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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아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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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12.10.09 07:48
최근연재일 :
2013.07.1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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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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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8,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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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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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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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아이작 (31)

DUMMY

아이작은 여유롭게 식사를 끝내고 입가심으로 차를 마시며 담배를 한 대 피고난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밥도 먹었겠다. 돌아가자.”

“……시청에 안가십니까?”

포트시의 시장과 행정관을 만난다고 알고있던 솔드렌이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피식 웃으며 답했다.

“됐어. 인사는 충분히 한거 같으니까.”

허수아비 시장은 만나봤자다. 이 난리를 쳤는데도 시청에서 관계자 한명 안나타나는걸 보면 보나마나 포트시의 유지들 눈치만 보고있을게 뻔했다.

뭐. 간보면서 사람 귀찮게 할까 싶어 분위기나 살필 계획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뚱땡이 덕분에 인사는 제대로 했다. 이정도면 내부나 외부에서 당분간은 귀찮게 집적거리진 않을거 같았다.

“폭스트는 이대로 버리실겁니까?”

아이작의 뒤를 졸졸 따라가던 솔렌드가 조심스레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가진적도 없는걸 버리는 재주는 없다.”

“……그럼 폭스트의 구역은 어떻게 하실겁니까?”

“글쌔? 생각해본적 없는데?”

“두목자리가 공석이니 그냥 내버려 두시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피바람이 불겁니다.”

“흠. 그건 골치아픈데…… 누구 적당한놈한테 맡길까? 래트 그놈은 어때?”

“경비대 부대장이면 아무리 행정관님의 추천이라 하더라도 반발이 심할껍니다.”

그말에 슬적 솔렌드를 돌아보자 아주 그냥 탐욕이 번뜩이는게 눈에 보였다.

“왜? 먹고싶어?”

“맡겨만 주시면 섭섭지않게 보답해드리겠습니다.”

피식 웃으며 정중히 허리숙인 솔렌드의 어깨를 두드렸다.

“혼자 먹으면 탈난다.”

“……조율해보겠습니다.”

솔렌드는 아쉬움을 접으며 말했다. 폭스트가 잡혀들어갔다는걸 아는 사람은 단 두사람뿐. 뉴포트시로 돌아가자 마자 부하들을 움직이면 다른 놈들보다 먼저 폭스트의 구역을 접수할 수 있다. 처음엔 정말 그렇게 할까 고민해봤지만 아무래도 아이작 저자식이 눈에 밟힌다.

캠퍼스 출신을 직접본건 처음이었다. 어렸을적 캠퍼스에 들어가길 꿈꿨을정도로 캠퍼스는 솔렌드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대체 캠퍼스에서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안면이 있는 것 같던 캠퍼스출신커플들이 도망치듯 사라졌다.

솔직히 조금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이작은 대하기 껄끄러운 상대일뿐 무섭진 않았는데 지금은 함부로 나대다간 폭스트꼴이 될거같아 후환이 두려웠다.

“아! 그리고 돌맹이 그놈도 돈놀이 했지?”

“금융업은 각 조직의 주력사업중 하나입니다.”

“하긴. 사채도 금융업의 일종이니까 틀린말은 아니지.”

비죽이다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인 아이작은 히죽 웃으며 솔렌드를 향해 말했다.

“사람은 말이야 살다보면 가끔 운수 좋은날도 있는거야 그렇지?”

“……”

“너도 그렇잖아. 이렇게 갑자기 구역 하나를 꿀꺽하는 운좋은 날이 올줄은 몰랐지? 이런걸 흔히들 뜻밖의 행운이라 그러더라.”

“예…… 정말 뜻밖의 행운이었습니다.”

솔렌드는 아이작이 뜬금없는 말을 꺼내는 의도가 뭔지 머리를 굴리며 조심스레 말했다.

“생각지도 못한 행운을 만나면 기분이 참 좋아져. 안그래?”

“……맞습니다.”

“그렇지. 길가다 돈을 줍는다거나. 우연히 만난 상대에게 큰 도움을 받는다거나. 무심코 들어간 가게가 시행중인 행사에 당첨되 선물을 받는다거나. 남의 조직을 날로 꿀꺽한다거나. 등골이 휘는 사채빚에 허덕이는데 갑자기 계약서와 장부가 없어지고 돈을 빌려준 작자가 감옥에 가는 바람에 채무에서 자유로워 지는일 등등의 뜻밖의 행운이 있어서 세상은 살맛이 나는거 같아.”

