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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게구름성

인형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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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뭉게구름성
작품등록일 :
2019.04.29 14:28
최근연재일 :
2021.05.12 12:00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1,437
추천수 :
59
글자수 :
223,527

작성
21.04.22 12:00
조회
23
추천
1
글자
7쪽

기사 - 무신(2), 나무의 이야기 - 도깨비 고개

[도시전설이 있다. 죽은 사람을 되살려 인형으로 만들어 준다는.]




DUMMY

"왜 베지 않은 것이냐. 테무진."


카를로스는 치밀어 오는 분노를 누르며 말을 뱉었다.


"너. 더 강해진다. 너의 형. 더 강하다."


카를로스는 아이언과 대련에서 진적이 없다.


하지만 그도 스스로 알고 있었다.


단 한번도 형을 이기적이 없었음을.


"형을 만난 적이 있나?"


"이 나라에 들어오기 전. 국경에서 만났다. 우연."




아이언은 가끔 이웃나라 까지 가서 검을 배우고 왔다.


대륙 최강인 라그나의 검술로 충분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같은 검술을 배운자도 같은 공격에 각자 다른 반응을 보이는데, 다른 검술을 배운자는 얼마나 다르겠니. 라그나의 검술이 강한 편이지만 아직 멀었어."


아마 다른 나라로 가는 길에 만났을 것이다.




"부상. 조심해라."


테무진은 칼에 묻은 피를 나뭇잎으로 닦고 뒤돌아 섰다.


"아이언."


"테무진."


뒤돌아선 테무진의 눈 앞에 보인 것은 한동안 집을 비웠던 아이언 레온 이였다.


"형님 오셨습니까."


"오. 그래! 한판 붙었어? 어땠어?"


아이언은 무술 얘기를 할 때면 어린 아이처럼 들뜨곤 했다.


"힘들었지? 그랬을거야. 나랑은 다른 스타일이니까."


"예. 졌습니다."


토마는 카를로스의 입에서 나온 말에 다시 한번 놀랐다.


라그나의 최강 검에 가장 가까운 자가 저렇게 쉽게 패배를 인정했다니.


"아. 그런데 어디가는 길이였어? 바빠?"


"별일 아닙니다."


"그래? 그럼 구경이나 해봐. 기술의 디테일이 중요한 이유를 직접 볼 수 있을 테니까."




카를로스와 아이언은 체구의 차이가 심해 신체 능력의 차이도 심했다.


때문에 카를로스는 아이언과 대련을 하면서도 기술의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을 것이다.


"우선 카를로스 너는 힘이 자꾸 새. 지금까지 너를 상대할 만한 사람이 나와 제 일 기사님 뿐이라 상관없겠지만 앞으로 기술도 비슷하고 힘도 비슷한 상대를 만나면 큰일이겠지?"


아이언과 테무진은 힘껏 검을 부딪혔다.


"테무진은 나보다 힘이 강해. 그런데도 내가 밀리지 않는건 왜일까?"


카를로스는 아이언의 몸을 자세히 살펴봤다.


"팔꿈치?"


"맞았어. 내가 너에게 누누히 얘기했었는데도 안들어 먹었지."


그들은 마주 대고 있는 검에 점점 힘을 싣기 시작했다.


"팔꿈치는 몸에 붙혀 닫고, 머리는 네가 힘을 주어야 하는 방향으로. 다리는 너무 낮지도, 높지도 않게. 한쪽 발의 위치는 어깨넓이에서 직각을 그려 내려간 모양으로."




아이언은 거의 무릎을 꿇듯이 자세를 낮춰 좁은 공간을 파고 들어가 테무진의 옆구리를 베었다.


"파고 들어갈때는 다리만 낮추고 상체는 세우도록. 힘을 쓰기위함은 둘째치고 상체까지 숙이면 상대가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목을 베이기 쉽거든."


테무진은 아이언의 검을 막아내었다.


"원래는 뒤를 잡을 생각이였는데 상대 수준이 높으면 그것도 쉽지 않아. 테무진,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둘은 서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결판은 내지 않는 겁니까, 형님?"


"봤겠지만 우리는 승부가 나질 않아. 이미 처음 만난 순간부터 비슷한 실력에, 서로 얻을 것도 없었으니까."



그 후, 카를로스는 아이언의 지도 아래에 라그나의 최강 검이 되었다.


나는 테무진을 스승으로 모시며 그를 따라다녔는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그가 차원 이동사였다는 것이다.


그가 떠나기 전, 나에게 2류 정도의 검사는 되었다고 했다.


나는 라그나의 열번째 검 까지 오른 후 후진 양성에 힘쓰게 되었다.



도깨비 고개


"정신차려야혀. 그 고개 넘어갈 때 말여."


산 속 마을 사람들은 밤 중에 고개를 넘지 않는다.


