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까페 출입금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취몽객
작품등록일 :
2013.06.06 06:25
최근연재일 :
2018.03.11 22:13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856,565
추천수 :
24,652
글자수 :
404,321

작성
18.01.24 20:02
조회
7,141
추천
220
글자
13쪽

첫 임무

DUMMY

준영이 사라진 박물관. 싸늘한 적막이 감도는 가운데 대글러족은 아쉽다는 눈길로 문화의 신을 바라보았다.

“아깝다. 죽어야 되는데.”

“그러면 컬렉션은 내 거.”

“아니야, 내 거야!”

“이것들이! 감히 내 컬렉션을 노려!”

준영이 사라질 때까지 숨죽인 채 웅크려 잇던 문화의 신은 준영과 세 여인의 기척이 완전히 사라지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대글러족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문화의 신이나 대글러족이나 치고받고 싸우는 건 영 젬병이라 할 수 있는 건 말로 투덕거리는 게 다다. 워낙 문화의 신의 추잡한 못 볼 꼴을 많이 목격했기에 준영에게 추태를 보였다고 해서 변하는 건 없었다.

“아오. 이게 얼마 만에 느껴 보는 고통이지? 크윽! 내가 이대로 끝낼 줄 알아! 악질적인 팬이 얼마나 지독하고 추잡스러운지 보여 주겠어!”

문화의 신이 시퍼렇게 멍든 눈을 매만지며 복수를 부르짖을 때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녕하세요. 마이너스 그룹의 자운희라고 합니다.”

“······.”

자운희가 등장하자마자 대글러족은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그러건 말건 운희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문화의 신을 향해 다가갔다.

“이런이런. 많이 맞았나 봐요. 아파요?”

문화의 신은 히죽 웃으며 염장 지르는 운희의 태도에 이를 부득 갈며 말했다.

“얘기가 다르잖아요! 이건 컬렉션 하나 추가하는 걸론 모자라다고요!”

그 말에 운희는 싱긋 웃으며 문화의 신의 대갈통을 후려쳤다.

“아직 덜 맞았네.”

“아악!”

문화의 신이 골이 빠개지는 고통에 뒹굴거릴 때 운희는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준영을 끌어들이랬지, 언제 화나게 하라고 그랬어? 라이벌을 제거할 절호의 기회를 이렇게 날려 버려?”

“대체 그놈은 뭐예요? 난 그놈이 화난 상태라는 것도 몰랐다고요! 아니. 잠깐만. 이건 어차피 내가 얻어터지는 그림이잖아요!”

“분명 계약 전에 사전 고지했을 텐데?”

“나한테 폭행과 죽음의 위협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경고가 경고예요?”

“그래서 계약상의 문제는?”

서늘한 운희의 시선에 문화의 신은 움찔하며 고개를 움츠렸다. 당연히 계약상의 문제가 있을 리 없지만 속았다는 억울함은 어쩔 수가 없었다.

문화의 신의 반발에 운희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약간이지만 억울할 만한 사유가 있다는 건 인정해.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 준영을 도발해서 귀찮게 해.”

“계속하라고요? 그러면 주기로 한 컬렉션은요?”

“어차피 엘레나랑 미스트는 준영이랑 같이 다니니까 네가 알아서 구해. 변태 새끼도 아니고 착용했던 속옷 세트에 왜 그렇게 집착하는 거야?”

“그야 당연히 구하기 힘든 물건이니까 그렇죠! 희귀성이 높을수록 콜렉터의 혼이 불타오르는 법이니까!”

“그러니까 계속 일하면 되겠네.”

“으악! 안 해! 아니, 못해! 그놈 이상하다고요! 마치······.”

“마치?”

운희가 되묻자 문화의 신은 덜덜 떨며 운희를 바라보다 말했다.

“아직 포기 안 한 거예요?”

“언제는 내가 포기한 것처럼 말한다?”

“······.”

문화의 신이 운희의 시선을 슬며시 피하자 운희는 다시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마터면 준영의 동정을 내가 아닌 다른 년이 가져갈 뻔해서 식겁했던 걸 생각하면 세포 단위로 갈아 버리고 싶지만 참는다. 그러니까 준영을 꾸준히 귀찮게 해서 준영이 저주 푸는 걸 막아. 만약 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통해서 준영이 저주를 풀게 되면 나에겐 아주 좋은 샌드백이 생길 거 같으니까.”

