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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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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9.12.23 12:53
최근연재일 :
2009.12.23 12:53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12,374
추천수 :
307
글자수 :
113,354

작성
09.11.27 19:21
조회
4,034
추천
16
글자
14쪽

힘을 기르며 기회를 노린다.

DUMMY

“이들이 선택받은 자들인가.”

“그렇습니다. 교황이시여. 차후 칠드런들을 이끌 지도자감입니다.”

“이중에 교단의 아이는?”

“…그게 세명밖에…”

“고작 세명인가? 교단의 신도들이 여신을 위해 바친 아이들인데?”

모기안은 여신상 너머에서 심기가 불편한듯한 목소리에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오만이 넘는 아이들중 교단에서 데려온 아이들을 천이 넘지 않사옵니다. 그런 아이들중에 세명이나 나왔다는건 여신의 축복입니다.”

“…허나 너무나 적구나. 너무 성급하게 아이들을 모았어… 공안에서 눈치를 채고 첩자를 보내올 정도이니…”

“하오나 교황이시여 일전에 처분한 아이가 정말 공안에서 보낸 아이가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모를일이지… 한명이 아닐수도 있고… 아니 달랑 한명만 보냈을리 없다. 아무리 은밀하게 움직였다지만 오만가량의 아이들이 사라졌는데 공안국에서 눈치를 못챘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니까… 선택된 칠드런들은 따로 루베르 루네스의 힘을 얻을수 있도록 특별 교육하도록. 오히려 기회일수도 있다. 최대 십오세를 넘지않는 칠드런들만 모았으니 공안에서도 제대로 교육시키지는 못했을 것이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할수 있도록 루베르 루네스에 대한 믿음을 철저히 교육시켜라.”

“…명을 따르겠나이다. 그리고 교단의 아이들이라면 분명 상위 넘버들을 다 차지할것입니다.”

“넘버는 상관없다. 루베르 루네스의 어떤 힘을 얻느냐가 중요하지.”

“…모든 것은 루베르 루네스의 뜻대로.”

“루베르 루네스…”


@


“아아악!”

“살려주세요!”

루스카는 지하에 울려퍼지는 비명소리를 들으며 교실로 향했다. 루베르 루네스 교단의 성기사들에 의한 2차교육이 실시되었다. 기사들은 먼저 그동안은 적당히 넘어가던 이름을 부르는 행위를 엄벌에 처했다.

이름이 아닌 오직 번호로 모든 것의 상 하가 결정되자 지하도시는 철저한 약육강식의 정글로 변했다. 칠드런들이 가진 번호는 바깥세상의 권력구조와 똑 같았다. 일번부터 십이번 까지는 왕과 고위귀족들과 같아서 그만큼의 특혜와 특권이 있었다.

십삼번부터 마지막 일천번 까지의 숫자는 일반귀족들과 평민들이었다. 번호를 가지지 못한 아이들은 개 돼지의 무리와 같았다. 의복이나 잠잘곳은 물론 식사조차 제공돼지 않아 먹다 버린 음식을 주워 먹고 낡고 더러워져 냄새나는 옷을 그대로 걸쳐입었다.

기사들은 번호를 얻지 못한 아이들을 아예 없는 사람으로 치부했다. 번호가 없는 칠드런들은 정처없이 지하를 돌아다니다 죽어나가거나 탈출하려다 기사들에게 잡혀 목숨을 잃었다.

“거참 시끄럽게 구네. 그렇지 않아?”

은근히 친한척을 하며 루스카에게로 한 소년이 다가왔다. 628번. 처음에 차고있던 팔찌는 구백번대였던 소년이었지만 한달새에 육백번대로 치고 올라왔다. 그만큼 소년의 암수에 걸려 죽어버린 자들이 많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다음으로 노리는 목표가 바로 루스카였다. 기사들의 방관속에 넘버에 신경쓰지 않던 칠드런들이 자신이 보기에 만만해 보이는 아이들을 공격해 번호를 빼앗았다.

