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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k 님의 서재입니다.

망팀 코치로 살아가는 법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퓨전

Badak
작품등록일 :
2022.05.11 18:08
최근연재일 :
2022.05.20 18:05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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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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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수 :
82,469

작성
22.05.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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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선수 찾아내는 법(4)

DUMMY

PM 15:30

삐빅- 삐빅- 삐빅-


혹시나 해서 알람을 맞춰놨는데, 정말로 이 시간에 일어나게 될 줄은 몰랐다.


이것저것 생각을 하다보니 아침 7시가 다 되어서야 잠들긴 했는데, 그렇다고 쳐도 너무 많이 잤다.


일어나자마자 확인한 것은 핸드폰 메시지.


-어, 형 오랜만이야! 팀 이야기는 나도 대충 들었어. 내가 도움이 되긴 될까?


내가 새벽에 메시지를 보내고 잔 석형이로부터의 답장이었다. 내가 아는 이 녀석의 성격을 미루어 보았을 때, 이건 완곡한 거절이다. 다행스럽게도 답장이 온 것은 겨우 10분전. 바로 전화를 걸었다.


띠리리링-


안 받는다.


띠리리링-


여전히.


하지만 받을 때 까지 전화를 걸었다. 예전 명준이에게 전화를 걸 때와는 다르게, 이 녀석이 내 전화를 꺼린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욕 먹을 각오하고 전화를 거는 거다. 난 지금 뒤가 없으니까.


-에휴, 여보세요?


결국 녀석이 전화를 받았다.


“석형이니?”


-응, 형. 잘 지내지?


“아니, 잘 못 지내지. 근데 너 덕분에 잘 지내게 될 지도 모르겠어.”


-아, 이 형 넉살 많이 늘었네. 아 근데 메시지 내용은 봤는데.. 뭔가 좀..


“야, 내가 너 게이머 시절에 사준 국밥이 몇 그릇이지?”


-아···그런 식으로 나올거야..?


“제발 부탁할게 석형아. 한 번이면 돼. 많이도 안 바랄게, 한 번이면 진짜 어떻게든 해볼게. 네 방송에 폐 안가게 최대한 말도 조심할게. 진짜 한 번만.”


-형, 대체 왜 그러는거야? 그 팀 이미 망한거라매. 난 당연히 시드권 팔고 나올 줄 알았어.


“임마, 이 팀이 내 인생이다.”


-하, 오랜만에 연락해서 한다는 소리가 진짜.. 에휴. 일단 만나서 이야기 해.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옛날, 이 자식 밥도 잘 못 챙겨먹는 거 같아서 국밥이라도 몇 번 사준 과거의 나를 정말 칭찬하고 싶다.


대충 머리만 감고 말린 후에 석형이 녀석이 찍어준 주소로 바로 출발했다. 머뭇거릴 시간도 없었다. 석형이가 허락해준다면, 어떻게든 빠르게 방송 일정을 잡아볼 생각이었다.


“와, 형 어디서 왔길래 이렇게 빨리 왔어?”


“알잖아, 도봉구.”


“아직도 팀 연습실은 거기야? 크크, 거기 진짜 뭐 없었는데.”


“그래도 뭐 국밥집은 있었으니까 다행이지.”


“집 값 싸고. 맞지?”


“그래 임마, 크크.”


잠시 신변잡기를 나누고 나서, 본론으로 들어갔다.


“석형아, 너 요즘 잘 되는데 진짜 이런 말 해서 미안하다. 근데 나 이 팀에 생각보다 진심이었나봐.”


“하, 형. 다이아몬드 몽키즈 2부리그로 강등된 이후로 밈도 생긴거 알지? 방사능폐기물 우끼끼즈라고. 그리고 형도 만만찮아. 대체 코치생활을 어떻게 한 거야.”


“알지, 알지.”


“형 진짜 애들한테 폭언 폭설 그렇게 많이 했어? 게이머 생활 할 때는 단 한 번도 그런 적 없었잖아. 난 처음에 안 믿었어.”


“폭언 폭설, 흐음.. 그렇게 밖에 못 할 거면 집에 가라고 한 게 폭언이라면 그것도 맞겠다.”


내 말에 석형이는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날 째려봤다.


“아저씨. 험한 말 한 마디 못하던 아저씨가 왜 이렇게 타락하셨대? 미치셨어?”


