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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9.12.23 12:53
최근연재일 :
2009.12.2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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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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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1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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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팬텀의 등장

DUMMY

루스카는 작은 언덕 위에서 검은 연기를 피워 오르며 타오르는 마을을 지켜보았다.

사일러스가 자신의 그룹을 이끌고 마을을 벗어난 지 칠일 뒤 루스카도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전의 암살임무가 아닌 마을 하나를 지도상에서 지워 버리라는 명령을 루스카는 성실하게 이행했다.

하루하루 충실한 삶을 살아가던 삼백여 가구의 작은 마을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칠드런들의 친인척, 혈육들의 고향이 대상이었다.

철저하게 과거를 끊는 작업과 동시에 루베르 루네스를 향한 믿음이 흔들리는지 확인하는 잔인한 충성시험이었다.

루스카는 자신을 향해 달려들던 로키오라는 이름의 칠드런을 떠올렸다.

어째서인지 이미 세뇌가 풀린 상태였다.

그에겐 다른 칠드런과 같은 뇌를 지배하는 마나가 사라져 있다. 하긴 그러니 그룹을 벗어나고 루스카를 향해 달려들 수 있었다.

루스카는 로키오를 향해 단검을 던지던 칠드런들의 시선을 기억했다.

몇몇은 분노 어린 기색이었지만 대부분의 칠드런들은 애써 무표정을 가장했다. 그렇지만 동정과 안타까움이 섞인 시선마저 숨길 수 없었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그룹마저 손대고 있었다.

과연 교단의 세뇌를 풀어버리는 능력자가 누구인지 고민할 때 루스카의 등 뒤로 이그니스가 다가왔다.

“12번.”

“…무슨 일이지?”

이그니스의 머리에도 마나는 없었다.

아니 그러고 보니 이그니스는 처음부터 머릿속에 마나가 존재하지 않았다.

자신과 같이 처음부터 세뇌에 걸리지 않았다는 소리였다.

루스카가 자신을 바라보다 이그니스도 지지 않고 똑바로 루스카와 눈을 마주친 채 말했다.

“3번 그룹이 영지군의 함정에 빠져 고전하고 있다는 급전입니다.”

“영지군이? 영주가 제법 똑똑한가 보군. 하지만 영지군 만으로 고전할 리는 없을 텐데?”

“제국군 일개 연대가 같이 있다고 합니다. 현재 저희 12번 그룹이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속히 3번 그룹을 지원하라는 1번 그룹의 명령입니다.”

“…….”

마나 마스터인 사일러스를 따라 마법사들이 주를 이루는 3번 그룹이었는데 원거리에선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만 근거리엔 취약했다.

“알았다. 복귀하도록.”

“…혼자 가실 겁니까?”

“무슨 문제라도 있나?”

처음부터 세뇌에 걸려 있지 않았다면 칠드런들의 세뇌를 푼 자의 정체가 바로 이그니스일 수도 있었다.

그간 봐온 이그니스의 성격으론 도저히 뒷 공작을 벌일 성격은 아니었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

어째서 골드 넘버인 이그니스가 이유도 없이 자신을 수행하는지 루스카는 아직 그 이유를 몰랐다.

한번 의심이 드니 모든 것이 의심스러운 지금은 혼자 움직이는 게 여러 모로 편했다.

“…아닙니다.”

이그니스는 루스카의 말에 순순히 고개를 숙이곤 물러났다.







“대체 저놈들은 어디에서 튀어 나온 거야!”

크로센 영지의 영주 데비잔 크로센은 분통을 터트리며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을 노려보았다.

인접한 크롬펜 영지에 속한 마을 하나가 날아갔다는 보고를 받은 게 몇 달 전이었다.

처음엔 공화파 잔당의 수작인가 싶어 경계를 강화하는 선에서 끝냈다.

하지만 남부지방 영주들과의 정기 통신 중 의외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마을들이 많음을 깨달았다.

영주들 대부분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지만 데비잔은 즉각 상황의 심각함을 알아차렸다.

만약 공화파에서 계획적으로 벌인 일이라면 또 다시 남부 전체가 혁명의 불길 속에 불타오를지도 몰랐다.

