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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금가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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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8.10.10 03:18
최근연재일 :
2008.10.10 03:18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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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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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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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300

작성
08.09.1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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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무적 10

DUMMY

쉽게 무인을 접하고 원하는 자는 누구나 무공을 익힐수 있는(문파나 군부에 들어가지 않는 한 좋아봤자 2류에 불과하지만…)중천에서 비무대회는 자신의 실력과 기량을 뽐내는 자림임은 물론 명성을 얻을수도 있는, 무인들만의 행사가 아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와도 같았다.

작게는 시골유지의 잔치에서부터 크게는 무파의 무인들을 뽑는 자리까지. 비무대회는 사시사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열렸다. 대회의 상금만을 노리며 출전하는 비무전문 고수에서부터 비무대회가 열리는 장소를 쫒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상인들과 비무대회만 열렸다 하면 쫒아다니기 바쁜 떠들기 좋아하는 호사가들까지. 비무대회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상품이자 상권이었다.

하지만 그런 흔하디 흔한 비무대회가 아닌 근 이백여년만에 열리는 초절정고수, 그것도 무림삼화라 불리는 아리따운 여인들의 비무가 열린다는 소식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흔한 중소도시중 하나일뿐인 동광시는 삽시간에 유명해졌고 당연히 비무대회란 이름의 상권을 쫒아온 호사가들과 자신의 무를 갈고 닦으려는 무인들과 물건들을 팔려는 장사치들이 전부 동광시를 향해 몰려들고 있었다.

사람들이 몰리는곳에 사건사고가 없을수는 없었다. 사고치는 놈들의 대부분이 젊은혈기와 자신의 힘만 믿고 얼간이처럼 날뛰는 무인들이라 일반 포졸들로서는 감당이 안되어 문기가 직접 나서서 자근자근 밟아버렸다.

그걸로 끝나면 좋았을테지만 문기가 밟아버린놈들중 대부분이 비록 삼류 문파라지만 무림문파에 속해있었기에 그 문파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항의하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시청의 업무를 주관하는 청사에서 난잡하게 떠드는 천지문이니 파천방이니 하는 이름도 거창한 문파의 수장들이 흥분하여 떠드는 소리를 한귀로 흘려 들으며 문기는 최초 원인제공자인 적삼을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 하지만 그 시각 적삼은 문기가 알았다면 장하다! 역시 내 친구다!라고 칭찬할만할 행동을 생애 최초로 자기도 모르게 하고 있었다.

“잠깐! 마누라 좀 참으라니까! 살인은 안된다고 살인은!”

“서방님 말리지 마시옵소서. 감히 서방님을 속인 그 팽진욱이란자를 용서할수없사옵니다.”

“그렇다고 사람을 죽이면 안된다니까!”

“…알겠사옵니다. 죽이지는 않겠사옵니다.”

“진짜지?”

“예.”

비무대회 우승자를 죽여버리겠단 화린을 문기와 함께 겨우겨우 설득해 그날 죽이지 않겠다는 대답을 얻어낸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별다른 대책을 찾지 못한채 끙끙거리며 하루를 보낸뒤 다음날에도 뽀족한 수가 없는지라 넌지시 화린의 의견을 구했으나 화린은 모조리 죽여버리면 만사가 끝인데 왜 이렇게 끙끙거리는지 도통 이해를 못하는듯했다.

결국 문기는 아침을 먹은뒤 업무 때문에 청사로 돌아가고 객청의 방에서 적산이 차를 한잔 마시며 한탄조로 중얼거린 말이 화린을 자극해버렸다.

“헤유… 무림명가의 도련님이 나같은 놈에게 허리를 숙일때부터 눈치 챘어야 하는건데. 쩝…”

적산은 자신의 자기비하조의 중얼거림에 화린이 발끈했다는것도 모른채 화린이 지아비를 속인자를 용서할수 없다며 대뜸 팽진욱을 찾으러 나가려하자 화린을 말리느라 진이 다 빠질지경이었다. 겨우겨우 죽이지않겠단 확언을 얻어낸 적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다 마지막 화린의 죽이지는 않겠단 말이 귓가에 거슬려서 화린을 향해 조심스레 물었다.

“저기… 죽이지는 않겠단게 무슨 뜻이야?”

“말 그대로입니다. 사지를 찢어버리고 눈알을 뽑고 혀를 자르고 귀를 뭉게버린채 고자로 만들어 버려도 살아는 갈수 있을겁니다.”

“…죽는게 나을지도.”

화린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머릿속에서 그 모습이 상상된 적산이 부르르떨며 중얼거리자 화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사옵니다. 그러면 고통없이 단번에 죽여버리겠사옵니다.”

“헉! 아니 그러니까 그러면 안된대도!”

“그럼 죽이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니까! 죽여서도 안되고! 죽이지만 않아서도 안되고 팔을 자르거나 눈깔을 뽑거나 혀를 뽑거나 고자로 만들어 버려서도 안된다고! …아 놔 내가 언제부터 이런 험악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게된거지?”

