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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한 컵 망상 한 수저

이생망 백수가 세상을 씹어먹음

웹소설 > 일반연재 > 드라마, 현대판타지

parkpd
작품등록일 :
2022.10.28 09:56
최근연재일 :
2022.12.05 21:54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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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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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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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죽지 못한 현실에선 환생도 회귀도 없다.

본 콘텐츠에 등장하는 지역명, 명칭, 브랜드, 단체, 공공기관, 종교, 인물, 건물, 배경, 법문 등 모든 것들은 창작으로 현실과 관련 없는 내용으로 구성 되어있고, 실제와 다르며, 콘텐츠에 등장하는 모든 내용이 창작된 것으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DUMMY

<죽지 못한 현실에선 환생도 회귀도 없다.>

이생망001.jpg

202x

검은색 블라우스에 차콜 색상 치마 정장을 입은 여자가 임원실이라 쓰여있는 방으로 들어와 보고하듯 말한다.


“이사님. 여기 말씀하신 파일 입이다.”


이사라는 사람은 서류가 담긴 파일을 확인하고, 일어서며 말한다.


“고마워 김비서.”

“이번은 어디로 가세요? 이사님?”

“응, 워싱턴으로 갑니다.”


이사의 말에 김비서는 웃으며,


“지난번 파리의 일은 잘되셨나 봐요.”

“네, 샹드마르스 공원을 잘 분양했죠.”

“아, 그래서 이런 기사가...”


김비서는 테블릿으로 프랑스 파리 기사를 이사에게 보여준다.


[파리 에펠탑 주변, 중세 갑옷을 걸친 인파 몰려.]

[대한민국 경제 살린 EM]

[EM 러시아에 이어 파리정복.]

[파리 정복한 EM 다음은?]

[EM의 행보에 반도체 시장 들썩.]


이사는 기사를 보고, 웃으며, 김비서에게 워싱턴 항공기 티켓과 숙소 확인을 요청하고, 슈트 재킷을 걸치며 외출준비를 하자, 김비서는 투명하고 매력적인 입술로 이사에게 묻는다.


“워싱턴에서 분양하시는 건 뭔가요?”


김비서의 물음에 빛나는 하얀 치아를 보이며 대답하는 이사.


“백악관.”


이사는 백악관이란 말을 남기고, 임원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김비서는 고개 숙여 인사한다.


“잘 다녀오세요. 하윤솔 이사님.”


임원실 문이 닫히고, 율솔이 탄 항공기는 워싱턴을 향해, 푸른 하늘로 떠 올랐다.


* * * * *


현재


모든 것을 포기한 듯, 한강 다리 위를 걷고 있는 윤솔.

세상이 무너진 듯 그의 발걸음이 무겁고 또 무겁다.

한발을 옮기는 것도 버거워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은 걸음걸이, 다리에 힘이 없는지 한 걸음 한 걸음이 힘없이 위태로워 보인다.

자살을 많이 시도하던 마홍대교.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글귀들과 조형물로 인해, 한 번 더 마음을 추스르는 윤솔이었으나, 글귀와 조형물은 그의 결심을 돌려놓지 못했다.

결국 윤솔은, 다리에서 뛰어내렸다.


‘그래, 이게 나에게 맞는 최후다. 한심한 인생아.’


윤솔은 한강으로 처박히고, 작은 물기둥이 솟더니, 이내, 물보라가 출렁이며, 윤솔은 강물 아래로 가라앉았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윤솔이 살아온 인생에서 아마도 가장 짧은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윤솔은 가라앉는 자신을 원망하지도, 남을 탓하지도 않았다.

그저, 끝낼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강 속으로 빨려들 듯 가라앉을수록 윤솔은 괴로운 고통보다는 홀가분한 지금의 순간이 기뻤다.

더 이상의 고통도, 아픔도, 배신도, 노력도, 고민도 이제 없기에 죽음이란 것이 도리어, 기쁜 윤솔이었다.

