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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삼일생 님의 서재입니다.

왕씨세가 초대가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구삼일생
작품등록일 :
2022.05.25 17:28
최근연재일 :
2022.07.08 11:00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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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39
추천수 :
731
글자수 :
240,503

작성
22.05.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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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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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012 - 모용세가(1)

DUMMY

사걸의 뜬금없는 외침에 다들 당황한 나머지 뭐라고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유일하게 그의 할아버지 대웅만이 ‘저놈 저거 또 시작이네.’라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저놈도 데려가게나. 내가 심혈을 기울여 가르친 아이니, 방해가 되지는 않을 게야.”

“괜찮겠나? 어쩌면 위험한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어차피 저놈에게도 바깥세상을 구경시켜 주고 싶었어. 이참에 자네와 함께 중원을 다녀오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지.”


유신이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자, 대웅이 사걸에게 말했다.


“제발 경거망동하지 말고 얌전히 갔다 오거라. 저 늙은이 말 잘 듣고.”

“예, 할아버지.”


사걸에게 신신당부를 한 대웅이 유신에게 다가가더니 아무도 듣지 못하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놈이 성격에 모난 곳 없이 서글서글하고 예의도 바르고 다 좋은데······ 딱 하나 문제가 좀 있네.”

“무슨 문제?”

“예쁜 여인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린다네.”

“······.”

“헛짓거리 못 하게 자네가 잘 감시해야 할 게야.”


유신은 이제라도 사걸을 떼놓고 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미 허락을 해 놓고 다시 말을 바꿀 수는 없었다.

하엽이 시내에 나가서 마차를 구해 오고, 그렇게 네 사람의 중원행이 시작되었다.


***


자기 때문에 집에서 난리가 난 것도 모르는 왕운이 태평한 얼굴로 요녕성 심양(瀋陽)의 어느 번화가에 서 있었다.

왕운의 옆에는 왕운의 두 배는 되어 보이는 크기의 호랑이의 사체가 놓여 있었다.


“자, 상처 하나 없는 깨끗한 호랑이입니다. 와서들 보세요!”


왕운의 말에 모피 상인, 약재상 등 많은 수의 상인들이 몰려들었다.

일전에 구마능을 구해주다가 호랑이를 잡은 왕운은 하엽이 그 호랑이를 처분하는 것을 구경한 적이 있었다. 그때 호랑이 한 마리가 큰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호랑이의 가죽만 비싸게 팔리는 것이 아니었다. 호랑이의 뼈는 최상급 약재로 분류되고 있었고, 심지어 호랑이의 성기(性器)는 정력에 좋다고 하여 중년 남성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왕운은 집에서 출발한 후 일부러 험한 산길을 골라서 여행을 했다. 호랑이를 사냥해서 여비를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왕운이 호랑이를 사냥하는 방법은 실로 간단했다.

왕운은 그저 호랑이에게 다가가서 호랑이의 목을 팔로 감고 그대로 힘을 줄 뿐이었다.

왕운에게 목을 졸린 호랑이가 발을 휘두르며 저항했지만 검기가 실린 무인의 검도 소용없는 왕운의 몸에 호랑이의 발톱 따위가 생채기 하나 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호랑이는 그대로 질식해서 숨을 거두었다.

그 덕분에 호랑이의 가죽은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하여 모피 상인들이 웃돈을 주면서까지 달려들었다. 그렇게 가죽, 고기, 뼈 등 호랑이의 모든 부분을 처분한 왕운은 큰돈을 마련할 수 있었다.

먼발치서 한 무리가 그런 왕운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왕운이 어느 객잔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뒤 자리를 떠났다.


***


“그게 정말이냐?”


척영에게 왕운과의 비무 결과를 전해 들은 유신은 놀라서 되물었다.

유신은 자신의 손녀인 척영의 수준을 잘 알고 있었다. 이제는 상당한 경지에 오른 척영이 왕운에게 일방적으로 패했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 아이가 어떻게······?”

“조선을 떠나서 서역으로 돌아가는 스님 한 분이 운이에게 무공 하나를 알려줬다고 하더군요.”


두 사람의 얘기를 듣던 하엽 또한 자신이 본 것과 왕운이 주변 사람들 몰래 어떻게 수련했는지를 덧붙였다.

유신은 그런 왕운이 대견하면서도 동시에 마음이 아팠다.

왕운이 그 어린 나이에 자신의 몸을 그리도 혹독하게 다룬 것이 모두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유신의 표정을 보고 그 속내를 짐작한 하엽이 말했다.


“어르신, 자책하지 마십시오. 아무리 그래도 어르신의 검법을 가르칠 수는 없었잖습니까.”

“······.”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도련님의 경지가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아무한테나 크게 다칠 일은 없을 겁니다.”

“그렇겠지. 하지만 내가 걱정하는 건 그것이 아닐세. 지금 운이 외모가 혁이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는 것을 자네도 잘 알지 않나. 혁이를 해한 그놈들이 못 알아볼 리가 없어. 운이가 혁이의 아들이라는 걸 그놈들이 눈치챈다면 가만히 있겠는가? 아무리 운이가 강해졌다고 한들 고수들이 떼로 덤벼들면 어찌할 텐가?”

“숭산 입구에서 대회장으로 들어가는 것만 막으면 됩니다. 어쩌면 그 전에 도련님을 찾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하엽은 마부를 재촉하여 마차의 속도를 높였다.

그러나 그들은 왕운이 호랑이를 사냥하며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험한 산길로만 다니는 것을 몰랐다. 그래서 큰길로만 다닌 자신들이 왕운을 앞지른 것도 모르고 무작정 달릴 뿐이었다.


***


객잔에서 하루 머무르기로 한 왕운이 자신의 방에서 쉬고 있는데 객잔의 점소이가 갑자기 찾아왔다.


