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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세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parkpd
작품등록일 :
2022.05.11 13:34
최근연재일 :
2022.09.29 18:00
연재수 :
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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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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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2,767

작성
22.05.1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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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5. 수사의 기본은 단서.(개)

본 콘텐츠에 등장하는 명칭, 브랜드, 단체, 공공기관, 종교, 인물, 건물, 배경, 법문 등 모든 것들은 창작으로 현실과 관련 없는 내용으로 구성 되어있고, 실제와 다르며, 콘텐츠에 등장하는 모든 내용이 창작된 것으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DUMMY

<수사의 기본은 단서.>

형사세계커버14.jpg

유적발굴지.


지현은 유적발굴 현장을 다예와 함께 돌아보았다.

유적발굴 현장은 땅을 깊이 파면 팔수록 오래된 시기의 유물들이 쏟아져 나온다며, 오늘은 둘러만 보고 이후부터 업무를 하면 좋을 것이라며, 간단하게 설명했다.


.

.


대충 현장을 돌아본 두 사람은 다시 차에 올라 청으로 향했다.


.

.


청으로 향하면서, 지현의 머릿속에는 유물발굴 현장에 관해 어떻게 업무를 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다예가 해준 23년 전 이야기가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

.


다예는 지현의 상태가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마치 얼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창밖만 주시하고 있는 지현을 힐끔 보며 위로라도 하듯 입을 열었다.


“아까 제가 한 말 너무 신경 쓰지 말아요, 저도 들은 얘기일 뿐이니까.”


다예가 지현에게 안심시키는 말은 했지만, 지현은 고개만 끄덕였을 뿐 침묵이 흘렀다.


.

.


다예와 지현이 탄 차는 시내에 들어올 때까지도 정적이 흐르고 있었고, 청에 거의 다다를 때쯤, 식사를 마치고 나온 세계의 일행과 마주쳤다.


지현은 세계를 발견하고, 세계를 향해 손짓하며, 우물거리듯 입 밖으로 말을 토했다.


“어, 저, 저기 저 사람, 저 사람이 우리 옆집에 사는 사람인데?”


지현이 창밖의 세계를 보며, 말하는 것을 들은, 다예는 지현의 시선과 손끝을 쫓아 보니 세계가 시야에 들어왔다.


다예는 세계가 있는 곳으로 차를 접근시키곤 놀란 듯 차를 급히 정차시켰다.

그리곤 그녀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


“시, 시, 신세계?”


다예는 눈을 비비고는 차 창을 열어 세계를 다시 확인하더니, 저도 모르게, 소리치고 말았다.


“신세계!!!”


다예의 외침에, 세계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다예의 차를 향해 가까이 다가왔다.


“누, 누구세요?”


세계가 평소보다 목소리를 높여 묻자, 순간 당황한 다예는 차창을 서둘러 닫고 급히 차를 출발시켰다.

세계는 급히 떠나는 다예 차를 보며, 황당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듯 혼잣말을 뱉는다.


“뭐, 뭐지? 여기 온 이후로 1일, 일, 당황이네,”


고개를 갸웃하곤, 팀원과 헤어지곤, 집으로 향하는 세계였다.



* * * * *



집에 돌아온 세계는 한정식집 영수증을 보며, 이를 꽉 물었다.


“그나저나, 정경사, 아니, 정형사. 너무하네, 그때나 지금이나 복수를 제대로 할 줄 아는 친구였어!! 와아... 무슨, 밥만 먹었는데, 40만원이 나오냐. 촤아... 나 이거. 완전히 당했네! 정형사!!! 아우!!!”


분한 듯 말하고 있던 세계지만, 식당에서 로운의 일이 생각났다.



* * * * * * * * * *



한식당 안.


식당에서 세계는 자신과 경대 동기인, 로운의 계급이 이해되지 않아 물었다.


“아니, 근데, 정경사, 왜 경사가 된 거지?”


