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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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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20.01.08 14:53
최근연재일 :
2020.09.18 03:58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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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69
추천수 :
1,013
글자수 :
223,504

작성
20.06.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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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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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글자
13쪽

일하나 같이하자.

DUMMY

컴플레인을 붙잡고 좋아라 하는 준영을 바라보다 작게 한숨을 내쉰 아가씨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시간 관계상 이만 헤어지죠. 되도록 서로 다시는 안 봤으면 좋겠군요.”

준영은 매몰차게 말하며 떠나려는 아가씨를 붙잡았다.

“가기전에 한가지만 알려주고 가라.”

“······그게 뭐죠?”

“내 모가지 자른놈이 누구야? 그 세놈이 가장 의심스럽기는 한데 나머지라고 결백한건 아니거든.”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당연하지.”

비록 죽었다 다시 살아났기는 하지만 자기 모가지 자른놈 그냥 넘어가 줄 정도로 착한놈은 아니었다. 종말의 시대에 엿같은 놈들이 더 오래 산건 엿같이 굴었기 때문이다.

“그건 알려줄수 없군요. 스스로 알아내건가. 돈 내고 물어보세요.”

“와 돈없으면 서럽구나 자본주의. 돈을 벌어야겠단 노동의 욕구를 자극시켜 주네. 그래도 일하기는 싫지만.”

복잡한 표정으로 준영을 바라보던 아가씨가 사라지자 툴툴거릴 때 숯덩이가 벌떡 일어났다.

“와 씨! 죽을뻔 했네!”

새까맣게 변한 껍질을 뜯어내며 호들갑을 떠는 플로네를 보고 있자니 갑자기 숯불에 집어넣고 구운 군고구마가 먹고싶어졌다.

“죽은거 아니었어?”

번개를 두 번이나 쳐 맞길래 죽은줄 알았는데 역시 파리처럼 끈질긴 생명력이다.

“부활은 뭐 공짠줄알아! 되살아 날 때 마다 보험 할증이 살벌하게 붙는거 보면 얼마나 눈물 나는지 모르지!”

“보험도 있는겨?”

“당연하지 차원계는 죽는데도 돈들어.”

자본주의 답네. 준영이 피식 웃을 때 껍질을 다 깐 플로네는 뿌듯한 표정으로 잔해물을 바라보다 문득 정신을 차리곤 창백해진 안색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헉! 뭐야! 여기 언제부터 있었던거야!”

“글쎄? 한 30분?”

“와 돈도 없는 시키가 미쳤구나!”

준영의 말에 플로네가 호들갑을 떨며 짝! 박수를 한번 치자 다시한번 빨리감기를 한것처럼 주변 풍경이 빨라졌다 다시 느려지며 원래 있던 장소로 되돌아 왔다.

“······덥다?”

원래 있던 자리인 까페의 2층 테라스로 돌아왔는데 사람들로 북적이는 테라스는 준영이 갑자기 나타났는데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거기다 분명 수능이 막 끝난 고3의 욕망이 폭팔하는 시기였는데 지금은 화창한 날씨와 따스한 기온이 사람들의 옷차림을 얇아지게 하는 계절이었다.

“뭐여 이건?”

“뭐기는! 그 아줌마가 너 엿먹인거지!”

짧은 시간이지만 준영은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차원으로 이동했고 포인트 대신 시간으로 비용을 지불한거였다.

“와······ 있는놈들이 더한다더니 사정 알면서 엿먹인거네? 시간이 얼마나 지난거냐?”

어처구니가 없어 실소를 터트리며 묻자 플로네는 잠깐 뭔가를 계산한뒤 말했다.

“한 6개월정도 지난거 같은데?”

“고작 30분 정도 있었는데 반년을 날려 먹었다고?”

플로네의 말에 준영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계절이 바뀐거 보고 짐작은 했다만 이건 교환비가 너무 심한거 같았다.

“거기가 아마 상류층이어서 그럴거야.”

