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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한 컵 망상 한 수저

이생망 백수가 세상을 씹어먹음

웹소설 > 일반연재 > 드라마, 현대판타지

parkpd
작품등록일 :
2022.10.28 09:56
최근연재일 :
2022.12.0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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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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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판타지는 없지만, 경험은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

본 콘텐츠에 등장하는 지역명, 명칭, 브랜드, 단체, 공공기관, 종교, 인물, 건물, 배경, 법문 등 모든 것들은 창작으로 현실과 관련 없는 내용으로 구성 되어있고, 실제와 다르며, 콘텐츠에 등장하는 모든 내용이 창작된 것으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DUMMY

<판타지는 없지만, 경험은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

이생망003.jpg

윤솔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EM 본사 건물에 들어선다.

사원증으로 게이트를 통과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광고사업부 사무실로 향했다.

광고사업부 사무실에 들어서니, 윤솔의 자리에 노트북 박스가 놓여있었다.

윤솔은 노트북을 보며, 자신이 회사에 다니고 있음을 실감한다.


‘오, 역시 IT회사는 다르구나, 방송국 다닐 때도 중고 PC 받아서 썼는데,’


윤솔은 즐겁게 노트북 박스를 제거하고, 노트북을 열어 부팅을 시킨다.

노트북에서는 새 가전제품의 고유한 냄새가 윤솔의 코를 자극했고, 윤솔은 그 냄새가 너무나 좋았다.


‘새것이란 건 정말 좋구나, 기분까지 새것으로 정제해 주는 느낌이다.’


하지만, 윤솔은 새 노트북의 감동은 잠시였다.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아무런 정보가 없어 무엇을 먼저 시작해야 할지 망막했다.

사실, 윤솔은 EM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이런, 공부부터 해야겠네.’


윤솔은 EM의 홈페이지에 기재된 정보와 온라인 기사, IPO 당시의 상황 등, 정보를 이 잡듯 찾았다.

그리고, 중요하게 생각되는 사건과 사안들을 년도 순으로 적었다.

그러다, 미심쩍은 회사가 눈에 띄었다.


[인타이어(entire)]


세간에는 이 회사가 엔젤 투자사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기업사냥꾼 회사다.

기업이 가장 힘들 때 접근해, 적은 금액으로 회사에 투자한 후, 보장된 수익모델을 제시하지 못하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명목으로 투자한 기업을 궁지에 몰아, 경영진을 몰아내고,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률을 높여, 기업을 팔아 투자금의 몇 배를 챙기는 악덕 투자사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비밀리에 진행되기 때문에,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윤솔은 악덕 투자사 인타이어를 잘 알고 있다.


* *


몇 년 전


드라마제작사 카이로.

윤솔은 회의실에서 제작사 대표와 인사를 하고, 편성된 드라마의 부가 수익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윤솔은 제작사 대표에 드라마를 광고와 함께 웹툰으로 제작을 하자고 제안했고, 제작사 대표는 흔쾌히 승낙했다.

하여, 윤솔은 웹툰 플랫폼 사업부 지인에게 연락했고, 웹툰 플랫폼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방송사에 편성된 드라마 웹툰화 기획은 순항을 타고, 계약서에 날인 하는 날이었다.

제작사 미팅에, 낯선 이가 앉아 있었고, 그가 바로 인타이어의 부사장이었다.

제작사 대표는 투자사라며, 윤솔에게 인타이어 부사장을 소개했고, 윤솔은 어색한 인사 후, 계약서에 날인 하려 하자, 인타이어 부사장이 윤솔에게 수치를 요구했다.


“방송사에서 예상하는 수익 수치가 있습니까?”


윤솔은 솔직하게 답했다.


“수치는 없습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를 제작하긴 해도, 방영된 드라마를 웹툰으로 제작하는 건 처음입니다. 물론 도서용으로 제작된 바는 있으나, 큰 재미는 보지 못했습니다.”


윤솔의 말에 부사장은 인상을 찌푸리며, 짜증이 난다는 듯 거칠게 말했다.


