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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취몽객
작품등록일 :
2013.06.06 06:25
최근연재일 :
2018.03.1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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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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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6,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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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4,321

작성
18.02.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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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킹 메이커

DUMMY

카운터 안쪽. 어느새 모임장소로 변한 곳에 에스텔라, 당화련, 미텔. 호구 시영과 몽키매직 석호가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목만 쑥 내민 채 카운터 너머의 뭔가 신난 듯 흥분한 듯 들뜬 분위기의 준영을 훔쳐보던 석호와 시영이 힘 빠진 모습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네.”

“제대로 꽂혔어요. 이거 쉽게 안 끝나겠는데요?”

“이거 일이 뭐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두 사람의 말에 이해가 안 가는지 에스텔라가 물었다. 세 여인은 준영이 클리셰를 언급하기에 그냥 멋모르고 까부는 놈 가소롭게 바라보다 슬쩍 내비치며 닥치게 만드는 그런 걸 예상했다. 그런데 이거 아무리 봐도 준영은 진짜 영필이라는 자의 선거를 도울 작정인 거 같았다.

에스텔라의 질문에 석호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양반이 게으른 상태면 이런 일에 신경 쓰지도 않았을 거야. 문제는 지금 그 양반이 심심한 상태라는 거지.”

석호의 말에도 세 여인이 사건의 심각성을 모르는 표정이자 시영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 동기 중에 고영필이란 놈이 있어요. 오늘 온 그 쓰레기 말고 권문의 후계자인 진짜 개쓰레기 양아치였던 놈.”

“아! 이름은 들어 봤어. 감히 나랑 혼담 이야기가 오가서 죽일까 말까 고민했었지.”

당화련이 아는 척을 하자 에스텔라와 미텔은 혹시 이걸 어떻게 엮을 수 있을까 싶어 눈을 반짝였다.

“그런 개쓰레기 양아치 새끼가 군대서 개과천선해서 아주 착실한 재활용품이 됐지.”

석호의 말에 뭔가 한이 맺힌 듯해서 세 여인이 의아하게 바라보자 시영이 하소연하듯 말했다.

“그 양반은 뭐에 하나 꽂히면 물불을 안 가려요. 영필이 그 쓰레기 새끼가 배치받고 와서 별의별 진상 짓은 다 하고 다녔는데, 그 양반이 게으른 상태로 귀찮아서 영필이가 뭔 짓을 하건 내버려 뒀었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 양반이 무슨 이유에선지 영필이를 죽이려고 하는 거야. 그런데 그 양아치 새끼가 생존 본능 하나는 끝내줘서 계속 살아나니까 포기하기에 이걸로 끝났다 싶었지.”

“그런데, 아오, 그놈의 클리셰는 진짜. 갑자기 뭘 봤는지 불량 학생 선도하는 열혈 교사에 꽂혀 가지고는 영필이 선도 시킨다고 붙잡고 다녔어요.”

“정말이지, 24시간 붙어 다니면서 FM의 바른생활 교범을 하나라도 어기면 철권제제라면서 죽이려 드는데, 그걸 영필이 그 양아치 새끼한테만 적용하면 되는 걸 어쩔 수 없이 옆에 같이 있다 보니까 우리도 연대책임이니 뭐니 하면서 같이 피 봤다고.”

“와, 나 그때 진짜 권문이랑 사생결단 내더라도 영필이 죽여 버리고 싶었다니까요.”

“나도 마찬가지야. 그때 행정반 컴퓨터로 권문의 비자금을 가지고 그 양아치 새끼 암살 의뢰를 하려고 했는데, 컴퓨터가 터져 버리는 바람에 물 건너갔었지. 진짜 그때 컴퓨터만 최신형이었음 그 새낀 이미 요단강 건넜어.”

“와! 그래서 어떻게 됐어?”

미텔이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묻자 석호와 시영은 낄낄 웃으며 말했다.

“별수 있나 죽기 싫으면 바른생활 사나이가 되는 수밖에.”

“그렇게 한 한 달 바른생활 사나이로 사니까 그 양반도 흥미를 잃어버려서 풀려났죠.”

“그래, 알겠는데 그게 지금 이 상황이랑 무슨 상관이지?”

그 말에 석호와 시영은 한심하단 표정으로 세 여인을 바라보았다.

“설마 저 양반이 갑질하는 놈들한테 역갑질하는 그런 클리셰를 원한다고 생각한 거야?”

“아냐? 현금을 보여 주면서 기를 팍 죽였잖아.”

“그놈 현금의 산을 보자마자 어깨가 자동으로 줄어들던데?”

“식은땀 뻘뻘 흘리는 게 불쌍하기까지 하더라.”

세 여인의 말에 석호는 쯔쯔 혀를 차며 말했다.

“우리도 그런 일상적인 클리셰이기를 바라고 지켜봤는데 봤잖아? 신나서 춤까지 추는 거.”

“그럼 어떤 클리셰라는 거야?”

당화련의 물음에 시영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뻔하죠. 누군가 찾아와 도움을 청하고 그 요청을 받아들여 도와주면서 위대한 업적을 이룩한다. 제갈공명, 멀린, 강태공 등등의 킹메이커 클리셰.”