윤솔은 기쁨의 눈을 떴고, 온 세상이 하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이곳이 하늘나라인가 보구나, 드디어 끝났다. 짧은 인생이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을 다 경험했으니,’


윤솔은 웃으면서 눈을 감았다.


*


시간이 지나자, 누군가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윤솔의 귓가에 들렸고, 윤솔을 깨우는 소리가 윤솔의 귓속으로 들어왔다.

윤솔은 어수선함에 눈을 떴다.

눈을 뜬 윤솔은 자신의 기대가 사라졌음을 깨달았다.

윤솔의 눈앞엔, 염라대왕이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윤솔은 실망했다.


‘젠장, 세상을 끝내지 못했다. 나의 고통과 지옥이 끝나지 않았다.’


윤솔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시련은 또 있었다.

경찰이 들어와 윤솔에게 서로 동행하자고 말했지만, 의사가 지금은 힘들다고 대신 말해 주자, 경찰은 내일 마홍경찰서로 오라며, 종이 한 장을 윤솔에게 주고 병실에서 나갔다.

윤솔은 그날 저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온 윤솔은 경찰이 준 종이를 보자, 출두 명령서였다.


‘경찰 출두, 인생 종 치려고 했는데, 이게 죄가 되었구나, 태어난 것도 사는 것도 내맘 대로 된 게 하나도 없는데, 죽는 것도 내맘 대로 못 하네, 신은 너무나도 얄궂은 존재구나. 젠장.’


*


윤솔은 집에 불도 켜지 않은 채 쪼그리고 앉아, 밤을 보냈다.


*


윤솔은 날이 밝자, 경찰서로 향했다.


‘죽지 못한 인생, 경찰서로 향하는 내가 정말 한심하다.’


경찰서에 들어서니, 왠지 심장이 쿵덕쿵덕 마라톤을 완주한 심장처럼 아주 심하게 발길질하고 있었다.

그 심장 고동 소리에, 윤솔은 스스로 긴장하고, 겁에 질린 듯 얼굴색이 창백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내가, 큰 죄를 지은 것인가?’


윤솔은 스스로가 죄인인 된 듯 주변을 보았다.

정상적인 모습으로 보이는 이들이 없었다.

윤솔 자신도 정상인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때, 누군가 윤솔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


“어, 역시 하윤솔PD님 맞으시네, 접니다. 심자윤경위”


심자윤경위의 말에 윤솔은 정신이 점차 돌아오고, 혈색도 되찾기 시작했다.

경찰서에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안심이 되는지 미처 알지 못했던 윤솔이었다.


“어쩐 일이세요. 또 경찰 관련 드라마 만드나요? 수사반장 같은?”


심경위 말에 윤솔은 잠깐 시간이 있냐며, 심경위를 이끌고,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어제의 자신이 자살을 기도한 일을 얘기한다.

심경위는 연민인지 윤솔을 잘 아는 사이라 그런지, 윤솔에게 안심하고 귀가하라고 말한다.


“걱정하지 말아요. 보통 한번은 훈방조치 하니까, 돌아가시고, 푹 쉬세요. 피디님. 인생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아요. 절대. 그러니까, 피디님도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그리고 다시는 그러지 마세요.”


심경위는 윤솔에게 진솔하게 얘기하고, 일어섰다.


*


윤솔은 경찰서에서 아무 일 없이 돌아올 수 있어 안심했지만, 그것뿐이었다.

윤솔은 삶의 의미가 없었기에 다시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 *


1년 전


방안에 앉아 노트북을 두드리는 윤솔.

하지만, 그의 얼굴엔 생기라곤 찾아볼 수 없다.

윤솔은 노트북에 연결된 마우스를 움직여, 웹소설 공모전을 클릭한다.

웹소설 공모전 요강을 본 후, 한숨을 내쉬는 윤솔이었다.

