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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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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9.12.23 12:53
최근연재일 :
2009.12.23 12:53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12,375
추천수 :
307
글자수 :
113,354

작성
09.12.02 03:04
조회
3,811
추천
12
글자
12쪽

힘을 기르며 기회를 노린다. (2)

DUMMY

“꺼억… 꺽…”

루스카는 뼈를 날카롭게 만든 흉기에 배를 찔린채 신음을 흘리는 한 아이의 곁을 무심히 지나갔다. 교육이 지속될수록 처음엔 몸으로만 싸우던 아이들이 점점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사상자 또한 늘어갔다.

“하아 하아!”

거친 숨소리와 함께 쾌락에 들뜬 신음을 내지르며 한데 뒤엉켜있는 두 남녀의 뒤를 루스카는 무심히 지나쳤다. 시간은 쏜살처럼 흘러 어리기만 하던 소년소녀들도 점점 자라면서 이차성징이 뚜렸히 나타나기 시작하며 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성장기 소년들의 성욕은 여자아이들의 속살을 훔쳐보면서 키득거리는 수준을 넘어섰다. 성교육이나 정조관념따윈 배운적도 없는 여성 칠드런들은 번호를 받지못한 여자아이들을 중심으로 빵 한조각에 몸을 판지 오래였다.

성행위 도중 급작스런 기습의 위험도 아이들의 성욕을 막기에는 힘들었고 실제로 유혹해 정사도중 죽여 번호를 빼앗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

“이상없지?”

“응 그래 수고해.”

루스카는 교대를 하는 아이의 뒤를 따라 걸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복잡하게 얽혀있던 검은 선은 점점 두터워 졌고 그럴수록 루스카가 검은선안에 있으면 기사들도 루스카를 발견하지 못했다.

넘버를 얻지못한 칠드런들은 살기위해 뭉칠 수밖에 없었다. 넘버가 없는 칠드런들은 서쪽의 거주구역에서 도망쳐 남쪽의 도서관에 자리를 잡았다. 도서관으로 통하는 다리만이 유일한 통로여서 다리만 막으면 넘버가 없는 칠드런들이 살아남기엔 최적의 공간이었다.

넘버를 가진 칠드런들도 살아남기에 바빠 도서관에서 한가로이 독서따위를 하지 않았기에 거대한 도서관은 루스카 홀로 독차지 했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루스카는 창공검을 찾기위해 뒤지던 도서관에서 부수입으로 얻은 지식을 십분 활용했다.

도서관에 있던 식물도감을 참고해 지하 곳곳에 나있는 이끼들을 조사하자 계산상 적어도 천년이전에 이 시설이 건조되었음을 알수 있었다. 잘못 계산한게 아닌가 싶어 수차례 조사해 봤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그렇다면 루베르 루네스교가 이 시설을 만든게 아니라 우연히 고대의 유적을 발견해 사용하고 있다는 말이 되었고 호프만의 생각대로 창공검이 여기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루스카는 곤히 잠을 자는 아이들을 피해 조심스레 도서관으로 향하는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계단 부근은 물론 도서관 입구 근처까지 아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잠을 자느라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다.

여전히 위압감을 느낄 정도로 죽 늘어선 책장을 보면 이것 하나만 해도 루베르 루네스교 혼자 힘으론 절대 이 시설을 만들수가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루스카는 이번엔 좀더 깊숙이 안쪽으로 들어가보기로 결정했다. 매일 밤마다 도서관을 돌아다니기는 했지만 아직 입구부근에서만 서성이는 수준이었다.

“……”

루스카는 비쩍마른 소년의 시체를 내려다 보았다. 미로와도 같은 도서관에 내려왔다 길을 잃고 헤메다 굶어죽은 시체였다. 루스카는 시체가 들고있던 책을 집어들었다.

[가정요리백선] 새하얀 재질의 종이에 실체를 보는듯한 뚜렷한 색채의 음식들이 알 수 없는 문자와 함께 실려있었고 몇몇장이 찢어진걸로 봐선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종이를 찢어 먹은 것 같았다.

풀석! 루스카가 책을 살펴보는 사이 책장에 기대고 있던 소년의 시체가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러자 루스카는 읽던 책에서 시선을 때곤 잠시 시체를 내려다 보다가 책을 툭! 던져 버리곤 도서관 안쪽 깊숙이 발걸음을 옮겼다.

이름도 모르던 소년의 죽음에 루스카가 애통해 할리 없었다. 힘이 없고 나약하기에 죽은 것 뿐이었다. 강한자는 살아남는다. 그게 루스카가 어린시절부터 격어온 유일한 진리였다.

