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하고도 수 년을 아무 생각없이 살아온 듯하다. 무언가 끊임없이 행하고 떠밀려 해왔지만, 지금와서 떠올려보면 무엇을 했는지 정확하게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웹소설을 쓰겠답시고 끄적이면서 인간의 기억력과 그 저장력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방금전에 묘사했던 캐릭터를 다시 들쳐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다가 절실한 필요에 의해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생각과 아이디어는 불현듯 떠오른다. 구글킵, 폴더스토리, 카톡, 핸드폰 메모장 등 닥치는 대로 메모한다. 그것들을 다시 카테고리별로 분리해서 묶는 것이 중요하다. 메모만하고 방치해 둔다면 공간만 차지하는 그저 디지털 쓰레기에 불과해진다. 지난 십개 월 간 이 메모들을 잘 활용해서 두 질 가까운 웹소설을 완결하게 되었다. 산만하고 극도로 집중력 떨어지는 나로서는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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