“그렇게 되더라. 휴..”


“형 나오면 내 방송 난리나. 다이아몬드 몽키즈 안티들은 물론이고 남아있는 팬들도 형이라면 다들 죽이려고 달려들거라고. 채팅창 관리 못해, 나는. 인신공격은 기본에 아주 죽여라 살려라 별 지랄을 다 해댈거야.”


“나는 괜찮은데, 넌 안 괜찮겠지..?”


“나야 당연히 괜찮지! 나 방송 1~2년 하는 줄 알아? 나락도 몇 번 가봤고, 욕도 디지게 얻어먹어봤어. 근데 그거 형, 처음 듣는 사람이 견딜 만 한 수준 아니야. 진짜 정신병 온다니까? 갑자기 수천명이 나한테 쌍욕박는다고 생각해봐, 세상이 무서워져.”


“난 이제 무서울 게 없다.”


듣다 보니 이 녀석, 걱정하는게 본인 방송이 아니라 나였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더 쉬워질 수 있겠다.


“석형아.”


“아씨, 왜.”


“난 욕 먹을 짓 한 게 맞고, 욕 먹을거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라. 내가 너 방송에 크게 민폐끼치는게 아니라면, 어떻게든 홍보라도 하고 싶다.”


“홍보가 되겠어? 형 이미지가 그따구인데. 누가 그 팀 가고 싶어하겠냐고.”


“할 수 있어, 할게.”


아오, 하고 탄식을 내뱉은 석형이는 5분간을 아무 말 없이 앉아만 있었다.


“솔직히 말할게. 나로써는 땡큐야. 형 같은 어그로 하나 오면 게임 팬들 난리 나. 다같이 달려들어서 물고 뜯을 테니까 화제성 면에서는 나는 나쁠 게 없어. 그래서 형이 괜찮다고 했으니까, 진짜 진행할거야. 마지막으로 확인한다. 진짜 괜찮아?”


“어.”


“그럼 언제 방송 나올래?”


“가능한 빨리. 난 당장 오늘이라도 좋아.”


“뭐? 오늘?”


석형이는 허탈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방금까지 본인이 한 말이 무슨 소용이 있었는가 어이없어 하는 표정인 것 같기도 했다.


“이 아저씨 예전부터 고집은 알아줬다. 그래, 알았어. 그럼 여기서 한 시간만 기다려. 나 세팅이랑 방송 공지 좀 하고, 매니저들 시켜서 커뮤니티에 떡밥 좀 풀고 해서 준비하자. 형 내 방송 스타일 알지?”


“어. 노빠꾸 독설 방송.”


“나 그대로 한다?”


“나 너 아니까 평소보다 더 세게 해도 돼. 걍 나를 해체한다 생각하고 방송해라.”


“못 하는 말이 없어요. 끝나고 밥이나 같이 먹을 수 있을란지 몰라. 형 나 오늘 때리면 안 된다. 분명 말했다. 방송은 방송으로 봐. 알지?”


“아 알았다고 임마!”


결국 호통을 내지르고 나서야 석형이는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방송쟁이가 다 된 모양인지, 나라는 떡밥이 꽤 매력적으로 느껴졌나보다. 그리고 방송모드가 켜진 석형이는 게이머 때 보다도 훨씬 더 저돌적이고 행동력이 좋은 녀석이었다.


“어, 난데. 공지는 내가 지금 쓸거야. 오늘 휴방 취소, 이벤트 방송. 게스트는 다이아몬드 몽키즈를 폐급즈로 만든 폐기물 코치, 이진명.”


“그래, 그 이진명. 이왕이면 다이아몬드 몽키즈 안티 카페에도 좀 실어나르고. 그 이름 뭐더라? 우끼끼즈던가? 거기랑 여기저기에 좀 퍼뜨려봐. 오늘 내가 죽인다고.”


뭘 또 죽이기까지 하시나.


조금씩 불안해져왔지만, 석형이가 알아서 잘 해주겠거니 싶어서 차가운 커피나 마시면서 마음을 다스리기로 했다.


그나저나, 메일을 보낸 지 시간이 꽤 지났고 수신처리도 됐는데 정민이에게는 연락이 없다. 내용이 좀 많기는 했어도, 이미 다 확인했을 시간 같은데. 아직 안 일어났나?


“형. 나 그럼 방송준비하러 갈테니까, 이따 내가 연락하면 올라와.”