“어째서이옵니까?”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화린의 모습은 표정만 있었으면 참을수 없을정도로 귀여울수도 있었으나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은 인형의 움직임처럼 어색하기만 했다.

“에… 그러니까 그 팽진욱이란 놈은 그 뭐시냐… 아! 그래 그 유명한 하북팽가의 자제라고! 그런 놈을 건드리면…”

적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화린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분노의 기색이 나타났다. 맑고 투명한 두 눈에서 새하얀 백광이 뿜어져 나왔고 주변의 기온이 급하강 하더니 초여름의 무더워져가는 날씨는 갑작스레 겨울로 변하더니 서리가 끼기 시작했다. 화린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자가 가문의 위세를 믿고 서방님을 속였사옵니까? 그럼 더더욱 용서할수 없사옵니다. 지금부터 하북팽가는 저와 빙궁의 주적으로서 이 중천에 팽씨성을 가진 모든인간을 말살할때까지 싸울것이옵니다!”

“으아아…”

화린을 말리려다 일만 커지자 적산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채 울상을 지었고 청사에 이름만 거창한 삼류문파의 수장들이 몰려와 항의하다가 갑자기 지들끼리 싸우는걸 말리기도 귀찮아 구경만 하던 문기는 갑작스레 발생한 이변에 얼씨구나 속으로 환호한뒤 벌떡 일어나 도망치듯 청사를 벗어나 이곳으로 뛰어왔다.

“뭐야! 무슨일이야! 아이고 형수님! 진정하세요!”

“그 그래 마누라 진정해 진정! 응? 진정하라고.”

오자마자 화린이 냉기를 펄펄풍기며 그 옆에 적산이 안절부절 하지못하자 앞뒤 가리지 않고 일단 화린부터 말렸다. 문기와 적산이 쩔쩔매며 화린을 말릴 때 근처 나무 밑에서 킥킥거리며 처음부터 그 광경을 구경하던 청림이 갑작스런 추위에 으슬으슬 한지 몸을 떨면서 계속 구경하려 했으나 도저히 안되겠는지 자리에서 툭툭 엉덩이를 털고 일어섰다.

“에휴… 언니 그렇게 화 안내셔도 되요.”

“……”

처음엔 벌벌떨며 다다가기조차 무서워 하던 청림은 이제 익숙해졌는지 화린의 시선을 받으며 싱긋 웃었다.

“그 팽진욱이란 사람을 굳이 언니가 혼내줄 필요는 없잖아요. 비무대회의 우승자가 금가장에 도전할 권리를 얻는거면 간단하게 문기오빠나 소견오빠가 참가해서 우승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

청림의 말에 주위의 한기가 씻은 듯이 사라졌고 적산과 문기는 멍하니 청림을 바라보았다.

“그 그런방법이 있었군.”

적산이 고개를 끄덕이자 문기가 발끈하며 소리쳤다.

“내가 왜 비무대회에 참가해야 되는건데! 내가 애송이들이랑 어울릴 수준…이죠 네네 목숨을 걸고 반드시 우승하겠습니다.”

목덜미를 살포시 찌르는 창 끝에 문기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전의를 불태웠다. 어찌됐건 화린이 진정한 듯 하자 적산은 열심히 화린의 비위를 맞추며 잡아끌었다.

“자자 들어가자고. 날도 더운데 우리 마누라 고운 피부 까메질라. 마누라 나 차한잔 마시고 싶은데. 들어 가자고.”

적산은 화린과 함께 방안으로 들어갔고 문기는 허무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문기를 향해 청림은 힘 내란 듯이 문기의 다리를 토닥였다.

“호호 오빠 힘내요. 오빠가 나서면 우승은 따 놓은거잖아요.”

청림은 딴에는 격려한다 말했지만 그냥 꾹 참고 청사에 있을걸 괜히 싫은소리 듣기 싫어 도망쳤다가 되려 일을 만든 문기로선 황장할 노릇이었다.

보통 절정을 넘어서는 고수들간의 비무에는 주연들의 비무가 펼쳐지기전 흥을 돋우기 위한 비무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런 비무는 무림에 갓 출도하는 초짜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길가다 칼은 안맞을 만큼의 실력은 지녔다고 증명하는 자리인 것이 관례였다.

그런 무림의 초짜들과 같이 칼춤추라는것 자체가 문기에게는 추태였고 망신이었다. 게다가 번갯불에 구워진 콩을 먹고 체해서 죽을뻔하다 등짝을 스치고 지나가는 주마등에 잊어버린 비상금을 숨겨둔 장소를 떠올리는찰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그 비상금을 찾았으나 이미 마누라가 낼롬 먹어버린지 오래라 아무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대다 변비걸릴확율보다 낮지만

무림 첫 출도에 일류이상의 무위를 가진 이른바 기연체험을 하고 세상에 나온 이들을 만날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이들은 큰 대회일수록 나올 확률이 높았다. 즉 이기면 당연한거지만 재수없어서 그 기연체험자에게 지기라도 하면 망신이 그런 망신도 없었다. 그렇다고 출전을 안하자니 진짜 화린에게 맞아죽을수도 있기에 별수없이 출전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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