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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삼원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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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먼치킨 네크로맨서의 귀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대삼원.
작품등록일 :
2018.09.12 18:24
최근연재일 :
2018.10.07 17:32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8,200
추천수 :
713
글자수 :
79,320

작성
18.09.20 20:43
조회
1,276
추천
34
글자
7쪽

#3-청금루(1)

DUMMY

“야! 박영신! 뭐해. PC방 가자. 누나가 캐리해줄게.”

“안 돼. 지금 바뻐.”


며칠 만에 돌아온 시온을 보고 라카쉬는 화를 내었다. 하지만 그것은 분노나 증오와는 다른 것이었다. 시온은 라카쉬가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했기에 화를 낸다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사과의 말밖에는 할 수 없었다.


“뭐 하는데?”


시온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자 라카쉬는 더 화를 내지는 않았다. 그저 여느 때와 같이 인자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서재에서 몇 장의 종이와 펜을 가져올 뿐이었다. 종이와 펜을 받아들고 의문스러워하는 시온을 향해 라카쉬는 한 가지 명령을 했다.


“······반성문 쓴다.”


시온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확 달아올랐다. 서른셋이나 먹고 외박한 이유를 반성문에 적어야한다니. 아니, 나이를 떠나서 지구를 구한 영웅 중 하나인 시온에게 반성문이라니! 단순한 말다툼으로 세계연합의 지부 하나를 부쉈을 때도 시말서 하나 없이 넘어갔던 시온이었다. 그래서 상당한 자괴감이 차올랐다.


“아. 며칠 동안 집에 안 들어와서?”

“그래. 그러니까 혼자 놀아라, 이지영.”

“체. 어쩔 수 없지. 끝나면 말해.”


종종걸음으로 방을 나서는 지영을 보던 시온이 그녀를 잡아세웠다.


“야. 근데 뭣 좀 묻자.”

“응?”

“너희 아버지······. 그러니까 라카쉬 아저씨. 왜 이렇게 나한테 잘 해주는 거야?”


시온은 그것이 의문이었다. 라카쉬 가족과 함께한 시간이래도 기껏해야 이주일 남짓. 그런데도 라카쉬는 시온을 정말 자식처럼 아껴주고 있었다. 아무리봐도 단순한 식객을 대한 태도가 아니었다.


“······아. 나도 옛날에 물어봤던 건데. 그때도 너처럼 우리 집에서 데리고 있던 얘가 있었거든.”

“걔는 어떻게 됐는데?”

“걔네 부모님이 데리고 갔어.”

“흐응.”


사람 좋은게······아니 오크 좋은게 하루이틀일은 아니었군. 시온이 작게 중얼거렸다.


“어쨌든 그때 들었는데. 아빠는 동생들이 많았대. 같은 어머니한테서 태어난 동생들이.”


하긴 오크는 워낙 번식력이 강한 종족이었다. 무슨 바퀴벌레마냥 죽여도 죽여도 몇 달이면 군세가 다시 불어나 있어서 시온도 꽤나 고생을 했었다. 그리고 강한 번식력은 한국이 오크를 경계하게 만든 큰 요인 중 하나였다. 그들에게 영토를 허락하면 어느 순간 인간 숫자를 넘어서게 될지 알 수가 없었으니까.


“동생들을 되게 귀여워 하셨다는데, 전쟁통에 모두 죽거나 잃어버렸다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너 같은 얘들을 보면 내버려둘 수가 없으신가봐.”

“······그랬군.”


시온은 가슴 한구석이 쑤시는 것을 느꼈다. 모르긴 몰라도 시온의 탓도 있을 것이다. 단순히 적이라고 생각할 때는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못했지만 이렇게 들으니 양심이 꽤나 찔려왔다.


‘라-치크. 빌어먹을 늙은이 같으니라고. 죄책감 좀 느껴보라고 라카쉬랑 같이 살라고 한 건 아니겠지.’


라-치크가 그렇게 속이 좁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괜스레 불만이 생겼다. 시온이 투덜대면서 펜을 고쳐 잡았다.


‘이거 완전히 당했어.’


시온은 최대한 정성껏 반성문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


“아저씨. 반성문 다 썼는데요.”

“킁. 그래. 거기에 놓고 가렴, 영신아.”

“네.”

“앞으로는 말도 없이 나가지 말고. 물론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겠지만 그래도 지영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니?”


