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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9.12.23 12:53
최근연재일 :
2009.12.23 12:53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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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66
추천수 :
307
글자수 :
113,354

작성
09.11.10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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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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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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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타인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다 (5)

DUMMY

모건가는 발칵 뒤집어져 연회는 당장 끝이났다. 가벼운 부상도 아니고 코뼈와 광대뼈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혔다. 하지만 와그턴의 본가인 베넘 공작가에선 이만 갈뿐 아무런 조치를 취할수 없었다. 스콜렌가의 영애인 페이지가 루스카의 편을 들고 나섰다.

와그턴의 망발을 그대로 진술하자 오히려 베넘공작가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아무리 몰락해가는 와중이라고 해도 모건가는 신족가문이었다. 그런데 가주의 죽은 전대부인인 엘리아느를 모욕하는 발언을 했으니 명예를 중시하는 귀족들에게 지탄받아도 할말이 없었다. 베넘공작가의 가주인 토플라공작은 이를 갈며 루스카와 모레스키를 노려보다가 두고보자는 말과 함께 휑 하니 기절한 아들을 데리고 황급히 모건가를 떠났다.

“그럼 저희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불미스런 일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저희 조카가 연루된거 같아 미안할 따름입니다. 만약 저희 가문의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들지 연락만 주십시오 어느때고 달려오겠습니다.”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스콜렌가의 가주 대리로 연회에 참석한 가주의 동생인 보페트 스콜렌이 조카인 페이지를 데리고 사라지자 북적거리던 연회장엔 루스카와 모레스키, 장로 호프만만이 남았다. 모레스키는 루스카를 보며 말했다.

“잘못했느냐?”

“…분란을 일으킨건 죄송하지만 잘못했다 생각하진 않습니다.”

루스카의 말에 모레스키는 굳어진 얼굴을 펴고 미소지으며 루스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잘했다. 넌 내 아들이자 이 모건가를 이어받을 후계자다. 그놈이 공작가의 아들이든 뭐든 네 어미를 모욕했는데 오히려 참았으면 널 용서하지 않았을거다. 앞으로도 이 모건가를 모욕하는 자가 있거든 절대 용서하지 말아라.”

“끄응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 멍청한 놈아! 네 손이 부러질정도로 무식하게 패대냐! 앞으론 몸상태도 생각해 가면서 패라고!”

루스카의 손을 치료하며 호프만은 투덜거렸다. 손가락이 다 부러졌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루스카이기에 사소한 상처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려 치료해야 했다.


@


루스카의 생일날 벌어진 일은 제국의 귀족들 사이에 쫙 퍼져나갔고 소문을 들은 귀족들의 반응은 두가지였다. 비천한 양자주제에 공작가의 자제를 두들겨 팼다는 사실에 불쾌함을 느끼고 모건가를 성토하는 무리들과 모욕을 받았으면 되갚아주는게 당연하다며 오히려 시원하게 잘도 팼다고 껄껄 웃으며 모건가를 새삼스레 바라보는 귀족들이 연일 이 주제를 가지고 격론을 펼쳤다.

루스카를 향한 모건가 고용인들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 져서 운좋게 양자가 된것도 모자라 거만하게 굴다가 사고를 쳐 사람 피곤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루스카도 다친 손도 치료할겸 자성의 의미로 서재에 틀어박혀 식사시간 이외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아버님은 어디 가셨습니까?”

점심 무렵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들어간 루스카는 생일이후 식사만은 꼭 루스카와 함께하던 모레스키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음식을 나르던 시녀에게 물었다. 시녀는 루스카의 앞에 스프그릇을 거칠게 탁! 던지듯 내려놓으며 말했다.

“가주님은 황궁으로 가셨습니다.”

높임말을 쓴다는게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였다.

“…황궁이요?”

“예. 누구 때문에 난리가 나서 황궁에서 분란을 중재한다고 입궁하라고 했다더군요.”

“……”

비아냥섞인 시녀의 말에 루스카는 묵묵히 식사를 끝마쳤다. 대충 음식을 다 먹은 루스카가 식당 밖으로 나갈 때 시녀들의 비아냥 거리는 목소리가 들여왔다.

“흥! 잘도 처먹네. 누구 때문에 가주님이 고생하시는데!”

“그러게 말이야. 시녀장님이랑 집사장님은 어째서 가만 두는거지?”

