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행귀
본 콘텐츠에 등장하는 명칭, 브랜드, 단체, 공공기관, 종교, 인물, 건물, 배경, 법문 등 모든 것들은 창작으로 현실과 관련 없는 내용으로 구성 되어있고, 실제와 다르며, 콘텐츠에 등장하는 모든 내용이 창작된 것으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34. 행귀
SG종합병원 이사장실.
“정사무장 올라오라고 해.”
이사장인 황수광이 인터폰을 한다.
“황시장, 내가 아직도 당신 밑이나 닦아주는 예전의 황수광으로 생각하면 오산이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정사무장이 이사장실로 들어온다.
“부르셨습니까. 이사장님.”
“응, 그래. 황시장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구급차 2대가 필요하다고 하네?”
“아, 그럼 지난 번처럼 준비해 드리면 될까요?”
“응, 그리고, 5억원 정도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 지금 가능한 금액이 얼마지?”
“당장, 준비는 할 수 있는데, 그러면, 이사장님 금고에서 먼저 지급해야, 가능합니다.”
“그래? 그렇지 않을 경우는?”
“2억 정도가 빕니다.”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지금으로선, 혈액 수급비와 의료보험 수급비를 오늘 중으로 행정 정리해 놓으면, 주말까지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래, 그래, 그런데, 정사무관”
“네, 이사장님.”
“이런 일은 내가 묻기 전에 미리미리 비자금을 조성해 놔야 하는 것 아닌가? 일 있을 때마다, 일일이 내가 얘기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10억원 쯤은 준비해 놔요. 항상. 안 되면, 염목사에게 재단 비용 좀 병원으로 기부하라고 해요. 10억원 돈도 아니잖아?”
“그래도, 이렇게 급작스럽게 요구하면,”
“아, 염사무관, 염사무관 형이라서 그래? 염사무관 형이 그 자리에 있으니, 염사무관 돈처럼 느껴지나 보지? 어차피 염목사 자리 원래 내 자리였다는 것 잊었어? 상제형이 부탁해서, 내가 병원 맡은 거잖아. 나 지금 당장이라도 그 자리 치울 수 있는 사람이란 거 잊지 마.”
“네, 죄송합니다. 준비하라고 전하겠습니다.”
염사무관이 이사장실을 나가자, 수광은
“아, 씨, 내가 언제까지 이 짓거리를 해야 하는 거야. 젠장.”
*
VIP병실
세계가 좌선하고 있다.
푸른빛과 붉은빛이 세계의 몸을 감싸듯 회전하고 있다.
“차, 찾았다.”
세계는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병실 문이 열리자, 세계는 급히, 침대에 눕는다.
하나가 들어왔다.
“찾아요? 뭘 찾아요?”
“아, 헛소리였어요, 헛소리,”
“그래요, 뭘 찾았는지는 몰라도, CT 촬영해야 하니까. 나가시죠.”
“근데, 이렇게 막 돌아다녀도 될까요? 하나씨?”
“갑자기, 요? 다른 뗀, 자주 나다녔잖아요. 신팀장님.”
“아, 알고 계셨구나.”
“나도 궁금했는데, 어딜 그렇게 돌아다닌 거예요?”
“그냥, 뭐, 좀이 쑤셔서 이곳저곳,”
“약품 창고, 혈액 보관실, 그리고, 원무과. 더 들려드려요?”
“아, 아뇨.”
“형사라는 분이, CCTV 있는 곳만 골라 다녀요? 알만한 사람이.”
“아. 미안해요.”
“그거 지우느라, 땀 좀 뺐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또, 도움을 받네요.”
세계와 CT촬영을 마치고 병실로 돌아온다.
“다시 얘기하지만, 혼자 나다니지 말고. 절대, 침대에서 안정. 오늘 CT 확인해서 경과 좋으면, 물을 마실 수도 있을 거예요.”
하나는 링거를 조정하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하나의 전화가 울린다.
“네, 지금 갈게요.”
외과 실에 들어선 하나.
신승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 왔어?”
하나가 들어오자, 승관은 CT 영상을 하나에게 보여준다.
하나는 유심히 보더니,
“이게 말이 돼요?”
“그렇지, 이건 말이 될 수 없지.”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일주일도 안 지났어요.”
“그러니까, 나도 이런 건 처음 봐.”
CT 영상에 세계의 장기는 상처 없이 깨끗했다. 마치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신생아의 장기처럼.
CT 영상을 보고 있던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없이, 정적만 흐르고 있었다.
*
VIP병실
“이제, 탄로 났을 테니, 나갈 준비를 해 볼까, 그것도 찾았으니.”
세계는 잔짐을 챙겨 병실을 나간다.
“아, 좀 더, 병원에 관련된 자료를 모으려고 했는데. 아쉽네. 황수광.”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황수광 이사장을 노려보고 있었다.
병실 안으로 뛰어 들어온, 하나.
하지만, 세계는 이미 병실을 떠난 후다.
“신세계씨 자신도 알고 있다는 뜻인가? 정체가 뭐지? 신세계팀장.”
*
집으로 돌아와 뒷산 큰 바위로 올라간 세계.
“내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고 며칠 동안 그 고생을 했네. 했어.”
세계는 바위를 한 바퀴 돌더니, 바위를 스르륵 밀어낸다.
바위가 있던 자리 중앙에 손을 뻗어 소리치는 세계.
“주인에게로 오거라. 만각.”
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만각, 만각? 만각.”
세계가 아무리 외쳐 보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세계는 일단 바위를 다시 원래 위치에 돌려놓고,
“그래, 너무 오래 걸렸지. 오래 걸렸어. 까먹을 만도 해.”
