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쇼핑몰.
본 콘텐츠에 등장하는 명칭, 브랜드, 단체, 공공기관, 종교, 인물, 건물, 배경, 법문 등 모든 것들은 창작으로 현실과 관련 없는 내용으로 구성 되어있고, 실제와 다르며, 콘텐츠에 등장하는 모든 내용이 창작된 것으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36. 쇼핑몰.
도도한 자세를 하고 세계의 말을 경청하는 영하.
“사실 옆에 있는 이 아이는 내 동생 신세인, 오늘 한국에 들어왔는데, 가방이며, 짐들을 몽땅 털려서, 맨몸이라, 발끝부터 머리까지 싹 사야 하는데, 동생이나 나나 쇼핑 경험이 전무 해서. 특히나, 여자 옷은 내가 사본 적이 없어서,”
그러자, 성비서가
“왜요? 세인씨가 사면 되잖아요.”
세계가 다시 입을 연다.
“그, 그게.”
세계가 바로 말 못 하자,
세인이 끼어든다.
“엄마가 사다 주셔서, 제가 쇼핑을 한 경험이 없어서요.”
세인의 말에 영하는
“응, 이해할 수 있어, 그런 사람들 자주 봤지. 좋아. 내가 도와줄게.”
영하의 말에 세계는
‘어, 일이 잘 풀릴 것 같은데?’
영하가 세계와 눈을 맞춘다.
그리고,
“내가 먼저 손 내밀어주니까, 기분 좋지. 신세계. 하지만, 공짜는 없어.”
영하는 일어서며,
“성비서, 데리고 와.”
영하가, 일어서 나가자, 성비서가
“신팀장님 같이 가시죠, 세인씨도.”
세계와 세인은 성비서 뒤를 따라나선다.
*
쇼핑몰.
쇼핑몰에 도착한 영하, 성비서,
세계와 세인에게 빨리 오라고 손짓한다.
세계와 세인은 영하의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여기저기에 시선이 돌아가는 세계와 세인,
둘 다, 새로운 문물을 만난 듯, 눈과 고개가 정신없다.
그런 모습을 본 성비서는
“팀장님, 좀 이상하지 않아요?”
“뭐가?”
“세인씨는 오늘 한국에 들어와서 그렇다 쳐도, 신팀장님이 저렇게 넋놓고, 패션몰을 쳐다보는 것이.”
“성비서, 몰랐어?”
“모가요?”
“신세계, 옷이며, 신발, 심지어, 양말까지, 국내 브랜드가 없어. 모두 미국 현지 브랜드만 있을 뿐.”
“네? 역시 자산가.”
“아니, 스스로 쇼핑해본 적 없다는 거야. 지금까지 혼자 살면서, 다른 건 몰라도 의류는.”
“그게 무슨,”
“신세계는, 미국에서 들어온 이후로 라이프타임이 멈췄다는 거야.”
“네?”
세계와 세인은 아직도 쇼핑몰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영하는 세계와 세인을 보곤, 성비서에게 귓속말을 한다.
성비서는 알았다는 표정을 짓고, 영하는
“자 여기서 찢어지죠, 세계씨는 나랑 가고, 세인씨는 성비서와 가고.”
영하는 말이 끝나자, 세계의 팔을 끌어 잡으며, 세계를 이끈다.
성비서도 세인의 팔을 잡아채며,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간다.
영하는 세계를 명품관으로 이끌고, 세계는 브랜드가 명품인지도 모르고 끌려가 옷을 입어보는데, 입는 옷마다 세계에게 어울리고, 세계가 입고 나올 때마다, 영하는 물론 점원까지 세계의 모습에 반한다.
영하는 세계와 쇼핑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세계에게 이 옷 저 옷 입혀보고, 자신도 비슷한 컨셉의 옷을 쇼핑하면서, 시간을 즐겼다.
쇼핑을 즐기고, 세계와 세인은 다시 만났다.
다시 만난 세인은 쇼핑 전의 세인이 아니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화사하고, 심플 하지만, 세련된, 무엇보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 했던가.