윤솔은 방송국을 그만두고 잘 알고 지내던 선후배와 함께 제작사를 차렸지만, 보기 좋게 말아먹고, 웹소설 작가를 꿈꾸며, 오늘도 열심히 연재하며, 공모전에 참가했다.

하지만, 공모전에선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작가님, 이번 공모전에 참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희 공모전 취지와 어울리지 않아, 합격하지 못하셨습니다. 건필하세요.]


[작가님. 이번 공모전에 참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심사를 맡으신 작가님의 의견에 따라 합격하지 못하셨습니다. 건필하세요.]


[작가님... 건필하세요.]

.

.

.

.

[불합격.]


윤솔은 단 한 번도 합격하지 못했다.


‘내가, 너무 자만 했던 것인가. 무엇이 문제인가. 다른 웹소설을 읽고, 강의도 들어 봤지만, 웹소설은 너무 어렵다. 꼭 예능을 만드는 것 같다. 필자의 생각이 아니라, 독자의 생각으로 글을 쓰는, 그래서 작가의 의도와 관계없이 트랜드에 맞춰가는, 성공하는 작가들을 보면, 정말 천재인가 싶다.’


윤솔은 자신을 한탄하며, 침울한 어둠 속에 점점 갇혀갔다.

그렇다고, 방송과 관련된 일은 하기 싫었다.

아니, 죽기보다 싫었다.

종종 방송일을 같이 한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하지만, 윤솔은 정중히 거절했다.

그리고, 이따금 픽업 알바와 택배 알바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그 돈은 말 그대로 생활비였다.

지금 진 빚의 이자도 낼 수 없는 금액이었다.


윤솔은 사랑하는 사람도 있었다.

결혼을 약속한 사람.

윤솔이 제작사를 보기 좋게 말아먹자, 바로 파혼당했다.

윤솔은 파혼당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누가, 빚더미에 오른 남자를 사랑할 수 있겠는가, 윤솔 자신도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를 보내고, 극복하려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

힘든 하루하루가 계속되었고, 결국 집마저 경매로 넘어갔다.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게 된 윤솔은 결국, 고시원 생활을 하게 되었다.


‘내가 무슨 큰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까지 하는 것인가.’


윤솔은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처참하고 처량해, 절망으로 빠져들었다.

지금 자신의 모습을 비관했다.


* *


어둠에서 눈을 뜬 윤솔.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구나. 하윤솔. 너의 인생은 실패다.’


윤솔은 방구석에서 몸을 웅크리고, 눈을 다시 감는다.

시간은 흐르고, 날이 밝았다.

하지만, 윤솔은 반응이 없다.

어제 웅크리고 앉은 그대로 몸이 굳어 버린 듯 움직임이 없다.


그때 전화가 울린다.

울리는 전화 소리에도 윤솔은 반응하지 않고, 움직임도 없다.

그 후로도 전화는 계속 울리고, 윤솔은 반응은커녕, 미세한 움직임도 없었다.

숨을 쉬는지도 의심스러운 모습이었다.


또 전화벨이 울렸다.

윤솔이 받지 않자,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문 두드리는 소리에, 윤솔이 반응한다.


윤솔이 일어나 비틀거리며, 문으로 가, 문을 연다.

옆방 사람이었다.

전화 소리가 시끄러우니, 조용히 해달라는 소리를 하고, 화를 내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윤솔은 그제야 전화기를 확인한다.

수많은 부재중 통화표시 중에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구지율. 지율이가 무슨 일로 연락했을까.’


윤솔은 핸드폰 액정의 구지율 이름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윤솔은 오랜 고민 끝에 액정의 구지율을 터치하고, 통화를 누르자, 들려오는 컬러링.

컬러링은 게임음악 같았다.

게임음악 같은 컬러링에 윤솔은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엷은 미소가 지어졌다.


‘좋아하는 걸 계속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윤솔의 짧은 생각이 지나가고, 전화를 받는 지율.


“여보세요. 구지율 입니다.”


전화기에서 중저음의 지율의 목소리가 들리자, 윤솔은 살짝 당황해,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지율이 다시 묻자, 대답하는 윤솔이었다.


