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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삼원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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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재앙급 핵 먼치킨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대삼원.
작품등록일 :
2018.11.16 16:12
최근연재일 :
2019.01.07 20:48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413,059
추천수 :
38,652
글자수 :
197,741

작성
18.12.22 19:00
조회
20,415
추천
677
글자
9쪽

#5-신의 대행자(11)

DUMMY

“제자? 나를?”


주원의 되물음에 흑호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래. 제자. 영광스러운 일이지. 너한테도 손해되는 이야기는 아닐 거야.”


흑호는 주원이 거절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의 무공은 신공이라 불러도 부족함이 있는 절세의 무공이었고, 양팔을 내주더라도 그녀의 제자가 되고 싶다는 이들도 널려있는 판국이었으니까.


“만약 내가 거절한다면?”

“말했잖아? 대답은 예 아니면 네. 다른 선택지는 없어.”


주원이 피식 웃었다.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은 제안임에는 틀림 없다. 그녀는 주원보다 압도적인 힘을 가진 강자였고, 그를 죽이는 대신 강해질 수 있는 기회까지 준다고 한다.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맞았다.


주원은 이를 악물며 한 마디를 내뱉었다.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었다.


“좆까.”

“어?”


흑호가 눈을 크게 떴다. 예상치 못한 대답은 그녀를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어떻게 생각하더라도 주원이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서로에게 커다란 이익이 되는 제안이니까. 다만 그녀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주원은 누군가에게 강요받는 것을 죽도록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녀가 잠깐 당황했을 때 생겨난 아주 잠깐의 틈. 주원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포착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비장의 수단을 발동시켰다. 살고 싶은 대로 살기 위해 선택한 두 번째 삶. 그러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한 방 먹이고 죽는 것이 낫다.


“리틀보이.”


파아앗-! 거대한 화구가 그의 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흑호가 당황한 것은 정말 잠깐의 틈이었지만 성공적으로 연쇄적인 핵분열을 일으키기에는 충분한 시간. 흑호는 덮쳐오는 화구를 마주하며 작게 웃었다.


‘진짜 탐나는 녀석이네.’


주원을 처음 보았을 때 그녀가 느낀 것은 의문. 그녀의 눈에는 그의 몸에서 내뿜어지는 무시무시한 에너지가 보였다. 저런 강대한 힘을 왜 주위로 흩뿌리고만 있는가. 그리고 곧 주원이 그것을 완벽히 통제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전신에 호신강기를 두텁게 두르고 있음에도 주원의 힘은 계속해서 겉면을 두드려 대었다. 더한 힘으로 간섭을 차단했기에 주원의 힘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단순한 에너지가 아니라 지극히 미세한 세상에까지 영향을 주는 힘.


‘물질의 근원에 간섭한다고? 대단하군.’


그래서 욕심이 생겼다. 저 강대한 힘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게 된다면 그가 어디까지 도달할 것인지 궁금했다. 정신이 조금 뒤틀린 것 같기는 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애초에 순례자란 족속 중에 멀쩡한 정신머리를 가진 놈은 찾아보기 힘드니까.


내부에서 힘을 폭주시켜 신체능력을 강화했을 때도, 리틀보이라는 스킬을 통해 대폭발을 일으키려 했을 때도 흥미가 점점 늘었다. 그녀는 주원에게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엿보았다. 어쩌면 그녀의 앞을 가로막는 벽을 치워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좋아. 내가 실수를 했네.”


폭발이 불거지려는 찰나, 정말 짧은 틈새임에도 불구하고 흑호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선명하게 주원의 귓가를 때렸다.


동시에, 시간이 멈췄다.


“너······주원이라고 했지. 정말 대단해. 내가 이 기술을 사용하는 건 네가 두 번째로군. 아래로 취급했던 것은 사과하도록 하지.”


모든 것이 움직임을 잃었다. 하늘을 나는 새도, 일렁이는 바람도, 무지막지한 열을 품은 화구마저도. 그곳에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직 흑호 뿐. 그녀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주원에게로 다가왔다.


“어차피 듣지도 못하겠지만, 경의를 표할게. 순례자가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텐데 이토록 굳건한 정신이라니. 진정 대단한 것은 네 힘이 아니라 정신이었어.”


열조차 움직이지 못하는 시간의 틈새. 흑호는 몸이 삐걱대는 것을 느끼며 화구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아무리 그녀라도 시간의 틈새에 머무르는 것은 큰 무리가 따른다.


슈우욱. 흑호의 손이 닿자 화구의 열이 그녀에게로 빨려 들어갔다. 음과 양을 다루는 것은 그녀의 특기. 모든 열을 빨아낸 흑호는 주원의 얼굴을 보며 키득 웃었다.


“재밌는 녀석이야.”


* * *


“······무슨?”


한순간에 리틀보이가 취소되었다. 지우개로 지워낸 것처럼 그의 안에서 차오르던 열이 사라지고 그의 신체 또한 빠르게 재생되어갔다.


“너무 의아해하지 마. 잠깐 시간을 멈춘 것뿐이니까.”

“······시간을, 멈춰?”


주원이 입을 헤 벌렸다. 괴물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시간을 멈추는 것이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그리고 자괴감과 무력감이 전신을 휩쓸었다.