“그럼, 수익이 날지 어떨지도 모르는 이런 사업을 왜 합니까? 카이로 대표님, 대표님이 대답해 보시죠, 인타이어가 투자한 돈이 이런 하찮은 사업에 쓰이는 겁니까?”


2차 저작물에 관련한 지식이 없는 듯한 부사장의 발언에 윤솔은 화가 났지만, 차분하게 설명하려 했다.


“부사장님,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오해는 무슨, 제작비 덜 주려고 꼼수 부리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오해라는 겁니다.”


윤솔의 말에 제작사 대표가 부사장에게 설명했다.

제작비 계약은 이미 끝났고, 지금 윤솔과 하는 계약은 부가적인 계약으로 별도 수익과 드라마 홍보, 그리고 추가 광고 수주를 위한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해를 한 것인지, 돈냄새를 맡은 것인지, 이번엔 플랫폼을 거들먹거리며, 자신들이 투자한 플랫폼이 있으니, 그곳으로 웹툰을 게재하라고 생떼를 썼다.


부사장의 생떼에 결국, 윤솔은 웹툰 플랫폼에 양해를 구했고, 두 플랫폼을 모두 이용하도록 사업이 진행되었다.

드라마가 종영되었을 땐, 제작사와 방송사 모두 수익을 보았다.

하지만, 카이로 제작사는 타 방송사와 진행한 드라마가 저조한 성과를 냄으로, 높은 손실을 보게 되었다,


인타이어는 이를 빌미로 제작사 ‘카이로’ 경영진을 몰아냈고, 카이로 제작사 대표도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경영권을 장악한 인타이어는 직원에겐 구조 조정한다며, 강제 퇴사를 시키고, 인건비로 충당된 이윤을 바탕으로 카이로 제작사를 타사에 매각시켜버렸다.


회사를 사들인 엔터기업은 기계약되어있는 드라마 제작 건을 기반으로 소속된 배우들을 대거 기용해 배우 등급을 높이는 도구로 사용했고, 발연기 논란에 드라마는 망했지만, B급 C급 소리를 듣던 소속 배우들은 모두 A급 B급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계획된 것인지는 모르나, 인타이어의 방식을 윤솔은 혐오했다.


* *


윤솔은 온라인 기사를 보며 머리를 끄적인다.


[인타이어, 촉망받는 게임 기업 EM에 엔젤 투자사로 나서.]


기사를 스크롤해 가면서 정독하는 윤솔이었다.


‘인타이어가 EM에 투자사라는 건 좀 난감하네.’


윤솔은 그 이후로는 인타이어에 관련된 기사들을 찾아보고, 정보를 모았다.


‘아무래도, 인타이어를 EM에서 손을 떼게 하지 못하면, 지율의 운명은 뻔하겠네.’


그때, 윤솔의 전화가 울린다.

전화를 받는 윤솔, 지율이다.

지율은 윤솔에게 대표실로 올라오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윤솔이 다이어리를 챙겨 자리에서 일어나자, 재희가 부장실에서 나온다.

그리고, 윤솔에게 눈빛을 보내고, 윤솔과 재희는 함께 지율이 있는 대표실로 향한다.


대표실에 들어선 윤솔과 재희, 지율과 함께 소파에 앉는다.

지율은 예고한 바와 같이 윤솔에게 업무에 관련한 내용을 말한다.


“윤솔, 오늘부터 개발 중인 FPS 게임의 수익모델을 세워봐.”

“뭐? FPS? 그, 총싸움 게임 말하는 거지?”


윤솔의 반응에 재희는 기겁한다.


‘뭐, 뭐야. 이 사람 게임에 대해 일도 모르는 초보였어?’


재희의 반응에 윤솔과 지율이 재희를 바라본다.

그러자, 재희는 멍하니, 둘을 번갈아 보며, 속으로 말한다.


‘뭐야, 방금 내가 한 생각을 읽었나?’