세계의 물음에, 로운은 한숨을 푹 쉬고는 불고기만 씹으며 대답이 없었다.

로운의 모습에 화산이 입을 열려고 하는 찰나, 화산을 만류하고는 로운 스스로 입을 열었다.


“윤순경 됐어! 내가 할게.”


로운은 길게 깊은 한숨을 내 쉬고 진지함과 침울함이 섞여있는 표정을 짓고는 세계를 보며, 입술을 움직였다.


“팀장님, 일단, 여기 있는 저를 포함한 세 사람은 사실, 지청에서 근무했었습니다. 윤순경은 원래 윤경장으로 사이버수사팀 팀원이었고, 주형사는 아니 주경장은 저와 같이 형사과에 있었습니다.”


로운이 말에 세계는 들고 있던 젓가락을 내려놓고 덤덤한 표정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럼 왜 계급이 강등된 거지? 무슨 사고라도 쳤나?”


세계의 물음에, 로운은 제대로 설명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눈빛이 변하더니, 적극적으로 말을 이었다.


“그건, 목도 시장 비리 제보를 받고, 저희 팀이 움직였는데, 결국, 시장은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가 없다며 풀려났고, 우리 팀은 당시 시장 선거에 개입한 정치경찰로 낙인찍혀 모두 강등되고 팀은 해체됐습니다.”


로운의 말에 팀원들의 표정엔 씁쓸함이 담겨 있었다.



* * * * * * * * * *



송명마을.


세계는 식당에서의 씁쓸해하던 팀원들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일까? 세계의 머릿속에선 갈등이 일었다.


세계는 사실 지긋지긋한 강력범죄에서 벗어나 편하고 여유있는 생활하고자, 이곳에 온 것이었다.

그런데, 세계가 자신의 욕심만 채운다면, 팀원들의 인사고과는 최악이 될 것이고, 다시 원복은 말할 것도 없고, 진급 자체가 물건 너 갈 것이 뻔히 그려졌기에, 심하게 갈등하고 있었다.


자신의 일신을 위한 평안을 우선해야 할지, 팀원들의 진급을 우선해야 할지에 관하여, 심한 갈등이 세계를 심한 고민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세계는 고민하다, 불도 끄지 못한 채로 고민하다 그대로 잠이 든 세계였다.



* * * * *



지현집.


지현은, 세계의 집을 바라보고 있었다.


불켜진 세계의 집을 바라보며, 지현은 낮에 다예에게 들은 23년 전 이야기를 되뇌고 있었다.


어린 세계가 온몸에 피 칠갑하고 뒷산에서 나온 후 실종됐던 마을 사람들이 모두 뒷산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던 이야기를...


그 시체 더미 안에는 세계의 아버지인 신승권도 함께 있었다는 얘기를...


다행히 그날 마을에 없었던 세계의 어머니가 세계를 데리고 마을을 떠났고, 이후 아무도 세계의 소식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는 얘기도...


지현은 그 끔찍한 얘기를 상상하자, 세계가 무섭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정이 지현의 마음을 휘저었다.


“아, 몰라, 내가 왜 이래, 내일 출근이나 신경 쓰자, 잠이나 자자. 잠이나.”



* * * * *



송명마을.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지현의 집에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 * * * *



해남경찰서.


강력팀 사무실 강력2팀.


세계가 일찍 사무실에 출근했음에도, 팀원들은 이미 출근해서 사무실에 자리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다들 어제는 잘 들어갔죠?”


세계의 인사에 화산은 부스스한 세계의 모습을 보고, 세계가 겪고 있을 고충을 안다는 듯이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근데, 팀장님, 어젯밤에 아무 일도 없었나요?”


화산의 물음에 세계는 화산이 엉뚱함이 있는 괴짜처럼 느껴져 되물었다.


“왜? 어젯밤에 무슨 일 있었어요? 윤순경 말은 꼭 내가 어젯밤에 무슨일이 생겼어야 한다는 듯한 소리로 들리는데? 맞나?”