“아, 잘 지냈어? 나 윤솔이야. 하윤솔.”


윤솔이란 말에 지율이 반갑게 말한다.


“아, 윤솔아. 왜 통화가 이렇게 힘드냐. 잘 지내지?”


지율의 안부 인사에 윤솔은 솔직히 대답하지 못했지만, 지율의 목소리가 반가웠다.

지율은 윤솔에게 긴히 할 말이 있다며, 시간 괜찮으면, 보자며 장소와 일시를 정하고 통화는 끝났다.


윤솔은 지율이 어릴 때부터 하던 일을 업으로 삼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부러웠다.

생각해 보면, 게임과 PC를 좋아했던 것은 둘 다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율은 좋아하는 것을 넘어, 전공하여 업으로 삼았고, 윤솔은 그러지 못했다.

지율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를 오랜만에 들은 윤솔은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자신이 너무나도 초라해 보였다.


‘친구에게 열등감이라니, 정말 최악이다.’


윤솔은 10년이나 다니던 방송국을 그만둔 이후로 쓴맛과 패배, 그리고 배신과 실패와 사랑에 빠진 듯 매번 맛보고 느꼈다.

그 느낌이 아직 윤솔을 지배하고 있었다.


‘지율은 실패와 패배 같은 쓴맛을 이겨내고, 그 자리에 앉아 있겠지?’


윤솔은 자기비하를 멈추고, 지율의 성공담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고 생각하고, 지율이 정한 곳으로 나갔다.


*


그곳은 여의도의 한 이자카야였다.

밀폐된 별실이 여러 개가 있었고 나는 그중 한 별실로 들어갔다.

별실로 들어가니, 지율은 이미 자리해 있었다.


“오, 왔어? 윤솔.”


윤솔은 오랜만에 본 지율을 보고, 반갑게 악수하며, 자리에 앉았다.

음식은 바로 나왔고, 술도 잔에 채워졌다.

윤솔은 오랜만에 마시는 술이었다.

빈곤은 사람을 외관을 피폐하게 하기도 하지만, 가장 힘든 건 마음의 여유를 없애 나락으로 떨어뜨린다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윤솔은 오늘 몸과 마음이 치유 받는 날이기도 했다.


술의 달콤함이,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져 허우적거리는 윤솔을 이끌어내 듯 예전의 쾌활하고 밝은 윤솔을 세상으로 끌어내었다.

한층 밝아진 윤솔을 보는 지율도 기분이 좋았다.

윤솔을 만나기 전 지율은 친구들에게 윤솔의 소식을 들었다.

방송사에서 나와 제작사를 차리고, 사기당하듯 제작사를 말아먹고, 폐인처럼 지내고 있다는 얘기를,

지율은 그 얘기를 듣고 가슴이 아팠다.


윤솔이 방송국에 입사했다는 소식은 너무나도 기뻤다. 아니 질투가 날 만큼 부러웠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윤솔과 함께 밤새 입사를 축하하며 기뻐해 준 것은 10년 전 추억이 됐을 뿐이었다.

지율은 과거의 추억에서 벗어나, 윤솔에게 진지하게 물었다.


“윤솔.”

“응?”

“너, 나하고 일해볼 생각 없어?”


지율의 말에 윤솔은 잔에 술을 따르다 말고, 지율을 빤히 쳐다봤다.


“지율아.”

“응.”

“나, 누구랑 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냐. 너도 다 들었을 것 아냐. 나에 대해서.”


지율은 윤솔의 말에 차분하게 대답했다.


“응.”


윤솔은 잔에 채운 술잔을 비우고 탁자에 내려놓으며, 지율을 다시 쳐다본다.


“그런데, 어떻게 나하고 일하자는 소리가 나오냐. 난 실패했어. 실패한 사람하고 사업하는 거 아니다. 특히 신용불량자하고 사업하는 거 아냐.”