재희의 냉소한 얼굴에 표정 변화가 없는 것과 달리, 긴장한 듯 침을 삼키는 소리가 동굴에 물 떨어지는 소리처럼 크게 들리자, 윤솔은 웃음이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그러자, 지율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을 벌리며, 크게 웃는다.


사내 둘의 웃음에 재희는 창피함을 느끼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쉽게 웃음이 끊기지 않자, 재희가 지율에게 정색하며 말한다.


“아, 그만 좀 웃어요. 대표님. 그리고, 윤솔씨는 이쪽에 대해 전혀 몰라요?”


재희의 말에 지율은 또 웃는다.

지율의 웃음에 짜증이 밀려오는 재희, 그래도 화는 못 내고, 지율에게 웃지 말라며, 말하고, 지율의 웃음이 멈추자, 윤솔에게 다시 묻는다.


“윤솔씨 정말, 게임에 대해 잘 몰라요?”


재희의 물음에 윤솔이 답하려 하자, 지율이 먼저 입을 연다.


“정부장.”

“네, 대표님.”

“우리 사업 초기에, 게임 PPL 기획서 내가 가져다준 적 있지?”

“네, 그때 우리가 그 기획서를 토대로 게임 PPL을 처음 진행했죠. 그런데 그때 얘기를 왜 지금. 하시는지.”


지율은 윤솔을 보며,


“그게 바로 얘야, 얘가 그거 만들어서 나에게 준 거야.”

“네?”


재희는 지율의 말에 놀라며 되묻는다.


“윤솔씨 정말이에요?”


윤솔은 다이어리에 펜을 꽂고, 재희를 보며, 미소 띤 얼굴로 쑥스러운 듯 입술을 놀렸다.


“아, 네.”


윤솔의 대답에 재희는 고개를 떨궜다.


‘아, 내가 진 게 경쟁 PT만이 아니네,’


고개 숙인 재희를 보며, 지율은 윤솔에게 물었다.


“윤솔아, 우리 회사 어때? 공부 좀 했어?”


지율의 말에 재희가 급하게 고개를 들더니,


“대표님, 그, 그건 오늘부터, 타부서 견학도 시키고, 회사 내부 사항을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재희의 말에 지율은 눈이 반달이 될 정도로 온화한 웃음을 지으며,


“괜찮아. 정부장, 윤솔 어때? 우리 회사?”

“응, 괜찮은 것 같아. 지율이 아니, 대표님이 경영을 좀 잘하신 듯합니다. 정직하게.”

“그렇지? 그런데도 상황은 좋지 않아.”

“응, 걸리는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


윤솔은 지금이 물어보기 적기인 듯싶어 운을 뗐고, 지율은 흔쾌히 승낙했다.


“투자사 중에 인타이어가 있던데,”

“...으응, 있지. 있어.”


인타이어 얘기에 지율과 재희가 이를 갈 듯, 인상이 확 구겨졌다.

지율과 재희의 표정에서 나타나듯, 인타이어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두 사람이었다.

투자가 필요한 단계에서, 어쩔 수 없이 독배를 들이키듯, 인타이어의 투자를 받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들의 소문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투자를 받고 나서, EM의 경영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투자금을 뺀다는 협박 아닌 협박으로, 추진하던 일들을 업어버리고, 새로 기획하게 하는 등 간섭이 너무 심해서 경영진은 물론이고, 기획과 개발에 관련된 모든 부서가 원성이 자자했다.

결정적인 것은 모든 업무 시스템을 비효율적으로 운영하게 만들어 기획과 개발 운영 삼박자가 맞아야 하는 상황에도 이들을 모두 분리하여, 업무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그로 인해 경영진도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때문에, 지율과 재희가 그들을 좋아할 리 없었다.

재희는 윤솔에게 인타이어를 잘 아느냐고 물었고, 윤솔은 그들의 투자방식을 혐오한다고 말했다.

인타이어에 대한 윤솔의 반응에, 재희는 윤솔을 호감으로 바라보았고, 지율은 윤솔에게 그들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다고 토로한다.


지율과 재희의 말을 듣던 윤솔도 화가 났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보니, 뭐라 의견을 내진 못했다.

