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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금가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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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8.10.10 03:18
최근연재일 :
2008.10.10 03:18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438,019
추천수 :
503
글자수 :
106,300

작성
08.09.17 13:00
조회
13,160
추천
16
글자
7쪽

금가무적 15

DUMMY

휘잉! 바람한점 불지 않음에도 썰렁한 기운이 비무장을 훝고 지나갔다. 취걸개는 숨넘어갈 듯 배를 부여잡고 자지러지게 웃었고 관객들은 자기가 지금 무슨소리를 들었는지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화린을 바라보았다.

몇몇 사람들이 박수를 치자 얼떨결에 따라서 박수를 쳤다. 짝짝 거리던 박수소리는 곧 모든사람들이 맹렬히 치는 박수로 변했고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내가 잘못들은거야.’ ‘빙화소저가 그런 말을 할 리가 없지.’등등을 중얼거리며 자기 최면을 걸어 현실을 외면하기위해 애썼다.

화린은 음성 증폭기를 다시 적산에게 넘긴채 다소곳한 태도로 의자에 앉았다. 적산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처하게 화린을 바라보다 곧 어깨를 으슥였다. 취견은 한참을 낄낄거리며 웃다가 음성 증폭기를 쥐고는 말했다.

“아아. 재미있어 보이길레 심판을 맡은 개방 방주다. 지금부터 비무를 시작하지. 도전자 올라오도록.”

취견이 탁자 옆에 놓인 징을 채로 내려치자 데엥! 하는 커다란 징 소리가 음성 증폭기를 퐁해 비무장 전체에 울려퍼졌다. 하지만 참전자들이 서로의 눈치를 살피느라 비무대에 올라가기를 꺼리자 취견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쯔쯔 차후 무림을 이끌어갈 젊은 무인이란 것들이 눈치나 보고 에잉… 어째 무림이 갈수록 수준이 낮아지냐…”

취견이 투덜거릴 때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승복을 입은 젊은 스님이 한명 비무대 위에 올라섰다.

“우하하! 아미타불! 안녕하십니까! 본인은 소림에서 밥먹고 사는 일원이라고 합니다! 본인이 처음으로 비무에 도전하겠습니다.”

전혀 예상도 못한 스님이 참가하자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와 함께 곳곳에서 야유가 터져나왔다. 소림의 일원이라 하면 구룡 팔봉중 하나이자 소림의 차차기 장문인 후보였다. 그런자가 무림에 갓 출도하는 초짜들을 위한 자리에 출전을 하니 시선이 고울리 없었지만 일원은 아랑곳 하지않고 당당하게 화린을 향해 무릎을 꿇고는 왼손을 자신의 심장에 대고 오른손을 화린을 향해 뻗으면서 외쳤다.

“미인을 얻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치욕이라도 마다하지 않으리!”

“……”

일원의 외침에 비무장은 조용해 졌고 화린은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적산은 머리를 긁적이다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말했다.

“저기… 화린이는 내 부인인데… 그리고 스님은 결혼 못하는거 아니었어요?”

“……”

“……”

“아차! 난 결혼못하지? 이런 안타까운 일이있나… 어허… 선재로다…”

일원은 그제서야 스님은 결혼을 못한다는걸 꺠달았는지 손뼉을 치며 진심으로 안타까운 듯 중얼거렸다.

“아니지! 나 그냥 땡중하면 되는거 아냐! 오오 탁월한 선택이다!”

자신의 생각이 기발한 듯 자화자찬 할 때 귀빈석에서 분노가 느껴지는 외침이 울려퍼졌다.

“네 이놈! 일원아!”

외침소리에 일원은 벌떡 일어서더니 경망스럽게 폴짝 폴짝 뛰면서 말했다.

“이크 우리 두목 열받았다. 자! 덤벼 아무나 나와! 간단하게 밟아주지.”

“크어어!”