석형이는 앉은자리에서 전화를 3통화나 하더니, 급하게 웃옷을 챙기며 자신의 스튜디오로 올라갔다. 생각보다 내가 괜찮은 떡밥이었나보다.


“방송 준비 잘 해라.”


“남일 같이 말하기는. 형 오늘 뒤졌어. 내가 팀에서 겪었던 부조리까지 다 까발릴거야, 이 아저씨야.”


“퍽이나.”


내 말에 씩 웃은 석형이가 서둘러서 위로 올라갔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인데도, 이렇게 잘 대해주니 고마운 마음이 컸다.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이! 쓰레기! 새끼야!”


나는 내 얼굴로 날아드는 크리넥스 휴지를 얼굴에 얻어맞으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니가! 망친! 선수가! 열 다섯이다! 새끼야!”


나도 몰랐던 사실이다. 석형이는 어떻게 알았는지 내가 코칭했던 선수들 중 은퇴한 몇몇에게 연락을 돌려서 이미 인터넷 전화, 디스코드 연결까지 해놓은 상황이었다. 그 녀석들은 내가 자기들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떻게 대했는지를 낱낱이 까발려 나를 죽일 놈을 만들어놨다.


“내가.. 그렇게까지.. 했었나..?”


“이 봐, 이 봐. 가해자만 기억 못한다니까? 니 때문에 다이아몬드 몽키즈가 망하는 거 아니야, 이 인간아!”


석형이가 나한테 악감정을 품고 있었나 싶을 정도의 분풀이였다. 이게 인터넷 방송의 감성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실시간으로 치솟아오르는 시청자 수와 실시간 댓글 숫자를 보면 이게 화제몰이가 되기는 되나 보다.


“그래도 나 개과천선 했는데..”


“사람은 고쳐지는게 아니야, 이 벌레 같은 인간아! 유망주들만 그렇게 싸고돌고 난리가 났다매! 그래서 그 유망주들 지금 뭐하냐?”


“어··· 1부리그 패황..?”


“예? 네? 어이가 없네. 아직까지 정신을 못 차렸지. 그래서 누구누구였는데?”


“호진이, 명준이, 준상이.”


“···응?”


석형이도 잠깐 진심으로 당황한 모습이었다. 실시간 댓글들도 그랬다.


-인류에 김호진, 아이어에 천명준, 크롤에 박준상?

-아니 시발 지구방위대냐 ㅋㅋㅋ

-ㄹㅇ? 맞아? 구라치는거 아니고?

-ㅋㅋㅋㅋㅈㄹ 말이 되냐 저딴 쉑이 걔네를 어케 발굴해?


“아니, 형. 갑자기 진지해서 미안한데 구라치면 세탁이 안돼. 구라를 쳐도 정도껏 쳐야지.”


“나 여기와서 구라친 적 없는데?”


“나 물어본다? 지금 얘들 디스코드 연결 돼있는 거 알지? 다시 한 번 물어본다, 확실해?”


“어.”


석형이는 어이없다는 듯 전화연결이 되어있는 전 팀원들에게 물었다.


“이 형이 그 때 너희를 버리고 그렇게 챙겨주던 선수들이 김호진, 천명준, 박준상 맞아?”


‘어.. 맞긴 한데..’


‘그래도 걔네만 죽어라 봐주긴 했어. 걔네 아직 우리보다 못할 땐데.’


‘인정, 우리가 걔네보다 잘했는데 걔네 발톱 끝도 못 따라가는 노재능들이라 그랬잖아.’


맞다는 소리였다.


“···?”


석형이는 잠시 말이 없었다. 얘가 왜 이렇게 됐나 싶어서 채팅들을 봤더니 그렇게 불타던 채팅창도 잠잠해지고 물음표만 두어개 올라오고 있었다.


“아아니 씨발, 그럴 만 했구만! 박준상에 김호진에 천명준이면 임마, 늬들 진작에 다 안 쫓아낸 걸 감사하게 여겨야지!!!!!”


‘그 때는 못했다니까!’


“그럼 더 그래야지! 잠재력 보고 키웠다는 거 아니야! 아니, 개 노답코치인 줄 알았는데 와 눈에 스카우트 낀 미친 명장이었던거야?!”