“저, 소협에게 손님이 찾아왔습니다만.”

“엥? 저 말인가요?”

“예, 소협.”

“이 동네에 아는 사람 없는데······? 혹시 사람을 착각하신 것은 아닌가요?”

“소협의 외모와 복장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던 걸요.”

“그래요? 그럼 만나 보죠.”


왕운이 식당으로 나가자 누가 봐도 돈 많은 집안의 자식 티를 내는 화려한 치장을 한 사내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뒤편에는 그 사내의 수하로 보이는 이들이 서 있었다.


“누구신데 저를 찾으셨나요?”


사내가 뒤쪽의 수하에게 물었다.


“저 소형제가 맞느냐?”

“예, 도련님.”


수하로부터 확인을 한 사내가 왕운에게 말했다.


“이거 실례가 많았소. 방에서 쉬고 있는데 번거롭게 불러내어 미안하오.”

“괜찮아요.”

“소형제는 모르겠지만 오늘 소형제가 한 행동이 이곳 심양에서 꽤 화제가 되었다오. 호랑이를 어깨에 지고 나타난 것부터 호랑이의 가죽이 칼자국 하나 없이 깨끗했다는 점, 그리고 어쩌면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았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내 귀에까지 들려왔지.”

“······.”

“필시 상당한 무공 실력이 있으리라 생각해서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방문하게 되었다오. 나는 모용세가의 모용욱이라고 하오. 소형제의 이름을 물어봐도 되겠소?”

“왕운이라고 해요.”


왕운을 찾아온 모용욱은 모용세가의 가주인 모용천의 둘째 아들이었다.

모용욱은 자신의 가문을 대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왕운이 별 반응이 없자 왕운을 한 차례 훑어보더니 다시 물었다.


“올해 소형제의 나이가 어떻게 되시오?”

“열다섯이에요.”


왕운의 큰 체격 탓에 자신보다 나이가 많을 것이라 여긴 모용욱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허, 생각보다 많이 어렸군. 난 올해 열일곱이 됐는데 내가 말을 편하게 해도 되겠나?”

“좋을 대로 하세요.”

“흠, 그런데 자네는 우리 가문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바가 없나?”

“죄송하지만 제가 살던 마을 밖을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다 보니······.”

“자네의 몸을 보아하니 외공을 중점적으로 단련한 문파의 사람 같군. 어느 문파 소속인지 물어봐도 되겠나?”

“문파요? 그런 거 없는데요.”


모용욱은 자신의 가문인 모용세가에 대해 자부심이 큰 사람이었다.

왕운이 중원 오대세가 중 하나인 자신의 가문을 모른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별로였는데 자신의 질문에 무성의하게 대답을 하자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 번 쓴맛을 보여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자네의 실력을 한 번 볼 수 있을까?”

“어떻게 보여드리면 될까요?”

“나와 비무를 한 번 하는 것이지.”

“비무요? 비무라면 언제든 환영이죠.”


어려서부터 척영 이외에 다른 사람과는 겨뤄본 적이 없었던 왕운은 비무란 말에 눈을 크게 뜨고 관심을 보였다.

왕운이 관심을 보이자 잘됐다고 생각한 모용욱이 말했다.


“지금 당장 밖으로 나가세.”

“그러죠.”


모용욱은 일부러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왕운을 꺾어 주겠다고 생각하고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큰길로 안내했다.

두 사람이 길 한가운데에 서서 자리를 잡자 지나다니던 행인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비무를 구경하기 위해서 두 사람을 둘러쌌다.

왕운이 모용욱에게 물었다.


“시작할까요?”

“아직. 사람들이 더 모일 때까지 기다리세나. 이왕이면 구경꾼이 많으면 더 좋지 않겠나?”

“그런가요?”


사람들이 점점 더 모여들기 시작했고, 길 한가운데서 싸울 준비를 하는 왕운과 모용욱을 본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대결하는 거야?”

“저분은 모용세가 둘째 공자님 아냐?”

“아까 그 호랑이를 짊어지고 왔던 총각이네?”

“누가 이길까?”

“그깟 호랑이 한 마리 잡았다고 모용공자를 이길 수가 있겠나?”


사람들의 수가 점점 더 많아지자 관객들이 어느 정도 모였다고 여긴 모용욱이 말했다.


“이제 시작해볼까?”

“그래요.”


모용욱이 검집에서 검을 뽑으며 왕운을 노려보았다.


‘모용세가란 이름을 평생 잊지 못하게 만들어주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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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016 - 자네의 아들은 훌륭히 자랐네 22.06.04 742 15 11쪽
15 015 - 하북팽가의 철부지 22.06.03 773 14 14쪽
14 014 - 모용세가(3) 22.06.01 776 15 11쪽
13 013 - 모용세가(2) 22.05.31 801 16 11쪽
» 012 - 모용세가(1) 22.05.31 857 15 9쪽
11 011 - 가출 22.05.30 871 17 11쪽
10 010 - 결심 22.05.29 889 17 14쪽
9 009 - 금강불괴 +1 22.05.29 901 20 10쪽
8 008 - 소중한 인연들 22.05.28 916 22 12쪽
7 007 - 화염신공 22.05.28 925 21 11쪽
6 006 - 수련 그리고 또 수련 22.05.27 951 21 11쪽
5 005 - 한심해서 견딜 수가 없구나 +4 22.05.27 973 21 11쪽
4 004 - 만남 +6 22.05.26 999 25 12쪽
3 003 - 척 사부를 찾아서 +3 22.05.26 1,048 22 12쪽
2 002 - 탈출(2) +5 22.05.25 1,120 30 12쪽
1 001 - 탈출(1) +7 22.05.25 1,587 3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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