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이 있었지만, 진실은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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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이 있었지만, 진실은 밝혀졌다.>
입에 빵을 물고 있는 윤솔을 본 수정과 수호는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둘은 방문을 닫고 나와 혜리가 있는 곳으로 갔다.
수호는 혜리에게 물었다.
“웬일이야? 연락도 없이.”
혜리는 웃으며, 수호에게 말한다.
“누구야? 방 안에 있는 사람.”
“그건, 뭐, 사생활이라고 할까. 뭣 때문에 왔냐고,”
“나한테, 그렇게 말해도 되겠어?”
혜리는 수호에게 약 올리듯 말하며, 서류 봉투를 흔들어 보였다.
수호가 서류 봉투를 혜리에게서 낚아채려 하자, 혜리는 재빨리 자신의 뒤로 감추며, 말을 이어간다.
“옆에 계신 여자분은?”
수호는 그제야, 둘과 눈을 맞추고, 수정을 소개한다.
“아, 여기는 내 동생 정수정, 마홍경찰서에서 형사질을 하고 있지, 계급은 경위.”
“호오, 마홍서 형사. 반가워요. 난 해남경찰서 과수팀 팀장 지혜리라고 해요. 뭐 계급은 경감이고,”
혜리가 자신을 소개하자, 수정이 혜리가 내민 손을 잡았다.
그러자, 혜리는 반갑다는 듯 손을 흔들어 재꼈다.
“반가워요. 수정씨. 미인이시네. 수호씨에게 이렇게 이쁜 동생이 있을 줄이야.”
“그런데, 지팀장님은 저희 오빠와 어떻게?”
“보시다시피, 같은 해남서 소속이고, 무엇보다, 시보를 같은 곳에서 겪어서, 시보 동기라고 해두죠.”
혜리와 수정의 대화를 수호가 끊으며, 혜리에게 말한다.
“이제, 서류 좀 주지?”
혜리가, 수호에게 서류 봉투를 넘기며, 말한다.
“수호씨가 가져온 총구멍 난 옷에서 나온 혈흔, 별도로 가져온 혈액 모두 같은 사람이야. 아 그리고, 먼저 가져왔던, 혈흔도 같은 사람 것이고,”
혜리가 수호가 가져간 모든 증거물에 있는 혈흔이 같은 사람 것이란 말에 수호와 수정은 놀란다.
“뭐?” “뭐라고요?”
수호가 혜리에게 묻는다.
“뭐, 모두 한 사람이라고? 두 사람이 아니고?”
“응. 한사람이야, 모두 하윤솔. 요즘 떠들썩한 그 사람 거던데? 설마 그 사람 살해당한 거야?”
“뭐? 왜 그런 말을 하지?”
혜리의 입에서 나온 살해라는 말에 수호가 긴장한 듯 되묻자, 혜리는 웃으며, 말한다.
“아, 바보가 아니고서야, 총알로 구멍 뚫린 상의를 보고 그렇게 생각 안 할 사람이 어딨어.”
혜리의 말에, 수정과 수호는 자연스럽게, 윤솔이 있는 방으로 시선이 간다.
그 모습을 본 혜리가 한마디 한다.
“설마, 안에 있는 사람이 하윤솔이야?”
혜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윤솔이 방문을 열고 나온다.
그러자, 혜리가 윤솔을 보고, 윤솔에게 뛰어가, 말한다.
“맞네, 맞어, 하윤솔이네, 하윤솔씨 맞죠?”
혜리의 말에 윤솔이 침을 꼴깍 삼키며, 혜리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혜리는 윤솔의 몸을 이리저리 살핀다.
“뭐야, 총에 맞은 사람 맞아? 상처가 하나도 없는데?”
그러자, 수호가 혜리를 윤솔에게서 떼어내며, 말한다.
“아, 혜리야, 왜 그래. 너 안 바빠? 이거 주러 온 거야?”
“응? 아니, 저녁이나 먹자고,”
“저, 저녁?”
“응. 냉장고에 장 봐온 거 정리했으니까, 나 저녁해죠.”
혜리의 말에 수호의 입이 벌어졌다.
수호의 눈엔 초점이 없었다.
윤솔은 혜리와 수호를 뒤로하고 위층으로 올라가려 하자, 수정이 윤솔을 잡는다.
“어딜 올라가요!!”
수정이 단호하게 큰 소리로 말하자, 윤솔은 수정을 보며, 주눅이 든 목소리로 말한다.
“저, 저기, 내가 쓰던 방에 가려고 하, 하는데, 무 문제가 될까요? 수정씨?”
수정은 감정과 이성 모두가 윤솔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정황을 보면, 윤솔은 이미 죽었다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인데, 반대로 멀쩡하게 살아 돌아다니고 있는 눈앞의 사람을 증거들이 윤솔이라 말하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수정은 혼란스러웠다.
“그, 그러지 말고, 당신도 이쪽으로 와요. 들어 봐야 할 얘기가 있을 것 같으니.”
수정의 말에 윤솔은 대꾸 없이 모두가 있는 거실 소파로 와 자리 잡고 앉았다.