“반드시 창공검을 찾아야해…”

루스카는 다짐하듯 중얼거렸다. 도서관을 제대로 탐색해보기 위해 그동안 몇가지 실험을 해왔다. 검은선안에 숨어 교육에도 불참한채 하루종일 있어봤지만 기사들은 루스카가 없어졌다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어차피 지상으로 향하는 입구는 하나뿐이었고 기사들에 의해 철저히 가로막혀 있었다. 루스카는 섀도우 워커의 능력이면 쉽사리 지상으로 올라갈수 있음을 확신했지만 창공검을 찾기 전까진 떠날 생각이 없었다.

이정도의 시설을 발굴해 어릴 때부터 철저히 군사로 양성하는 세력의 적은 아마도 제국일 가능성이 컸다. 그렇게 되면 모건가또한 전란에 휩싸이게 될게 불보듯 뻔했다.

그건 루스카가 바라는게 아니었다. 한손이 열손을 못 막는다고 만약 이 시설에서 훈련을 마친 칠드런들과 싸우라면 한명 한명은 섀도우 워커의 능력으로 암살할수 있겠지만 일제히 달려든다면 루스카로서도 막기 힘들었다.

그렇게 되면 모건가를 지키는 일 또한 무위로 돌아가게된다. 어차피 지상은 훈련이 종료하면 올라가게 될게 뻔했다. 최대한 이들에 대한 정보와 능력을 파악하고 약점을 캐는게 모건가에 이익이었다.


@


“음?”

도서관을 벗어난 루스카는 모두가 잠들어 있어야 할 시간에 은밀히 움직이는 칠드런들을 보며 발걸음을 멈췄다. 넘버를 받지 못한 칠드런들이 단체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 들린 날카로운 흉기는 희미한 마법등의 빛을 받아 서늘하게 반짝였다.

완벽한 기습이었다. 넘버를 얻은 칠드런들은 넘버를 얻지못한 칠드런들을 무시했다. 그 무시가 계속되자 자만심으로 변해 경계심이 사라져 해이졌다. 넘버를 얻지못한 칠드런들은 바로 이 틈을 노렸다. 더구나 숫적으론 넘버를 얻지못한 칠드런들이 더 우세했다.

“크아악!”

“뭐 뭐야!”

“악 살려줘!”

칠드런들이 곤하게 잠들어 있던 서쪽의 숙소에서 곧 비명과 함성소리가 어우러지기 시작했다. 팔에 찬 팔찌의 번호는 알아볼수 없을정도로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만큼 갑작스런 기습에 죽어 나가는 칠드런들이 많다는 소리였지만 루스카에게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소동이 멈출때까지 적당히 구석진 곳에서 시간이나 때우려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 루스카였지만 얼마 걷지않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다다닥! 다급히 달려오는 소리에 루스카는 뒤를 돌아보았다. 한 소녀가 아이들의 공격을 피해 도망치고 있었다. 칠드런들 사이에선 유명한 소녀였다. 스텔라와 함께 칠드런들 사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였다.

‘이그니스였던가?’

이그니스의 이름을 떠올리는 동안 이그니스는 검은 선 안에 숨어있는 루스카의 곁을 스치며 뛰어갔다.

“잡아!”

“서라! 명령이다!”

이그니스의 뒤로 대여섯명의 소년들이 쫒아오고 있었다. 소년들의 눈은 이그니스의 뒷 모습을 주시하며 탐욕에 가득차 있었다. 어릴때부터 눈의 띄는 미모를 가진 이그니스였다. 이차 성징이 시작돼며 여성으로서의 굴곡이 완연하게 드러나는 이그니스였으니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소년들이 이그니스를 노리는것도 당연했다.

다만 이그니스가 꽤 상위라 할 수 있는 백번대의 번호를 가지고 있어서 침만 삼킬 뿐이었는데 지금은 절호의 기회였다. 루스카가 살펴보니 이그니스의 뒤를 쫒아오는 아이들은 번호를 받지못한 아이들이 아닌 혼란을 틈타 이그니스를 노리는 상위번호의 아이들이었다.

“헉헉! 쥐새끼처럼 재빠르기는…”

이그니스의 도주는 막다른 벽에 다다르며 어쩔수없이 도주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그니스는 차가운 표정에 살기 가득한 눈으로 한 소년을 노려보았다. 메부리코에 얄팍한눈, 여드름이 가득한 로드빈은 삐뚤어진 미소를 지으며 이그니스를 향해 히죽 웃었다.

“키히히 잘도 도망쳤겠다.”

“……”

로드빈은 변성기에 접어들었는지 듣기 껄끄러운 쇠 긁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주변의 아이들은 연신 이그니스를 보며 꿀꺽 침을 삼켰다. 당장이라고 달려들듯한 모습에 이그니스는 분한 듯이 입술을 곱씹었다.

반항하려 해도 숫적으로 불리했다. 이대로 꼼짝없이 당하나 싶을 때 루스카는 자신도 모르게 검은선 안에서 나와버렸다. 갑자기 루스카가 나타나자 로드빈을 비롯한 칠드런들은 흠칫하며 뒤로 물러섰다.

