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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삼원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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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먼치킨 네크로맨서의 귀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대삼원.
작품등록일 :
2018.09.12 18:24
최근연재일 :
2018.10.07 17:32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8,167
추천수 :
713
글자수 :
79,320

작성
18.09.24 19:58
조회
1,043
추천
33
글자
9쪽

#4-사칭에 주의하세요(1)

DUMMY

#013


석인에게서 연락이 온 것은 청금루를 방문한지 채 사흘도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었다.


“야! 당구 치러 가자!”

“너는 여자애가 뭐 그리 당구를 좋아하냐.”

“재밌잖아!”


시온이 킬킬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지영이랑 노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지금은 더 급한 일이 있었다. 석인에게서 온 메일. 시온이 의뢰한 문양을 사용하는 곳이 있다는 보고였다.


[형님. 일단 두 군데를 찾았습니다. 위치는 따로 파일을 첨부해 놓았으니 참고······.]


거기까지 읽은 시온이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는 오늘도 시커먼 후드를 입은 채였다.


“나갔다온다.”

“또 어딜 가려고?”


지영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녀는 시온을 같이 놀기 좋은 남동생처럼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간혹, 시온이 혼자 길을 나설 때면 다른 사람처럼 분위기가 변하고는 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검은 후드를 뒤집어쓰는 시온에게서는 묘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시온은 그런 지영의 시선을 받아넘기며 미소 지었다.


“옛 친구를 보고 오려고.”


* * *


“세상 참 많이 변했어.”


지하철역을 나서며 시온은 감탄을 내뱉었다. 그의 손에는 보랏빛 교통카드가 들려있었다. 이 작은 카드 하나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수 있는 것은 물론 환승까지 알아서 처리해준다니. 그야말로 문명의 이기라는 표현이 적절할 듯 했다.


“자. 그럼 어디 보자.”


석인에게 전달받은 자료에는 시온의 문장을 쓰고 있는 단체에 대해 나와 있었다.


“흑성회라······. 어디로 가야 이 녀석들을 찾을 수 있으려나.”


역을 나서서 핸드폰을 들여다보던 시온이 끙, 하고 머리를 긁적였다. 석인이 보내준 자료에는 정확한 위치까지 나와 있지는 않았다. 시간이 조금 더 있다면 그들의 본거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사족이 붙어있었지만 시온은 한시라도 빨리 움직이고 싶었다.


“저기요. 혹시 시간되세요?”

“응?”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든 시온은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딱히 못나지도 예쁘지도 않은 외모였지만 그녀의 웃음에는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었다. 시온이 퉁명스럽게 답했다.


“누구신데요?”

“길을 지나는데 관상이 너무 좋으셔서요. 잠깐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시온이 피식 비웃음을 흘렸다. 20년이나 지났는데도 이런 부류의 레퍼토리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관상이 너무 좋다니. 최악의 흑마법사 시온 폴링라이트에게! 시온은 이 상황이 퍽 우습게 느껴져 잠깐 어울려주기로 마음먹었다.


“무슨 얘기요?”

“혹시 조상묘를 어디에 모시셨어요?”


시온은 고아다. 영신이라는 이름을 쓸 때도 고아원에서 자라며 부모의 이름은커녕 얼굴조차 모르고 자랐다. 그런데 조상묘를 어디에 모셨는지를 알 턱이 없다.


“모르는데요.”

“아. 역시나······. 사실 조상분들의 영이 지금 학생의 뒤에 계시거든요. 제대로 된 제사를 드리지 않아서 화가 나신 것 같아요.”

“아. 그래요? 제 뒤에 조상님들의 영이 있다고요?”


시온은 우스워 죽을 지경이었다. 그는 흑마법사다. 비록 망령과 사역마를 부리는 보통 흑마법사와는 달리 저주와 주술에 특화되었다고는 해도 알지 못하는 영이 자신을 따라다닌다면 모를 리가 없다. 장난기가 동한 시온은 짐짓 놀란 척을 하며 뒤를 바라보았다.


“······어쩐지 요즘 가위에 자주 눌리더니.”

“맞아요! 다 조상령을 공양하지 못해서 그래요. 혹시 다른 증상은 없으세요?”

“몸이 으스스하기도 하고, 악몽을 꾸기도 했어요. 그리고 어두운 방에 있으면 왠지 그림자가 움직이는 듯 하기도······.”

“그러셨군요. 걱정 마세요. 다 알고 있으니까요.”


시온은 필사적으로 입꼬리에 힘을 주어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막고 있었다.


‘크크. 알긴 뭘 알아?’