단지, EM을 지키려면 언젠간 그들과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EM에 대해 더 알려달라고 말한다.

지율은 현재 개발 중인 FPS 프로젝트를 상세히 설명한다.


“현재 우리가, FPS게임을 개발 중인데, VR겸용으로 기획하고 있어. AR로도 차후 개발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고,”


지율이 AR로 플레이할 수 있게 개발한다는 말에 윤솔의 귀가 쫑긋하고, 지율은 계속 설명한다.


“AR로 가기 위해 우린 VR 콘솔게임과 동등한 PC게임으로 제작되고 있고, 단순 콘트롤러 보다는 실물처럼 생긴 건을 사용하려 해. 물론 블루투스로, 그러면 게임이 모바일로 확장되었을 때, 호환해서 사용하는 것도 어렵지 않고.”


윤솔은 지율의 말을 들으며, 머릿속으로 방송국에서 일할 때 기획했던 일들이 떠오른다.

윤솔은 드라마국 소속이었는데, 게임 스토리를 드라마로 만들자는 게임사의 제안이 있어, 기획하던 중, 윤솔은 AR게임으로도 연동하자는 의견을 내고, AR게임으로 연동할 시 예능프로그램으로도 제작할 수 있다며, 게임사 담당 이사를 설득했으나, MMORPG장르를 AR게임으로 만들기엔 너무나 많은 개발비가 들어간다며, 거절당한 일이 윤솔의 머릿속을 스치며, 지나갔다.


윤솔은 그때 AR게임을 기획하면서, AR게임에 대해 미치도록 공부했다.

그때는 윤솔이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 같았다.

윤솔은 웨어러블 제조사를 찾아다니면서, 콘솔에 연결되는 게임 콘트롤러 장비들을 공부하며, 기획했었다.

윤솔은 그때 쌓인 지식이 이번 프로젝트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지율은 VR FPS 게임이 개발된 후 확실히 수익은 증대될 수 있다고 믿는 듯했다.

그 이유로 게임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게임머니 충전과 아이템 구매 결제에 따른 수익, 게임장비 판매로 수익증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율의 말에 윤솔은 게임장비를 팔기 위해 FPS 장르로 게임을 개발하느냐는 농담 섞인 말에, 지율은 당연하다고 대답했다.

콘트롤러용 게임장비를 필수로 생각하며, 구매하고 있는 장르는 FPS였다.


특히나, VR 게임을 콘솔게임으로 즐길 때는 이런 콘트롤러가 별도로 필요했기에, 유저들은 콘솔게임을 즐기면서, 별도의 게임장비를 세트로 구매하고 있는 시장이 구축된 분야에 진출해 경쟁하려 하고 있었다.

거기에, 콘텐츠진흥원에서 사업지원 프로그램도 발표했기에, 지율은 자신하고 있었다.


윤솔은 지율의 자신감에 동조하며, 자신이 먼저 해야 할 일을 알려달라고 말했다.

지율은 윤솔에게 FPS 게임과 MMORPG게임으로 만들 수 있는 수익모델을 기획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윤솔은 개발 중인 게임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싶다고 했고, 지율은 재희에게 회사 견학 겸 개발상황도 함께 확인시켜주라는 업무지시를 했다.

또한, 지율은 재희에게 현재 운영되고 있는 게임들도 사업아이디어가 있으면, 윤솔과 서로 소통하라 한다.


재희는 대표실을 나와, 윤솔을 바로 기획개발실로 안내했다.

기획개발실을 들어가니,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와 기계식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로 가득하다.

직원들의 집중력에 감탄하는 윤솔.


윤솔은 게임개발 현장을 자신의 두 눈으로 목격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나 흥분되었다.

윤솔은 화려한 그래픽이 펼쳐진,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신기한 듯 이 모니터 저 모니터를 보느라 두 눈이 빠르게 움직였다.


윤솔이 신기한 듯 흥분을 감추지 못하자, 재희는 어린아이를 보는 듯 괜스레 웃음이 나왔다.