“상류층은 또 뭐······ 아니다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무슨 마인드 맵처럼 까도 까도 계속 튀어나오는 궁금증에 짜증이 난 준영은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야? 어디가려고?”

“어디긴. 잠깐 커피한잔 하러 와서 반년이 지났으면 집에 가야지.”



@



벌써 오개월째 잠복근무를 하고 있는 춘식은 쏟아지는 졸음에 크게 하품을 했다. 낡아빠진 건물에 드나 드는 놈을 발견하면 즉시 보고하라는 참 간단한 업무였지만 동네 자체가 오가는 사람 하나 없는 한적한 동네라 지루한거 빼고는 이만큼 꿀 빠는 일이 또 없었다.

가끔 순찰 도는 간부처럼 불시에 찾아와 시비거는 검은 양복들만 아니었음 지금처럼 졸릴 때 걱정없이 자면서 더 쉽게 꿀 빨수 있을텐데 참 아쉬웠다.

“아함. 이거도 이제 슬슬 끝물 같은데······”

처음 이 일에 고용됐을땐 춘식말고도 열댓명이 삼교대를 해가며 건물을 감시했는데 지금은 두명이서 주야로 교대할정도로 인원이 줄었다.

춘식은 짤리면 궁금한데 저 건물 안에 들어가볼까? 고민할 때 건물 출입문이 움직인듯한 느낌을 받았다.

“뭐지? 바람인가?”

지그시 출입문을 바라보았지만 별 이상을 못 느낀 춘식은 다시 한번 하품을 하고는 살짝 흘러내린 눈물을 훔치며 중얼거렸다.

“아 시바 시간 졸라 안가네. 이 새끼는 언제 오는거야?”

춘식이 한참 남은 교대시간에 투덜거릴 때 벙커로 내려간 준영은 가구는 물론 종이쪼라기 하나 놓치지 않고 모조리 가져가 휑한 공간을 보며 중얼거렸다.

“어이구 싹 털렸네?”

뭐 예상은 했었다. 다른곳도 아니고 최초이자 최후의 철옹성이 있던 장소를 같은 나라 사람이 모를리 없으니까. 그래도 몇 일간의 여유는 있을줄 알아서 가볍게 커피 한잔 하러 나간건데 무려 반년이 지나버릴줄이야.

“아 이거 아까운데.”

현금이나 금괴같은건 아깝지 않은데 동춘이 한테서 받아온 존 도가 문제였다.

“그게 왜 중요해?”

“중요해졌거든.”

인수합병의 선봉대로 쓰레기들이 기어 들어온다는걸 안 이상 상황이 변했다. 그 세놈이 욕을 처먹긴 했지만 그래도 칠영웅이다.

그런 놈들이 회귀자들을 꼬드기면 인류의 배신자라는 심리적 장벽마저 사라진 회귀자들이 고민도 없이 협력할테니 존 도가 없는이상 쉽게 추적당할테고 철옹성을 건설하는데 사사건건 방해할게 뻔했다.

“야 근데 나는 그놈들 얼굴 기억안나는데 그놈들은 내 얼굴 알고 있으면 너무 불공평한거 아니냐?”

관계가 나쁜것과는 별개로 서로에 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이라 가족관계나 사는곳정도야 핸드폰 비밀번호처럼 알고싶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게됐다.

“그 아줌마가 널 괜히 다른 차원으로 부른줄 아냐. 초보자 보호기간동안은 그놈들도 몰래 기어들어오면 너처럼 어렴풋이 기억하는게 다야.”

“그건 다행이군.”

그 쓰레기들도 자신을 기억 못한다 하면 불리할건 없었다. 만약 그놈들한테 당한다면 쪽팔려서 그냥 포기하는게 나을 정도로 무능하고 멍청하고 병신들이니까.

“거점이 날라간건 어쩔수 없지만 다른 차원 갔다 와서 재정비하면 돼니까 그 인력시장이라는데나 가자.”

준영의 말에 플로네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 전에 인형하나 만들자.”

“인형? 무슨 인형?”

