필요치 않은 경우였다.


‘그런 경우가 있나?’


없지는 않겠군. 범인과 추적자 간에 어떤 관계가 있다든가. 혹은 대충 장소는 아는 상태에서 설득하러 왔다든가. 하지만 분명한 것이 하나 있었다. 탈주범이 땅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면 저렇게 적은 인원을 동원하지는 않았으리라는 것. 이건 아까 전 그의 말을 생각해 봐도 분명했다. 굳이 땅에 피해가 없을 것이라 못 박았으니까. 웬만한 확신이 아니고서야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겠지.


‘별 문제 없겠군.’


걱정을 접으며 잠에 들었다. 내일은 조금 더 멀리 가보리라 생각하면서.


엊그제의 폭우를 보상하듯, 오늘도 날씨는 화창했다. 진한 파랑의 하늘과 서늘한 아침의 공기는 눈과 폐를 자극하며 몸을 급격히 활동 상태로 만들었다. 나는 한두 번 팔다리를 쭉쭉 뻗어 본 다음, 작은 배낭을 메고 여관 밖으로 나섰다.


아침 하늘 아래의 거리에는 옅은 노란색의 막이 덮여 있었다. 보통 아침과 저녁의 차이는 해의 위치가 좌우반대인 것밖에 없겠지만, 그 느낌은 완전히 달랐다. 인간에게 있어 아침은 모든 것이 활동하는 시간이요 저녁은 모든 것이 잠드는 시간이니까.


짧은 거리 밖으로는 강이 펼쳐져 있었다. 부산으로 빠지는 거대한 강으로, 생각해 보면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두 개의 도시가 같은 강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아마 이 강을 따라서 쭉 내려간다면 휘미래의 집이 나오겠지.


‘묘하게 기쁘군.’


먼 곳에서 찾은 내 주변의 흔적. 그것에 기뻐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강을 건너는 다리는 튼튼해 보였다. 어제 본 도로만큼은 아니었지만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이 물씬 풍겨왔다. 다리 위의 아스팔트 역시 최근에 보수한 흔적이 있었고, 그걸 본 나는 놀라움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많이 쓴다는 건가.”


다만 강 건너편에 사람의 흔적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몇몇 커다란 건물이 서 있긴 했어도, 한눈에 봐도 현재 사용하는 건물은 아니었다.


이제 다리를 지나 갈림길에 섰다. 어느 쪽으로 가든지 다시 돌아오겠지만... 강을 따라 남쪽으로 갈 것인가 북쪽으로 갈 것인가. 딱히 목적지를 정하고 나오지 않은 나에게 이런 선택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았다.


15초 정도를 고민한 후에 남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결정하는 데에 영향을 미친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그냥, 단순히 남쪽을 향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남쪽이 부산과 통하는 길이라는 게 이유가 아니었을까.


산은 길지 않은 ‘생명의 시간’을 향유하며 녹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 걸음에 다가옴과 멀어짐을 계속하는 산. 고요한 내 옆을 굽이치며 지나가는 녹색의 파도. 그 파도를 가득 메우고 있는, 하늘을 향한 수많은 파도의 끄트머리들. 실상 파란 바다가 아니었음에도 이글거리는 푸르름은 이곳에 또 하나의 바다가 있음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었다.


능선을 따라 오름과 내림을 계속하는 녹색의 바다는 전혀 움직임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가만히 서서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면,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수많은 움직임이 존재했다. 바다는 마치 내 시선을 피해가며 약 올리듯 시야의 가장자리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난 살짝 일어나는 조바심을 한숨에 실어 보냈다. 그리고 가만히 그 형태를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다가서면 구멍으로 들어가 버리는 갯벌의 게들처럼 실체를 잡기 힘든 면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저 바다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기뻤다.


길을 벗어나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숨이 막힐 정도로 걸죽한 공기와 높은 나무들로 인하여 완전히 막혀버린 시야. 실제로 물에 빠진 것 같은 느낌에 식은땀이 등줄기를 따라 흘렀다.