순수한 것인지, 아직 철이 들지 않은 것인지, 윤솔은 호기심에 솔직했다.

윤솔은 모니터를 보다 말고, 개발팀 직원들의 PC를 보며 감탄한다.


PC의 케이스는 모두 네온이 번쩍번쩍하며, 쿨러 역할을 하는 펜도 큰 것들이 잔뜩 달려있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그래픽 카드는 뒤로 구르다 봐도 최고사양으로 보였다.


‘와, 그래픽 카드만 몇백은 하겠네.’


윤솔의 눈엔 모든 것이 별천지였다.

그러고 보면, 윤솔은 지금, 5년 전에 구매한 노트북이 하나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윤솔은 개발하고 있는 게임에 눈이 갔지만, 개발팀 직원들이 사용하고 있는 PC에도 흥미가 많았다.


그러던 중 윤솔은 손들을 바삐 움직이는 개발팀 직원들과 달리 팔짱을 끼고, 게임 타이틀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여직원을 발견했다.

윤솔은 그녀의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윤솔도 게임 타이틀을 멍하니, 바라봤다.


[에덴]


재희는 넋이 나간 듯 멍하게 있는 윤솔의 어깨를 툭 치고, 개발실장실로 향했다.

윤솔도 정신 차리고 재희의 뒤를 따랐다.

부장실로 들어가니, 개발부장이 앉아 있었다.


개발실장의 이름은 황시욱, 일찍이 지율과 함께 게임을 개발해 회사를 설립했고 기획개발실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다.

재희는 윤솔을 시욱에게 인사시키고, 시욱은 개발팀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게임들에 관해 설명한다.


“지금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게임은 VR게임으로 AR시스템을 복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게임으로 개발 중인데, 이 게임이 사실 고사양의 게임이라,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비쳐질 지가 걱정이야.”


시욱은 콘솔 전용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PC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스마트폰의 메모리가 상당히 높은 스마트폰을 출시해야 할 듯한데, 현재 스마트폰 사양에 맞춘다면, 완성도면에서나 게임 구현에 상당한 한계가 있어서, 저질 게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유저가 거부감 없이 PC를 업그레이드하면서 게임을 즐기게 하느냐가 가장 걱정이라고 말했다.


개발실장의 말에 윤솔은 PC를 업그레이드하면 무엇을 업 해야 하는지 물었고, 개발실장은 그래픽 카드와 메모리를 기본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자, 윤솔은 고개를 끄덕였다.


재희는 윤솔의 모습을 보고 개발실장에게 개발실을 둘러보겠다고 말하자, 개발실장은 자신이 설명하겠다며, 실장실에서 나와 개발팀이 개발하는 게임 하나하나를 설명했다.

윤솔은 개발실장의 말을 들으면서도,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었다.


에덴 게임 타이틀을 바라보며, 한치의 움직임이 없었던, 그녀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녀의 뒷모습에 자꾸 눈이 가던 윤솔은 개발실장에게 그녀를 손짓하며, 묻는다.


“저, 저 에덴이란 게임은 뭔가요?”


윤솔의 질문에 개발실장은 그쪽으로 이동해 그녀에게 게임을 구동하라고 말하고, 그녀는 게임을 구동한다.

에덴이란 게임은 던전 게임이었는데, 게임개발자인 그녀가 PC, 모바일 연동으로 게임을 개발했고, AR로 전환을 요구한 상황이었으나, 개발비 부족으로 개발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게임의 완성도가 높은 던전형 MMORPG였다.

윤솔은 왜 AR로 개발 전환하고 싶은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재희와 윤솔은 개발실을 나와 홍보마케팅부 및 기술부를 둘러보고 광고사업부로 돌아왔다.

윤솔은 사무실로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다이어리에 뭔가를 끄적인다.


[던전형 MMORPG + FPS 타이틀 결합.]

[메인 타이틀 게임 속에 서브타이틀 게임 생성 운영.]

[게임 통합 ID를 사용하듯 게임 통합캐릭터 개발 생성 운영 아이템, 레벨 통합으로 사용.]

