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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파파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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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습도

지방에 살다가 서울에 올라오니 집값이 살인적이었다. 집을 팔아도 전세를 얻을까 말까 했다. 새로 얻은 집은 19년이 다되어가는 오래된 다세대가구였는데, 가구 대부분이 우리 부부와 큰연배 차이가 없는듯해 보였고 아이들은 비슷한 나이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부유하지는 않아도 어린시절 망원동에 살았던것처럼 활력은 넘쳐흘렀다. 이 새로운 집은 시공 문제인지 연차가 차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과하게 습도가 높았다. 어느날 자다 일어나니 깔고 자는 매트 아래로 물이 흥건했는데 집사람이 기겁해서 여기저기 확인을 해보니 화장실과 연결된 벽면에서 물이 새어나오는 것이었다. 몇 일 간의 대공사가 벌어졌고, 우리 가족은 역대급으로 무더운 여름날 이웃들의 화장실을 전전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엄마! 사거리 1층 화장실 비번이 1123 별표야."


딸아이의 말을 듣고 두루마리 화장지를 들고 사거리까지 나아가 화장실 원정을 다녔다. 공사는 끝나고 물은 새지 않는데, 평소 습도계의 수치는 팔십 퍼센트를 웃도는 일이 잦았다. 우리는 늘 실내 수영장에 살고 있는 느낌이었다. 밤새 마루에 온가족이 잠을 청하고 제습기를 돌려서 간신히 습도 사십 구 퍼센트를 달성해도 그 뽀송함은 잠시 일뿐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습도가 일 퍼센트씩 야금야금 올라가고 있었다. 아침이 되어도 습도는 계속해서 상승중이었고, 아내의 불쾌지수도 덩달아 상승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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