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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삼원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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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재앙급 핵 먼치킨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대삼원.
작품등록일 :
2018.11.16 16:12
최근연재일 :
2019.01.07 20:48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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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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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7,741

작성
18.12.1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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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5-신의 대행자(4)

DUMMY

장미기사단은 명실상부한 발라 최강의 집단 중 하나이다. 모든 기사들은 그들의 일원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 정예 중의 정예. 타고난 천재가 뼈를 깎는 수련을 거치고 대지신의 축복까지 받아야만 장미기사단의 일원이라 칭할 자격이 생긴다.


그들의 무력을 증명하는 일화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 200년 전의 전설이다.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용암룡 매그니스의 분노가 대륙을 휩쓸었고 일주일 사이에 대륙의 사분의 일이 용암으로 뒤덮였다. 그런 매그니스와 사흘간 전투를 벌여 다시 둥지로 돌려보낸 것이 장미기사단이었다.


그렇기에 레스모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믿고 싶지 않은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버러지들.”


파울로가 손을 내저을 때마다 그림자가 요동치며 검은 손길을 뻗는다. 그것은 장미기사단을 하나씩 땅속으로 빨아들였고 일말의 저항조차 허하지 않았다. 개중에는 동료들의 희생을 발판삼아 파울로에게 다가가 검을 휘두르는 이들도 있었다.


“악마노옴!”

“간지럽지도 않구나.”


파울로는 그들의 공격을 피하지 않았다. 피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사들의 검이 상처를 내기도 전에 그림자가 솟아올라 파울로의 몸을 갑옷처럼 감쌌다. 검은 갑옷을 베어내기는커녕 되려 휘둘러지는 힘을 버티지 못하고 두동강 나서 바닥을 굴렀다.


“발라시여어!”

“위대하신 발라의 이름으로!”


동료들의 죽음을 보면서도 이를 악물고 달려드는 기사들을 보며 파울로는 눈살을 찌푸렸다. 레스모는 그런 파울로의 얼굴을 보고, 커다란 경악을 느꼈다. 조용히 머리를 조아리고 있어야 함을 알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흘리고 말았다.


“말도 안 돼······.”


레스모는 보았다.

파울로의 입이 벌어지는 것을.


“하암.”


대륙 최강의 기사단을 상대하면서 한껏 권태감을 담은 하품을 뱉어내는 모습을.


“저자는 진정 악마로구나······.”


* * *


“배부르고, 등 따시고. 천국이 따로 없구나.”


여관 침대에 드러누운 주원이 부른 배를 두드리며 미소를 지었다. 낡은 침대는 삐걱이는 소리를 내며 먼지를 풀풀 풍겼지만 그것조차 기분 좋았다. 바로 몇 시간 전만 해도 돌 속에 파묻혀서 탈진하듯 잠에 들었으니 당연한 일이리라.


“돈 좀 많이 갖고 다녔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도적놈한테 뺏은 걸로는 싸구려 여관이 한계잖아.”

“부자면 도적질을 안 하지 않았을 까요오?”

“그것도 그렇긴 하네.”


주원이 자신의 팔을 베며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몸이 편해지자 상념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낡은 나무판자를 바라보며 그가 혼잣말을 내뱉었다.


“······다른 순례자라.”

메시지 창은 이 ‘발라’에 주원과 같은 존재가 있다고 말했다. 주원과 같은 존재, 그것은 필시 순례자이리라. 다른 순례자를 만나본 적이 없는 주원이기에 그것은 모종의 설레임, 동시에 불안을 가져다주었다.


“방심하지 않는게 좋으실 거에요.”

“적이라는 소리야?”

“그걸 모르니까 문제죠. 만약 서로의 시련이 양립될 수 없는 종류라면 무조건 적이거든요.”

“아. 맞다. 만약 시련 클리어에 실패하면 어떻게 돼?”


지금껏 시련 클리어에 실패한 적이 없어서 알지 못했지만 분명 시련에는 클리어 조건이 있다. 시간을 들여서 해결할 수 있는 종류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만약 제한시간이 있는 종류라면? 아직 풋내기인 주원은 그것이 궁금했다.


“페널티가 있어요.”

“무슨 페널티?”

“저도 몰라요. 그건 죽음일 수도, 힘의 상실일 수도 있다고 들었어요. 어쩌면 더 끔찍한 것일 수도.”