“30분에 반년이 지나갈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면 적어도 하루이상 있을건데 그 타임비에 계약금에 이것저것 비용 따지면 못해도 10년은 날라갈걸?”

“······싸움 잘하는 직원을 고용할 생각이 없다면?”

“음? 뭐야 그 아줌마가 너 불러서 해준 말이 그거였어? 난 몰랐지.”

그 조건을 안 넣었는데도 10년이란 소리였다.

“그래서 도플갱어? 아바타? 같은 대역인형을 쓰는거야. 그러면 넌 이 세상에도 존재하고 다른 차원에도 존재하는게 되니까 타임비를 아낄수 있는거지.”

“차원계는 모두 그런 방법을 쓰는거야?”

“아니. 돈 없는 뉴비들이나 쓰는거야. 이게 복귀하면 다른 차원에 가 있었던 시간동안 이 세상에서 인형이 겪었던 모든 기억과 경험들이 머릿속에 합쳐지는데 그게 상당히 기분이 더럽다고 그러더라고.”

“대체 어느 정도길래.”

“그 꼴 겪느니 그냥 돈 주고 만다 정도?”

“······”

돈에 민감한 차원계에서 차라지 돈으로 해결하겠다니. 살짝 무서워질 정도였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방법이 있는것도 아니니 준영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건 뭐 어떻게 해야 하는건데?”

“그냥 이 세상이 준영이라고 인식한 인형이 널 대신해서 살아가는 거야.”

“다른 회귀자들이나 쓰레기들 한테 잡히면?”

“옵션 추가하면 걱정없지.”

무슨 자동차 옵션 추천하는거 같은 말투에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얼만데?”

“사실 인기가 없어서 그렇지 인형은 너 없는 사이에 대신 영웅놀이해서 포인트 벌어다 줄수 있을정도로 쓸만하거든. 그래서 행동 조건이랑 어떤 재능을 부여하는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져.”

그 말에 준영은 팔짱을 끼며 잠시 계산했다. 벌써 반년이 날라갔다. 그 쓰레기들이 방해할거 계산하면 시간은 많을수록 좋으니 최대한 아껴야 했다.

“만약 어느 한 장소에 처박혀 있는다면?”

“최대한 눈에 안띄고 조용히 있는다면 한 1년에서 2년정도로 만들 수 있을걸?”

그 정도면 할만했다. 2년에서 3년정도 처박혀 있기에 딱 정당한 장소가 있었으니까.

“응? 표정이 갑자기 왜 그래? 어디 아파?”

준영이 갑자기 인상을 있는대로 찌푸리며 괴로워 하자 놀란 플로네가 다가와 준영의 머리를 쿡쿡 쑤셨다.

“잠깐 트라우마가 와서 그래.”

“넌 뭔놈의 정신병이 그렇게 많야? 그냥 약 먹고 치우라니까 쯔쯔 하여간 말은 지독시럽게 안들어요.”

콰광!

[컴플레인이 감지되었습니다.]



@



바짝 깍은 머리, 어설픈 경례, 마지막 인사와 함께 헤어질 시간이 되자 연병장은 어느새 눈물바다로 변했고 조교들은 친절하게 웃으면서 이번 기수에도 어김없이 튀어나와 통제 안 따르고 개인행동 하는 놈들을 번득이는 시선으로 눈여겨 봤다.

남는자와 떠나는 자들이 잘 가라고 손을 흔들고 가족들의 시선이 닿지않는 건물 뒤편에서 친절함이 사라진 조교들이 어리버리대는 장정들을 윽박 지르며 질서를 잡을때 그 광경을 구경하던 플로네가 준영에게 말했다.

“와. 자신을 군대 보내다니. 너는 진짜 내가 인정한다.”

플로네의 감탄사를 들으며 준영은 하늘을 한번 쳐다보고는 가슴속 깊은곳에서 우러나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솔직히 철옹성주를 찾는 자들에게서 숨기에 군대만한 곳은 없었다.

