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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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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 출입금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취몽객
작품등록일 :
2013.06.06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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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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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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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팬심으로 대동단결

DUMMY

“이건 또 뭐야?”

“똥개야, 너 지금 뭐 하니?”

“미쳐 가지고 반항하는 건가?”

“심부름 하나 제대로 못 하네.”

문을 열고 나온 준영과 세 여인은 까페 내부에 0과의 요원들이 엉망으로 변한 몰골로 제압당해 무릎을 꿇은 채 억울하고 분한 시선으로 타르찬을 노려보고 있었고, 타르찬은 인간의 모습으로 칭찬해 달라는 듯 준영을 향해 말했다.

“제가 배신자들을 잡았습니다!”

“배신자?”

타르찬의 말에 준영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세 여인의 표정과 눈빛이 살벌하게 변해 0과 요원들에게 향했다.

“예! 제가 담배를 달라고 하니까 이놈들은 형님한테 독극물을 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이 정도 독극물 정도야 쉽게 눈치챌 수 있죠! 이게 바로 그 증거입니다.”

준영은 ‘나 잘했죠? 칭찬해 주세요.’란 표정의 타르찬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타르찬이 자랑스럽게 내민 담뱃갑을 한번 보고는 0과 요원들이 어째서 억울한 표정으로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는지 이해가 갔다.

그래서 칭찬해 달라는 타르찬을 무시한 채 테이블 다리를 쑥 빼 들었다.

“히익! 잘못했습니다, 형님!”

몽둥이를 뽑아 들자마자 늑대로 변신해 배를 까고 발랑 엎드린 타르찬을 무시한 채 준영은 까페의 출입문으로 걸어가 문을 열자 외부가 아닌 다른 차원으로 향하는 문이 열렸다.

말없이 떠난 준영을 따라가며 세 여인이 한심하다는 시선으로 0과 요원들을 향해 말했다.

“0과 전투요원이란 것들이 고작 개 한 마리 어쩌지 못하고 제압당하냐?”

“이것들이 요즘 훈련이 편하지? 내가 이제 외부인이라 참는다.”

“러시아의 정예 요원들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거야? 실망이야. 흥!”

“······.”

준영과 세 여인이 사라지자 트리시아는 조용히 나비렌을 안아 올리곤 카운터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리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 공부하는 건 조금 무리라고 생각한다.”

트리시아는 지레 겁먹고는 눈을 굴리며 빠져나갈 방법을 찾는 나비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다칠까 봐 미리 피한 겁니다.”

“응? 다치다니 왜?”

나비렌의 물음에 대한 답은 트리시아가 아닌 0과 요원들에게서 흘러나왔다.

“이 똥개 새끼 내가 담배가 진짜 그거라고 했지!”

“우리가 힘이 없어서 당한 거 같냐, 이 멍청한 개시키야!”

“타구봉법이라고 아냐? 개 잡는 데 특화된 기술을 맛보여 주마!”

“보신탕은 알지? 우리도 몸보신 좀 해야겠다!”

“이, 이것들이 감히! 나 야랑대의 타르찬이다!”

“오늘부턴 보신탕이야!”

나비렌은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카운터 너머로 타르찬과 0과 요원들이 우당탕거리며 싸우는 모습을 보고는 여파에 날아오는 의자 다리를 피해 카운터 아래로 고개를 숙이곤 트리시아를 향해 말했다.

“청소는 다 끝나고 해야겠구나.”

어느새 준비했는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를 한잔하며 트리시아는 느긋하게 말했다.

“어지른 사람이 치워야죠.”

그사이 까페 밖에 얼음 동상으로 옴짝달싹 못하는 오 함마 용병단원들은 까페 안의 난동을 보며 소리쳤다.

“우리부터 풀어 주고 싸우라고!”

“야, 이 새끼들아! 나 급하다고! 진짜! 급해! 악, 선생님들! 제발!”

“그래, 다 죽어라! 뒈져! 크헤헤!”





“으으, 여기는 진짜 오기 싫었는데.”

에스텔라가 꺼림칙한 표정으로 투덜거렸지만 당화련과 미텔에겐 신세계였다. 거리의 모든 건물 앞에는 등신대별로 정교한 조각상이 세워져 어떤 캐릭터의 전시실인지 알려 주고 있었고, 건물 안에는 출연 작품과 사진, 2차 창작물과 굿즈들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런 건물들이 차원 전체를 이루어 보는 이를 질리게 만들었으니, 과연 팬질의 신, 덕후의 신이라 불리는 이답다고나 할까?

“와! 손님이다!”

“손님일까, 손놈일가?”

“전시실의 모든 상품들은 구경만 가능합니다. 안 팔아요.”