윤솔은 꼭 자기가 죄인인 양, 기죽어 앉아 있었다.
수정이 윤솔의 눈을 보자, 윤솔은 피하지 않고, 수정의 눈을 보며, 눈빛을 맞춘다.
윤솔의 눈을 바라보던 수정이 입을 열었다.
“상황 설명을 하는 것이 당신의 의무인 것 같은데, 어때요?”
수정의 말에 윤솔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나? 저요? 나?”
윤솔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모두 윤솔을 바라봤다.
모든 시선이 윤솔에게 쏠리자 윤솔은 부담스러운지, 몸이 움츠려졌다.
잠시의 시간이 흘렀고, 윤솔이 눈치를 보듯 입을 열었다.
“어디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
윤솔의 말에 셋은 짜기라도 한 듯, 동시에 말한다.
“처음부터.”
세사람의 단합된 목소리에, 윤솔의 귀청이 떨어질 듯했고,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윤솔은 허리를 펴고,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말하기 시작했다.
석열이 자신을 데리고 절벽으로 가 총을 쐈고, 총을 맞은 윤솔은 그대로 쓰러졌고, 석열과 그의 일당이 자신을 절벽 아래로 던져버렸다고 말한다.
수정이 총을 얼마나 맞았냐고 묻자, 정확하겐 모르겠다고 말하자, 수호가 그럼 어떻게 살아 돌아온 것인지 물었다.
“그러니까, 그게, 기억에 없어서, 눈떠보니까, 암초 같은데 걸려있더라고요.”
“암초?”
수정이 놀라며, 윤솔에게 되묻자, 윤솔은 다시 설명한다.
“네, 암초에서 눈을 떠서, 지나가는 고깃배에 도움을 청했지만, 모두 내가 표류했을 것이라곤 생각지 않았는지, 나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 지나쳐 가 버려서, 조금은 상심도 하고 당혹스럽기도 했는데, 다행히, 기력이 좀 회복되어서, 헤엄쳐 해변으로 나왔는데, 의식이 없어서, 눈떠보니, 여기였고요.”
윤솔의 말을 들은 세 사람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자, 수정이 또, 물었다.
“그럼, 상처는? 상처는 어떻게 된 건데?”
“그러게요, 나도 잘, 칼에 맞았던 상처뿐 아니라, 몸에 있던 작은 상처들까지 싹 다 사라져서, 나도 너무 놀랐어요.”
윤솔의 말에 다들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 생각에 빠졌다.
그 순간에도 윤솔의 뱃속에선, 밥 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었다.
하지만, 윤솔의 상식 밖의 얘기에, 모두가 윤솔을 신경쓰지 못하고 있었다.
*
EM 회사 대표실.
재희와 지율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저쪽에서는 윤솔이 비자금 관련 파일을 갖고 있다고 알고 있고, 그것을 지율과 거래를 하자 했으니, EM에 닥칠 결과는 뻔했다.
지율은 송만호검사에게 이메일을 보냈으니, 상황을 지켜보자고 재희에게 말했고, 재희는 동의한다.
윤솔이 회사에 없는 상황에서 윤솔의 모은 자료를 자신들이 임의로 검찰에게 넘긴다는 게 걸렸다.
하지만, 회사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다 보니, 해결책을 찾기보다, 양심의 가책으로 사고가 정지되어 있었다.
그러다, 재희가 입을 열었다.
“윤솔씨가 추진하려고 했던, 던전 분양기획을 히든미션을 적용할 게임에 같이 적용하는 건 어때요? 대표님?”
지율의 눈이 번쩍 떠지며, 재희에게 되묻는다.
“그게 무슨 말이야? 정부장.”
“윤솔씨가, 원래 던전 분양계획은 MMORPG 장르로 추진하려고 했잖아요.”
“그랬지.”
“그러니까, 히든미션을 적용할 게임이 에덴이란 MMORPG 장르잖아요.”
“그 말은?”
재희는 지율의 물음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연다.
“검찰은 우리에게 모든 데이터를 요구할 겁니다. 윤솔씨 노트북도 마찬가지고요.”
재희가 어떤 말을 하려는지, 지율은 계속 듣고만 있었다.
“그럼, 윤솔씨가 힘겹게 모은 데이터가 모두 사라지죠. 아마 저들은 모든 데이터를 파기할 겁니다. 그러니, 윤솔씨가 돌아오더라도, 데이터를 잘 돌려 줄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인 것 같고, 또”
“또?”
“윤솔씨에게도 보상은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재희의 말에 지율은 머리가 띵했다.
“그럼, 정부장 뜻은, 에덴을 윤솔에게 주자는 거야?”
“에이, 대표님도 준다는 말은 좀 그렇고, 사업권을 위임한다는 말이 좀 낫지 않을까요?”
“위임이라, 그럼, 게임다운 게임으로 만들어서 줘야겠네.”
“그렇게 한다면, 더 좋겠죠.”
재희의 말에 지율은 뭔가 결심한 듯 재희를 보며, 말한다.
“좋아. 결심했어. 윤솔을 위한다면, 그렇게 해야지.”