귀빈석에서 뒷목을 부여잡는 소리가 들려올 때 한 청년이 온몸을 휘리릭 비트는 경공으로 비무대에 내려서더니 일원은 무시한채 화린을 향해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본인은 화무결이라 합니다. 무림의 친구들은 부끄럽게도 파산권이란 별호를 붙여주었습니다. 이렇게 무림 삼화중 하나인 빙화 설화린 낭자를 뵙게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당연하게도 화린은 시선조차 주지 않았고 일원은 툴툴거리며 화무결에게 말했다.

“어이 어이 상대는 나라고.”

그런 일월을 흘깃 바라보고 화무결은 코웃음 쳤다.

“흥! 부동심의 소림에서 어째서 너 같이 촐싹대는이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만 구룡팔봉이란 이름이 허명이란건 똑똑히 알겠다. 자! 덤벼라 너같은건 한수에 끝내주지.”

“이런 잡것이…”

“하압! 파산진천!”

“꾸엑!”

산은 부수고 하늘이 흔들린다는 거창한 초식명과는 다르게 파산진천은 무공을 한 줄이라도 배운자라면 누구나 피할수 있는 단순한 정권 지르기에 불과했다. 파산권은 단순한 지르기를 피하느냐 막느냐에 맞춰 연환되는 공세를 정신없이 퍼붇는 무공이었다. 하지만 일원은 예상을 깨고 화무결의 정권에 안면을 그대로 얻어맞고는 뒤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

화무결은 일원이 당연히 피할줄 알고 다음 수를 연달아 펼치려다 휘청거렸고 장내는 조용해진채 적산과 취견의 대화만이 음성 증폭기를 통해 울려퍼졌다.

“…저 스님 구룡팔봉중 하나라면서요? 구룡팔봉은 뭐더라? 그 정도무림의 후기지수들중에서도 뛰어난 이들에게 붙는 칭호 아니었어요? 난 그렇게 알고있는데.”

“맞아.”

“에이 근데 저건 좀…”

“왜? 실망스럽다고?”

“헤헤 뭐 솔직히 그렇죠 그리고 스님이라고 하기엔 행동이 좀…”

“영락없는 땡중이지?”

“아니 뭐 그렇다기 보다는…”

적산이 슬쩍 소림출신들의 쏟아지는 흉흉한 눈초리에 말을 얼버무렸다. 최초 무림을 구성한 원류중 하나인 소림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문파이자 불교의 본산지였다. 중천의 사람들중 삼분지 이 이상이 불교신도인 이상 소림에 밉보였다간 세상살기 힘들어진다. 하지만 취견은 아랑곳 하지않고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놈이 어째서 구룡이 들어간줄은 보면 알아.”

취견의 말대로 바닥에 쓰러진 일원은 꿈틀거리다 벌떡 일어섰더니 화무결을 향해 외쳤다.

“아프잖아 잡것아!”

“……”

화무결은 일권에 바위를 부숴버리는 자신의 주먹이 통하지 않았단 사실보다 스님에게서 잡것이란 소리를 들었단 것이 더 충격이었다.

“왁! 왁! 참으시오 대사!”

“비무 중간에 나서면 그 무슨 망신입니까!”

귀빈석에선 누군가 비무대로 뛰쳐 나가려는걸 말리느라 소란이 일었고 일원은 카악! 퉤! 하고 진한 가래침을 바닥에 내뱉고는 파락호처럼 건들거리며 화무결에게 다가갔다.

“니가 나 때렸냐? 이래봬도 나 울 아부지 한테만 맞고 자랐거든? 근데 니가 나 때려? 뒤질레? 부처님 곁에 보내줄까? 가고싶지? 거기 극락이라는데 한번 가봐 응? 갖다와서 소감문 십오만자 빼곡이 써서 제출해라 응? 알것냐?”

“이익!”

불교에 귀의한 승려라 보기 힘든 언행에 충격받은건 받은거고 이런 모욕적인 언사를 듣고도 참으면 무인이 아니었다. 화무결은 다시 한번 초식명을 외치며 일권을 내질렀다.

“하압! 파산일권!”

“꾸엑!”

이번에는 피하겠지 예상했건만 또 다시 복부를 얻어맞고 데굴데굴 구르는 일원의 모습에 화무결은 내가 지금 뭐하는건지 문득 허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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