단발 스타일에 쭉 뻗은 팔다리, 모델 뺨치는 몸매. 성비서는 싱글싱글 웃으며, 세계와 영하의 반응을 즐기고 있었다.
“어때요? 이 정도면, 세인씨는 연예계로 가도 바로 성공할 비주얼이죠?”
성비서의 말에 영하와 세계는 넋을 잃고 고개만 끄덕인다.
그때였다. 여자 비명이 들린 것은.
쇼핑몰의 사람들이 비명이 들린 곳으로 모여들고, 웅성거리기 시작하는데,
세계도 사람들이 움집 한 곳으로 갔다.
쇼핑몰의 작은 창고 같은데, 그곳에 사람도 아닌, 동물도 아닌 모습의 사체가 있었다.
반이 잘린 채로, 세계는 사체를 보고, 바로 전화길 꺼내 통화한다.
그러면서, 세인이가 못 보도록 하려 했으나, 이미 보고 말았다.
통화를 끊은 세계,
세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세계에게 묻는다.
“행귀가 변한 모습인 거죠?”
“아마도,”
쇼핑몰에 경찰들이 들어오고 작은 창고엔 폴리스라인을 설치한다.
정체 모를 사체를 과수팀은 사진을 찍으며, 현장을 조사한다.
혜리는 세계에게 오더니,
“저거, 뭐야?”
“나도, 몰라. 쇼핑하러 왔다가 발견했을 뿐.”
“그래? 조사해 보면, 나오겠지, 뭐라도.”
“그래. 그럼, 수고하고, 난 먼저 들어갈게.”
“그래.”
혜리는 사체를 시신 가방에 넣어 SG종합병원으로 이동시킨다.
“저런 게, 벌써 세 번째네.”
혜리는 혼잣말을 던지곤, 쇼핑몰에서 철수한다.
*
집으로 돌아온 세계와 세인, 그런데, 어쩌다 보니, 영하와 성비서도 함께다.
“음, 이런 곳에서 사네? 세계씨?”
세계는 순간, 움찔한다.
“이런 곳이라니? 어떤 의미?”
“응, 좋은 의미. 심플 한 게 아주 맘에 들어. 호텔도 지겨웠는데.”
영하의 말을 들은 성비서가 불안한 느낌이 오는지 급하게 말을 꺼낸다.
“아, 아니, 팀장님 호텔이 뭐가 지겨워요. JR리조트의 최고 호텔 그것도 최고층 스위트 룸인데, 팀장님, 제발 호텔이 좋다고 해주세요.”
성비서의 만류에도 영하는 마음을 정했는지,
“옆집 청소하고 있던데, 누가 들어오나?”
영하는 세계에게 묻는다.
“으, 응? 아 저 집. 그 집은, 응, 세인이가 쓰게 하려고,”
“그래? 그럼, 저 집 내가 쓰면 되겠네, 거, 가족끼리 따로따로 사는 게 더 어색한 거 아냐?”
“그게, 무슨?”
세계는 영하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세인인 그저, 세계와 영하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일 뿐 아무 말도 없었다.
“아니면, 저 집 나한테 팔지?”
영하의 말에 성비서는 머릿속에 빛 한줄기가 스치듯.
“아, 하. 그 방법도 있구나.”
성비서의 말에 세계는
“그 방법?”
당황한 성비서
“아, 아뇨, 혼잣말입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어떻게 할래? 저 집 나에게 팔 거야?”
“아, 아니, 내가 어떻게 팔아.”
“그럼, 나 그냥 저기서 지내게 해줘. 그럼.”
“아니, 그렇게 좋은 호텔에서 산다며, 여기처럼 아무것도 없는 곳에 뭐하러 와.”
“뭐가, 바다도 좋고 해변도 좋고, 무엇보다 조용하잖아. 더구나, 이층집에 넓은 테라스까지. 호텔보다 훨씬 좋지, 꼭 펜션 같네.”
세계는 좀전의 유기체의 사체로 인해 머리가 복잡했다.
때문에, 이런 일로 말싸움할 여유가 없었다.
“생명의 은인에게 그 정도도 못 해주나?”
