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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삼원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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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먼치킨 네크로맨서의 귀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대삼원.
작품등록일 :
2018.09.12 18:24
최근연재일 :
2018.10.07 17:32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8,164
추천수 :
713
글자수 :
79,320

작성
18.09.25 19:00
조회
1,039
추천
31
글자
10쪽

#4-사칭에 주의하세요(2)

DUMMY

#014


“여러분. 이계의 존재가 드러나며 우리는 실재하는 신화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마법, 무공, 심지어는 용에 이르기까지. 하지만 이들은 모두 그릇된 것입니다! 사람의 눈을 속이는 미명에 현혹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암. 시온이 입이 찢어져라 하품했다. 강단에서 일장 연설을 늘어놓던 사내는 그런 시온을 살짝 흘겨보았지만 곧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옳으냐! 바로 저희 흑성회입니다. 불세출의 영웅이라 할 수 있는 흑성회장님의 가르침은······.”

“거 말 참 많네.”


시온이 작게 중얼거렸다. 성공적으로 흑성회에 잠입한 것 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신입회원들을 모아놓고 시작한 연설은 두 시간이 지났는데도 도통 끝날 줄을 몰랐다.


“학생. 지루한가봐?”


연신 하품을 일삼는 시온의 곁에 뿔테안경을 쓴 사내가 슬며시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 또한 시온과 같이 신입회원으로 들어온 자처럼 보였다.


“뭐. 되도 않는 헛소리만 늘어놓고 있으니까요.”


강단에 선 사내의 말은 지리멸렬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계속해서 흑성회는 남들과 다르다고 말하고 있지만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는 교묘한 언변으로 빠져나갔다. 자신들의 알맹이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 전형적인 사이비종교와 다를 바 없었다.


“하긴 눈치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걸려들지 않겠지.”

“그보다 아저씨는 누굽니까?”


시온의 말투는 퉁명스럽기 그지없었다. 흑성회주의 정체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가 흑성회의 끄나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게다가 사내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뿔테안경의 사내는 킬킬 웃으며 시온에게 악수를 청했다.


“영현이라고 한다.”

“아니. 통성명은 됐고요.”

“참 붙임성 없는 꼬마구나.”


영현이 툴툴거리며 자켓을 살짝 들어올렸다. 자켓 안쪽에 걸린 남색의 수첩을 보고 시온이 눈을 찌푸렸다.


“······경찰?”

“뭐 그렇지. 요즘 규모를 불리는 기세가 심상치 않아서 말이야.”


경찰과 얽히다니. 시온이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정체를 숨기고 싶은 시온에게 경찰과 마주하는 것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아예 연기를 해야겠어.’


검은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어서 시온의 얼굴은 자세히 보이지 않을 터였다. 그렇다면 아예 거짓 신분으로 둘러대는 것이 나으리라. 시온이 노골적으로 똥씹은 표정을 지으며 혀를 찼다.


“젠장. 짭새랑 마주칠 줄이야. 재수 옴 붙었군.”

“흠?”

“이쪽은 청금루요. 의뢰가 들어와서.”


평범한 소년인 척을 하기에는 이미 글렀으니 아예 청금루 소속의 정보원 행세를 하자. 그것이 시온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꽤 잘 맞아떨어졌는지 영현도 경계심을 거두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청금루라. 왕씨 할아범은 잘 지내나?”

“피차 쓸데없는 떠보기는 그만두죠. 왕씨 할아범 돌아가신 지가 언젠데.”

“하하. 미안하다. 잠입수사 중이라서 말이야.”

“아저씨. 서로 할 일만 하고 갑시다. 이쪽은 단순 조사였다고요. 무슨 일 생기면 우리 주인님한테 나만 깨지니까.”


영현이 씨익 웃으며 안경을 밀어 올렸다.


“그래. 공무방해만 안하면 눈감아주지.”

“그거 고맙군요.”


시온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영현은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 투였다. 그는 시온을 청금루 소속의 소년 정보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시온과 영현이 서로를 탐색하는 와중에 연설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자. 그럼 여러분. 오늘은 특별히 회장님께서 기적을 보여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모두 박수로 맞아주십시오!”


와아, 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소리가 울려 퍼졌다. 수십의 시선이 모습을 드러내는 한 명의 사내를 향했다. 그것은 시온과 영현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하하하. 반갑습니다. 부족하지만 흑성회장을 맡고 있는 강식이라고 합니다.”


흑성회장은 의외로 평범하게 생긴 중년의 사내였다. 기름기가 흐르는 얼굴과 살짝 나온 똥배는 어딜 보아도 평범한 동네 아저씨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오직 시온만은 강식의 정체를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저놈. 흑마법사로군.’


강식의 주위에는 희뿌연 영체들이 달라붙어 있었다. 그리고 강식에게서 느껴지는 미세한 마력. 미세하지만 질척거리는 어둠의 마력과 그의 주위를 둘러싼 영체들은 그가 흑마법사라는 것을 증명했다. 다른 자라면 몰라도 흑마법사의 정점이었던 시온의 눈을 피할 수는 없다.


“여러분! 수많은 마법과 이족들이 지구를 침범해왔습니다. 하지만 회장님은 그들과 다릅니다. 회장님께서는 신께 선택을 받으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으아!”


신의 선택이라. 시온이 피식 웃었다. 교황청의 귀에 들어간다면 당장이라도 이단심문관들이 달려올 것이다. 신성모독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자들이니까. 그것을 모르기에 저런 말을 지껄일 수 있으리라. 정말이지 멋모르고 날뛴다는 표현만큼 적절한 것이 없었다.