“특별 전시실의 희귀 컬렉션을 둘러보시려면 티켓을 구매하셔야 합니다. 장르별, 배우별 차원별로 구획이 나뉘어 있으니 효율적인 관람을 위해선 팜플렛과 지도를 구입해 주세요.”

“휴식 공간에선 100% 재현한 음료와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체험관에선 원하는 영화의 장면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준영과 세 여인이 잠시 멍하니 있는 사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밀짚모자를 쓴 귀여운 아기 얼굴의 난쟁이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와 둘러싼 채 호객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 난쟁이가 에스텔라는 발련하곤 소리쳤다.

“앗! 에스텔라 님이다!”

“어? 정말이네? 우와! 저 팬이에요! 사인해 주세요!”

“나도, 나도!”

광기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눈을 번득이며 달려드는 난쟁이들 덕분에 뒷전으로 밀려난 준영과 당화련, 미텔은 난쟁이들에게 둘러싸여 여신처럼 숭배받는 에스텔라를 얼떨떨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뭐여, 이것들은?”

“무섭긴 한데 묘하네.”

“그러게? 뭔가 미묘한데?”

당화련과 미텔을 고개를 갸웃거리며 난쟁이들을 살폈다. 눈깔을 희번덕거리며 어디서 꺼낸 건지 사인지와 팬을 들고 에스텔라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본다. 그런데 정작 에스텔라에겐 손가락 하나 안 대고 조용히 질서를 지킨 채 자신의 순서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성숙한 팬의 자세라 할 수 있는 난쟁이들의 태도와 얼굴 표정이 영 매치가 안 되니 끼어들기조차 꺼려졌다. 그런 당화련과 미텔을 향해 기다리기 지루했는지 힐금힐금 쳐다보다 다가오는 난쟁이들이 많아졌다.

“누구지? 누굴까?”

“배우? 감독? 가수?”

“본 적 있어? 본 적 없어?”

“으음······ 상공?”

“흐엥, 준영 씨!”

난쟁이들의 시선에 무서워진 당화련과 미텔이 준영에게 바짝 붙을 때 한 난쟁이가 알았다는 듯 소리쳤다.

“나 알았!”

“뭔데? 뭐야?”

“동방명주 당화련! 아직은 무명의 신인!”

“와! 그렇구나! 그럼 다른 사람은?”

“에스텔라 님이 키워 주려는 신인!”

“예비 스타? 긁지 않은 복권!”

“사인 받을까? 필요할까?”

“난 받을 거야! 무명일 때부터 자질을 알아보고 응원했어! 자랑해야지! 가문의 영광!”

“와! 사인해 주세요!”

일제히 사인지를 내밀며 부담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난쟁이들의 모습에 당화련과 미텔이 엉겁결에 외쳤다.

“으엑, 징그러!”

“싫어! 저리 가!”

“······.”

순간 정적이 흐르고 에스텔라가 황급히 외쳤다.

“그러면 안 돼!”

“응?”

에스텔라의 당황한 반응에 어리둥절할 때 난쟁이들의 얼굴이 흉측하게 변하더니 막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거, 더럽게 튕기네.”

“와, 저런 애도 공인이라고 설치는 거야?”

“공인이 뭔지 모르는 듯.”

“팬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거야?”

“반짝 뜨니까 인성 나오네. 내가 봤을 때 글러먹었어.”

“믿고 거르자.”

“하차합니다.”

가벼운 욕설과 비아냥거림부터 시작해 점점 수위가 높아져 정신 공격에 가까운 발언이 이어졌다. 평범한 이라면 충격을 먹고 자살할 수 있을 정도의 악랄한 발언이었으나, 당화련과 미텔은 그런 평범한 여인들이 아니었다.

“이 잡것들이!”

“니들 수컷이니?”

당화련이 살포한 간질독에 난쟁이들이 입에 거품을 문 채 쓰러져 바들거렸고, 운 좋게 독을 피한 난쟁이들의 입이 꽝꽝 얼어붙었다.

“아, 골치 아프게 됐네.”

주위의 난쟁이들이 죄다 무력화되자 에스텔라가 한숨을 푹푹 내쉬며 다가왔다.

“이것들은 뭐야?”

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해 대가리를 열어 보고 싶던 준영의 물음에, 에스텔라는 난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문화의 신을 따르는 대글러족이야. 이쪽 업계에선 정말 애물단지지. 팬의 양면성을 다 갖추고 있다고나 할까? 좋아하는 스타한테는 온갖 선물과 조공을 바치며 추종하는 극성팬처럼 보이지만, 그 스타가 거슬리면 바로 악성 팬으로 돌변해 저주한다거나 죽은 동물의 시체와 독극물을 보내는 테러와 스토커질 등 스타를 몰락시키기 위해 목숨 거는 골치 아픈 애들이지.”