세계의 직설적인 발언에, 화산은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화들짝 놀라, 바로 입을 열지 못하고, 잠시 머뭇거리다, 힘겹게 입을 열었다.


“팀장님, 사실 그게, 팀장님 사시는 곳이 송명마을이잖아요. 그곳이 옛날에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 곳이어서요. 저도 들은 얘기지만, 사람들이 엄청 죽어 나간 마을이라, 지금까지 아무도 안 살고 폐가들만 즐비한 마을인데, 거기로 팀장님이 이사하셨다고 하니, 걱정되어서요.”


화산의 말에, 세계는 별것 아니라는 듯 의자에 앉았다.


“그런 거라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화산과 얘기하고 있던 그때였다.


.

.


김팀장이 세계를 불렀다.


“신팀장!!! 과장님 회의!”

“아, 네, 바로 가겠습니다.”


세계는 급히 수첩을 챙겨 강력 1팀장인 사명을 따라간다.



* * * * *



과장실에 들어가니, 회의가 시작되었다.


회의 안건은 1팀에서 진전이 없는 강력 사건과 신규 강력 사건을 나눠 2팀에 나누어 분배하는 안이었다.

회의안을 들은 세계는 강력히 항의하려다, 식당에서 들은 로운의 이야기로 인해, 덤덤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영혼 없는 눈빛으로 사명과 수사과장을 바라보았다.


“1팀에서 정리해 주시면, 저희 2팀이 따르겠습니다.”


세계가 군말 없이 따르겠다고 말하자, 수사과장은 흡족하다는 듯 미소 짓고는 사명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한다.


“그럼, 사건 분배는 두 사람이 상의해서 결정해. 앞으로도 신규로 접수되는 사건도 두 사람이 잘 협의해서 잘 정리하면 될 것 같으니 두 사람 서로 많이 협의해 봐.”


수사과장의 말에 사명은 반사적으로 대답이 나왔다.


“네, 알겠습니다.”


수사과장과의 회의가 끝나고 과장실에서 나오는 김사명팀장과 신세계였다.



* * * * *



세계와 사명은 회의가 끝나고 강력팀으로 돌아오면서, 사건 서류를 나눴다.

그중, 사명은 세계에게 변사체 발견 사건 파일을 주었다.


“팀장님? 이건...”

“아, 그 건은... 지난주에 발생한 사건인데, 우린 기존에 있는 사건들이 많아서, 가장 최근 사건이라, 손이 많이 필요해. 그러니까 2팀이 맡아줘! 사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김자경경장이 알려 줄 거야.”


해남서에서도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마음먹은 세계였지만, 실제로 강력 사건을 맡으라고 하니 쉽사리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팀원들을 생각하니, 표정에서는 하기 싫은 티가 묻어 나왔지만, 입으론 긍정적인 대답을 하고 있었다.


“네에, 아, 알겠습니다.”


어쩔수 없다는 듯 대답을 하고 긴 한숨을 내쉬는 세계였다.


.

.

.

.


사무실로 돌아온 세계는, 팀원에게 분배된 사건의 파일을 펼치며, 사건에 관한 얘기를 한다.


“우린, 다른 사건들보다 1주일 전에 발견된 변사체 관련 사건을 우선으로 수사합니다.”

“변사, 사건이요? 설마...”


로운이 뭔가를 아는 듯 동그란 눈을 크게 뜨고 세계를 바라보며 묻자, 세계는 로운에게 변사 사건에 관해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었지만, 아직 마음은 하기 싫은 일이라 그런지, 내키지 않아. 건성건성 설명했다.


“흠, 대충 알 수도 있겠지만, 1주일 전에 변사체가 강가에서 발견됐는데, 그게 아직 신원 파악이 안 된 모양이야, 밀물 때 바다에서 부가도 쪽으로 해서 강으로 유입되었는지, 강가의 수초에 오랜 기간 걸려 있다가 발견됐는데 부패가 심해서, 자세한 내용은 1팀 김자경경장이 브리핑할 예정입니다.”


