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 생신을 맞아 내려온 대구 처갓집에는 딸들이 모여 수다를 떨기에 여념이 없다. 장가 든지 햇수로 십오년이 넘으니 처형, 처제들이 나이를 먹어 예년과 달리 대화의 주제가 건강이 중심이다. 집사람은 개량한복 같이 생긴 반쯤 비춰보이는 분홍빛 웃저고리를 생일 선물로 가지고 왔는데, 둘째 처형이 입어보니 제법 잘 어울린다.
"이거 이쁘네?"
그모습에 자매들끼리 깔깔대고 웃는 모습이 정겹다.
"이거 뭘로 검색하면 돼?"
"할머니 옷!"
집사람의 이말에 자매들이 배꼽을 잡고 뒤집어 진다.
자식을 여덟이나 생산하신 장모님의 수면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건강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적신호다. 안쓰러움을 담고 바라보며 이래저래 생각하지만 달리 도움을 드릴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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