“아, 아, 알았어, 알았어, 살아, 살아.”
영하에게 대답하고, 세인일 바라봤다.
“미안해. 세인아,”
세계의 말에 세인이 입을 연다.
“괜찮아.”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세계였다.
성비서는 바로 여기저기 전화를 하고 있었다.
영하는 세계를 보며,
“이삿짐 정리될 때까지 여기 있어도 되지?”
“있지 말라 하면, 있을 때는 있고?”
세계는 일어나, 테라스로 나가 담배를 문다.
‘분명, 행귀를 실체화 한 것인데, 누굴까, 누가 행귀를,’
생각이 깊어지는 세계, 옆에 세인이 다가오는데,
“행귀, 실체화할 수 있는 자가, 야차귀, 아니 오빠 말고 또 있을 줄이야.”
“짐작 가는 데나, 사람 없어?”
“없어, 내가 알기론, 그때, 다 같이 죽었잖아.”
“그럼, 왜 나는 가능하지?”
“나도, 그게 궁금했어. 행귀를 보는 것도 말이 안 되거든, 오빠는 그분이 아니니까.”
“그분?”
“치우”
바다를 바라보며, 담배를 힘껏 빠는 세계, 흰 연기가 안개처럼 사라진다.
세계의 무거워 보이는 뒷모습을 보고 있던 영하.
“세계씨, 뭐, 마실 것 없어?”
영하의 말에 돌아보는 세계,
“냉장고에.”
“세계씨가 꺼내다 주지?”
투덜거리며 주방 냉장고로 향하는 세계.
“도대체 왜 온 거야.”
투덜거리는 세계에게 영하는
“설마, 생명의 은인에게 투덜거리는 것 아니지?”
과일주스를 한 컵 가져다주며,
“귀신이네,”
주스를 본 영하는
“아니, 이런 거 말고, 알콜 없어? 맥주라던지, 와인 같은, 뭐, 그런,”
세계는 한숨을 내쉬며,
“로운이 한 명 추가네.”
세계의 말에 영하는
“뭐, 무슨 말 했어?”
그때 세계의 전화가 울린다.
세계가 전화를 받자, 고함이 들린다.
“신세계, 병원에 안 있고, 어딨어. 그렇게 죽고 싶냐?”
“고막 나갈 뻔했네. 집이야.”
“너, 그렇게 움직여도 돼?”
“돼, 괜찮아 다 나았어.”
“알았어, 너 집에 딱 기다려, 갈 테니까.”
“아, 아, 오지 말고, 쇼핑몰 사체나 조사해.”
“혜리한테 들었는데, 발견 당시 팀장도 거기 있었다면서, 그게 뭐야?”
“나도, 몰라, 그러니까, 잘 조사해서, 알려줘.”
“아, 알았어, 정말 몸은 괜찮은 거지?”
“응, 걱정하지 말고, 수사에 몰두해줘.”
세계는 로운과 통화를 마치고는
“뭐, 뭐 달라고 했지? 영하씨?”
영하는 이미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꺼내 마시고 있다.
성비서는 언제 나갔는지, 영하와 지낼 집을 여기저기 살피고 있었다.
어느새, 세계의 집에는 술판이 벌어졌다.
영하는 집에 들여놓을 가전제품을 주문하고, 성비서는 집에서 이삿짐을 정리하며, 영하가 편히 묵을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집안이 정리되는 동안 영하는 맥주를 마셨다.
영하는 슬픈눈을 하고 세계를 바라보았다.
건들면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릴 것 같은 눈으로,
콘텐츠에 사용된 이미지는 콘텐츠를 즐기시는 독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전개내용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비라이센스 이미지로 어디까지나 참고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 작가의말
36화 ‘쇼핑몰’ 편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귀 누가 실체화를 하고, 누가 실체화된 행귀를
없애는 것인지, 세계의 머릿속이 복잡해 진다.
세계앞에 점점 다가오는 알수없는 힘.
더 흥미로운 스토리로 37화 ‘입주자’ 편에서 뵙겠습니다.
다음화 37화 ‘입주자’ 편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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