.

.


어제의 세계가 말한 태도로 봐서는 강력범죄는 수사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팀원들은, 세계의 결정에 의외여서 모두 눈만 껌뻑이고 있을 뿐이었다.

잠깐의 정적이 강력 2팀에 머물고 있을 때, 1팀 김자경경장이 세계 앞으로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신팀장님. 저는 1팀 김자경경장입니다.”


세계 앞에 자경이 인사하며 자신을 밝히자, 세계는 자경을 덤덤하게 바라보았다.

자경도 딱히 세계에게 친절하거나 살가운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사무적으로 세계를 대했다.


“팀장님. 회의실로 가시죠, 변사 사건 관련해서 브리핑하겠습니다.”


자경은 세계와 2팀원들에게 들리도록 말하고는 무표정한 모습으로 회의실로 들어가자, 세계와 팀원들이 얼떨결에 회의실로 따라 들어갔다.


.

.


강력2팀원이 회의실에 모두 들어서자, 자경은 번갯불에 콩이라도 구울 심산인지, 냉소한 표정으로 바로 사건브리핑을 시작한다.


“사체는 30대, 여성으로 추정되며, 바다에서 밀물 때 부가도를 통해 상류인 영안호로 흘러들어 시신이 봉섬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며, 봉섬에 있던 사체는 봉섬으로 낚시하러 들어간 50대 이모씨가 발견하고 신고했습니다. 사체는 부패가 심한 상태로 3개월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날씨로 인해 부패가 가속되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과수팀 의견이 있었습니다.”


자경은 세계를 비롯한 2팀원들이 자신의 설명을 잘 들었는지 궁금하지 않은지, 체크도 하지 않고 바로 현장 및 사체에 관련한 사진을 넘기며, 무뚝뚝하게 설명을 이어간다.


“1차 소견을 보시면, 질식사한 것으로 판단되며, 부패 된 시신에 목이 졸린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누군가에게 살해된 후 바다에 던져진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며, 얼굴 형태나, 지문으로는 신원을 파악할 수 없어 현재, DNA대조를 진행 중입니다.”


세계는 귀찮지만, 수사가 넘어 온 만큼 내용은 알아야 했기에 자경에게 물었다.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신이 부패했는데, 어떻게 질식사로 추정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김경장?”

“그것은 폐에 들어찬 물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피해자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물에 빠졌다면, 폐에 물이 꽉 찼겠죠? 그런데, 이 사체에는 폐에 물은커녕 도리어 부패 가스가 차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는 이미 죽은 뒤 물에 버려졌다는 과수팀 의견입니다.”


세계는 잠시 자경을 보더니, 질문을 한다.


“그럼, 자살일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연탄가스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숨진 뒤 바다에 빠진 것일 수도 있잖아요.”

“그것도, 가능성을 배제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자살이라면 피해자가 죽은 후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야 하는데, 그 부분이 설명하기 힘드니까요.”

“아니면, 차 안에서 질식사한 후, 차가 물속으로 빠졌을 가능성은? 없나요?”

“그랬다면, 피해자는 차 안에 남아 있었겠죠? 질식되려면, 차창을 모두 닫았어야 했을 테니까요.”

“그렇네요. 자살이 성립되기가 여러모로 힘드네요. 지금 상황에선 타살 가능성이 가장 유력해 보이기는 하네요.”


세계가 입을 닫자, 자경이 세계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실룩거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네! 그래서 저희 1팀에서도 타살에 무게를 두고 탐문수사 중이었으나, 아쉽게도 아직 소득은 없습니다.”


자경이 입을 왜 실룩거렸는지, 세계는 이유를 알 수 없었으나, 사건에 집중한 세계는 사건을 좀 더 파고들었다.