그 말에 문화의 신의 머리가 몸 안으로 파고들 기세로 움츠러들었다.





“여. 일찍 왔네?”

난장판인 까페의 잔해를 전부 구석으로 치우면서 생겨난 중앙의 공터에서 모닥불 피우고 엘레나와 미스트, 트리시아와 나비렌이 둘러앉아 있었는데, 모닥불에는 냄비를 올려 맛있는 냄새가 도는 수프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트리시아와 나비렌은 세 여인과 준영을 보자마자 일어나 반가움을 표현했으나, 엘레나와 미스트는 수프를 훌쩍이며 심드렁하게 손만 흔들자 한마디 안 할 수가 없었다.

“······아오, 얄미워.”

“저거 확 설사약이라도 타 버려?”

“차갑게 얼려 버릴까?”

세 여인이 씩씩대건 말건 거의 안기다시피 끌려온 준영은 코를 간질이는 향기에 눈을 뜨곤 좀비처럼 모닥불가로 다가가 앉았고, 미스트가 자연스레 준영에게 한가득 따른 수프가 담긴 컵을 건넸다.

그 모습에 세 여인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작게 한숨을 내쉬곤 모닥불가로 다가가 앉았다.

“일단 피곤할 텐데 수프라도 마셔.”

엘레나의 말과 함께 미스트가 수프를 한 컵씩 나눠 줬으나 세 여인은 만지작거리기만 할 뿐 먹을 생각은 없었다. 먹을 거 마실 거 조심하는 건 룰 브레이커의 기본 소양이다.

그런 세 여인의 반응에 엘레나는 짐작했다는 듯 피식 웃으며 어느새 다 마시곤 미스트에게 더 달라고 빈 컵을 내미는 준영을 바라보았다.

미스트는 준영에게 수프를 다시 따라 주고는 준영이 컵을 받는 사이 재빨리 준영의 얼굴에 선글라스를 씌웠다.

“이거 미스트가 만든 거야? 나를 향한 애정이 듬뿍 들어가 있는지 더 맛있는 거 같아. 혹시 거울 있어?”

“거울은 왜?”

“선글라스에 비친 너의 얼굴을 보면, 나를 사랑하는 너를 두 배로 볼 수 있으니까.”

그 말에 미스트는 양손을 볼에 가져다 댄 채 꺅꺅거리며 그림자를 조종해 선글라스를 벗겨 냈다.

“음. 오글 준영이 튀어나온거 보니 저주는 그대로네.”

준영의 행동에 트리시아와 나비렌이 돌처럼 굳어 버리고 세 여인이 오글거리는 손발을 피려고 낑낑거릴 때 엘레나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혹시 모르니까 한번 더 해보자.”

그 말에 미스트는 준영이 절반 정도 남은 수프를 한 번에 후루룩 들이켜곤 만족한 표정으로 숨을 내뱉을 때를 노려 선글라스를 씌웠다.

“세상에서 재일 쉬운 숫자가 뭔지 알아?”

뜬금없는 말에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때 엘레나가 대꾸했다.

“뭔데?”

“쉽구만. 크하하!”

다른 사람들을 얼음덩어리로 만든채 혼자 재미있다고 킬킬거리던 준영은 미스트가 냉큼 선글라스를 벗겨 내자 소처럼 눈을 끔뻑거리며 잠시 멍하니 있다가 빈 컵을 내밀었다.

“이거 맛있네. 더 줘.”

“많이 먹어.”

미스트 대신 엘레나가 수프를 한 국자 떠 주자 단번에 들이켰고 입가심하라는 듯 건넨 물까지 마시고는 따듯한 모닥불 때문에 졸리는지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저기 침낭 가져다 놨으니까 한숨 자.”

“응. 그러면 나 잔다.”

비칠거리며 일어난 준영은 흐느적거리는 몸짓으로 침낭으로 기어들어 가 잠을 청했고 새근새근 잠들 때까지 가만히 지켜보던 엘레나와 미스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글준영에 아재준영까지 나오는걸 보면 이상 없는거겠지?”