윤솔의 말에 지율은 윤솔의 잔에 술을 따라주며,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로 위로하듯,


“윤솔아 그런 말 하지 마, 뭐가 실패야. 우린 아직 인생의 반도 안 살았잖아.”

“...인생? 음. 인생이라...”


윤솔은 또 술잔을 비운다.


“지율아, 어쨌든 고맙다. 나, 더 있으면, 너한테 실수할 것 같아. 잘 먹었다. 다음에 내가 살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다음엔 내가 살게.”


윤솔은 지율의 만류에도 일어나, 밖으로 나가버렸다.

자리에 혼자 남은 지율은 잔에 남은 술을 마시고, 슬픈 눈빛으로 잔을 바라본다.


* *


며칠 전


게임회사 EM 본사 회의실

투자자 이사회 회의

지율은 투자자들에게 재무 상태를 보고하고 추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IR 관련 프리젠테이션을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중 한 투자자가 냉랭한 분위기 속에 목소리를 낸다.


“뭐, 지금까지 잘 이끌어 온 것은 알겠는데, 추가적인 수익은 어디서 낼 수 있다는 것인지, 전혀 설명이 없네요? 추가 수익모델은 있는 건가요? 구대표?”


투자자의 질문에 지율은 기존 수익모델에 게임 캐릭터 MD상품을 추가로 개발해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하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대답이었다.

지율의 생각은 투자자들에게 닿지 않았고, 투자자들은 확실한 수익모델을 제시하지 않으면, 현재 투자한 투자금도 회수할 것이라, 말하며, 회의실을 떠났다.

지율은 회의실을 떠나는 투자자와 이사들의 뒷모습을 보며, 이를 꽉 물었지만, 특별한 대책은 없었다.


‘이대로, 회사는 망하는 건가? 젠장.’


지율의 머릿속에 아이들과 사랑하는 아내, 유리가 지나갔다.


‘구지율. 정신 차리자. 정신.’


지율은 사무실로 각 부서장과 팀장을 불러 모아 지금 회사의 상태를 알리고, 아이디어 및 기획을 제출하라고, 말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이렇다 할 수익모델을 찾지 못했다.

고민에 빠진 그때, 지율의 머릿속에 윤솔이 생각이 났다.

생각지 못한 상상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던 윤솔이,


‘그래 지금은 뻔한 아이디어로 상황을 타개할 수 없어. 상상을 초월하는 기발한 발상이 필요해.’


지율은 전화기를 들어 윤솔에게 전활 한다.

신호음은 가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 윤솔로 인해, 지율은 초조해진다.

열통의 전화를 모두 받지 않는 윤솔,

지율은 단념하듯 인터폰을 누르고, 사업팀장을 부른다.

대표실에 들어온 사업팀장은 수익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뒤이어 올라온 기획팀장도 답을 내놓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개발팀장이 새로운 게임을 만들자고 제시한다.

개발팀장은 요즘 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하는 사업 중 AR에 관련한 사업이 있다며, 지원금을 받아 게임을 개발해 수익구조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개발자로서 지율은 좋은 생각이라 판단되어 추진하기로 한다.

하지만, 게임개발에 들어갈 시간과 인력 그리고, 게임의 수익 창출에 관해 지금과 같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머릿속에서 윤솔의 얼굴이 떠나지 않았다.


‘윤솔, 뭐 하고 있는 거야. 전화 좀 받아라.’


틈나는 대로 윤솔에게 전화하는 지율.

하지만, 윤솔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집으로 퇴근해 서재로 들어와 수익모델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지만, 게임사업이란 것이 수익모델이 뻔하기에, 추가로 더 개발할 만한 사업이 없었다.

아이디어가 없는 상황에서, 게임에 광고를 삽입하는 PPL도 그리 효과적이지 않고, 유행이 지난 듯 사업성과가 없었다.

막연하게, 타사 게임들을 보고 있던 지율에게 전화가 울렸다.

윤솔이었다.