여대생의 말은 정말 흔한 사이비종교의 레퍼토리였다. 영혼이라는 미지의 존재를 들먹이며 공포심을 심고 그것을 이용하여 사람을 속이는 사기방식. 하지만 시온에게 있어서 영혼이란 미지의 존재가 아닌 현실의 일부일 뿐이다. 하지만 시온은 이렇게 재미있는 장난감을 그냥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저, 저 그럼 큰일 난 건가요?”

“후우······. 그렇죠. 언제 조상령들의 화가 터져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허, 헉!”


여대생은 시온의 반응을 보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가 자신을 속이고 있다고는 생각지도 못한 채로.


“하지만 인연이라는 것은 참 신기하죠. 제가 사실 수도자거든요. 학생이 원한다면 조상령의 화를 푸는 제사를 드려줄 수도 있어요.”

“저, 정말인가요?”

“그럼요. 제사를 드리면 관상도 바뀌어서 훨씬 운이 좋아질 거에요.”

“근데 아까는 제 관상이 참 좋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그런데 관상이 바뀌면 안 좋은 것 아닌가요?”


시온의 물음에 여대생이 헛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


“큼. 더, 더 좋아진다는 얘기죠. 상대적으로! 일단 자리를 옮겨서 얘기하죠.”


참으로 지리멸렬한 논리로군. 시온은 그렇게 생각하며 속으로 킬킬 웃었다. 이런 말로 사람을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참으로 세상을 허투루 보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슬슬 장난도 끝낼까.’


하는 짓이 우스워서 어울려줬지만 이제는 한심할 따름이다. 그때 시온의 눈을 잡아끄는 것이 있었다.


“······잠깐 그것 좀 볼 수 있을까요?”

“아? 네.”


여대생이 손에 들고 있던 팜플릿을 시온에게 넘겨주었다. 그곳에는 여인이 속해있는 사이비종교의 이름과 그들의 상징이 인쇄되어있었다. 문제는, 그 상징이 너무나도 눈에 익었다는 것이다.


‘대체 내 문장을 갖고 뭔 짓을 하는 거야!’


붉은 육망성과 그 위를 가로지는 유성의 모양. 흑마법사의 정점 시온 폴링라이트를 상징하는 문장. 그 옆에는 전문수도단체 흑성회라는 이름까지 적혀있었다. 시온은 골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시온의 목적지는 바로 여인이 속해있는 사이비종교단체였던 것이다.


“관심이 생기셨나봐요?”

“······네. 많이.”


빠득. 시온이 짜증을 이기지 못하고 이를 갈았다. 하지만 여대생은 그것도 모르고 어리숙한 신도 하나를 또 낚았다는 생각에 방긋 웃을 뿐이었다.


“그럼 같이 가시죠. 안내해 드릴게요.”

“예. 그럽시다.”


시온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내 문장을 내걸고 사이비 짓을 하는 놈들의 낯짝을 봐야하니까.’


* * *


흑성회는 약 10년 전 생긴 것으로 알려지는 단체였다. 자신들은 전문수도단체이며 도를 닦는 집단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말을 믿는 것은 흑성회의 신도들뿐이고 세간의 인식은 흔해빠진 사이비종교 정도에 불과했다.


사이비라고 하기에는 노골적으로 재물을 탐하지도 않고 딱히 사회에 큰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라서 경찰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광신적인 태도는 그들이 평범한 단체가 아니라는 냄새를 진하게 풍겼다. 시온은 흑성회 건물에 발을 들여놓고 그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잘못 찾아오진 않은 것 같네. 흑마법사가 있는 것은 분명해.’


건물을 둘러싸듯 심어진 가로수들은 얼핏 아무렇게나 심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일정한 방위를 취하며 일종의 결계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역방위를 취하는 이 결계방식은 흑마법사들이 흔히 사용하는 것이다.


건물에 발을 들이자 시온은 확신을 더할 수 있었다. 짙은 향냄새에 뒤섞여있었지만 미약한 피냄새가 느껴졌다. 익숙하기 그지없는 염소의 피냄새. 흑성회는 단순한 사이비집단일지 몰라도 적어도 흑마법을 부리는 이가 하나는 있다는 뜻이리라.


“뭐 이상한 점이라도 있으세요?”


주위를 살피는 시온의 모습에 여대생이 물음을 던졌다. 그러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커다란 덩치의 사내 둘이 살며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노골적으로 시온의 퇴로를 막고 있었다.


“아뇨. 건물이 생각보다 커서요.”

“후후. 벌써 놀라시면 안돼요. 이제 저희의 일원이 되실 거니까 드리는 말씀이지만 회장님은 정말 대단하신 분이시거든요.”


시온이 싸늘하게 웃었다.


“네. 어떤 새끼······아니 어떤 분인지 한 번 뵙고 싶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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