“근데 나 못찾는거 맞아? 이 세상에서 돈과 권력으로 못할게 없는데?”

“신원정보를 왜곡시켰는데 찾으면 그게 더 신기하겠다.”

현재 준영은 필리핀에서 흔적이 발견된 상태로 군대 와 있는 준영은 주민번호와 사진이 동일인임에도 동명이인으로 인식된다. 여기에 들어간 비용이 또 반년. 벌써 1년이 날라갔다.

요 파리시키는 고거 수수료 벌었다고 좋아하는데 호언장담이 영 미심쩍었지만 딱히 뾰족한 수가 없으니 일단은 믿어 보기로 했다.

시선을 돌린 준영은 사열 종대로 인원을 체크하면서 본보기로 고른 몇 명을 굴려대며 군기 잡는데 그 본보기중 하나로 자신이 굴러 다니는걸 보고 있자니 절로 소름이 끼쳤다.

“아오. 야 가능하면 고문관으론 만들지 말자.”

그 말에 플로네는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남자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말했다.

“군대 체질로 만들어 줄까?”

“딱 중간. 군대는 어중간 한게 최고야.”

“원한다면야.”

“들키지는 않겠지?”

“기본적으로 지정대상 인식저해가 걸려 있고 신원정보 속이는 김에 아예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게 만들었으니까 눈에 띌 일은 없을거야.”

준영과 똑같은 기억과 사고관, 행동양식을 가진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의 준영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고등학교는 졸업처리 돼 있었기에 바로 지원해서 입대했다.

“웃음이 나오지?”

“어 웃겨. 큭큭큭.”

뭐가 그리 웃긴제 계속 얄밉게 큭큭거리는 플로네를 노려보던 준영은 어리버리 무리에 끼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째 보고만 있어도 끔찍하냐.”

인원 파악이 끝났는지 조교의 인솔하에 내무실에 짐을 풀고 한데 뭉쳐 어설픈 제식으로 걸으며 밥먹으러 가는 광경에 준영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근데 진짜 철옹성만 만들거야?”

“당연하지.”

“그럴거면 그냥 이주하는게 더 편하지 않아?”

“인수합병이 시작되면 세상은 다시 엿같아 질거야. 그러면 가장 먼저 피보는 것들은 약자와 어린이들이지.”

“그래서?”

“종말이 없어도 충분히 엿같은 세상이거든요. 근데 이 엿같은 세상 그래도 살아 보겠다고, 가족들 먹여 살리겠다고, 좋은 세상 만들어 보겠다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갑자기 종말이 찾아와 버리면 얼마나 허무하고 힘빠질까?”

“어차피 막기는 글렀으니까 근심 걱정없이 편하게 살다가 종말을 맞이하게 만들겠다?”

“누구는 편하게 먹고살다 뒤지고 누구는 뼈빠지게 고생만 하다 뒤지면 억울할거 같지 않냐? 그래서 철옹성이라도 만들어 주려는 거다. 살려주지는 못해도 적어도 편하게 살다 가게는 해줘야지.”

준영의 말에 멍하니 있던 플로네가 갑자기 놀라 소리쳤다.

“우와! 세상에나! 이게 진짜야? 맙소사!”

“뭐가?”

갑작스런 호들갑에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자 플로네는 경악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중2병 치료제가 100조 포인트야! 우와! 이래서 중2병은 답이 없다고 그러는 거구나!”

[컴플레인이 감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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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세계정복도 한걸음 부터. +1 20.09.03 332 21 12쪽
32 차원이동물의 정석. +3 20.09.01 303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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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차원이동물의 정석. +2 20.08.24 309 13 15쪽
29 차원이동물의 정석. +3 20.08.15 340 16 12쪽
28 차원이동의 정석 +2 20.07.30 382 19 14쪽
27 비지니스의 꽃 +2 20.07.22 390 20 14쪽
26 비지니스의 꽃 +2 20.07.17 408 24 13쪽
25 비지니스의 꽃 +2 20.07.13 437 2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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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플랜 B +2 20.07.06 463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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