"꼭 밤 마다 그 지럴을 하는 고개인디, 운수가 좋으면 희한허게 빨리 넘어가지만서도 운수가 나쁘면 거기서 노숙을 해야 될 수도 있단 말이여."


언제 부터 그런 관습이 생겼는지 알 수 없지만, 일단 9대까지는 가뿐히 넘는 듯 했다.


"이것이 내 할아버지가 해준 얘긴디, 할아버지께서도 그 할아버지한테 들었다는 얘기인겨 이게. 그러니까 나한테도 고조 할아버지인거지."


성태는 자신의 아들, 그러니까 당신의 증손주를 안고 있는 할아버지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이름이 뭐더라, 우물가 옆집에 길현 아저씨가 밤 중에 고개 넘었다고 하지 않았어유?"


"으이, 맞어. 그 놈이 별자리인가 뭐신가 보러간다고 밤중에 산 고개 올라가다가 거기서 하루 꼬박 세웠지. 산 중턱도 못가고 노숙하고 왔다는 거 아녀. 별도 못보구."




5살 난 창욱이 어느샌가 잠이 들었다.


할아버지는 창욱이를 뉘여두고 산책을 나섰다.


산 마을 사람들은 그 고개를 도깨비 고개라고 불렀다.


설명하기 어려운 괴이한 현상에 공부 좀 했다는 젊은이들은 착각이다, 착시다, 하는 주장을 하며 직접 도깨비 고개에 뛰어들었지만 아무도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그런 거 안 믿는디, 설명할 수가 없단 말여. 진짜 도깨비가 긴건지.(맞는건지)"


도시에 꽤나 이름난 대학까지 나온 형식이라는 친구도 그 중 하나였다.


왜 이름난 과학자 들에게 알리지 않았냐고 묻자,


"얘기 했지. 그런데 얼마 못가서 포기하더라고. 연구 진행되는 건 없지, 그래서 실적이 없으니께."


과학자들도 답을 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고개가 짧아지는 날은 산신령이 깨어있는 날이라고 하고, 길어지는 날은 못된 도깨비가 깨어있는 날이라고들 했다.


규칙성은 없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밤에 고개를 넘어가야 하는 날에는 도깨비의 날이 아니길 바라는 수 밖에 없었다.




"콜록 콜록"


창욱이가 마른 기침을 했다.


"감긴가?"


현지가 창욱의 이마를 짚었다.


"여보, 우리 감기약이 읎네."


"그려? 낼 고개 너머 약국 갔다 와야겄네."


해가 지고 있었다.


낮잠을 늘어지게 자던 창욱은 저녁 밥을 먹으라는 현지의 부름에 잠이 깼고, 갑자기 기침을 해댔다.


"열은 별로 없는 거 같은디. 괜찮겄제."


현지는 창욱에게 밥을 먹였다.




밤이 깊었다.


창욱의 열이 심상치 않았다.


"열이 40도나 되는디. 이거 아무래도 약 먹여야 혀."


"그럴라믄 고개 넘어가야 허는디. 도깨비 고개 말여."


창욱의 신음소리를 듣고 깨어난 현지가 창욱을 깨웠다.


"나가 댕겨 올게잉."


"할아버지. 안돼유. 도깨비 고개 넘어갔다가 잘못되면 어쩌려구유."


"난 괜찮여."


"참, 안된다니까 그러네유."


할아버지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번에도 도깨기 고개 넘어갔다 온 적 있다니께. 들어가 창욱이나 보고 있어."




할아버지는 뒷짐을 지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오늘 따라 어찌된 일인지 그의 걸음이 빠르게 느껴졌다.


금방이라도 약은 사올 것 처럼.


그는 왕복 한 시간은 걸릴 곳을 단 20분만에 다녀왔고 창욱에게 약을 먹였다.


"다행히두 오늘은 산신령님이 있는 날이여."


성태는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무언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리고 할아버지는 아무 말도 해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무엇도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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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황혼 : 신들의 대화, 돌입 21.05.01 17 1 8쪽
44 인형의 숲 - 풍랑소리, 500년이 넘도록 21.04.30 19 1 7쪽
43 5부 메인 스토리 황혼 : 여행자 롬, 마일즈의 새 몸 21.04.29 19 1 7쪽
42 5부 시작 - 인형의 숲 : 행방불명 21.04.28 30 1 7쪽
41 기사 - 무덤가의 기사, 공방의 기사 : 못다한 이야기들 21.04.27 21 1 10쪽
40 기사 - 마왕(2) 21.04.26 29 1 8쪽
39 나무의 이야기 - 기억상자, 자기애 21.04.25 28 1 6쪽
38 기사 - 마왕(1) 21.04.24 20 1 8쪽
37 기사 - 이도술 21.04.23 2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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