루스카는 시녀들의 험담을 들으며 묵묵히 식당을 나섰다. 시녀장과 집사장을 제외하면 모든 고용인이 루스카를 싫어했다. 루스카에겐 고용인을 해고할 권한이 있었고 정말 루스카가 마음먹고 고용인을 해고하려 들면 당장에 무릎꿇고 한번만 용서해 달라고 애원할 이들이었지만 루스카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운좋게 양자로 들어와 귀족이 된 루스카를 향한 질시와 부러움 때문에 자신을 싫어한다는걸 잘 알기에 루스카는 묵묵히 그들의 험담을 한귀로 듣고 흘릴뿐이었다.

“…무슨 일이지?”

서재에서 책을 읽고있던 루스카는 바깥이 소란스럽자 파묻고 있던 책에서 고개를 들었다. 그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서재문이 벌컥 열리고 호프만이 다급한 표정으로 뛰어 들어왔다.

“무슨 일 있습니까?”

“가자! 당장 떠나야 한다.”

호프만은 다짜고짜 루스카를 잡아 끌고는 밖으로 나가 복도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엉겁결에 호프만을 따라 달리는 루스카의 귀로 시녀들의 째지는듯한 비명소리와 성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호프만은 황급히 루스카를 저택의 삼층 모레스키의 방으로 데려갔다. 굳게 문을 걸어 잠근 호프만이 침대를 뒤집자 원형의 작은 마법진이 나타났다.

“올라서라.”

“…그럴수는 없습니다.”

“어서!”

호프만의 재촉에 루스카는 어쩔수 없이 마법진 위로 올라갔다. 호프만은 품에서 이것저것 도구를 꺼내 늘어 놓으며 말했다.

“비록 휴의 칭호를 잃어버리고 귀족으로 격하되었다 해도 우리 모건가는 신족으로 대우받아왔다. 하지만 베넘 공작가는 그런 관례를 무시하고는 백작가의 자제가 공작가의 아들을 헤쳤다는 이유로 갑자기 영지전을 걸어왔다. 큭! 웃기지도 않지. 영지도 없는 모건가에 영지전이라니! 그 때문에 가주님이 황궁의 중재를 얻기 위해 자리를 비운틈을 노리고 공작가 놈들이 뒤통수를 쳤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베넘공작가의 명분엔 아무런 하자가 없다. 그 때문에 다른 신족가문들도 우리를 도와줄수가 없고. 이제 너 혼자 살아남아야 한다. 공작가 놈들은 오직 너 하나만 원하고 있다.”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루스카는 이를 악물며 중얼거렸다. 베넘공작가를 향한 증오가 솟구쳤다.

“베넘 공작가를 상대하기엔 우리의 힘이 너무나 미약하다. 베넘 공작가는 북부를 아우르는 대귀족인데 반해 모건가는 그저 이름뿐인 가문이지. 루스카. 복수하고 싶으냐?”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잃어버린 창공검을 찾아라. 창공검만 되 찾으면 모건가를 다시 일으킬수 있다.”

“하지만 창공검을 어디서…”

“찾았다! 여기다! 문을 부셔!”

굳게 잠긴 문이 덜컹거리고 곧 부서질 듯 쿵쾅거리자 호프만의 표정이 다급하게 변했다.

“받아라!”

호프만은 황급히 루스카에게 두툼한 지갑과 한 장의 지도는 품에 안겨 주었다.

“내가 몇 달전부터 서재에만 틀어박혀 있었던거 알지? 우연히 창공검이 있으리라 판단되는 단서를 찾았다. 잘들어라 루스카! 창공검을 되찾기 전까진 절대 모건가로 되돌아 올 생각은 하지마라! 휴의 칭호를 되 찾아야지만 베넘 공작가를 상대할수 있다.”

“…반드시 창공검을 찾아 오겠습니다.!”

루스카의 말에 호프만은 루스카를 향해 대견한 듯 미소를 짖고는 주문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루스카가 올라선 마법진에서 빛이 뿜어져 나와 루스카의 몸을 감쌌다.

“크윽! 도망친다! 막아!”

“이미 늦었다 이것들아! 텔레포테이션!”

문이 부서지고 쏟아져 들어온 기사들은 루스카가 마법진을 통해 도망치려 하자 다급히 달려들었으나 한발 늦고 말았다. 호프만의 외침과 함께 루스카의 몸이 흐릿하게 변했다.