“그냥 확실히 보였어. 어떻게 하면 이겨야 할 지 판단하는 능력도 그렇고 노력하는 끈기도 그렇고. 그 셋이 싹수가 확실했으니까. 물론 걔네 말고도 몇 있어서 봐주긴 했는데.”


“다른 애들은 누구?”


내가 하나씩 말하는 이름을 들은 석형이의 반응이 웃겼다. 허탈하다는 듯 웃었다가, 우리팀 진짜 망조였구나, 하면서 한숨을 쉬었다가 울 거 같은 표정까지 지어댔다.


앞에 말한 3명급은 아니었지만, 각 팀에서 확실하게 1인분을 해내고 있는 모두가 알 만한 선수들의 이름이 연달아 다섯명이 나열되었기 때문.


“걔네들 지금 우리팀에 쭉 남아있었으면 우리 1부리그 우승이네?”


“1부리그가 뭐야,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이지.”


“맞네···?”


인류의 김호진

활동지역 한국

공식 전적 307승 182패.

개인리그 우승 4회, 준우승 2회.

프로리그 MVP 2회, 파이널 MVP 1회.


아이어의 천명준

활동지역 중국

공식전적 220승 101패.

개인리그 우승 2회, 준우승 3회

프로리그 MVP 2회

프로리그 다승왕 3회


크롤의 박준상

활동지역 북미.

공식전적 203승 80패

신인상 1회

개인리그 우승 1회 준우승 1회

프로리그 다승왕 1회


현재 TOP 10을 뽑으면 무조건 손에 뽑히는 선수들이었다. 승률이 60프로만 넘겨도 괴물 소리를 듣는 별들의 전쟁 판에서, 저 정도의 선수들은 귀했다. 그런 선수들을 알아보고 특별대우를 한다고 해서 뭐라할 팀은 전 세계에서 없을 정도였다.


“아니, 월드 클래스 애들이잖아! 니네 다 꺼져봐 잠깐!”


전 팀원녀석들과의 디스코드를 모두 끊어내고서는 석형이가 잠시 방송의 마이크를 껐다. 채팅창이 아우성을 쳐댔지만, 석형이는 신경도 쓰지 않고서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형, 대체 왜 그런 대우를 받고 살았던 거야?”


“어? 뭐가?”


“나 팀 사정 알아. 감독이랑 코치진이 신인 발굴은 전부 형한테 맡겼었잖아. 그럼 형이 처음부터 걔네 찾아내서 교육시켰다는 건데. 그런 인재가 왜 나한테까지 왔냐고. 뭔데?”


“아니, 그래도 실패한 건 맞으니까.”


“와, 진짜 능력 존나 없네 형. 아니, 내 말은 실무능력은 진짜 뛰어난데 형은 어떻게 해야 살아남는지 생각 단 한 번도 안해봤어?”


“얘들 빌드 짜기 바쁜데 뭐.”


“와..”


석형이는 이내 다시 마이크를 켜고서는 한숨을 폭 내쉬었다.


“잠깐, 컨텐츠 변경. 방제 좀 바꿀게요.”


[생] 팀 하나 말아먹은 코치새끼 오늘 잡아 족칩니다 ->

[생] 한국 국대 감독이었으면 챔피언십 10회 연속 우승 가능했던 사람 섭외함.


“엥?”


“여러분들, 인정?”


-그 셋을 폐급 우끼끼즈에서 건져낸거면 ㅇㅈ

-ㅇㅈ 또 ㅇㅈ

-ㄹㅇ 맞긴 함?


“엥?”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 아이들이 선수로써의 자질이 뛰어난 건 맞지만, 걔네들보다 훨씬 잘하는 녀석들이 많았던 별들의 전쟁 판이다. 그런데 무슨 10연속 우승이야.


“형, 폐급 우끼끼즈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 알지?”


“알지. 우리 팀 멸칭이잖아.”


“유망주들이 그런 팀을 가고 싶어 할까?”


“아니, 안 오고 싶어하지. 그러니까 내가 그렇게 발에 불 떨어진 사람처럼 돌아다니면서 걔네를 건졌지.”


“봐, 봐, 이렇다니까. 이 형 아무것도 몰라. 병신이야. 형 정치당한거야 이 양반아!”


“내가? 왜?”


석형이가 가슴을 탕탕 두드리면서 억울해했다. 자기 일도 아닌데 저게 저렇게 억울해 할 일인가?


