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준영은 자신을 구속한채 절그럭 대는 쇠사슬을 바라보며 실소를 터트렸다.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했다 생각하는데 토사구팽은 좀 너무한거 아니냐?”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썩을년놈들을 향해 애처로운 시선을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그런거에 속아 넘어가기엔 서로 못볼꼴 너무 많이 보고 지냈다.
다들 시큰둥한 표정으로 준영을 바라볼 때 금발 여인이 준영에게 다가왔다. 인류 총사령관, 희망의 등불, 강철의 여제, 구원의 천사 등등 다양한 이름으로 칭송받던 여인은 잠시 준영을 바라보다 고개를 숙였다.
“부탁한다. 너 밖에 없다.”
“내가 하겠다는건 아닌데 최소한 무슨 일을 시킬건지는 알려줘야 하는거 아냐?”
그 말에 잠시 머뭇 거리던 여인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와. 양심보소. 최소한 미안한척 하기라도 해야 하는거 아니냐?”
아 그런가? 귀가 얇은 여인이 허둥거리며 할말을 못찾아 어버버 거릴 때 서걱! 하는 섬뜩한 느낌과 함께 시야가 반전되며 정신이 아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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