한탄하며, 앉아 있는 세계, 갑자기 눈을 번뜩이더니, 손을 뻗어 무엇인가를 손에 쥐는 세계.
세계의 손에 사람형태같은 투명한 것이 꿈틀거린다.
투명한 것이
“야차, 야차귀, 사, 살려줘.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게. 제발.”
“그걸, 어떻게 믿지? 난 니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안 그래? 행귀야.”
[행귀 : 형태만 있고 실체가 없는 떠돌이 령]
“아니야, 내가 그럴 거였으면 벌써 그랬지. 왜 네 근처에 있었겠어.”
“너였구나, 항상 내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던 녀석이.”
“한 번도 너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잖아.”
“그건, 알 수 없는 거고, 니가, 내 정체를 세상에 퍼트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딨어. 여기서 죽여버리는 것이 확실하지.”
“사, 사, 살려줘. 제발, 나 같은 행귀 백마리가 덤벼도 너를 이길 수 없다는 건 야차귀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잖아. 나같이 하찮은 행귀에게 힘쓰지 마.”
“그래? 살려주면, 넌 나에게 뭘 해줄 수 있을까?”
“뭐든, 뭐든 다 해줄게, 살려줘. 제발.”
“참, 이해되지 않는 족속이다. 인간과 같이 지내면서도, 자신의 존재조차 알릴 수 없는데, 왜 그렇게 목숨에 연연하는지, 모르겠다.”
“세상의 맑은 바람, 공기처럼 우리도 존재한다. 다만 인간의 오감으로 느끼지 못할 뿐.”
“지들 스스로도 왜 생겨나고 사라지는지도 모르는 행귀가 말이 많네. 그냥. 사라지자 행귀야.”
“자, 자, 잠깐. 살려줘. 제발. 야차귀야.”
세계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좋아. 살려줄게. 대신 계약하자, 주종계약.”
“싫어, 싫어. 그것만은 하기 싫어.”
“살려달라며, 뭐든 다 하겠다며, 왜 계약은 싫어?”
“그, 그, 그건, 계약하면, 실체 하게 되잖아.”
“그게 두려워?”
“응, 흉측한 모습이면 어떻게. 야차귀 너와 싸웠던 그것들처럼.”
세계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괜찮아. 나랑 계약했던 행귀는 다 인간의 모습이었으니까.”
“정말?”
“아 그래, 그러니까 이 계약은 성립이다. 알았지?”
“뭐, 뭐, 뭐?”
행귀가 발버둥 치자, 세계는 자신의 손가락을 물더니, 피를 낸다. 그리곤, 행귀의 이마에 피를 바르고, 태극문양을 그린다.
세계가 사체의 옷에서 찾아냈던 그 태극 문양을,
“됐다.”
행귀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파르르 떤다.
그러더니, 인간의 형태에서 인간으로 변했다.
그런데, 성별이, 여자였다.
깜짝 놀라는 세계 걸치고 있던 옷을 서둘러 덮어준다.
“여, 여자였네.”
“그러길래 왜 계약해서. 이제 어떻게 해요.”
“그러게, 일단 집으로 가자.”
산에서 내려와 집으로 향하는 세계.
산에서 내려가는 모습을 행귀 하나가 보고는 급하게 사라진다.
집으로 들어온, 세계는 서둘러, 행귀에게 옷을 찾아 방으로 던져준다.
“그 옷 입고 나와.”
세계는 서둘러 전화를 건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신분이 하나 필요한데요. 20대 여성. 조선족이면 될 것 같아요.”
전화를 끊고 또 전활 건다.
“안녕하세요. 청소업체죠? 집 청소 의뢰하려는데, 당장 가능하시면 좋고요. 네, 주소는요,”
세계가 전화를 끊자.
방문이 열리고 인간이 된 행귀가 나온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세계.
너무나 미인이다.
영하도 미인이지만, 영하보다 미인이다.
영하를 닮은 듯 안 닮은 듯
아마도, 영하의 피가 행귀를 지금의 인간 모습으로 만든 것 같았다.
“와, 인간 모습이 더 괜찮은데?”
“그, 그런가?”
“가서 거울 봐봐. 행귀 모습보다, 훨씬 좋을 테니.”
행귀는 세계의 말처럼 거울 앞으로 가서 섰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보며, 신기해하면서도, 만족하고 있었다.
그때 세계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네, 이름이라, 바로 전화할게요.”
세계는 전화를 끊더니, 행귀에게 가서 묻는다.
“혹시, 인간들 이름 중에 갖고 싶은 이름 있었어?”
“아니,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에잇, 그러니까 생각해 보란 거지, 갖고 싶은 이름 있었냐고.”
행귀는 세계의 말에, 한참을 생각하더니,
“갖고 싶은 이름은 아닌데, 세인이, 신세인, 야차귀 동생 이름.”
“뭐? 그건 안돼.”
“왜? 잘 태어나서 자랐다면, 이 모습 정도 나이가 아니었을까?”
세계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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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말
야차귀의 능력인가,
영하의 피를 받은 세계의 능력인가.
세계가 각성을 한 것은 분명한데,
행귀의 존재,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
세계의 행적이 점점 의심을 갖게 만드는데,
태극문양의 비밀을 알고 있었던 세계?
각성으로 알게 된 세계?
믿을 수 있는 것들이 혼란으로 다가온,
34.화 ‘행귀’ 편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흥미롭고, 재밌는 스토리로 찾아 뵙겠습니다.
35화 ‘신세인’ 편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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