[AR 게임 장소 던전화 관광지 선정.]

.

.

.


윤솔의 다이어리에 메모가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하고, 윤솔은 개발된 게임과 개발될 게임의 통합과 AR로 개발될 게임의 사업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기획하고 있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고, 윤솔은 자신의 기획을 재희에게 먼저 공개했다.

윤솔의 기획서를 본 재희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자신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기획이었다.


게임 캐릭터를 통합하는 기획으로 게임을 모두 모은다는 발상이 가장 충격이었다.

메인 게임을 로그인하여 서브 게임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하지만, 이해하기엔 쉽지 않았다.

하여, 재희는 윤솔에게 물었다.


“게임 캐릭터를 통합한다는 것은 잘 알겠는데, 메인 게임에 서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는데, 이걸 좀 설명해 주겠어?”


윤솔은 재희의 말에 몸을 앞으로 당기며,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윤솔은 마치 영업 나온 사람처럼 눈빛이 반짝이며, 재희에게 적극적으로 생각을 입으로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모든 게임을 통합하는 게임이 있고, 그 게임 안에 또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있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올림픽이란 게임에 각 종목이 있는 것처럼 말이죠.”


윤솔의 말에 재희는 생각은 괜찮은데, 캐릭터 간 이질감이 생길 것 같다는 의견을 냈고, 그 부분을 간과했다는 윤솔의 솔직한 대답에, 게임 캐릭터 통합을 위한, 게임 통합기획은 폐기됐다.

그러나, 재희는 다른 것이 흥미로웠다.

바로, 던전을 분양한다는 개념이었다.


“윤솔씨, 난 이 기획이 정말 소름이 올라오는데, 이것 좀 상세하게 설명해 주겠어?”


재희는 ‘던전 분양’이라 쓰인 기획 타이틀을 손으로 콕 집으며, 윤솔에게 물었다.

윤솔은 첫 번째 기획이 폐기되어 자신감이 살짝 꺾였지만, 이 박력 있게 설명했다.


“던전 분양은 말 그대로, 몬스터나 레어템이 나오는 던전을 유저에게 분양하는 것입니다. 분양받은 유저는 던전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게임머니를 받고 던전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이용 시간을 정할 수도 있고, AR게임에 딱 맞는 시스템이라 볼 수 있죠.”

“그래 윤솔씨, 그런데 수익구조는 어떻게 만들어 간다는 거지?”


재희가 수익구조에 관한 질문을 하자, 윤솔은 자신감이 붙었는지, 아주 편안한 몸짓으로 재희에게 설명하기 시작한다.


“수익은 광고와 수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광고와 수수료?”

“네, 기획서에도 표기했지만, 일단 던전을 분양받기 위해선 기본 분양가에 상회하는 금액을 계산해야 합니다. 게임머니로 계산되지만, 그 금액이 상당하기에 현금결제를 해야, 분양받을 수 있을 겁니다. 특히 경매로 이뤄지기에 분양가는 상승할 테고, 현금결제도 많아지겠죠. 기간제 이기 때문에 인기 있는 던전은 경매가가 높아질 겁니다.”

“오오,”

“그리고, AR은 메타버스 시스템과 반대로, 가상의 시스템을 오프라인으로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던전 주변의 상가나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연계하여, 할인 쿠폰 광고를 유치해 광고 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죠.”

“그리고.”

“인기 던전 순위를 주단 위로 공개합니다.”

“이유는?”


윤솔은 기획서를 한 장 넘기며, 재희의 눈빛을 집어삼킬 듯 동공이 확장된다.


“순위는 발표하는 순간 던전주는 경쟁을 하게 됩니다.”

“경쟁?”

“네, 인기 던전으로 자신의 던전이 이름을 올리길 원하게 되죠, 일반 유저는 인기 던전에 더 몰리고 일반 유저가 는다는 것은 던전주의 수익이 는다는 뜻이니까요, 던전주는 인기 던전이 되기 위해 애쓰게 되죠.”