“쳇. 왠지 불길하단 말이야.”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주원씨는 심연급 순례자잖아요? 저도 심연급 순례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다른 난이도 순례자 상대로 웬만해서 질 일은 없을 거에요.”

“그럼 다행인데 말이야.”


가슴 속에서 피어오르는 막연한 불안감을 애써 삼키며 주원이 눈을 감았다. 피로로 찌든 몸은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 * *


“어디 보자. 육포랑, 물이랑······.”


르피엥은 상업도시라는 이름답게 다양한 물자들이 오고 갔다. 그는 시장을 돌아다니며 보존식과 생수를 찾고 있었다.


‘또 어떤 시련이 있을지 모르니까 일단 쟁여둬야지.’


인벤토리의 공간도 넉넉하니 최대한 많은 양을 사서 챙겨두는 것이 현명하리라. 시장을 서성이던 주원은 이내 다양한 무기와 보존식을 파는 매대를 찾았다. 보아하니 여행자를 위한 물품들을 파는 가게인 듯했다.


“아저씨. 이거 육포 얼맙니까?”

“거기 써 있잖수.”


수염이 덥수룩한 가게 주인이 퉁명스레 가격표를 가리켰다. 주원은 조금 기분이 나빠졌지만 괜히 힘을 쓰고 싶지는 않았기에 최대한 상냥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타지에서 와서 이곳 글씨를 잘 모릅니다.”

“어이구. 그러셨구만. 어쩐지 옷이 헤졌더라. 고생 많으셨수다. 육포는 하나에 은화 한 닢인데 그냥 동화 여덟 닢만 주쇼.”


주인이 언제 짜증을 내었냐는 듯 환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의 사람 좋은 미소를 보면서 주원은 꺼림칙함을 느꼈다. 밑바닥에서 이십 년을 굴러온 그였다. 어줍잖은 사기는 바로 느낌이 왔다.


‘이 새끼 사기치는 것 같은데?’


퉁명스레 내뱉을 때는 언제고 글씨를 모른다는 걸 알자마자 바로 면상을 싹 바꾸다니. 게다가 어젯밤 여관에서 먹었던 수프와 빵이 동전 두 닢이었다. 그런데 손바닥만 한 육포 하나가 그것보다 다섯 배나 비싸다고? 주원이 어깨에 앉아있는 하스티엘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야. 얼마라고 써있냐?”

“육포 세 개에 동화 두 닢이래요.”

“역시.”


가게 주인은 주원이 노려보는 것도 알지 못한 채로 분주하게 손님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주원은 가게 주인의 푸짐한 등짝을 보며 어떻게 응징을 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는 당하고 가만히 있는 법이 없는 사람이었다.


“에헤이! 주인장 바가지가 너무 심한 것 아니요?”


방사선을 사타구니에 집중방사하여 가게 주인을 고자로 만들어버릴까 고민하던 찰나, 걸쭉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얼굴에 커다란 흉터가 있는 중년의 사내는 주원을 향해 눈짓을 보낸 뒤 가게 주인에게 말을 이었다.


“뭐가?”

“아니. 이 청년이 아무리 타지에서 왔다고 해도 이딴 식으로 바가지를 씌우면 안 되지.”

“바가지라니. 말 조심하쇼.”

“그럼 세 개에 두 닢짜리 육포를 하나에 아홉 닢에 파는게 바가지가 아니면 뭔데?”


중년 사내의 목소리는 우렁차게 울려 주위 손님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군중들의 속닥거림을 들은 가게 주인의 커다란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웬 미친놈이 대낮부터 방해질이야?”


가게 주인은 성을 내며 가판대 위에 놓여있는 작은 단검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중년 사내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주인장. 그거 뽑으면 손목 날아갈 줄 아쇼.”


중년 사내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평범한 상인은 버텨내기 힘든 기세에 가게 주인은 욕설을 내뱉으며 손을 거두었다.


“······젠장할. 누구신데 장사에 초를 치쇼?”


중년 사내는 답하지 않고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대신 답은 군중들 사이에서 튀어나왔다.


“저 사람, 레닉스 용병단장 스카 레닉스 아니야?”

“맞네. 이번에 모스 왕국 사절단 경호를 맡았다며? 꽤나 호인이라고 하더니 진짜인가 보네.”