“마법사를 막아!”

“호프만 장로님!”

루스카는 빛에 휩싸이기 직전 기사들의 분노섞인 검격에 꼬치 꾀이듯 검에 찔린 호프만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았다.


이동마법진을 통해 루스카가 이동한곳은 황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야산이었다. 루스카는 슬픔에 잠겨있을 틈도 없이 호프만이 준 지도를 따라 이동했다.

황도에서 모건가를 습격한 베넘공작가의 행동에 의견과 소문이 분분했다. 하지만 모건가와 베넘공작가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없었고 그저 신족가문들이 불쾌함만 표시했다고 했다.

하기사 친족도 아닌 빈민출신의 양자가 사라진 일이라 끼어들 명분도 없었다. 그나마 호프만의 죽음에 호프만이 수학한 청해마탑이 들고 일어나 베넘공작가에서 어쩔수 없이 상당량의 배상금을 지불했지만 그렇다고 죽은 호프만이 되살아 나는건 아니었다.

그리고 베넘 공작가는 루스카를 포기하지 않았다. 추격대를 구성하고 은밀하게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호프만의 죽음과 자신의 실종에 모레스키가 식음을 전폐하고 끙끙거린다는 소문을 듣고 루스카는 창공검을 되찾을 것을 다짐하며 은밀히 지도가 가르키는 곳으로 이동했다.

베넘공작가 추적은 질리도록 끈질겼다. 공작가의 추격대는 물론 용병들과 헌터들마저 가세했다. 낮에는 마력열차에 무임승차해 이동하고 밤에는 여관에서 자는건 꿈도 꾸지 못하고 몰래 음식을 훔쳐먹고 도시의 구석진 곳에서 잠을 자며 나름 은밀히 이동한다 생각했는데도 어떻게 알았는지 루스카가 머무는 도시마다 루스카를 잡으려는 자들이 바글거렸다. 검은선을 통해 숨을수 없었다면 잡혀도 진작에 사로잡혔을 루스카였다.

“…어떻게 된거지?”

루스카는 검은선 안에 숨은채 한 방향으로 부지런히 이동하는 마력차의 행렬을 바라보았다. 호프만이 지도에 표시해둔 곳은 대륙의 최남단에 위치한 암석사막 지대였다.

비옥한 토지를 가진 주변의 지형과 환경에 어울리지 않게 황량한 암석지대군이 위치한 이곳은 고대시대 어떤 강력한 힘에 의해 현재 상태로 변했으며 이 암석사막지대의 가장 중심 우뚝 솟은 산의 중간부근에 버려진 유적지대가 있는데 바로 그 유적이 창공검을 비롯한 신족가문의 칠신기가 탄생된 성지라는게 호프만의 추측이었다.

호프만이 준 지도에 적힌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이라 충분한 준비를 하고 가야한다는 말과는 다르게 루스카는 암석사막지대를 관통하는 마력차의 행렬을 발견했고 마력차의 행렬이 가는곳은 호프만이 말한 유적지대였다.

“…누군가 창공검을 찾고 있는건가?”

하지만 발굴단이라고 하기엔 마력차 행렬의 인원들이 너무 특이했다. 수송용 마력차에 타고 있는건 전부 루스카 또래의 남녀아이들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선지 감시하기 위해선지 모르겠지만 용병무리들이 호송하고 있었다. 잠시 쉬기 위해 이동을 멈추자 아이들이 우르르 밖으로 쏟아져 나와 굳어진 팔다리를 주무르며 몸을 풀었다.

루스카는 그 틈에 아이들 무리로 스며들었다. 약간의 휴식뒤 아이들은 다시 마력차 안으로 들어갔고 못보던 루스카가 같이 타자 아이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관심을 끊었다. 어차피 지정석 따위가 있는것도 아니었고 워낙에 많은수가 이동하는지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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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타인의 죽음에서 슬픔을 느끼다.(2) +5 09.10.28 4,442 9 13쪽
7 타인의죽음에 슬픔을 느끼다. +5 09.10.27 4,813 16 6쪽
6 시궁창 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5) +2 09.10.27 4,660 13 8쪽
5 시궁창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4) +3 09.10.27 4,720 12 11쪽
4 시궁창 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3) +3 09.10.27 4,759 1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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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궁창 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2 09.10.27 6,348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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