“어떻게?”

“게임 내에서 채팅창을 통해 홍보하는 경우가 제일 많을 수 있겠지만, 그들이 우리가 해야 할 광고를 대신해 주기도 하겠죠. 흔한 바이럴이나, SNS를 통해서요.”

“그렇게 한다고, 우리가 수익이 늘어나는 건 아닐 거 아냐. 물론 신규유입이 있을 수 있겠지만,”


윤솔은 목이 마른 듯 물을 마시고, 재희에게 다시 자신의 기획내용을 브리핑하듯 이어나간다.


“네, 여기서, 우리 EM이 해야 할 일이 생기는 겁니다. 실제, 아니 주 수익이 되는 플랜을 가동하는 것이죠.”

“어떤?”

“던전주에게 레어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면, 던전주는 유저 모객을 위해 아이템을 구매하게 되겠죠. 그러면 유저들도 자연히 레어템을 받기 위해 던전을 찾겠죠.”

“흐음. 하지만 그게 그렇게 큰 수익이 될까?”


재희의 말에 윤솔은 기획서 두 장을 넘긴다.

그리고, 눈썹을 찌푸리는 재희를 뚫어질 듯 쳐다보며, 기획서에 쓰여있는 다음 플랜을 설명한다.


“인기 던전을 선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기 던전을 기준으로 대회를 개최하고, 대회를 개최한 던전은 지자체와 협의하여, 지자체 행사로 전환하도록 기획하고, 지자체 대회로 만들어 관광 상품화할 수 있게 확장 시키는 것이죠.”

“게임을 관광상품으로 만든다?”

“네, 성공적인 레퍼런스가 생긴다면, AR게임이 관광상품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게임을 바탕으로 실제 부동산 사업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 기획은 파급력이 확실합니다. 던전을 만들고, 유저 모객 후 던전 방문데이터로 지자체와 협상, 지자체가 던전을 분양받고, 대회를 연 후 랜드마크화 하는 것입니다. 그 후 부동산 개발을 합니다. 물론, 실제 부동산 사업까지 할지는 대표님의 의중에 달려있습니다만, 전, 랜드마크화 하는 단계까지 만드는 것이 이 기획의 골자입니다.”


윤솔은 그 이후에도 더 자세한 얘기를 하고, 재희는 윤솔의 기획내용을 모두 듣고는 윤솔에게 던전 분양에 대한 기획서만 별도로 작성해서 지율에게 보고하자고 한다.

윤솔은 재희의 말에 바로 기획서를 작성하고, 재희에게 말한 기획내용을 그대로 지율에게 설명한다.

윤솔의 얘기를 들은 지율은 너무나 좋은 기획이라 말하고, 당장 추진하자고 한다.

하지만, 윤솔은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한다.


“윤솔, 뭔가 문제가 있어?”

“응, 이 프로젝트는 인타이어를 배제하고 진행했으면 해.”


윤솔의 말에 지율과 재희가 동조한다.


“윤솔, 인타이어를 배제하고 싶은 마음은 나도 너와 같아. 하지만, 지금 당장 인타이어를 배제 할 방법이 없어.”

“그쪽 투자금이 얼만데, 이렇게까지, 끌려가는 거지?”


윤솔이 지율에게 묻지만, 지율은 쓴웃음을 머금고, 대답한다.


“좀 많아.”

“일단은, 대표님 말씀이 뭔지 알겠고, 그럼, 이 프로젝트는 잠시 킵해 놓겠습니다. 다른 방법으로 수익모델 플랜을 기획해 보겠습니다.”


윤솔의 기획은 때를 기다리기로 하고, 먼저, 기존의 게임에서 수익을 낼 방법을 모색하기로 한다.

그리고, 윤솔은 개발실에서 본 그녀가 계속 신경 쓰이자, 에덴의 게임에 관해 알아본다.