“……”

“응? 말이없다? 역시 다른 구역놈들이 끼어드는건 폭스트에 대한 예의가 아닌거 같지? 그냥 그놈 부하들중에 제일 말귀가 통하는 놈을 대신 세우는게 경우에 맞는거겠지?”

“가끔 운좋은 일도 있어야 살맛이 나죠.”

“그렇지?”











진급한 아이작







제국은 한달에 한번 각 기관의 중요 실무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조율하는 자리를 가진다. 각 기관의 차기 청장이 유력시 되는 실무자들간의 파워싸움과 파벌, 인맥만들기가 치열하게 벌어지는 이 자리에 참석했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권력의 윗자락으로 가는 확실한 길이어서 성공에 목메는 젊은 관료들에겐 단 한번만이라도 참석하기를 원하는 자리였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쾅! 마젤란은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나며 거칠게 소리쳤다. 지닌바 신분이 황족이며 차기 보급청장으로 재능을 각인시킨 마젤란의 일갈이라 그런지 마젤란에게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이는 아무도 없었다.

“훗. 어째서 보급청이 반발하는지 이해할수 없군요.”

유들유들한 카이넨의 태도에 마젤란은 잡아먹을듯한 시선으로 노려보며 외쳤다.

“그건 인사청도 마찬가지다! 어째서 인사청이 관여하는거지?”

마젤란의 반박에 카이넨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아니죠. 아시다 시피 제국에서 가장 최악의 도시 하면 뉴포트시는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게 바로 인사청의 임무입니다. 예. 부끄러운 일이지만 실패를 인정하죠. 저희 인사청은 뉴포트시의 상황을 개선시킬만한 인재선정에 실패해 왔습니다. 그것도 뉴포트시가 생긴 이래 항상.”

“……”

“그래서 컬리지에 도움을 요청한겁니다. 뉴포트시를 바꿀만한 인재를 추천해 달라고. 아이작은 저희 인사청이 보낸 인재가 아닙니다. 바로 컬리지에서 추천한 인재죠.”

“……뻔뻔하군.”

“훗. 뻔뻔하다뇨? 아이작이 뉴포트시에 부임한지 벌써 1년 가까이 됩니다. 그정도면 충분히 적응했을텐데요? 저희 인사청이 컬리지의 인재에게 바라는건 딱 한가지입니다. 실직률과 범죄률에서 항상 리스트의 1순위에 드는 뉴포트시의 개혁.”

“그게 말이 안된다는 거다! 실패했을시 본가로 소환해 자중의 기간을 가지게 한다니! 네놈들 집안사정을 뻔히 알고있는데 그걸 믿으라고!”

“이런 이런. 저희가 아니라 잘나신 후배님을 믿으셔야죠. 안그렇습니까 선배님?”

카이넨의 시선과 마젤란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그 살벌한 분위기에 다른 사람들은 어쩔줄을 모를 때 한 중년인이 손을 들어 마젤란과 카이넨의 싸움을 중지시켰다.

“그만. 다들 불편해 하는군. 보급청과 인사청의 알력이라…… 새로운 전통이라도 만들 셈이냐?”

그 말에 마젤란과 카이넨은 시선을 돌렸다.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중 가장 연장자 이자 컬리지의 선배이기도 하며 행정청의 차기 청장으로 벌써 청장을 대신해 모든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브롤렌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합시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보급청과 인사청만 남고 다들 나가보세요.”

브롤렌의 말에 모두들 잘 됐다는 듯 우르르 빠져나가고 회의실 안에는 단 세사람만 남았다. 브롤렌은 고민하는 듯 탁자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기며 생각에 잠겨 있다가 자세를 바로 하면서 말했다.

“인사청의 의견을 수용한다.”

“하지만!”

브롤렌이 인사청의 손을 들어주자 카이넨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고 벌떡 일어나 반발하려는 마젤란을 손을 들어 막았다.

