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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삼일생 님의 서재입니다.

왕씨세가 초대가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구삼일생
작품등록일 :
2022.05.25 17:28
최근연재일 :
2022.07.08 11:00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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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38
추천수 :
731
글자수 :
240,503

작성
22.06.0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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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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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4쪽

015 - 하북팽가의 철부지

DUMMY

척영이 고개를 들어 자신에게 말을 건 사내를 쳐다보았다.

덩치가 크고 우직한 인상을 한 사내가 척영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더니, 어딘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희 공자님께서 소저께 술을 한잔 대접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저쪽으로 합석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척영이 고개를 돌려 그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니 붉은색 비단옷을 입은 어떤 사내가 몹시 거만하게 앉아서 척영을 바라보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내의 뒤에는 그의 수하로 보이는 듯한 사람들이 서 있었다.

척영이 말했다.


“거절한다고 전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척영을 찾아온 사내는 가볍게 고개를 숙인 뒤 몸을 돌렸다. 척영은 의외로 사내가 계속 사정을 할 줄 알았는데 바로 물러나는 것이 신기해서 사내를 바라봤다.

그는 붉은 옷을 입은 사내에게 찾아가 뭐라고 말을 하는 듯이 보였는데, 붉은 옷을 입은 사내가 갑자기 일어나 그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


“심부름 하나도 제대로 못 하냐, 넌?”

“죄송합니다.”

“거절한다고 그냥 와? 내가 데려오라고 명령을 내렸으면 강제로 끌고서라도 데려와야 할 거 아니야!”

“여인을 그리 함부로 대할 수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주 대단한 의협 나셨네. 그래서, 네놈이 감히 내 명령을 거역하겠다 이거냐?”

“공자님, 보는 눈이 많습니다. 공자께서 이러시면 사람들이 팽가에게 손가락질할 겁니다.”

“네놈이 감히 나를 가르치려 드는 것이냐!”


붉은 옷을 입은 사내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더니 도(刀)를 뽑아 들었다.


붉은 옷을 입은 사내의 이름은 팽석규. 중원 오대세가 중 하나인 하북팽가의 가주 팽진오의 셋째 아들이었다.

하북팽가는 도를 주로 다루는 무림 세가였는데, 특히 그들의 대표 무공인 오호단문도(五虎斷門刀)는 천하제일 도법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었다.

팽석규는 어려서부터 무공에 재능을 보여 가문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다 보니 어쩌면 두 형들을 제치고 소가주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는 소리도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그렇게 주변에서 떠받들어 주다 보니 팽석규는 점점 거만해지고 행동을 함부로 하고 다녔다. 특히, 여색(女色)을 매우 밝히다 보니 아리따운 여인만 보면 마치 제 여인인 것처럼 굴었다.

모용세가가 요녕성에서 위세를 떨치는 가문이었다면 팽가는 오랫동안 하북을 주름잡고 있는 가문이었다. 그래서 팽석규가 그렇게 안하무인처럼 행동하고 다녀도 아무도 그를 어쩌지 못했다.


팽석규가 뽑아 든 도를 수하의 목에 겨누더니 말했다.


“감히 네놈이 이 팽석규를 우습게 보는 것이냐?”

“아닙니다. 소인이 어찌······.”


그 모습을 보고 짜증이 치밀어오른 척영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팽석규에게 다가갔다.

척영이 다가오자 팽석규가 도를 집어넣더니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 소저. 이제야 저와 술 한잔하고 싶어진 것이오? 뭣 하느냐, 이놈들. 어서 자리를 만들······”

“놀고 있네.”

“소저, 지금 뭐라고······”


척영이 경멸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하고 팽석규를 바라보며 말했다.


“토 나오게 생긴 니 면상을 마주하고 술 마시기 싫어서 내가 깐 거야. 술맛 떨어지게 생겨가지고 어디서 주제도 모르고 사람을 오라 가라야?”

“······.”


팽석규는 태어나서 한 번도 이런 폭언을 들어본 적이 없었던 터라 당황하여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었다.

그런 그에게 척영이 계속해서 쏘아붙였다.


“내가 좋게 말로 거절했으면 알아듣고 혼자 처마시든지 다른 사람을 찾든가 해야지. 왜 죄 없는 사람을 괴롭히고 난리야? 사람은 생긴 대로 논다더니······, 쯧쯧.”