“봐. 형 성격상 걔네들 트레이드 할 때 바지 끝 붙잡고서라도 막았을 거 아니야, 남아달라고. 운영진들한테도 호소했을거고.”


“어, 근데 안 먹히더라.”


“그래, 그거 따지고 보면 프론트랑 다른 코치진 잘못이라고. 근데 그거 다 형 잘못 돼있어. 알아?”


“알긴 알지. 내가 더 확실히 잡았어야 했는데. 내가 걔네들한테 믿음을 못 준 것도 맞고..”


채팅창의 분위기가 요상해졌다. 방금까지는 나에게 부모 욕 빼고 온갖 욕을 내뱉던 인간들의 분위기가 조금씩 동요하는게 실시간으로 느껴졌다.


“호구네.”


“응?”


“호구라고.”


-박준상 님이 입장하셨습니다.

-호구 맞음.


-ㅇ? 찐임?

-패왕띄?

-명하

-패하


“오? 준상님? 진짜 준상님인가요?”


- 네, 맞습니다. 아마 코치님 주소록에 제 이름 아직 있을걸요? 전화 ㄱㄱ


“형, 준상씨 번호 있어? 얼른 전화해봐.”


“준상이한테 폐 끼치는 거 아니야? 이렇게 막 전화해도 돼?”


“아니, 준상님이 지금 전화 하라잖아. 왜 주는 것도 못 받아먹을라 그래?”


-ㄱㄱㅁ

-ㄱㄱㅁ

-ㄱㄱㅁ

-ㄱㄱㅁ

-주모 여기 사이다 한 사발···컼


채팅창이 또 난리가 났다. 열화와 같은 성원, 혹은 보챔에 못 이겨 나는 어쩔 수 없이 준상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어, 준상아.”


-형 당장 이거 스피커 폰으로 돌려.


“그래도 돼?”


-응. 돌려.


준상이의 단호한 목소리가 참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스피커 폰으로 돌린 후에 채팅창을 보니, 난리가 나있었다.


“이거 왜 이래? 사람들이 왜 이렇게 신났어?”


“형! 패왕이잖아! 박준상 선수가 얼마나 대외활동 안 하는 지 몰라? 지금 엄청 희귀한 기회야. 곧 있으면 박 선수 팬들도 다 몰려들 걸?”


그랬나. 하긴 준상이는 앞으로 나서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성격이긴 했던 것 같다.


“아아, 안녕하세요. 박준상 선수신가요?”


얼이 빠져있는 나를 한 구석으로 밀어놓고 전문 인터넷 방송인인 석형이가 매끄럽게 진행을 이어갔다.


-아, 네. 안녕하세요. 박준상입니다. 방송 잘 보고 있어요.


“와아아, 영광입니다. 박준상 선수가 제 방송을 봐주시다니. 혹시 최근에 잘 보신 방송이 있으신가요?”


-···큼, 그. 뭐. 그 리뷰하시는 방송?


“아, 리뷰 방송 마지막으로 한 게 한 3달 전인 것 같은데, 네 감사합니다.”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서 준상이와 티키타카를 해대는 석형이를 보니 난 절대 인터넷 방송인은 못하겠다 싶었다. 저것도 재능이니까.


“근데 진지하게 여쭤볼 게 있는데, 준상 선수를 발탁한 게 여기 있는 이 폐급 코치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만약 그렇다면 폐급딱지를 떼도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우리 형, 절대 폐급 아니에요.


“네?”


-저도 그렇고 명준이도, 호진이 형도 인정할 거예요. 저 형 없었으면 우리 게이머 못 됐어요. 저 형이 우리 발굴해서, 키워주고, 장점까지 박아넣었어요.


“그 정도면 극찬 아닌가요?”


-진짜니까요. 형, 나 하나만 물어볼게.


“어? 갑자기 나한테?”


-어. 형 혹시 지금 방송 나온거, 다이아몬드 몽키즈 팀원 못 구해서 그런거야? 팀 살려보려고?


“응. 그렇긴 해.”


-내가 갈까?


잠시간의 정적. 그리고.


“으아아아아아아아엌, 뭐라구요?!”


-?

-?

-?

-?

-네?

-아니 그건 아니지 않아?

-헐, 시발 뭐라는거야?

-박준상이 다시 한국으로 온다고??

-?

-예? 패왕 양반 내가 잘못 들은거 같은데?

-엥 실화 맞음?


채팅창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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