“뭘, 그렇게 해요? 대표님?”
뜬금없는 지율의 말에 재희는 의아하고, 지율은 인터폰을 눌러 기획개발실장을 연결한다.
“황실장. 나야.”
내선전화 너머, 황실장이 답한다.
“네, 대표님.”
“에덴건 있잖아.”
“에덴이요? 무슨 건을 말씀하시는지.”
“지단유대리가 개발한 게임 에덴, 매 분기 AR추진 요청이 있었잖아.”
“아, 네. 그랬죠. 하지만, 이윤이 나올 수 없다며, 대표님이 매번 반대하셨죠.”
황실장의 말에 지율은 머쓱했지만, 통화를 이어갔다.
“이번에, 추진하지, AR”
“정말입니까?”
“응. 개발비 추산해서, 올려요.”
“알겠습니다. 대표님.”
지율은 통화를 끊고, 재희와 대화를 이어간다.
“에덴, AR로 잘 만들어 보자. 정부장.”
“네? 에덴을요?”
“응.”
재희는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율을 쳐다봤다.
*
수호의 집에선 아직도, 각자 생각으로 시계 초침 소리와 윤솔의 뱃가죽 소리만 공허하게 외치고 있었다.
윤솔은 더 참지 못하겠는지, 주방으로 향한다.
냉장고를 열어 보니, 갖은 고기와 회 그리고 채소들이 있었다.
윤솔은 냉장고에서 재료들을 꺼내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수호의 집안엔 온통 맛있는 냄새가 가득했다.
고소하고 달콤한 고기 육즙 향이 혜리의 코를 자극하자, 참지 못하고, 일어서서 향기에 홀린 듯, 주방으로 향한다.
“꿀울꺽.”
혜리의 침 넘어가는 소리가, 온 집안을 삼켜 버릴 듯 큰소리로 요동치자, 혜리의 큰 눈이 윤솔이 만든 요리를 담자, 혜리의 샤우팅이 터졌다.
“우와. 정말 맛있겠다.”
혜리가 지른 소리 집안의 정적은 깨지고, 수정과 수호도, 정신을 차리고 주방으로 향한다.
그리고, 요리를 본 수정은 요리하고 있는 사람이 윤솔임을 느낀다.
윤솔이라고 생각이 확신으로 굳어지자, 수정의 눈에서 눈물이 스몄다.
손으로 눈물을 닦아 내며, 요리하고 있는 윤솔의 뒷모습을 보며, 미소가 지어졌다.
어느덧, 요리는 모두 완성이 되고, 탁자에 음식을 놓고, 네 사람은 식탁에 둘러앉는다.
윤솔 옆에는 수정이 자리했다.
그리고, 수정은 윤솔의 손을 잡고,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미안해, 윤솔씨, 내가 윤솔씨를 의심했어.”
수정의 말에 이제야 안심이 되는지, 윤솔이 수정의 눈에 고인 눈물을 닦아 주며, 말한다.
“그런 말 말아요. 나 같아도 그랬을 거야.”
수정과 윤솔의 둘의 분위기가 좋아짐을 느낀 수호와 혜리는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혜리가 입을 열었다.
“음식은 언제 먹나? 나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은 것 같은데,”
그러자, 수정이 웃으며, 말한다.
“맛있게 먹죠. 지팀장님. 오빠. 그리고 윤솔씨. 고마워.”
수정과 윤솔 두사람의 눈에서 사랑이란 것이 발사되자, 젓가락을 들던 수호가, 급이 일어나서 말한다.
“오오, 오늘 같은 날은 축하해야지. 축하.”
수호는 급하게 맥주를 가져와 각자 자리에 놓아 주고, 다시 말한다.
“자자, 오늘 같은 날은 마셔 줍시다. 자, 술 들고.”
수호의 말에 모두 술을 들자, 수호가 다시 말한다.
“자, 윤솔의 귀환을 위하여.”
수호의 외침에, 세 사람도 ‘위하여’를 같이 외쳤다.
그리고, 목구멍으로 들어가는 맥주, 순간 ‘꿀꺽, 꿀꺽’하는 소리만 들리더니, 모두 잔을 내려놓으며, ‘캬아아.’하는 소리와 함께, 젓가락을 들고 요리를 맛보기 시작한다.
윤솔의 요리 솜씨에 혜리는 정신이 팔린 듯 음식을 입안에 가득 넣으며, 허겁지겁 먹었고, 윤솔도, 배가 고파 정신없이 먹었다.
수정과 수호는 그 모습을 보며, 맥주를 홀짝홀짝 마셨다.
그러면서, 수정의 눈엔 또 안도와 행복, 그리고 윤솔에 대한 사랑의 눈물을 흘렸다.
윤솔은 배가 차자, 이번엔 머릿속이 빈곤해지며, 의문이 생겼다.
‘난 도대체 어떤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일까? 내가 정말 내가 맞는 걸까? 내가 정말 윤솔인가?’
[Who am I]
선작 좋아요는 작가의 큰 힘이 됩니다.
- 작가의말
21화 ‘의혹이 있었지만, 진실은 밝혀졌다.’편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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