당황한 팽석규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이, 이 계집이 얼굴이 좀 바, 반반하게 생겨서 함께 어울려주려 했더니······, 내가 가, 감히 누군 줄 알고······.”

“니가 누군지 내가 알아야 해?”


척영의 말에 팽석규의 뒤에 있던 수하 하나가 큰소리로 외쳤다.


“이곳 하북의 명문가인 팽가의 셋째 공자님이신 팽석규 공자님이신다! 어서 예를 갖추지 못할까?”


그러자 척영이 매우 놀랐다는 듯한 표정을 하며 말했다.


“세, 세상에 공자께서 그 유명한 팽석규 공자님이셨어요? 모, 몰라 봬서 죄송해요.”

“그럼 그렇지. 내가 누군지 몰랐던 모양이구나. 자, 어서 이리 와 앉아서 술 한잔 올려······”

“······라고 할 줄 알았어?”

“뭐?”


척영이 비웃음 가득한 얼굴을 하고 팽석규에게 말했다.


“너 같은 쓰레기를 공자님 어쩌구 하면서 떠받드는 걸 보니 니 가문 수준도 알만하다. 여기는 명문가가 다 멸문했나 보네······.”

“네 이년! 가만두지 않겠다!”


계속되는 조롱에 팽석규가 결국 참지 못하고 도를 뽑아 들고 척영에게 신형을 날리려 할 때였다.

갑자기 어디선가 화살이 한 대 날아오자 깜짝 놀란 팽석규가 도를 휘둘러 화살을 쳐냈다.


“뭐야, 네가 왜 끼어들어?”


척영이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보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사걸이 활을 들고 척영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저놈이 감히 우리 누나한테 덤벼서요.”

“언제부터 알았다고 ‘우리’ 누나래? 그리고 내가 저런 하찮은 놈한테 질 거 같아?”

“누나, 아직 다리가 다 안 나았잖아요. 이 믿음직한 동생한테 한 번 맡겨 봐요.”

“까불지 말고 저리 비켜.”


척영이 비키지 않고 검집에서 검을 뽑으려 하자 뒤쪽에서 유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걸이 말대로 해라, 영아.”

“할아버지!”

“다친 다리로 무리할 필요는 없잖느냐. 그리고 사걸이 실력도 한번 보고 싶구나.”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할아버님!”


사걸이 씨익 웃으며 능청스럽게 말했다. 척영이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났다.

척영과 사걸이 서로 자신과 싸우겠다고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지켜보던 팽석규가 앞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이것들이 다들 간덩이가 부었구나. 오냐. 차례대로 저세상으로 보내주마.”

“나는 뭐 저세상까지는 아니고······ 의원한테나 보내줄게.”


사걸의 도발에 팽석규가 고함을 지르며 앞으로 신형을 던졌다. 사걸이 그런 팽석규에게 화살을 한 대 날리자 팽석규가 그것을 쳐내며 사걸에게 접근했다.

그러자 사걸이 신들린 듯한 발놀림을 선보이더니 뒤쪽으로 빠르게 물러나며 다시 거리를 벌렸다.

한편 갑작스러운 두 무인의 대결에 객잔은 난장판이 되었다. 그러자 유신과 하엽이 다른 손님들을 다치지 않게 보호했다.

객잔의 다른 사람들이 안전해진 것을 확인한 사걸은 공간을 더 넓게 쓰며 화살을 날렸다. 팽석규는 날아오는 화살을 도를 휘둘러 쳐내며 끊임없이 접근을 시도했다. 하지만 사걸은 그런 그에게 간격을 내주지 않고 빠르게 신형을 움직였다.

팽석규가 말했다.


“이놈, 꽤 재빠른 움직임이긴 하다만 화살이 떨어지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래? 그럼 이건 어때?”


사걸이 활에 화살을 세 개나 재고 활시위를 당겼다. 화살 세 개가 팽석규의 몸에 각기 다른 부분을 향해서 동시에 날아왔다.


“큭! 무슨 잔재주를······!”