거칠게 숲을 헤치며 파도의 최상부를 향해 나아갔다. 내려다본 녹색의 바다는 과연 어떤 형태일까. 여전히 굽이굽이 파도치며 이글거리고 있을까. 호기심에 동한 몸은 쉬지도 않고 정상을 향했다.


하지만 시야가 트인 지점을 찾는 건 더 어려운 일이었다. 정상에도 키 높은 나무들이 가득 찬 곳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을 찾아 헤매길 1시간 여. 마침내 나는 주변 지역을 내려다볼 수 있는 지점을 찾아냈다. 때마침 근처에 바위가 있었기에 나무가 자라지 못한 것이다.


“휴우.”


바위의 평편한 곳에 앉고, 챙겨온 물병을 꺼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동시에 갈증이 사라지면서 마음에도 한결 여유가 생겼다.


“고생한 보람은 있군.”


오전을 넘어 오후로 향하는 시간. 직선에 가까운 햇볕에 산 그림자가 사라진 시점에서 보이는 건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짙디짙은 녹색이었다. 바다가 풍경의 대부분인 부산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변하지 않는 수평선 안쪽에 수많은 변화들을 담고 있는 바다와, 반대로 변화무쌍한 산의 능선 안쪽에 땅에 뿌리를 박고 정적을 담고 있는 산. 인간은 이러한 산을 깎기도 하고 바다를 땅으로 만들기도 했지만... 결국 전체적인 풍경을 바꿀 수는 없었다. 아니, 아무런 풍경도 바꾸지 못하고 자연이 바꾼 풍경 속에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한 시간 가량을 이곳에서 보냈다. 그리고 배가 고파져 싸온 도시락을 꺼내어 풀었다. 밥은 아니지만 대용할 수 있는 몇 가지 과일과 빵이다. 보자기를 펴고 대충 먹거리들을 펼친 다음, 사과 하나를 들어 베어 물었다.


고요한 풍경 속에서 소리내어가며 먹는 이 맛은 정말 굉장하다. 지배자가 된 느낌이 들 정도다. 실상 지배하는 건 아무 것도 없지만 말이다.


‘잠깐.’


그러다 이상한 느낌이 든 건 사과를 거의 다 먹었을 때였다.


‘인기척?!’


문제는 내가 그것을 감지했을 때 상대방은 이미 상당히 가까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아직 내가 자신을 느꼈다는 걸 모르는지 뒤쪽에서 살금살금 다가오고 있지만... 이 정도 거리까지 오면서 모를 정도라면 저쪽도 보통 실력자가 아니라는 말인데.


‘어쩌지?’


다행스럽게도 살의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뭔가 갈망하는 느낌이 물씬 드는 걸로 봐서는...


‘배가 고픈가?’



-------------------------------------------------------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럼. 항상 건강하시길.


From PlasmaKNight.(I.N)

Written By PlasmaKNight.(I.N)


이상, 제 4의 기사 플라즈마 나이트였습니다.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자연 - 일반 (gon)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8-03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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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걸어갑니다 -번외 (11) +11 07.10.22 81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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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나는 걸어갑니다 -번외 (2) +5 07.05.17 929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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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나는 걸어갑니다 (에필로그) -完 +30 07.04.15 2,12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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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나는 걸어갑니다 최종화 (3) +3 07.04.14 1,008 2 12쪽
61 나는 걸어갑니다 최종화 (2) +4 07.04.11 993 2 14쪽
60 나는 걸어갑니다 최종화 (1) +5 07.04.10 1,080 2 19쪽
59 나는 걸어갑니다 19화 (2) +4 07.04.06 1,066 2 26쪽
58 나는 걸어갑니다 19화 (1) +4 07.04.04 1,019 2 17쪽
57 나는 걸어갑니다 18화 (2) +6 07.04.02 1,023 2 12쪽
56 나는 걸어갑니다 18화 (1) +5 07.04.01 1,136 3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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