듣고 보니 얼핏 비슷하긴 했다. 찾아온 놈이 잔챙이라는 점과 준영이 그런 현자들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만 빼고.

“클리셰가 그 클리셰였어?”

“그런데 이게 그렇게 심각한 일이야? 그냥 그 영필이란 놈만 지우면 끝날 거 같은데?”

“제거할 필요도 없이 선거에서 지거나 사퇴하는 식으로 가도 별 소란 없이 끝나는 거 아냐?”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채지 못한 세 여인을 바라보는 석호와 시영의 눈초리에 한심함이 가득했다.

“내가 말했지, 저 양반 심심하던 차에 제대로 꽂혔다고.”

“우리는 어쩌면 저 잔챙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할 수도 있어.”

“푸하하.”

석호와 시영의 심각한 말에 세 여인은 저도 모르게 웃었으나 이어지는 말에 점점 표정이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우린 저 잔챙이 영필을 죽일 수도, 선거에 떨어트리거나 사임시킬 수도 없어.”

“왜 그런지 알아요? 그 새끼 사라지면 유지를 잇겠다며 직접 나설 게 분명하거든. 선거 유세 하는 준영 형님 상상이 가요?”

“······.”

그 말에 세 여인의 머릿속이 새하얘지며 핏기가 가셨다. 준영이 선거에 출마한다? 누가 막을 수 있을까? 아니, 오히려 당선은 따놓은 당상이다.

정상적인 상태여도 막을 수 없는 준영의 행동을, 지금 업무 정지 상태인 한국 0과는 속수무책으로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다.

거기다 홍보팀의 미친 짓거리 때문에 미국과 중국, 러시아, 유럽과 중동이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밖에 없는 준영이 선거에 출마한다?

몽키매직이 이쪽에 있으니 네거티브 전략이나 나이와 경륜을 들먹이며 반대하려는 경쟁자들은 알아서 매장될 게 뻔하다.

순간 대선에서 승리한 준영이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취임 선서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자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어지러워졌다.

“그, 그래도 아직 대통령 선거까진 시간이 많이 남아 있잖아. 그사이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을까?”

에스텔라의 말에 석호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저 양반 한번 꽂히면 성격도 은근히 급해져. 뭐든지 당장 해야 하거든. 그것도 자잘한 과정 거치는 건 싫어해. 이 경우로 보자면 아마 조만간 국회의원 선거는 무시하고 바로 대통령 선거에 관심 가질 거야.”

“무서운 건 거칠 게 없다는 겁니다. 대통령 선거를 하고 싶다. 그런데 선거까진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런데 당장 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당장 할 수 있을까? 아. 대통령 자리가 공석이 되면 바로 선거하겠구나. 그러면 대통령을 없애야겠네? 어떻게 죽여야 할까?”

“애도 아니고 아무리 준영이라도 그렇게까지 하려고······.”

당화련은 말을 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석호와 시영의 회한에 찬 표정을 보고 있자니 이미 여러 번 겪었다는 게 고스란히 티가 났다.

“더 무서운 건 그렇게 꽂혀서 하려던 일을 성공하면 흥미를 잃어버린다는 거야. 그러면 귀찮다고 그날로 다 그만둘 게 뻔하거든.”

대선에 나가 지지를 받으며 당선되고 취임 선서까지 한 뒤 흥미를 잃어버려 안 한다고 사퇴해 버리면? 그 혼란은 0과도 못 막는다.

“와. 나 소름 돋았어.”

“나 갑자기 무서워졌어.”

“흐앙, 나 눈물 나.”

이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세 여인이 벌벌 떨며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자 석호와 시영도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하지만 페널티는 어쩌고? 직접적인 개입은 못 하잖아!”

각 차원마다 룰 브레이커의 행동을 제약하는 페널티가 존재했다. 페널티는 차원이 가진 룰 브레이커를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 중 하나다.

다른 차원과 룰 브레이커의 존재를 비밀로 하는 이곳 제13인간계의 경우 세상에 그 존재를 드러내거나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페널티를 받는다.

“그놈의 페널티가 작동되면 이런 걱정도 안 하지.”

“준영 형님 뒤에는 마이너스 그룹이 버티고 있으니까요.”

시영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세 여인은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페널티의 규칙은 웃기게도 융통성이 커서 공개적으로 다른 차원과 연결하고 게이트를 통해 괴물이나 다른 종족들이 모습을 드러내 세상이 그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 페널티의 규칙은 바뀐다.

문제는 다시 바뀐 페널티의 규칙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게 아니다 보니 바뀐 페널티가 뭔지 몰라 졸지에 피 보는 경우가 많아 그저 조심할 수밖에 없다는 거였다.

물론 마이너스 그룹이야 그딴 거 신경 안 쓰고 얼마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 그 정도 힘이야 차고 넘치니까. 아니, 엉겁결에 마이너스 그룹에 속하게 되면서 겉치레나마 알게 된 정보를 따져 보면 어쩌면 마이너스 그룹은 바뀐 페널티가 어떤 건지 알지도 모른다.