스카 레닉스. 깔끔한 일처리와 철저한 책임감으로 요즘 주가를 올리는 용병단장의 이름. 가게 주인도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가게 주인의 얼굴이 벌레 씹은 듯한 표정으로 변했다.


‘젠장. 잘못 걸렸네.’


외국인 여행자한테 바가지나 조금 씌우려고 했더만 저런 거물에게 걸릴 건 또 뭐란 말인가. 그를 바라보는 인파들의 시선은 결코 곱지 않았다. 르피엥에는 넘쳐나는 것이 상인들이었고 그의 자리 또한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장사를 접어야 할 수 도 있다.


“에이. 빌어먹을. 완전 뒤집어 썼구만.”


가게 주인이 육포 상자를 들고는 주원에게 내밀었다.


"검은 머리 청년. 미안하게 됐수다. 어차피 오늘 장사는 그른 것 같으니 여기 육포 다 가져가쇼.”


어차피 육포는 얼마 하지도 않는 품목. 차라리 주원에게 그것을 넘겨주면 이미지가 추락하는 것은 막을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것은 주원에게도 썩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예에. 잘 먹겠습니다.”


주원이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육포 상자를 받아들었다. 공짜로 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얼마나 들었는지 상자는 꽤나 묵직했다. 상자를 덮은 천을 들추어보니 혼자서 일 년은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넉넉한 양이었다. 주원은 자그마한 앙금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음. 마음을 고쳐먹은 모습을 보니 좋구만.”


레닉스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안 그래도 우리 약초가 부족했는데 여기 재고가 좀 넉넉한가?”

“약초요? 물론 입지요! 막 그저께 약초꾼한테서 대량으로 매입해 놓았습니다.”


레닉스의 물음에 가게 주인이 방긋 웃었다. 용병들이 사용하는 약초는 육포보다 훨씬 이득이 많이 남는다. 만약 레닉스가 대량의 약초를 사간다면 주원에게 육포를 줘서 생긴 손해 정도는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을 정도였다.


“얼마나 있소?”

“지혈용이 두 상자, 해독용이 한 상자 있습니다. 그리고 마력초도 세 묶음 있습죠.”

“전부 주시오. 황금햇살 여관으로 가져다주실 수 있겠소?”

“어우. 물론입니다!”


가게 주인이 약초를 포장하기 위해 매대 아래로 허리를 숙였다. 주원이 육포를 들고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레닉스가 그를 붙잡았다.


“하하. 혼자 들고 가기는 조금 무겁지 않겠나?”


주원이 피식 웃었다. 분명 보통 사람에게는 무거우리라. 하지만 맨손으로 금속을 부술 수도 있는 주원에게는 솜털이나 다름없는 무게였다. 주원이 한 손으로 육포상자를 들어올렸다.


“보다시피 괜찮습니다.”

“오호. 젊은 친구라 그런가 힘이 대단하군.”


레닉스가 감탄을 내뱉었다.


“보아하니 션로우 산맥을 넘으려는 것 같은데, 괜찮으면 어디로 가는지 물어도 되겠나?”

“가리우스 제국으로 갑니다.”

“그거 잘됐군!”


레닉스가 짝, 소리 나게 손뼉을 쳤다. 그는 내심 주원이 마음에 들던 차였다. 사실 레닉스는 끼어들 생각이 없었다. 르피엥에서 초짜 여행자가 바가지를 쓰는 일은 비일비재했으니까. 그런 그를 움직인 것은 주원의 눈빛이었다.


가게 주인을 뒤에서 바라보는 주원의 눈빛은 매섭고 날카로웠다.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거기다가 육포 상자를 아무렇지 않게 한 손으로 들어 올리는 것까지. 레닉스는 주원이 꽤나 실력이 있는 자임을 눈치채었다.


“혹시 션로우 산맥은 초행인가?”

“그렇습니다만.”

“역시나. 그랬구만.”


레닉스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션로우 산맥은 혼자 넘기에는 꽤나 험한 곳이라네.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산적과 마물들이 들끓는 곳이지. 마침 우리 용병단도 가리우스 제국으로 향하는데 혹시 같이 가겠는가?”


평범한 여행자라면 생각할 것도 없이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레닉스 용병단과 함께라면 여행이 안전해지는 것은 물론 그 스카 레닉스와의 친분을 쌓을 수도 있다. 레닉스 또한 당연히 주원이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원의 대답은 곧바로 돌아왔다.


“싫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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