“난 한번에 뽑아버렸다는게 더 신기해요.”

“아무래도 스스로 선글라스를 뽑아서 그런거 같아.”

“이번일이 화풀이 수준인 영향도 있겠죠.”

엘레나와 미스트가 속닥거리는 걸 참지 못한 에스텔라가 뾰족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이제 설명 좀 해 주지?”

에스텔라의 날카로운 시선에 엘레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소환령이 떨어졌다고 들었는데 집에 안 가?”

엘레나의 말에 에스텔라도 마주 보며 피식 웃었다.

“아직 마켓 공고문 안봤어? 우린 이제 오메가 팀 소속이야. 이제 와서 돌아갈 수 있을 거 같아?”

“오 함마 용병단 박살 낸 순간 이미 들통났어. 제13인간계로선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진 이상 본국으로 돌아가 봤자 오히려 짐만 될 뿐이야.”

“난 처음부터 준영씨 꺼였어.”

붉게 물든 양 볼은 손바닥으로 가린 채 꺄꺄거리는 미텔을 향해 발끈하려던 에스텔라와 당화련은 상대하기도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난 상공을 처음 봤을 때부터 반했지.”

“하지만 준영 씨가 원하는 건 나야.”

“훗. 이러니저러니 해도 조강지처가 최고지.”

“그게 너는 아니지.”

“맞아, 조강지처는 나야!”

“넌 그게 무슨 뜻인지 알기는 하냐?”

서로 잘났다고 목소리를 높이다 급기야는 머리끄덩이 붙잡고 싸우기 시작하는 세 여인의 모습에 엘레나와 미스트는 편하게 자세를 잡은 채 관람하기 시작했다.

나비렌은 험악해지는 분위기에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눈치만 살피는데, 자리에서 슬며시 일어난 트리시아가 주방에서 커다란 소쿠리에 가득 담긴 음식을 가져왔다.

“그게 뭔가?”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에 나비렌이 눈을 반짝이며 묻자 트리시아는 엘레나와 미스트에게도 나눠 주며 말했다.

“팝콘이라는 겁니다. 제13인간계에서 뭔가를 구경할 때는 필수적으로 먹어 줘야 하는 음식이라고 하더군요.”

“그런가? 오오! 맛있구나.”

“여기 콜라랑 같이 드세요.”

“음. 맥주는 없나?”

엘레나가 콜라를 보며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실 때 미스트가 그림자에서 이슬이 알알이 맺힌 병을 두 개 꺼냈다.

“짜잔. 제가 챙겼답니다.”

“오, 땡큐. 시원하겠네. 음? 뭐 해, 계속해.”

트리시아가 팝콘을 나눠 줄 때 이미 싸움을 멈췄던 세 여인은 구경거리가 됐다는 생각에 씩씩거리며 다른 네 명을 노려보았으나, 엘레나와 미스트는 팝콘을 안주 삼아 맥주를 들이켰고 나비렌만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리고 세 여인은 웃고 있는 트리시아와 시선이 마주치자 오히려 슬그머니 시선을 돌렸다. 까페 내 권력 서열은 준영이 1위, 트리시아가 2위, 그리고 나머지였으니까.

“흠흠. 아무튼 이번엔 어영부영 빠져나갈 생각하지 마. 확실한 설명을 들어야겠어.”

에스텔라의 선언에 당화련과 미텔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엘레나는 큭큭 웃으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한번 으쓱거리곤 들고 있던 맥주를 단번에 들이켠 후 말했다.

“요정의 저주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는 알지?”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 아, 한 사람은 있겠다.”

당화련이 미텔을 힐끗 쳐다보자 미텔이 분한 표정으로 씩씩거리며 소리쳤다.

“씨이! 나도 알아! 얼마 전에 배웠다고!”

“얼마 전에 배웠다는 게 더 충격적이다.”

다들 공감한다는 듯 일제히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트리시아의 한숨이 제일 컸다.

“요정의 저주는 차원의 법칙마저 무시할 정도로 절대적이지. 그리고 요정왕은 저주를 풀어 볼 거라고 준영의 성격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적 욕구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저주를 중첩시켰어.”