“그럼, 당시, 낚시 배나 방파제 등을 탐문하고 있었겠군요.”“네, 하지만, 실종신고도 없었고, 여러모로 난항인 사건입니다.”

“알겠습니다. 이후 수사는 2팀에서 잘해 보도록 하죠. 오늘 브리핑 고마워요.”


세계가 번쩍이는 눈빛으로 가볍게 미소를 짓자, 자경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

자경이 나간 후에도 피해자의 사진을 살펴보던 세계는 뭔가가 떠올랐는지, 밖으로 나가 자경을 다시 찾는다.


“김경장, 한 가지 더 물어볼 게 있는데, 피해자 옷은 그대로 있나요?”

“네, 옷은 흐트러짐도 없었고, 성폭행 흔적은 없었습니다.”

“아니, 그런 말이 아니라, 그 옷이 증거품으로 그대로 있느냐는 말입니다.”

“네? 네!”

“알겠습니다.”


세계의 엉뚱한 물음에, 순간 자경은 세계가 무엇인가 자신이 보지 못한 것을 알아낸 것이 있는지 떠보기라도 하듯 세계에게 물었다.


“왜? 왜요? 뭐가 걸리는 거라도 있나요? 혹시 뭐라도 찾으셨나요?”

“아뇨, 아직 확실치는 않은데, 좀 살펴볼 게 있어서요, 부탁합니다. 설명을 좀더 해 주겠어요?”

“...”


자경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다시 회의실로 들어갔다.


.

.


회의실로 들어간 세계는 사진 속 옷소매 안쪽에 새겨진 문양을 손짓하며 자경에게 물었다.


“저 문양, 혹시 본 적 있나요?”


세계가 사진에 손으로 집으며, 가리킨 곳을 자경이 살펴보았다.

그리곤, 눈을 크게 뜬더.


“어? 왜, 우린 못 봤지?”


자경이 머쓱한지, 머리를 끄적이며 세계를 바라보자, 진지한 표정의 세계가 사진 속의 옷 소매를 보며 입을 열었다.


“못 본 게 아니라, 신경 쓰지 못한 겁니다. 아마도 본 사건을 접했을 때, 대부분 형사가 사건보다 사체가 신경 쓰였을 테니까요. 강 반대로 갔으면, 목도관할로 해남관할이 아니었을 테니까요. 아마도 이것이 더 신경 쓰였겠죠. 그래서 초기에 발견 못 한 겁니다. 수사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이 있었으니까요.”


세계의 말에, 자경은 부정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다.

그런 자경을 보며, 세계가 말을 이어간다.


“아, 그렇다고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사람들은 아마도 같은 마음일 테니까요. 나였어도 말이죠. 아무튼, 저 문양 본 적 있습니까? 삼태극 그 안에 이태극.”


자경은 지금까지 사건의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자기의 일을 2팀에 뺏긴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세계의 말에, 부끄러움이 앞섰다.


“저, 저는 잘 모르겠지만...”


부끄러움과 미안함, 죄책감이 밀려오던 자경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것이 떠올랐다.


“아! 삼태극 문양은, 혹! 유적 발굴팀에 물어보면, 알 수 있을지도 몰라요. 요즘, 고대 유물이 계속 출토되고 있거든요, 거기 유물 중에 삼태극 문양 유물들도 꽤 출토되고 있으니, 그쪽에 가면 거기 사람들이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자경은 세계의 물음에 유물 조사팀에 물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 대답했고, 세계는 그런 자경을 바라보며, 입꼬리에 미소가 번져가고 있었다.




콘텐츠에 사용된 이미지는 콘텐츠를 즐기시는 독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전개내용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비라이센스 이미지로 어디까지나 참고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작가의말

5화 ‘수사의 기본은 단서.’편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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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거래 +26 22.06.06 252 1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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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 Blood. (피) +22 22.06.02 250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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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 숲에서 헤매다. +24 22.05.27 264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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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수사의 기본은 단서.(개) +5 22.05.13 464 1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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