이그니스도 자신의 등뒤에서 루스카가 소리도 없이 나타나자 깜짝 놀라며 루스카에게서 거리를 벌리다 발을 헛딛었는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그니스가 변을 당하든 말든 루스카로선 상관없는 일이었으나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방관하고 싶지는 않았다.

강간은 빈민가에서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일중 하나였고 빈민가의 고아원에 있을적 루스카를 챙겨주던 한 여인도 바로 빈민가의 범죄자들에게 강간당한채 하수구에 버려졌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루스카는 자신도 모르게 나서게 되었다.

“뭐야 네놈은? 고작 오백번대 끝자락에 있는놈이! 명령이다 저리꺼져!”

“……”

로드빈의 외침에 루스카는 말없이 로드빈을 바라보았다. 로드빈은 이곳 지하에서 꽤 악명이 높아 로드빈과 로드빈 패거리들에게 걸려 만신창이로 변해 버려진 여자아이들이 상당히 많았지만 로드빈은 97번이라는 높은 넘버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칠드런들 중에선 강한축에 속했다.

97번은 루스카가 오백번대의 높은 넘버를 가지고 있자 기세등등하게 외쳤다. 이그니스를 노리고 쫒아온 모든 칠드런들은 전부 루스카보다 넘버가 낮았다. 혼란을 피해 도망치다가 우연히 이쪽으로 도망쳐 어두운 구석에 숨어있었다고 생각했는지 칠드런들은 루스카에게 별다른 경계심을 품지 않았다.

루스카는 잠시 고민하다 결정했다. 슬슬 자신도 낮은 넘버를 가질 필요가 있었다. 눈의 띄는것도 좋지 않지만 계속 높은 번호를 가지고 앞으로의 교육에서 살아남는다면 그게 더 눈에 띌 일이었다.

살아남아도 납득이 갈만하면서 별로 경계심이 들지않는 넘버가 적당했다. 그렇게 보면 97번은 딱 알맞은 순위였다.

“뭐야? 내말이 들리지 않는거냐! 당장 꺼져! 명령이다!”

97번은 자신의 말에 루스카가 당연히 도망칠줄 알았다. 넘버가 부여한 가짜 권력에 취해 스스로가 대단한 자라도 된듯양 행동하는 모습에 루스카는 모습을 숨긴채 다가갔다.

“아아악!”

과연 기사들의 교육을 쓸모가 있었다. 97번은 갑자기 사라졌던 루스카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 두 눈을 찌르자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갑작스레 벌어진 일에 아직 상황이 파악 안된 듯 주위의 칠드런들은 멍하니 루스카와 쓰러진 97번을 바라보았다.

루스카의 오른손에 손가락에는 뽑혀나온 97번의 눈동자가 박혀있었고 97번은 피눈물을 흘리며 허우적 댔다.

“히 히익!”

루스카의 시선이 향하자 칠드런들은 겁을 집어먹고는 그대로 도망쳤다. 루스카는 손가락에 박힌 눈알을 털어냈다. 그때 이그니스가 쓰러진 97번을 향해 다가가더니 뾰족하게 깍은 뼈를 들고 97번의 몸을 계속해서 찔러댔다.

뼈가 97번의 몸을 들어갔다 나올 때 마다 상당량의 피가 같이 튀어 나왔다. 이그니의 몸은 시뻘건 피를 뒤집어쓴 혈인의 모습으로 변했다.

죽었는지 이미 움직임이 없어진 97번이었지만 이그니스는 계속해서 찔러댔다. 뼈조각이 부러지고 나서야 이그니스는 움직임을 멈췄고 헉헉대며 피칠갑을 한 얼굴에서 유일하게 반짝이는 눈으로 루스카를 노려보았다.

“……”

갑자기 이그니스가 끼어들어 97번의 넘버는 이그니스에게로 돌아갔지만 별 미련이 없는 루스카는 사태가 진정될때까지 책이나 읽을 생각으로 다시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적당한 넘버는 언제든지 구할수 있었다.

“……”

“뭐지?”

등 뒤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뒤를 돌아보니 이그니스가 루스카를 따라오고 있었다.

“내 몸을 바라는 거야?”

이그니스의 말에 루스카는 잠시 이그니스를 바라보다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필요없다.”

“……”

루스카의 뒤를 여전히 이그니스가 뒤따랐지만 루스카는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아무런 고통도 감각도 느낄수 없는 몸이었다. 그러니 성욕 따위가 생길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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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타인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다 (3) +3 09.11.01 4,606 11 9쪽
8 타인의 죽음에서 슬픔을 느끼다.(2) +5 09.10.28 4,442 9 13쪽
7 타인의죽음에 슬픔을 느끼다. +5 09.10.27 4,813 16 6쪽
6 시궁창 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5) +2 09.10.27 4,660 13 8쪽
5 시궁창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4) +3 09.10.27 4,721 12 11쪽
4 시궁창 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3) +3 09.10.27 4,759 1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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