지율은 윤솔에게 사업 얘기는 빼고, 간단히 안부만 물으며,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제, 윤솔의 엉뚱하지만, 창의적인 돌파구를 얻을 수 있겠어.’


지율은 문제가 해결이라도 된 듯 기뻐하며, 아이들과 웃음꽃을 피웠다.


* *


지율은 오늘의 술맛이 조금 전까지 너무나 달콤했는데, 윤솔의 말에 너무나 쓰게 느껴졌다.


‘윤솔, 넌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거니.’


지율의 표정에서 슬픔이 느껴졌다.




선작 좋아요는 작가의 큰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1화 ‘죽지 못한 현실에선 환생도 회귀도 없다.’편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님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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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망 백수가 세상을 씹어먹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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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윤솔은 없지만, 법인 설립은 준비 중이다. 22.12.05 70 1 13쪽
29 수사는 계속되지만, 미궁으로 빠져든다. 22.12.04 52 1 13쪽
28 기억은 없지만, 그림자를 쫓고 있다. 22.12.02 50 1 13쪽
27 죽음의 진실로 분노가 일었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22.12.01 54 1 14쪽
26 대통령이지만, 그들은 부정한 존재일 뿐이다. 22.11.30 64 2 12쪽
25 능력은 비밀로 하려고 했지만, 비밀을 지키는 건 쉽지 않다. 22.11.29 63 2 13쪽
24 개인적인 복수라 생각했지만, 모두의 복수가 되어 버렸다. 22.11.28 62 2 14쪽
23 비밀인 것 같지만, 비밀이 아니다. +2 22.11.26 67 3 13쪽
22 살해당한 것에 불만은 없지만, 복수는 해야겠다. 22.11.25 78 2 13쪽
21 의혹이 있었지만, 진실은 밝혀졌다. 22.11.24 67 4 13쪽
20 본인이지만, 설명할 방법이 없다. 22.11.23 69 3 15쪽
19 언데드는 아니지만, 정체를 규명하기란 쉽지 않다. 22.11.22 73 4 13쪽
18 생환은 했지만, 존재는 알 수 없다. +2 22.11.21 77 2 13쪽
17 현실이지만, 판타지가 되었다. 22.11.19 71 2 13쪽
16 엔딩을 만들고 싶었지만, 엔딩은 허락되지 않았다. 22.11.18 82 4 13쪽
15 윤솔은 죽음이 소원이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22.11.17 82 6 12쪽
14 현실에선 총에 맞으면, 과다출혈로 사망한다. 22.11.16 84 5 14쪽
13 무협은 아니지만, 무공이 생겼다. 22.11.15 86 7 12쪽
12 미션은 없지만, 불현듯 이벤트가 생겼다. 22.11.14 83 3 12쪽
11 스킬은 없지만, 방법은 강구 했다. 22.11.12 94 2 13쪽
10 소드마스터는 아니지만, 칼질은 좀 합니다. 22.11.11 99 2 12쪽
9 해리슨포드는 아니지만, 갑분 도망자가 되었다. 22.11.10 97 2 15쪽
8 SSS급 힐러는 없지만, 현실엔 유능한 메딕이 있다. 22.11.09 105 4 13쪽
7 서머너는 아니지만, 때론 정의가 소환된다. 22.11.08 100 4 15쪽
6 이능력은 없지만, 죽음을 마주한 경험은 무적이 된다. 22.11.07 106 3 12쪽
5 상태창은 없지만, 인맥은 계획을 완성 시킨다. 22.11.05 110 4 13쪽
4 초능력은 없지만, 그럴듯한 판을 짜다. 22.11.04 130 6 13쪽
3 판타지는 없지만, 경험은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 +4 22.11.03 159 15 25쪽
2 회귀도 환생도 못 했지만, 친구가 내민 손을 잡았다. +2 22.11.02 204 14 21쪽
» 죽지 못한 현실에선 환생도 회귀도 없다. +15 22.11.01 427 3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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