“그러면 요정왕이 증폭시켰을 정도의 성욕을 게으름이 이겼다는 거네? 이거 풀 수는 있는 거야?”

엘레나의 설명에 당화련이 질렸다는 표정으로 투덜거리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엘레나가 말을 이었다.

“자, 그러면 여기서 문제. 변태적 취향이 없는 준영에게 변태적 성적 취향을 가지게 하는 저주가 걸렸어. 그러면 어떻게 될까?”

“어라? 그러면 없던 취향이 생겨 버리는 거 아냐?”

엘스텔라가 놀라 소리치자 엘레나는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간신히 막아서 변태적, 아니 범죄적 취향의 저주는 딱 한 가지밖에 안 걸렸지만, 애초에 요정왕이 던진 저주 자체가 준영의 천성이 아니다 보니 인격이 조각날 정도로 분열돼 버린 거지.”

그 말과 함께 엘레나가 깊은 한숨을 내쉬는 사이 미스트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저주의 기본은 준영이 평상시의 상태일 때라는 거예요. 그런데 준영이 정말로 화가 난 상태에서 저주가 발동하면 어떻게 될까요?”

“······준영이 진심으로 화를 낼 일이 있기나 한 거야?”

에스텔라의 물음에 엘레나와 미스트는 쓰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세 여인은 놀란 표정으로 수군거렸다.

“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준영이 열 받을 정도야?”

“그럴 만한 수준이 되나?”

“혹시 준영 씨 밥 먹는데 계속 방해한 거 아닐까?”

미텔의 의견이 가장 그럴듯하다 싶을 때 엘레나가 한숨과 함께 말했다.

“그 정도면 그냥 화풀이로 끝내지.”

“그럼 대체 뭐야? 설마 그것도 비밀이야?”

“그럴 거면 말을 말든가!”

엘스텔라와 당화련이 짜증을 담아 쏘아붙이자 엘레나는 진정하라는 듯 양 손바닥을 들어 보이곤 말했다.

“그냥 인간이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 준 차원이었다고 하자. 솔직히 우리도 그리 좋은 기억은 아니니까. 아무튼 요정왕의 저주는 없던 성격과 취향마저 만들어 낼 정도지. 그 저주 때문에 화가 난 상태의 준영이 스스로 아이템을 사용하자 성적 취향과는 전혀 상관없는 가상의 인격이 만들어졌어.”


작가의말

준영의 동정을 차지하는자

차원의  주인이 되리라!


스포일러입니다. 농담 아니에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까페 출입금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중대발표 +48 18.03.03 8,598 0 -
68 발할라 프로젝트 +24 18.03.11 3,739 80 11쪽
67 선거는 전쟁이다. +18 18.03.01 3,273 87 13쪽
66 선거는 전쟁이다. +5 18.03.01 2,838 84 10쪽
65 선거는 전쟁이다. +4 18.03.01 2,638 79 13쪽
64 선거는 전쟁이다. +61 18.02.26 3,288 102 11쪽
63 킹 메이커 +83 18.02.24 3,393 113 12쪽
62 킹 메이커 +198 18.02.22 3,735 127 13쪽
61 킹 메이커 +106 18.02.21 3,596 128 12쪽
60 흔한 클리셰 +46 18.02.21 3,554 117 13쪽
59 흔한 클리셰 +11 18.02.19 3,846 135 12쪽
58 시스템 프로젝트 +10 18.02.13 4,956 132 14쪽
57 시스템 프로젝트 +14 18.02.07 4,980 132 15쪽
56 첫 임무 +6 18.02.01 5,876 145 14쪽
55 첫 임무 +9 18.01.30 5,837 177 15쪽
54 첫 임무 +14 18.01.29 6,151 202 14쪽
» 첫 임무 +22 18.01.24 7,142 220 13쪽
52 팬심으로 대동단결 3 +29 18.01.22 6,894 273 13쪽
51 팬심으로 대동단결 2 +15 18.01.20 7,135 266 13쪽
50 팬심으로 대동단결 +18 18.01.20 7,211 24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취몽객'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