EM의 FPS게임 ‘샷랜드’는 착착 개발되고 있었고, 윤솔도 회사에 적응이 되었는지, 광고사업부 직원과 재희와 손발을 맞추며, 게임 플랫폼을 이용한 광고를 차곡차곡 수주해오고 있었다. 또한, 광고주들과 콜라보 상품들도 대박은 아니지만, 상당한 매출이 일어나고 있었다.

윤솔도 바쁨의 시간 속에서 열정을 갖고 숨 쉬고 있었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고, EM이 인타이어를 배제할 수 있는 때가 왔다.


인타이어가 국회의원에게 비자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퍼지면서, 인타이어가 압수수색을 받는 일이 벌어지고, 그 소식은 EM의 관계자들 귀에도 들어가면서, 이 사실을 전해 들은 윤솔은 기회를 잡으려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이생망백수가세상을씹어먹음0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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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3화 ‘판타지는 없지만, 경험은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편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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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망 백수가 세상을 씹어먹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윤솔은 없지만, 법인 설립은 준비 중이다. 22.12.05 70 1 13쪽
29 수사는 계속되지만, 미궁으로 빠져든다. 22.12.04 52 1 13쪽
28 기억은 없지만, 그림자를 쫓고 있다. 22.12.02 50 1 13쪽
27 죽음의 진실로 분노가 일었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22.12.01 55 1 14쪽
26 대통령이지만, 그들은 부정한 존재일 뿐이다. 22.11.30 65 2 12쪽
25 능력은 비밀로 하려고 했지만, 비밀을 지키는 건 쉽지 않다. 22.11.29 63 2 13쪽
24 개인적인 복수라 생각했지만, 모두의 복수가 되어 버렸다. 22.11.28 63 2 14쪽
23 비밀인 것 같지만, 비밀이 아니다. +2 22.11.26 68 3 13쪽
22 살해당한 것에 불만은 없지만, 복수는 해야겠다. 22.11.25 78 2 13쪽
21 의혹이 있었지만, 진실은 밝혀졌다. 22.11.24 67 4 13쪽
20 본인이지만, 설명할 방법이 없다. 22.11.23 69 3 15쪽
19 언데드는 아니지만, 정체를 규명하기란 쉽지 않다. 22.11.22 73 4 13쪽
18 생환은 했지만, 존재는 알 수 없다. +2 22.11.21 77 2 13쪽
17 현실이지만, 판타지가 되었다. 22.11.19 72 2 13쪽
16 엔딩을 만들고 싶었지만, 엔딩은 허락되지 않았다. 22.11.18 82 4 13쪽
15 윤솔은 죽음이 소원이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22.11.17 82 6 12쪽
14 현실에선 총에 맞으면, 과다출혈로 사망한다. 22.11.16 84 5 14쪽
13 무협은 아니지만, 무공이 생겼다. 22.11.15 86 7 12쪽
12 미션은 없지만, 불현듯 이벤트가 생겼다. 22.11.14 83 3 12쪽
11 스킬은 없지만, 방법은 강구 했다. 22.11.12 94 2 13쪽
10 소드마스터는 아니지만, 칼질은 좀 합니다. 22.11.11 99 2 12쪽
9 해리슨포드는 아니지만, 갑분 도망자가 되었다. 22.11.10 97 2 15쪽
8 SSS급 힐러는 없지만, 현실엔 유능한 메딕이 있다. 22.11.09 105 4 13쪽
7 서머너는 아니지만, 때론 정의가 소환된다. 22.11.08 101 4 15쪽
6 이능력은 없지만, 죽음을 마주한 경험은 무적이 된다. 22.11.07 106 3 12쪽
5 상태창은 없지만, 인맥은 계획을 완성 시킨다. 22.11.05 110 4 13쪽
4 초능력은 없지만, 그럴듯한 판을 짜다. 22.11.04 130 6 13쪽
» 판타지는 없지만, 경험은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 +4 22.11.03 160 15 25쪽
2 회귀도 환생도 못 했지만, 친구가 내민 손을 잡았다. +2 22.11.02 206 14 21쪽
1 죽지 못한 현실에선 환생도 회귀도 없다. +15 22.11.01 427 3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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