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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삼원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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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재앙급 핵 먼치킨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대삼원.
작품등록일 :
2018.11.16 16:12
최근연재일 :
2019.01.07 20:48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413,856
추천수 :
38,656
글자수 :
197,741

작성
19.01.01 18:22
조회
17,573
추천
591
글자
9쪽

#6-엘리시움(6)-수정-

DUMMY

“따라오시죠.”


벨리알은 주원을 술집 깊은 곳으로 안내했다. 나무판자가 삐걱이는 복도를 지나자 깔끔한 은빛의 통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은빛의 통로마저 지났을 때, 주원은 한 채의 집을 보았다.


달의 중심에는 자그마한 공동이 있었고, 마치 그림으로 그린 듯한 작은 텃밭과 한 채의 판잣집이 그곳에 있었다. 벨리알은 텃밭의 앞에서 멈추어섰다.


“들어가시면 됩니다.”

“당신은?”

“저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이만.”


악마신사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꾸벅 숙여 보인 뒤 한 줌의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그가 사라진 자리를 빤히 바라보던 주원이 판잣집을 향해 조심스레 다가갔다.


정말 특이할 것 하나 없는 평범한 판잣집이었다. 하지만 타르타로스의 심부에 있다는 사실이 그것을 더욱 기묘하게 만들고 있었다. 신비하기 짝이 없는 도시 깊숙이 감추어진 것이 평범한 판잣집이라니.


끼익. 판잣집의 문이 조용히 열렸다. 마치 주원에게 들어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꿀꺽, 하고 마른침을 삼킨 주원이 걸음을 옮겨 집안으로 들어섰다.


‘평범한데.’


내부도 별다를 것이 없었다. 굳이 특이한 점을 들자면 비정상적으로 깔끔하다는 것 정도일까. 너무 청결한 탓에 되려 사람냄새가 나지 않았다. 또다시 방문이 열렸고, 주원은 안내를 따라 그 안으로 향했다.


“······자고 있어?”


그곳에서 주원은 침대에서 새근새근 숙면을 취하는 검은 머리의 소녀를 마주했다. 정황을 따지자면 그녀가 그를 이곳으로 부른 것 같았다. 부드럽게 말려 올라간 검은 머리를 바라보던 주원의 귓가에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울렸다.


[반가워요.]

“······어디서 말하는 거냐?”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목소리. 주원은 몇 번의 경험을 통해 그것이 텔레파시의 일종임을 깨달았다.


[어디긴요. 눈앞에 있잖아요?]


주원이 잠에 빠진 소녀를 빤히 내려다보았다. 깊은 잠에 빠진 것이 틀림없었다.


“내 눈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분명 자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 특성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뭐 그렇다면야.”


생각해보니 딱히 이상할 것도 없다. 순례자란 애초에 기묘하고 특이한 자들 아닌가. 주원도 타인에게 이상하다고 말할 수 없는 입장이니.


“그럼 날 왜 불렀는지 들어볼까. 음······뭐라고 불러야 하지?”

[챤드라마.]


소녀는 그렇게 속삭였다.


[잠의 마왕 챤드라마라고 해요.]


* * *


제레크는 지독한 외골수였다. 그는 한번 마음을 굳히며 도통 그것을 바꾸는 일이 없었다. 그러한 성정은 순례자, 그것도 심연급의 순례자가 된 다음에도 마찬가지여서 웃지 못할 일들을 벌이곤 했다.


그의 고집 때문에 일어난 사건들은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제 3우주에서 있었던 일이리라. 그가 방랑자 제레크라고 불리기 시작한 것도 그 사건 이후였으니.


시작은 시덥잖은 연정이었다. 괴짜들을 좋아하는 여신 하나가 그에게 관심을 보였고, 그를 자신의 하렘에 잡아놓으려 했었다. 물론 제레크는 그것을 몇 번이고 거절했다. 결국 여신은 자신이 갖지 못하겠다면 부수겠다며 제레크의 목숨을 빼앗으려 들었다.


하지만 목숨을 잃은 쪽은 여신이었다. 그녀는 제레크의 검이 이미 신살의 영역에 달해있음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신들은 자신들의 동포가 목숨을 잃었음에 크게 분노했고, 건방진 순례자를 잡아 영원한 형벌에 처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그를 찾아다녔다.


제레크는 그때부터 방랑자라 불리기 시작했다.


* * *


챤드라마는 잠이 많은 아이였다. 그녀의 흐린 눈동자와 느긋한 미소를 보고 있자면 사람들은 자신도 졸음이 오는 것 같다며 웃곤 했었다. 그러면 챤드라마는 여느 때와 같은 미소를 지어 보일 뿐이었다.


그녀가 자신이 이질적인 존재임을 깨달은 것은 열두 살 생일 때였다. 그녀의 부모님은 정오가 되어도 일어나지 않았고, 촌장 할아버지를 부르려고 밖으로 나가니 마을사람들은 모두 깊은 잠에 들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지닌 잠의 마력에 대해 깨닫고 말았다.


그리고 별의 모든 생명을 잠재웠을 때, 그녀는 심연급 순례자가 되었다. 온전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마력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녀는 가장 깊은 곳의 9인 중 하나, 잠의 마왕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 * *


방랑자 제레크와 잠의 마왕 챤드라마.