팽석규가 도를 빠르게 휘둘러 화살 두 개는 쳐냈지만 밑으로 날아온 하나는 막을 수가 없었다. 그 화살은 그대로 팽석규의 왼쪽 허벅지에 박혔다.


“큭!”


멀쩡한 다리로도 사걸의 움직임을 따라잡을 수 없었던 팽석규는 다리 한쪽을 다치게 되니 절망감에 빠졌다.

그런 그를 무심한 눈으로 바라본 사걸이 말했다.


“이대로 움직이면서 화살만 계속 날려도 널 쓰러뜨리는 건 문제가 없지만······ 더 재미있는 걸 보여줄게.”


사걸이 활을 등 뒤에 메더니 품속에서 단검 두 자루를 꺼냈다.


“나랑 상대하는 사람들은 꼭 너처럼 착각을 하더라구. 내가 접근해서 싸우면 아무것도 못 할 거라고 말이야.”


사걸이 팽석규에게 다가오며 싸늘하게 말했다.


“눈 크게 뜨고 잘 봐.”


사걸이 말을 땅에 밟을 크게 밟았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사걸의 신형이 눈앞에서 사라지자 객잔 안의 사람들이 깜짝 놀라 눈을 비비고 눈을 크게 떴다.

하엽과 팽가의 무인들조차도 사걸의 모습을 제대로 포착할 수 없었다. 오직 척영과 유신만이 사걸의 움직임을 눈으로 좇고 있을 뿐이었다.

사걸은 양발을 교대로 땅을 밟으며 갈 지(之)자를 그리며 팽석규에게 접근했다. 그렇게 사걸은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치고 빠지면서 팽석규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런 사걸의 신들린 듯한 움직임은 팽석규에게 자신의 눈앞에서 마치 귀신이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당황한 팽석규가 크게 도를 휘둘렀지만, 그의 도는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사걸의 단검이 팽석규의 몸을 스치고 지나갔다.

사걸이 팽석규를 크게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기에 상처 자체는 얕았다. 그러나 팽석규의 전신에 점점 상처가 늘어나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팽석규의 옷은 피범벅이 되었다.

사걸이 그런 팽석규를 스쳐 지나가면서 속삭였다.


“이쯤 해서 물러나는 게 어때? 내가 작정하고 힘을 주면 네 녀석 팔다리의 힘줄을 끊어 놓을 수도 있어. 평생 무공을 못 하는 몸이 되고 싶은 거야?”


사걸에 말을 듣고 큰 충격에 빠진 팽석규가 손아귀에서 힘이 빠져 도를 떨어뜨리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지금 팽석규를 지배하는 감정은 오직 두 가지였다.

굴욕감. 그리고 극도의 공포.

사걸이 팽석규의 뒤쪽에 있는 하북팽가의 무인들에게 말했다.


“승부는 끝났어. 어서 와서 니네 '공자님' 모셔가. 크게 다치진 않았으니 의원한테 데려가서 약 바르고 며칠 쉬면 괜찮을 거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팽가의 무인들이 우르르 달려나와 팽석규를 부축했다.

몸을 돌린 사걸이 ‘나 멋지지?’라고 말하는 듯한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척영을 바라보며 다가왔다.

척영은 그런 그에게 겉으로는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냈으나 속마음은 전혀 달랐다.

척영은 사걸에게 놀라서 감탄하고 있었다. 사걸이 겉보기와는 다르게 엄청난 실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척영이 다리가 멀쩡한 상태에서 그와 대결한들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였다.

유신 또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노인네가 괴물을 키워냈구나.’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진작에 대웅을 찾아서 왕운을 가르치게 했으면 왕운이 그렇게 혼자서 남몰래 힘들게 수련하지는 않아도 되었을 테니까.


팽석규를 부축한 하북팽가의 무인들은 도망치듯 객잔을 빠져나갔다. 유신이 맨 뒤에서 조용히 그들을 따라가던 사내 하나를 불러 세웠다. 그는 맨 처음에 팽석규의 명령을 받고 척영에게 왔던 사내였다.


“자네는 잠깐 나 좀 보세.”

“예?”


한편 상황이 정리되자 하엽이 객잔 주인을 불렀다.


“주인장, 미안하오. 파손된 물품은 우리가 변상하겠소.”