“와. 이러건 저러건 개판 되는 건 똑같네?”

에스텔라가 감탄사를 터트리지 석호가 에스텔라를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가 왜 심각한지 알겠지? 니들은 이게 처음이지만 우리는 군대 있을 때 학을 뗄 정도로 시달렸다고. 그나마 군대라는 특수성 덕분에 찻잔 속의 태풍 정도로 수습하고 조용히 끝났지만 이젠 그러지도 못해.”

“오메가 팀의 인맥이면 저주는 못 풀어도 얼마든지 게으름을 해소시킬 수 있는데 가만 내버려 둔 이유가 뭐겠어요?”

“그래도 당해 봤으니 대책을 세울 수도 있을 거 아냐?”

미텔의 뻔뻔한 말에 석호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방법? 있지. 페널티를 각오하고 그 잔챙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버리는 거야.”

“어라? 그래도 돼?”

미텔이 순진한 표정으로 묻자 석호는 벌컥 소리 질렀다.

“당연히 안 되지! 선거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거 자체가 페널티라고! 그렇다고 저 양반 설치는 거 구경만 하면? 마이너스 그룹이 개입해서 차원 통일 정부를 세우겠지. 그리고 아마 그 대빵으로 그 잔챙이 새끼를 내세울 거야. 저 양반이 나설 리는 없으니까.”

“그게 더 무섭다.”

“으앙, 나 또 눈물 나.”

당화련과 미텔이 칭얼거릴 때 에스텔라가 불편한 표정으로 말했다.

“끄응. 마음에는 안 들지만 엘레나한테 도움을 요청해야 하나?”

그 말에 당화련과 미텔도 자존심 상한 표정으로 끙끙거렸지만, 딱히 뾰족한 수가 없다는 사실에 굴복할 때 시영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 두 사람이라고 뭔 수가 있을 거 같습니까? 오죽 답답했으면 준영 형님한테 아이템까지 씌웠겠어요. 그놈의 호기심은 아이템으로 해결했지만 가끔 가다 꽂히는 클리셰는 그 두 사람도 해결 못 했어요. 팀 오메가의 악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라고요. 그게 다 세상을 위해 악당 역할을 자처한 클리셰나 영웅을 훈련시키는 스승 역할 등의 클리셰에 꽂힌 준영 형님이 벌인 일이라고요.”

“으아······.”

시영의 말에 세 여인의 입에서 절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이렇게 생각지도 못하게 외통수라니. 이건 책임소재를 따지자면 한국 0과를 족쳐야 하지만, 따지고 보면 다른 0과들도 얼마든지 막을 수 있는데 보고만 있었으니 0과 전체의 잘못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럼 어쩌지?”

“뭔가 방법이 없을까?”

“우리 좆 된 거야?”

세 여인이 발을 동동 구를 때 석호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우리 이쁜이 도움을 받아서 이 개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시뮬레이션해 봤더니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방법이 두 가지 정도 나오더라고.”

석호의 말에 모두의 기대 섞인 시선이 석호에게로 향했다.

“하나는 저 양반이 지금 꽂혀 있는 클리셰를 잊어버릴 정도로 강력한 사건을 만드는 거야. 예를 들면 용병왕이나 암살자가 죽는다거나 니들 중 하나가 죽는다거나 하는 정도.”

“음. 엘레나랑 미스트가 죽는 거는 조금 당기는데?”

“그게 가능할 리 없잖아.”

“결국 우리 중 한 명이 죽어야 된다는 거네?”

왠지 기쁜 기색이 담긴 미텔의 말에 세 여인 사이에 살짝 긴장감이 감돌았다. 라이벌 하나 아웃시키고 세상도 구하고 일석이조다.

“용병왕이나 암살자는 몰라도 니들 중 하나가 죽어 나가는 건 의미 없어.”

“장난하냐! 내가 죽으면 준영은 분명히 복수해 줄 거야!”

“당연히 상공은 내가 죽으면 복수할 거라고!”

“준영 씨는 내 죽음에 슬퍼하며 엉엉 울 거라고!”

세 여인이 씩씩거리며 따지고 들자 석호는 한심하다는 듯 세 여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 좋다 이거야. 용병왕이나 암살자야 워낙 원한 쌓은 놈들이 많으니 그렇다 치고 니들은 누가 죽일 건데?”

“그야 우리······.”

에스텔라는 말을 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한 명이 죽어서 준영이 복수한다고 나선다면 그 한 명을 죽인 쪽이 초토화되는 건 시간문제다. 그러니 어떻게 손을 잡고 한 명을 아웃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서로 공멸하는 결과니까.

“음······ 두 번째 방법은 뭐야?”

포기가 빠른 세 여인이 아쉬움을 내비치며 묻자 석호는 작게 한숨을 내쉬곤 말했다.

“고영필을 진짜 선거에 출마시키는 거지.”

“······.”


작가의말

앞으론 댓글 백개가 달리기 전까지 연재 안할겁니다.


그리고 풉! 그럴린 없겠지만 댓글 이백개가 달리면 중대발표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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