하지만 공화국 건설을 꿈꾸는 공화파의 잔당들이 벌인 일이라고 보기엔 피해가 너무 광범위한 지역에서 일어났다.

또한 전소된 마을을 조사해 보니 마을사람들의 시체밖에 발견되지 않았고 보석이나 값나가는 물건들이 그대로 발굴되는 걸 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공화파의 소행은 아니었다.

데비잔은 은밀히 크롬펜 영지를 조사했다.

타 영지를 조사하는 건 상당히 위험한 일이지만 데비잔은 현재 벌어지는 일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직감했다.

역시 예상은 맞아떨어져 크롬펜 영지에서 사라진 마을들을 선으로 이어 그 선상에 위치한 마을과 도시들의 사망자 수를 조사하니 평균을 훨씬 뛰어넘는 사망자 수가 나왔다.

그 사망자들의 대부분이 사고사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무리들이 목격자를 모조리 처단하며 어떤 목적으로 마을을 습격하고 다니는 게 분명했다.

약탈도 없이 오직 마을을 지도상에서 지우는 데만 집중하는 무리들이었다.

데비잔은 즉각 자신이 조사한 내용을 적은 보고서를 공안국에 보내며 함께 지원을 요청했다.

공안에선 데비잔의 보고에 기다렸다는 듯 남부에 주둔하던 제국군 378 중보병 연대를 크로센 영지로 급파했다.

378 중보병 연대의 연대장 카드만은 데비잔의 친우이자 고위 검사로 검에 실린 마나를 유형화시킬 수 있는 경지에 이르러 제국에도 몇 없는 소드 마스터가 유력시 되는 인물이었다.

“한 명 한 명이 일류 마법사급이군.”

카트만은 전장을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마나를 유형화 시키는 기술로 인해 발발한 산업혁명은 모든 면을 변화시켰다.

군부도 그 영향을 벗어날 수 없어서 마나를 폭발시켜 그 반발력으로 튀어나가는 탄환을 사용하는 총기가 개발되자 빠르게 창과 활의 자리를 대신했다.

하지만 마탑에서 제작하는 마총이 아닌 이상 마나를 수련하는 자들은 몸 밖으로 자연스레 뿜어져 나오는 마나의 벽으로 총탄이 튕겨냈기에 총기는 일반 병사들에게나 보급되었다.

“어떤 놈이 저런 괴물들을 키워 낸 거지?”

“공화파의 잔당은 아니군.”

“당연하지! 저 정도 전력을 공화파 놈들이 숨겨만 놓고 있을 리 없잖아!”

데비잔은 이를 갈며 언덕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초기의 기습에 약간의 성과를 보았을 뿐 정체를 알 수 없는 마법사들의 대응에 영지군만 죽아 나갔다.

영지군이 보유한 모든 장비는 영주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때문에 최신식 총기로 무장하기엔 무리가 있었고 아직까지 창과 활이 주 무장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집단 전체가 마나를 그것도 상당한 경지까지 수련한 자들이라 영지군이 정체불명의 집단을 압박해 나가고 제국군은 멀리서 총만 쏴댔다.

이미 사분오열돼 구심점 없이 잔당들만 남은 공화파에선 절대 길러낼 수 없는 전력이었다.

“영지군만으론 무리인 거 같군.”

“…음, 부탁하네. 내 고문을 해서라도 저들을 길러낸 배후를 반드시 찾고 말거야.”

데비잔이 뿌드득 이를 가는 모습에 카트만은 속으로 혀를 차며 옆에 있던 부관에게 눈짓하자 뿔나팔 소리와 함께 대기하고 있던 특전단이 발걸음을 맞춰 진군했다.

고가의 마총으로 무장한 일개 중대였다.

비록 딱 한 발 발사하고 삼십 분은 마나를 보충해야 할 정도로 보유한 마나가 형편없었지만 마나를 보유한 자들만 상대하기 위해 만든 특수부대였다.

정체불명의 집단도 그 사실을 아는 듯 영지군이 물러나며 제국군이 다가오자 마법을 난사하며 특전단의 진군을 저지했다. 하지만 오직 기사나 마법사만을 상대하기 위해 만든 부대답게 비산하는 마법에도 흔들림 없이 꿋꿋이 전진해 나갔다.