“컬리지의 이름을 걸고 부임한 이상 그에 걸맞는 성과를 보여야 한다. 자격없는이가 컬리지의 이름을 달게된 사실에 불쾌해 하시는 선배님들이 많다. 아이작경이 뉴포트시를 바꿀수만 있다면 선배님들도 인정하시겠지.”

‘그게 가능할리 없으니까 이러지요……’

마젤란은 속으로 중얼거리며 어떻게든 상황을 개선해보려 했으나 오늘 회의중간에 느닷없이 튀어나온 의견이라 대처할 시간이 부족했다.

“단. 힘든 임무인 만큼 그에 걸맞는 권한과 보상이 있어야겠지. 현시간부로 뉴포트시를 특별 행정구역으로 선정하며 아이작 론다트 행정관에게 영주에 준하는 권한을 위임한다.”

“그 그런!”

브롤렌의 선언에 카이넨은 물론 마젤란도 경악한 표정으로 제정신인가? 싶어 브롤렌을 쳐다보았다. 영주는 한지방의 왕과 같은 권력을 가진다. 그 뜻은 반란만 일으키지 않으면 영지를 입맛대로 조정할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영지를 가진 영주가 되기위해 기를 쓰고 노력한다. 그런 권한을 아이작이 가진다? 왠지 사악한 미소와 함께 캬캬 거리며 도시를 말아먹는 아이작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연상되었다.

“다만 기한은 3년으로 정하며 정해진 기간 내에 뉴포트시의 실업율과 범죄율을 소수점 아래로 떨어트리거나 시민들의 소득수준을 제국 평균 중산층 수준으로 올리지 못할시 모든 직위와 권한, 재산을 박탈하며 컬리지 출신이란 명예또한 회수한다.”

브롤렌의 말에 마젤란과 카이넨은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계산하느라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또한! 보상으로 아이작경이 성공할 경우 론다트 가문의 정식 후계임을 인정해 론다트 자작령의 영주로 임명한다.”

“그건 월권입니다!”

브롤렌의 말에 카이넨이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론다트 남작가의 영지를 차지하기 위해 벌린 일인데 아이작에게 영지를 준다는걸 절대 받아들일수 없는 제안이었다.

“월권이라…… 아이작경은 제국 법무청이 인정한 론다트 남작령의 정식 후계자다. 성인이 되었음에도 남작위를 받지 못하는 이유가 자네의 외가인 밀로스 백작가의 로비때문이란걸 모를거라 생각했나? 그게 바로 월권 아닌가?”

“……”

“경고하지. 사사로운 집안사정에 제국의 공권력을 한번만더 이용하려 든다면 제국의 공권력이 정말 어떤건지 똑똑히 뼈에 각인시켜 주겠다. 아이작경이 정말 3년안에 뉴포트시를 변화시킬수 있을거라 여겨서 반대하는건가? 그렇다면 의견을 철회하도록.”

“……수용하겠습니다.”

카이넨이 고개를 숙이며 물러나자 브롤렌의 시선이 마젤란에게로 향했다.

“자네도 마찬가지다. 벌써부터 인맥을 구축하고 파벌을 형성하려는건가? 마음에 드는 후배를 아끼는건 이해하지만 공과 사를 구분하도록.”

“……명심하겠습니다.”

“나가보도록.”

브롤렌의 말에 카이넨과 마젤란이 정중히 인사한후 회의실을 나서자 리블리아를 센트럴로 끌어들였던 남자가 그림자안에서 튀어나왔다.

“3년안에 뉴포트시를 바꾸는게 가능할거 같습니까?”

“모르지.”

“……그건 센트럴도 힘든 일입니다.”

“상관없어. 지난번 게이트 오픈때 입은 손실이 너무 커서 감시 대상자를 일일이 신경쓸 여력이 없다. 그만한 권한과 시간을 줬으니 뭔가 결과가 나오겠지. 요원들을 붙여서 밀착감시하게 해.”

“알겠습니다. 그런데 카이넨은 어떻게 할까요?”

“아직 모르고 있나?”

“예. 감시 대상자와 혈연관계라 아직 비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상관없겠지. 마침 게이트가 열릴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같이 끼워서 보내도록. 이면의 진실을 알면 조금은 잠잠해 지겠지.”

“알겠습니다.”


작가의말

출판이 8월달이라 죄송해서 한편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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