팔찌에 새겨진 숫자는 신기하게도 순위의 변동이 있을 때 마다 달라졌다. 기사들이 교육을 맡고난이후 한달동안 오르락 내리락 하며 변동이 심했지만 한달이 지나자 상위번호에선 서로의 눈치를 살피느라 별다른 변동이 없었지만 구백번대는 여전히 혼란이 극심해 독기를 품은 넘버가 없는 칠드런들과 넘버를 지키기 위한 칠드런들 사이에 연일 싸움이 벌어졌다.

루스카는 흘깃 628번을 바라보곤 교실을 향해 다시 걸음을 옮겼다. 기사들은 아이들을 번호순대로 나눠 백단위씩 끊어서 동일한 교육을 시켰다. 하루에 진행되는 교육과정이 똑같으니 가르치는 기사는 바뀌어도 수업내용은 변하지 않았다.

오백번대의 넘버를 가지고 있던 루스카는 주목받는걸 피하기 위해 칠드런들의 공격을 피해다니기만 하다보니 610번으로 순위가 밀려났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보다 더블린이 죽던 그날 더블린을 돌로 때려죽인 열두명의 아이들이 특별교육을 받는다며 사라졌다. 루스카는 제대로 대화를 나눠보지도 못한채 사라진 그나마 친구라 부를수 있는 사일러스가 신경쓰였다.

“쳇! 언제까지 잘난척 할수있는지 두고보자고. 번호도 중간정도 밖에 안되는 놈이…”

628번의 투덜거림을 뒤로한채 교실로 들어가자 칠드런들이 교실안을 빼곡이 메우고 있었다. 번호를 가진 아이들은 책상에 앉아있었고 번호를 받지 못한 아이들은 교실 뒤편의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루스카가 지나가자 번호를 받지못한 아이들이 갈라지며 길을 열어 주었다. 기습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습격을 한다고 당할 루스카도 아니었지만 기사들은 교육시간에서 만큼은 일체의 쟁탈행위를 금지시켰다.

“흥! 운이 좋아서 번호를 얻은 주제에…”

루스카의 뒤로 투덜거리는 한 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번호를 받지 못한 아이들에게 교육시간 만큼은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이자 번호를 쟁취할 수단을 얻을 유일한 기회였다.

루스카가 자리에 앉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 한명이 들어왔다. 왼쪽귀가 잘려나가고 귀가 있는 부분에서부터 입까지 죽 찢어진 살갖을 대충 실로 꼬맨 흉측한 모습으로 암살술의 이론교육을 맡은 기사였다.

칠드런들을 교육하는 기사들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아 은밀히 별명으로만 불렀고 암살술 이론교육을 맡은 기사의 별명은 당연하게도 짝귀가 되었다.

“오늘은 인체의 급소에 대해 알아보겠다. 흠… 교재가 필요하군. 누가 나가서 교재를 하나 가져오겠나?”

“제가 갔다 오겠습니다!”

쉭쉭! 바람이 새어나오는 짝귀의 말에 628번은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뛰어 나갔다. 그리곤 차 한잔 마실 시각도 지나지 않아 한 소녀의 머리채를 잡아 끌며 돌아왔다.

“빨리 구해왔군. 상점을 부여한다.”

짝귀의 말에 628번이 찬 팔찌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번호를 가진 아이들이 정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듯 상벌점 제도가 있었다.

기사의 말 한마디에 상벌점이 적용되어 그것 만으로도 순위가 변화했다. 628번은 순위가 올라갔는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웃었고 특히 루스카를 바라보며 곧 기다려라 다음은 너다.라고 말하듯 바라보았다.

“사 살려주세요…”

잡혀온 소녀는 벌벌떨며 애원했다. 한정된 교실에 모든 아이들이 들어가기엔 무리가 있었다. 번호를 부여받지 못한 아이들 사이에서도 차이가 생겨나 힘이 약한 여자아이나 선천적으로 체력이 약한 어린 아이들이 제일 뒷 순위로 밀려났다.

교육시간에 교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혹시 먹을게 없나 싶어 식당근처를 배회하던 소녀가 재수없이 628번의 손에 걸려들었다. 소녀는 애처롭게 빌었지만 그 누구도 소녀를 동정하거나 걱정하는이는 없었다.