일사불란한 그들의 모습에 이를 갈던 데비잔도 감탄을 터트렸다.

“과연 제국군은 다르구만. 영지군만 있었다면 큰 피해를 입었을 거야. 저들의 이동을 단숨에 찾아낸 것도 놀랍지만 저렇게 쏟아지는 마법 속에 일사불란한 모습이라니!”

카트만은 감탄사를 터트리는 데비잔을 보며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저 마법사 무리들의 힘은 제국마법병단의 힘과 맞먹을 정도였다.

전체병력이 마법사로 이루어져 있으니 제국군이 자랑하는 총기는 오히려 무용지물이었다.

사실 제국군 본부에서 특전단에게 항마갑옷을 일괄 지급하지 않았다면 카트만은 뒤도 안 돌아 보고 후퇴를 지시했을 터였다.

‘본부에선 어떻게 저들의 이동경로를 알고 있었던 거지? 항마갑옷을 지급할 정도라면 이미 저들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뜻인가? 끄응, 하여간 공안이 끼어들면 쉬운 일이 없어.’

카트만은 특전단의 전진에 밀려 서서히 후퇴하는 마법사 무리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미 영지군에 의해 퇴로가 막혀 마법사 무리들은 갈 곳이 없었다.

군부와 공안의 힘겨루기에 신물이나 홀로 독야청청하던 카트만이었지만 지금만큼은 아무런 파벌도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어떻게 정보라도 얻었으면 대응이 쉬우련만 아무런 정보 없이 짤막한 명령서만이 내려왔다.

한 군의 군단장을 맡아도 충분한 실력인 카트만이 고작 일개 연대를 맡고 있는 이유도 중립을 유지해서였다.

카트만은 어릴 적 아카데미에서 만나 여태껏 친분을 쌓아온 데비잔을 바라보았다.

자신도 영지만 있다면 군부에서 외톨이 신세로 지낼 필요는 없을 텐데…….

아무런 걱정 없이 사는 남부 촌구석의 시골 영주 데비잔이 부러웠다.


p.s 담주 월욜날 책나올듯... 해서 연재는 아마도 담편까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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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팬텀의 등장 (2) +7 09.12.18 3,738 8 16쪽
» 팬텀의 등장 +5 09.12.17 3,407 14 9쪽
23 골드넘버를 얻다 (4) +4 09.12.16 3,419 9 8쪽
22 골드넘버를 얻다 (3) +5 09.12.14 3,642 12 10쪽
21 골드넘버를 얻다 (2) +6 09.12.13 3,480 14 12쪽
20 골드넘버를 얻다, +6 09.12.11 3,718 10 10쪽
19 힘을 기르며 기회를 노린다. (4) +6 09.12.10 3,614 11 10쪽
18 힘을 기르며 기회를 노린다. (3) +6 09.12.07 3,564 9 11쪽
17 힘을 기르며 기회를 노린다. (2) +5 09.12.02 3,812 12 12쪽
16 힘을 기르며 기회를 노린다. +4 09.11.27 4,036 16 14쪽
15 오펀 하우스 4 +2 09.11.23 3,707 12 11쪽
14 오펀 하우스 3 +3 09.11.19 3,945 10 9쪽
13 오펀 하우스 (2) +1 09.11.16 3,759 10 11쪽
12 오펀 하우스 +3 09.11.14 4,255 10 9쪽
11 타인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다 (5) +3 09.11.10 4,444 9 11쪽
10 타인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다. (4) +5 09.11.05 4,333 13 9쪽
9 타인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다 (3) +3 09.11.01 4,607 11 9쪽
8 타인의 죽음에서 슬픔을 느끼다.(2) +5 09.10.28 4,442 9 13쪽
7 타인의죽음에 슬픔을 느끼다. +5 09.10.27 4,814 16 6쪽
6 시궁창 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5) +2 09.10.27 4,662 13 8쪽
5 시궁창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4) +3 09.10.27 4,721 12 11쪽
4 시궁창 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3) +3 09.10.27 4,761 14 8쪽
3 시궁창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2) +3 09.10.27 5,211 14 8쪽
2 시궁창 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2 09.10.27 6,350 16 9쪽
1 프롤로그 +3 09.10.27 8,032 1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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