“오늘 회장님께서는 특별히 부활의 권능을 보여주실 것입니다아!”

“······부활이라고?”


영현이 침음성을 흘렸다. 곧이어 강단 위로 들것에 실린 시체가 하나가 옮겨졌다. 강식이 시체 위로 손을 뻗었다. 영현이 자기도 모르게 꼴깍 침을 삼켰다. 부활의 권능이라면 교황청의 성녀 정도나 가진 힘이다. 이런 자그마한 사이비집단의 교주가 가질만한 힘이 아니다.


“불쌍한 어린양아. 눈을 뜨거라.”


강식이 살며시 시체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곧 시체가 가쁜 숨을 토해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허억!”

“세상에!”

“맙소사. 회장님!”


강단에 서있던 사내가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보셨습니까, 여러분! 이것이 저희 회장님의, 신께 받은 권능입니다아!”

“하하. 너무 치켜세우지 말게나.”


방금 전까지도 강식을 의심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던 신입회원들이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영현은 노골적인 실망의 빛을 보이며 혀를 찼다. 언뜻 시체가 되살아난 것처럼 보이지만 저것은 단지 언데드일 뿐이다.


“쳇. 역시나 사기로군. 너도 그렇게 생각······. 뭐야. 이 꼬마 어디 간 거야?”


혀를 차며 고개를 돌린 영현이 의문성을 흘렸다.


“뭐 상관없나. 오히려 걸리적거릴 일은 없겠지.”


시온이 있던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던 영현이 귓가에 손을 가져다대었다. 오돌토돌한 초소형 통신기가 만져졌다.


“위기관리과 3팀에 알린다. 흑성회에서 흑마법사의 존재를 확인했다.”


인자한 웃음으로 단상을 떠나는 강식을 바라보며 영현이 작게 중얼거렸다.


* * *


“후우. 힘들군. 이 짓도 오래는 못해먹겠어.”


강식이 소파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이내 가죽 소파에 뺨을 문댔다. 몇 백 만원이나 하는 소파라 그런지 감촉도 황홀하기 그지없었다. 고급소파의 감촉을 만끽하던 강식은 끼익,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에 황급히 자세를 바로잡았다.


“큼. 누군가?”


신의 선택을 받은 행세를 하고 있는 만큼 흐트러진 모습은 보일 수 없었다. 하지만 소년은 태평하게 문을 닫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 괜찮아. 소파에 얼굴 좀 더 문대고 있어.”

“······자네는 누군가?”


시온이 씨익 웃었다.


“네 주인의 주인.”


그는 태연하게 강식의 책상 위에 걸터앉았다. 갑자기 나타나 태연자약하게 윗사람행세를 하는 시온의 모습에 강식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신입인 것 같은데. 회장실은 출입금지일세. 빨리 나가게나.”

“모른 척 하지 말고. 배후가 누구냐?”

“허어. 신께 받은 힘을 보고서야 말을 듣겠느냐!”


쉬익. 강식이 손을 내젓자 그림자가 들끓어 오르며 시온의 발목을 휘감았다. 하지만 시온은 마치 잡초라도 걸린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그것을 풀어내었다.


“조잡하군.”

“어, 어떻게 내 어둠의 주박을······!”

“어둠의 주박? 이게?”


시온이 킬킬 웃었다. 가소롭기 짝이 없었다. 흑마법의 정점에 오른 시온에게 고작 이 정도의 마법이라니. 시온은 우매한 후학의 식견을 넓혀주기로 했다.


“애송아. 어둠의 주박이라는 건 말이다. 이런 거란다.”


촤르르--! 그림자 속에서 수많은 칠흑의 사슬이 튀어나왔다. 칠흑의 사슬은 강식의 사지를 움켜쥐고 살을 옥죄었다. 강식이 두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흐, 흑마법!”

“그래도 내 문장을 내걸어놓고 이건 심하잖아.”

“우, 우리 말고는 모두 죽은 줄 알았는데!”

“응?”


투덜대던 시온은 그제야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시온은 강식의 뒤의 네 권속 중 하나가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조잡한 실력이나 당황하는 모습은 그의 예상이 빗나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름이 뭐냐.”

“최, 최강식입니다.”


강식은 공포에 질려 덜덜 떨고 있었다. 시온이 눈을 가늘게 뜨며 그의 전신을 훑어보았다. 자세히 보니 강식은 기껏해야 이류나 될까 싶은 수준이었다. 만약 시온의 권속이 뒤에 있다면 절대 고작 이 정도의 흑마법사를 부리지 않았을 것이다.


“너. 갈리아드나 리리야스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있나? 아니면 비스트나 보네스는?”

“자,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정말입니다!”


타앙! 시온이 신경질적으로 흑성회의 팜플릿을 내던졌다. 그가 붉은 육망성과 그 위를 가로지르는 유성의 문장을 가리키며 으르렁대었다.


“그럼 너. 이 문장이 뭔지는 아냐?”

“흑마법사의 전설 시온 폴링라이트님의······.”

“그걸 아는 놈이 왜 멋대로 문장을 사용해!”

“히익! 저, 전설일 뿐이잖습니까!”


하아. 시온이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그의 문장을 사칭한 것이다. 정말이지 겁도 없는 애송이였다.


“젠장. 그냥 햇병아리였잖아.”

“무, 무슨 소리를 하시는지······.”


시온이 머리를 감싸 쥐더니 사납게 입을 열었다.


“애송아. 처음부터 설명해봐라. 내가 납득할 수 있도록. 못하면 각오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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