기사가 손을 한번 휘젖자 소녀의 몸이 막대기처럼 빧빧하게 굳어지며 천천히 허공으로 떠 올랐다. 목소리마저 막혔는지 소녀는 비명조차 지를수 없었다. 루스카는 기사의 몸에서 나오는 실들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

“인간의 몸은 단단한 듯 보이면서도 연약하다. 가장 효율적으로 적을 제압하려면 적의 급소를 노리는 것이 중요하다. 인체에 급소는 사십여개가 넘는다.”

수도사는 지휘봉을 손에 들고 소녀의 몸 곳곳을 가르키며 말했다.

“이 급소는 몸 전체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데 이중 단 한군데만 제대로 가격하면 상대는 죽는다. 급소를 향한 공격이 실패하거나 힘이 모자란 경우에도 상대는 극심한 통증에 행동불능이 된다.”

소녀는 수도사의 지휘봉이 몸을 건드릴때마다 움찔 거렸다. 수도사는 인체의 급소 하나하나를 자세히 설명하며 가격당했을 경우 발생하는 인체의 반응과 그에 따른 행동요령등을 강의했다.

“그럼 실습을 해볼까? 누가 한번 해보겠나?”

“제가 하겠습니다!”

설명을 마친뒤 기사가 한번 실습해볼 아이를 찾자 628번이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단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해보도록.”

“예!”

628번은 씩씩하게 교실 앞으로 걸어 나왔다. 허공에 메달린채 하염없이 눈물만을 흘리던 소녀는 애절한 눈으로 628번을 바라보았지만 628번은 소녀의 시선은 무시한채 오히려 잔인한 미소를 지으면서 소녀의 인중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빡! 소리와 함께 소녀의 입에서 이빨조각이 피와 함께 튀어나오고 소녀는 두 눈을 찢어져라 부릅뜬채 발버둥 쳤다. 628번은 소녀가 한방에 죽지않자 불만인 듯 인상을 찌푸렸고 기사의 부연설명이 이어졌다.

“앞서 말했지만 인체가 단단한 듯 보이면서도 연약하다는 말은 바꿔 말해 연약하게 보이면서도 단단하다는 말도된다. 말장난 같지만 인간의 생명력이란 그만큼 끈질기다. 특히 뼈로 둘러싸인곳은 성인의 주먹이라 해도 살상하기위해선 오랜 수련을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금속으로 만든 단단한 도구를 사용한다. 도구를 사용해 급소를 노리면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쉽게 성인을 죽일수 있다. 수고했다. 들어가 보도록. 상점을 부여하지.”

기사의 말에 628번의 팔찌에서 다시 빛이 솟아 나왔다.

“자 이번엔 급소이외에 공격하기 유용한 곳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지.”

기사는 품에서 단검을 하나 꺼내며 말했다.

“인체는 근육과 신경, 혈관등이 복잡하게 어우러져 있다. 특히 힘줄은 한번 끊어지면 오랜시간 성법사의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중요한 곳이다. 사지를 움직이게 만드는 힘줄을 하나만 끊어도 도주의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

기사가 소녀의 아킬레스건과 무릎, 팔꿈치과 어깨를 찌르자 이미 고통을 못이겨 기절한 소녀의 팔다리가 푸줏간의 고리에 걸린 고기덩어리처럼 축 늘어졌다.

“이곳 척추는 신경이 지나가는 주요 중추로 이 척추뼈중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인체는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 뒤에서 암습을 해야 할 경우 이 척추를 노리면 대상자를 무력화시킬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체를 구성하는 장기와 혈관에 대해 알아보지.”

기사는 품안에서 작은 병을 꺼내더니 소녀를 향해 뿌렸다. 치이익! 타는 소리와 함께 소녀의 피부가 물에 녹아드는 소금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거칠던 피부가 사라지며 검붉은 근육과 혈관들이 엉켜있는 모습이 드러났다.