“괜찮습니다. 저 개차반을 혼내 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동안 저놈이 설칠 때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피해를 봤는데요. 그나저나 손님······.”


객잔 주인이 갑자기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지면서 말했다.


“지금이라도 일행들과 이 도시를 빠져나가시지요. 분명 하북팽가의 다른 이들이 이곳으로 몰려올 겁니다.”


객잔 주인의 말이 옳다고 여긴 하엽은 급히 방에서 짐을 챙겼다. 그리고 백두산에서 같이 온 마부에게는 따로 금자를 몇 개 챙겨주며 푹 쉬다가 백두산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타고 왔던 마차의 말들이 지쳐서 새로 마차를 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던 유신이 불러세운 사내에게 말했다.


“자네 이름이 뭔가?”

“진만이라 합니다.”

“자네, 가족은 있나?”

“예? 집에 노모가 한 분 계십니다만······ 그건 갑자기 왜 물으시는 건지요?”

“모친께서 이 도시에 살고 계신가?”

“그렇습니다.”

“그럼 자네는 당장 집으로 가서 자네 모친을 모시고 중요한 물건만 챙겨서 집을 나오게. 우리와 이 도시의 남쪽 관문에서 만나세.”

“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시온지······?”

“보다시피 우리는 몸을 피할 것이네. 아마 자네가 모시는 가문이 우리를 찾지 못하면 자네에게 화가 미칠까 두렵네. 아까 그놈의 성정을 봐서는 자네에게 화풀이를 하고도 남지 싶은데. 내 생각이 틀렸나?”

“······.”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하는 진만에게 유신이 계속 말했다.


“자네처럼 생각이 바르고 올곧은 사내가 뭐하러 그런 놈 밑에서 지내는가? 그놈 밑에서 지낸다면 앞으로 오늘과 같은 일을 계속 경험할 걸세. 우리를 따라오도록 하게나.”


유신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든 진만이 말했다.


“어르신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잘 생각했네. 우리가 보기와는 다르게 돈이 좀 많다네. 자네와 자네 모친이 살 곳을 마련해 줄 능력은 충분히 되니까 어서 가서 서두르게.”


진만이 자리를 떠나고, 곧이어 하엽이 새로운 마차를 구해 왔다. 유신 일행은 서둘러서 객잔을 빠져나가서 북경의 남쪽 관문으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동생이 당했단 얘기를 들은 팽석규의 큰 형인 팽석룡이 팽가의 무인들을 대거 이끌고 객잔을 찾았다.

유신 일행이 사라졌다는 것을 안 팽가가 분노에 차서 집안의 무인들을 총동원하여 북경을 샅샅이 수색했다. 그러나 유신 일행은 이미 그때 진만과 그의 모친과 함께 북경을 빠져나간 뒤였다.


그렇게 오대세가 중 두 개의 가문이 같은 시기에 정체 모를 무인들에게 큰 망신을 당했다는 소식은 곧 중원 전체에 퍼져나갔다.

물론 사람들은 이 사실까지는 알지 못했다. 이 모든 일이 한 사람의 가출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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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016 - 자네의 아들은 훌륭히 자랐네 22.06.04 744 15 11쪽
» 015 - 하북팽가의 철부지 22.06.03 775 14 14쪽
14 014 - 모용세가(3) 22.06.01 777 15 11쪽
13 013 - 모용세가(2) 22.05.31 803 16 11쪽
12 012 - 모용세가(1) 22.05.31 859 15 9쪽
11 011 - 가출 22.05.30 872 17 11쪽
10 010 - 결심 22.05.29 890 17 14쪽
9 009 - 금강불괴 +1 22.05.29 902 20 10쪽
8 008 - 소중한 인연들 22.05.28 918 22 12쪽
7 007 - 화염신공 22.05.28 926 21 11쪽
6 006 - 수련 그리고 또 수련 22.05.27 953 21 11쪽
5 005 - 한심해서 견딜 수가 없구나 +4 22.05.27 975 21 11쪽
4 004 - 만남 +6 22.05.26 1,001 25 12쪽
3 003 - 척 사부를 찾아서 +3 22.05.26 1,050 22 12쪽
2 002 - 탈출(2) +5 22.05.25 1,123 30 12쪽
1 001 - 탈출(1) +7 22.05.25 1,591 3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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