시온이 멋쩍게 웃으며 책상 한구석에 반성문을 내려놓았다. 그러면서 슬쩍 라카쉬가 집필하던 논문을 곁눈질했다.


‘아이고. 완전히 감도 못 잡고 있네.’


열두 영웅들의 행적에 대한 라카쉬의 논문은 구멍투성이였다. 라카쉬도 그것을 알고 있는지 논문에는 몇 번이고 고쳐 쓴 흔적이 역력했다. 쟈이라크를 잡으러 가기 전에 남겨놓은 힌트를 눈치 채지 못한 듯 했다. 시온은 조금 더 도움을 주기로 했다.


“아저씨. 이게 지금 쓰시는 논문이에요?”

“킁? 지금 한군데가 막혀서 말이야. 관심 있니?”

“헤헤. 저도 영웅들에 대해서 관심이 많거든요. 잠깐 이야기 해주실 수 있어요?”

“그럼 잠깐 앉아보거라.”


라카쉬가 논문을 펼쳐 시온에게 보여주었다.


“열두 영웅이 요정왕을 굴복시킨 사건은 알지?”

“네. 알고 있죠. 워낙 유명했잖아요.”


요정왕을 굴복시킨 장본인이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 영웅들의 여정계획을 보면 요정의 땅은 원래 그때 갈 예정이 아니었거든. 분명 마계 다음에는 마도문명에 갈 차례인데 왜 요정의 땅에 갔는지 모르겠단 말이다.”


라카쉬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박박 긁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 나오는 구나.”


물론 시온은 답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대놓고 답을 제시하면 어떻게 그것을 아냐는 의문이 나올 테니 넌지시 제시해야만 했다.


“저기요. 아저씨. 마계는 어떤 곳이에요?”

“가장 척박한 세계지. 호전적인 종족들 투성이에 유황비가 내리는 곳이라고 알려져 있단다.”

“그럼 요정의 땅은요?”

“성스러운 대륙 세가이린에서도 가장 고결한 종족인 요정들이 사는 곳이란다. 요정의 땅은 나도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정말 환상적인 곳이었지.”


시온이 짐짓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순진무구한 얼굴에 라카쉬는 조금의 의심도 품지 않았다.


“그런데 열두 영웅들은 요정왕을 굴복시켰잖아요? 요정이 고결한 존재라면 영웅들이 잘못한 것 아니에요?”

“아니. 그 당시의 요정왕은 미쳤다는 소문이 자자했거든. 온갖 폭정을 일삼아서 요정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많았지.”

“그리고 또 이해가 안되는게······.”


시온이 종이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곳에는 각 차원 간을 잇는 통로에 대해서 적혀있었다.


“마계랑 요정의 땅이랑은 이어진 통로가 없는데 어떻게 바로 거기로 간 거죠?”

“그것도 의문······. 킁! 설마?”


라카쉬가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그 험상궂은 표정을 보며 시온이 씨익 웃었다.


“왜 그러세요?”

“아, 아니. 뭔가 떠올라서 말이다. 미안한데 잠깐 혼자 있게 해주겠니?”

“다행이네요. 그럼 열심히 하세요!”


시온이 슬쩍 걸음을 돌렸다. 방문을 닫을 때까지 라카쉬는 계속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무언가를 써내려가고 있었다. 그 뒷모습을 보며 시온이 킥킥 웃었다.


“하긴 누가 알았겠어. 그 요정왕이 마계랑 결탁해서 통로를 만들어놨을 줄.”


시온과 영웅들도 깜짝 놀랐었다. 마계에서 위험해 처해 황급히 근처의 차원통로로 뛰어들었는데 요정의 땅으로 연결되었으니 말이다. 그 후로 마기에 잠식된 요정왕을 무릎 꿇리고 마계와의 통로를 닫았지만 그때 느꼈던 어이없음은 잊을 수가 없다.


“요정왕 녀석은 살아있으려나.”


듣기로는 어딘가의 감옥에 갇혔다고 했는데 그 뒤로 시온도 죽어버리는 바람에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한다. 비단 요정왕 뿐이 아니라 이계의 여정 중에 인연을 맺은 이들 모두 어떻게 사는지 알 방법이 없다. 아직 시온은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


“어쩔 수 없지. 거길 가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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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너흰 필요없어(2) +1 18.09.16 1,523 3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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