수도사는 흉측하게 드러난 소녀의 내부 장기들을 하나하나 가르키며 그 역할과 용도등을 설명했다. 강의를 마친 수도사는 힘차게 맥동하는 심장을 지휘봉으로 가르키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인체의 혈관은 크게 두 종류로 동맥과 정맥이 있는데 동맥은 피가 심장에서 나와서 각 기관에 영양분을 전달해주며 정맥은 각 기관에서 전달된 피를 다시 심장으로 되돌린다. 고대때부터 심장은 인간의 힘과 영혼이 담긴 가장 중요한 장기로 취급 되었다. 그 일례로 마법사,기사,성법사등등 세상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마나를 몸안에 받아들이는 이들이 마나를 저장하는 공간으로 심장을 사용한다는 점을 들 수 있지.”

수업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퍼졌다. 기사는 종소리가 들려오자 마자 아무런 말도 없이 휑 하니 교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기사가 나가자 소녀는 힘을 잃고 땅으로 툭 떨어졌다.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 듯 꺽꺽거리며 고통속에서 허우적 거렸지만 칠드런들에겐 이미 익숙한 일이었다.

소녀의 존재에 대해선 이미 잊어버린 듯 자신의 소지품을 챙기곤 서로를 경계하면서 밖으로 나갔다. 수업이 끝났으니 이제 다시 살아남을 시간이었다. 루스카는 밖으로 나가기전 소녀와 눈이 마주쳤다.

피부가 전부 녹아 없어져 근육이 드러난 흉측한 모습의 소녀는 루스카를 향해 공허한 눈동자로 제발 죽여달라듯이 바라보았다. 루스카는 잠시 소녀를 내려다 보다 몸을 숙여 소녀의 심장을 왼손으로 쥐었다. 소녀는 드디어 죽을수 있다는 기대감에 감사와 안도가 섞인 눈빛으로 루스카를 보았다.

꾸욱! 루스카의 왼손에서 소녀의 심장이 터지고 소녀의 눈에서 빛이 사라졌다.

“흥! 어줍잖은 동정이냐?”

루스카의 등 뒤에서 비아냥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루스카가 고개를 돌리자 628번이 팔짱을 낀채 경멸섞인 미소로 루스카를 노려보고 있었다.

“후후후 감히 상급자를 노려보다니 너도 죽고싶은 모양이지? 난 오백번대로 올라섰다고.”

그간은 루스카가 마음에 안들어도 자신보다 상급자라 뭐라 할 수가 없었는데 기사가 준 상점이 꽤 많은 모양인지 628번은 598번이라 적힌 팔찌를 자랑스레 내보이며 말했다. 루스카는 잠시 598번을 보다 일어섰다. 평소라면 무시하고 자리를 피할테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훗! 덤비는… 뭐 뭐지?”

루스카가 다가오자 잘 걸렸다는 듯이 싸울 준비를 하던 598번의 시야에서 루스카가 사라졌다. 놀란 표정을 짖던 598번의 왼쪽에 모습을 드러낸 루스카는 598번의 오른쪽 무릎의 옆부분을 발로 찼다.

“끄아악!”

598번이 무릎을 좌로 꺽으며 주저안자 루스카는 등 뒤로 돌아가 598번의 목을 잡고는 위 아래로 힘차게 돌렸다. 뚜두둑! 섬뜩한 소리와 함께 목이 한바퀴 돌아가면서 598번의 혀가 길게 튀어나오며 죽은 소녀의 시신 곁에 쓰러졌다.

모건가에 들어온 이후로 첫 살인이었다. 루스카는 죽어버린 소녀와 끝까지 기분을 더럽게 만드는 598번의 시신을 바라보다 교실 밖으로 나갔다.

루스카를 노렸는지 주위를 배회하던 칠드런들이 후다닥 길을 비켜 주었다. 눈의 띄는건 사양이었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향해 시비를 걸어오는 이까지 피할정도로 루스카는 관대하지 않았다.

특히 지금처럼 기분이 더럽고 불쾌할때는 더욱 그랬다. 어차피 죽고 죽이고 암습하는 일 따위는 루스카에겐 익숙한 일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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