‘······죽는 것조차 내 뜻대로 못한단 말이지.’


압도적인 힘 앞에서 무력함은 변함이 없다는 것인가. 주원은 깊은 슬픔을 느꼈다. 옛날보다는 나아졌다고 해도 결국 누군가에게 휘둘려야 한다는 사실이 지독하리만큼 비참하게 느껴졌다. 그런 주원의 얼굴을 본 흑호가 입을 열었다.


“너무 그러지 마. 이제 강요할 생각은 없어.”

“그럼?”

“강요가 아니라 제안이 되겠지.”


흑호가 주원의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얼굴만 보면 참 청순해 보이는데 하는 짓은 아저씨나 다름없어서 주원은 조금 위화감을 느꼈다. 주원이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당신의 힘이면 날 원하는 대로 다룰 수 있을 텐데?”

“그게 의미가 있나?”


흑호는 그렇게 말하고는 작게 웃었다. 욕설을 내뱉고 자신의 몸을 폭발시키는 주원을 보며 그녀는 깨달았다. 그는 강요로 움직일 수 없는 사내였다. 하지만 여전히 주원은 탐나는 사내였고, 결국 그녀는 설득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말할게. 나는 네가 굉장히 탐나. 비단 힘뿐만이 아니라 그 독기 오른 눈빛까지도.”

“반항아를 길들이는 취미라도 있으신가?”

“아니. 나도 그 반항아 같은 거라서. 살짝 맛이 가 있는 점도 매력적이고.”

“제자가 아니라 애인을 찾는 것 같은데.”

“난 그것도 싫지는 않은데, 어때?”

“좆까.”

“봐봐. 그럴 거면서.”


흑호는 결국 꺄르르 웃었다. 그녀는 순례자 중에서도 두 손에 꼽히는 강자 중 하나. 그 어떤 별을 가더라도 모두가 그녀의 비위를 맞추려 들고 복종하려 한다. 그녀의 정체를 모르고 반항하는 자는 있어도 진면목을 알면 모두가 죽을죄를 진 마냥 넙죽 엎드려 자비를 갈구했다.


“몇 살인지 물어봐도 돼?”

“······스물일곱. 아니, 벌써 일 년 정도는 지났으니 스물여덟인가.”

“후후. 대체 무슨 삶을 살아야 삼십 년도 살지 않은 녀석이 이 모양이 될까.”


그것은 필시 분노와 슬픔으로 얼룩진 삶이었으리.


“나는 너를 내 후인으로 삼고 싶어.”

“······대답은 이미 한 것 같은데?”

“아니, 이번은 강요가 아닌 제안. 거절해도 상관없어. 아쉽기야 하겠지만 나는 그냥 이 행성을 떠날 거야.”

“정말로?”


주원의 눈이 게슴츠레해졌다.


“그럼. 넌 시간이 지나면 내가 있는 곳까지 오겠지. 나는 그 때에 좋은 관계를 맺고 싶거든.”


흑호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대체 어떤 바람이 불었는지는 몰라도 그녀는 선택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대신 한 가지는 약속할 수 있어. 내 후인이 된다면 너는 어마어마하게 강해질 거야. 네가 가진 힘도 몇십 배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겠지.”


흑호의 전신에 붉은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느껴지는 것은 막대한 열. 혹은 양기라 부르는 에너지의 집합체. 태양과도 같은 붉은 섬광을 전신에 두르며 흑호가 말을 이었다.


“나의 무공은 양강무공의 정점이자 음한무공의 극단. 감히 극에 달했다 말할 수 있는 무의 종착점.”


꿀꺽. 주원이 침을 삼켰다.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열기는 체내 핵분열로 만들어낸 것조차도 아득히 상회하는 것. 그럼에도 그녀의 육신은 조금도 상하지 않았고 열도 일정 범위 이상으로 퍼지지 않았다.


주원은 깨달았다. 그녀의 후인이 된다면 한층 더 높은 경지로 올라갈 수 있을 것임을. 강력한 대신 약점도 명확한 방사능을 충분히 보완해줄 수 있는 힘이 되어 줄 것임을.


흑호가 다시 한번 웃었다.

한 점의 티조차 느껴지지 않는 표정을 지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자. 어떻게 할 거지? 선택은 네 몫이야.”


작가의말

너무...화내지 말아주세요.....

앞으로는 조금 더 호흡을 빠르게 해서 당혹감을 느끼시지 않게 하겠습니다....ㅜ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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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찬양, 경배, 복종. +145 19.01.03 18,078 62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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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6-엘리시움(6)-수정- +54 19.01.01 17,561 59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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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6-엘리시움(4) +11 18.12.28 15,937 54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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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6-엘리시움(1) +56 18.12.24 19,075 683 12쪽
36 #5-신의 대행자(12) +54 18.12.23 20,449 681 8쪽
» #5-신의 대행자(11) +65 18.12.22 20,416 677 9쪽
34 #5-신의 대행자(10) +127 18.12.21 21,513 753 10쪽
33 #5-신의 대행자(9) +60 18.12.20 22,158 733 13쪽
32 #5-신의 대행자(8) +39 18.12.19 22,560 729 9쪽
31 #5-신의 대행자(7) +58 18.12.18 23,628 76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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