그들은 서로를 처음 마주했을 때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첫눈에 반했다, 와 같은 말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감정을. 그리고 아주 잠깐의 시간 뒤, 그들은 동시에 고백의 말을 내뱉었고, 다음 날 부부의 연을 맺었다.


공교롭게도 그들은 심연급 순례자라는 것 말고도 한 가지 더 공통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엘리시움에 출입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마왕 챤드라마는 잠의 마력 때문에 엘리시움에서 거부당했고, 방랑자 제레크는 수배령이 떨어진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수백 년의 고독에 외로워하던 중, 서로를 만난 것이다.


제레크와 챤드라마는 손을 마주 잡고 말했다.


“챤드라마. 도시를 만들자. 우리 같은 이들이 모여들 수 있는 도시를.”

“제레크. 그럼 난 항상 그곳에 있을게. 네가 방랑에 지치면 언제든지 날 찾아올 수 있도록.”


순례자들의 지하도시, 타르타로스의 탄생이었다.


* * *


[그 뒤로 계속 이곳에 누워 잠을 자는 중이죠.]

“음. 잘 들었어.”


챤드라마는 자신이 타르타로스를 세운 경위에 대해서 말해 주었다. 꽤 흥미로운 이야기였기에 주원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주억거리고 말았다. 사실 그도 비슷한 처지가 될 뻔하지 않았던가.


“신세를 졌네.”

[뭘요. 그걸 위해서 만든 타르타로스인 것을.]


잠에든 챤드라마의 입가에는 느긋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주원은 어째 그녀의 미소가 더 짙어진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슬슬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볼까요. 그런데 그 전에, 한 마디 하도록 하죠.]

“응?”

[제가 지금부터 하는 말은 일종의 경고에요.]


챤드라마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분위기에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항거할 수 없는 기세가 그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챤드라마는 순례자들의 정점에 이른 존재.


촤르륵-!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주원이 전신을 은빛 금속으로 감쌌다. 방사능을 끌어올리지는 않았지만 다른 모든 힘을 끌어모으고 나서도 무릎을 꿇지 않는 것이 전부였다.


항거할 수 없는 포근함과 따스함이 손길을 뻗어왔다. 하지만 주원은 알 수 있었다. 저것에 몸을 맡겼다가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그렇기에 이를 악물며 버텨냈다. 간신히 자세를 유지하는 주원의 귓가를 챤드라마의 속삭임이 파고들었다.


[주원씨의 특성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주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종류죠? 다시는 타르타로스에서 그것을 사용하려 들지 마세요. 이곳은 저와 제레크의 집이니까요.]

“······큭!”

[당신이 일연흑호와 어떤 관계던 상관없어요. 설령 일연흑호 본인이라도 이 도시를 어지럽히는 것은 절대 용서하지 않아요.]


100억 포인트를 청구받았을 때 한순간 끌어올렸던 녹색 빛. 챤드라마는 그것 또한 보고 있었다. 그녀의 두 눈은 감겨 있지만 타르타로스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었고, 느낄 수 있었다.


“······그건 미안하게 됐네.”

[원인제공은 제가 했으니 그만 할게요. 저도 과했네요. 오랜만에 보는 동포인데.]


챤드라마의 기세가 거두어졌다. 주원이 헉, 하고 숨을 내쉬었다. 흑호를 마주했을 때는 마치 맹수가 목에 이빨을 들이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면 챤드라마의 기세는 마치 기분 좋은 열에 몸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사실 주원씨를 부른 건 그냥 어떤 사람인가 보고 싶어서 그랬어요. 아시잖아요? 심연급 순례자가 그렇게 흔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듣기야 했지."

[앞으로 우리가 동료가 될지, 적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나도 그게 나을 듯하네.”

[그래도 이대로 보내기는 죄송하니 자그마한 선물을 드릴게요. 화를 낸 것에 대한 사죄의 의미와 동포를 환영하는 뜻으로.]

“뭐, 술값이라도 깎아주게?”


주원이 피식 웃었다.


[겨우 그 정도로 되겠어요? 오랜만에 만난 동포한테 주는 선물인데.]


끼익. 주원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렸다. 그리고 거실 바닥의 판자가 들리며 그 뒤로 숨겨져 있는 돌계단을 보았다.


[타르타로스의 보물고를 열어드리죠. 한가지 마음에 드는 물건을 가져가셔도 돼요.]


작가의말

1년만에 뵙습니다.ㅠㅠ 몸이 안좋아서 휴재가 길어졌네요.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연참하도록 하겠습니다.

+전개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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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찬양, 경배, 복종. +145 19.01.03 18,093 62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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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엘리시움(6)-수정- +54 19.01.01 17,574 591 9쪽
41 #6-엘리시움(5) +34 18.12.28 18,712 653 9쪽
40 #6-엘리시움(4) +11 18.12.28 15,952 549 9쪽
39 #6-엘리시움(3) +58 18.12.26 18,716 707 10쪽
38 #6-엘리시움(2) +41 18.12.25 18,734 646 10쪽
37 #6-엘리시움(1) +56 18.12.24 19,086 683 12쪽
36 #5-신의 대행자(12) +54 18.12.23 20,459 68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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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5-신의 대행자(7) +58 18.12.18 23,640 76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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