“이런 놈들은 여태껏 가만 놔뒀다고?”

준영이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로 묻자 에스텔라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문화계열에서는 꽤 쓸 만하거든. 바로미터라고나 할까? 대글러족의 반응에 따라 뜰지 안 뜰지 알 수 있을 정도라서. 거기다 보다시피 문화의 신의 비호를 받고 있으니까 함부로 건들 수도 없어. 문화의 신이 이쪽 업계에 가지고 있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니까.”

“고작 문화의 신 하나 믿고 저런다고?”

“문화의 신은 전투 능력이 없다면서?”

당화련과 미텔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묻자 에스텔라는 피곤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대글러족은 자가 분열 종족이야. 거기다 종족 특성이 정신 공격이지. 이게 얼마나 귀찮은지는 조금 있으면 알 거야.”

에스텔라의 말대로다. 당화련의 독에 당해 부들거리던 난쟁이들의 몸이 쩌적 갈라지더니 껍질을 찢고 나오는 것처럼 몸 안에서 새로운 난쟁이가 튀어나왔고, 미텔에게 당해 읍읍거리던 난쟁이들이 자기 머리통을 뽑아 버리자 몸에서 새 머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새로운 난쟁이들이 다시 당화련과 미텔을 향한 포화를 쏟아 낼 때 준영은 기분이 좋아졌다. 대가리를 열어 보고 싶었는데 죽을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니! 이렇게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데 편리한 종족이 있을 줄이야.

덥석.

준영이 근처에 있던 한 난쟁이의 머리를 잡아 들어 올리자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난쟁이들의 화살이 준영에게로 향했다. 부모님의 안부를 묻는 자들부터 신체적 비꼼과 종족 번식의 본능을 비하하는 난쟁이들까지.

차원계 전체에서 가장 욕을 잘하는 종족을 꼽자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수 있을 대글러 족의 욕설이었지만, 준영의 관심은 호기심에만 쏠렸다.

“밀짚모자인 줄 알았는데 이것도 머리의 일부분이었네? 신기하군. 무슨 기능이지? 가만있어 봐. 좀 열어 보자.”

뚝, 뚜둑!

모자의 챙이 부러지며 난쟁이가 발버둥 쳤지만 준영은 모자를 벗기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져서 얼굴을 붙잡고는 붙어 있는 모자를 힘주어 벗겼다.

찌익!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모자가 벗겨지며 축 늘어진 난쟁이는 신경 안 쓰고 모자 안쪽과 머리 부분을 지켜보던 준영은 피도 안 나고 레고 인형의 머리처럼 툭 튀어나온 민머리가 드러나자 흥미를 잃었다.

“뭐야, 대가리 안쪽이 어떻게 생겼기에 막말하나 싶었는데 아예 머리에 든 게 없네?”

그렇게 투덜거릴 때 준영의 손에 들린 난쟁이의 등 부분이 지퍼처럼 세로로 지익 갈라지더니 그 안에서 새로운 난쟁이가 튀어나왔다.

“오! 이건 신기하다. 이거 몇 번까지 가능하냐?”

손아귀에서 벗어나 도망가려던 난쟁이를 다시 잡은 준영은 망설임 없이 모자를 벗겨 버렸다.

“······.”

말보다 주먹이란 걸 보여 주는 준영의 모습에 무지막지한 욕설을 쏟아 내던 난쟁이들의 입은 꾹 다물어졌다.

“그런데 얘들 몸은 왜 이렇게 말랑말랑하냐? 꼭 버섯 같은데? 구워 먹으면 맛있으려나?”

준영의 감상에 대글러족은 항복했다.

“제가 그런 게 아니에요! 잠시 정신줄 놓은 사이에 제가 기르던 고양이가 그랬어요!”

“악담은 했지만 악담을 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너무나 빠른 태세 전환에 황당해하는 당화련과 미텔을 향해 에스텔라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봤지? 태세전환은 오지게 빨라서 피 볼 거 같다 싶으면 냅다 변명부터 해 대는데 상대 안 해 주면 더 악랄하게 달라붙어 성가시게 굴어서 합의보고 끝내는 게 대부분이야.”

“물론 상공은 그 대부분에 포함되진 않을 거 같은데?”

“준영 씨가 그냥 넘어갈 리 없지.”

당화련과 미텔의 의견에 에스텔라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일 때 준영은 납작 엎드린 대글러족을 보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표정으로 외쳤다.

“우리 구워 먹어 보고 맛있으면 이거 팔자! 잘라도 잘라도 계속 재생하면 식량 문제는 끝이잖아!”

“히익!”

준영의 의견에 대글러족이 바들바들 떨며 두려워할 때 성난 목소리가 하늘을 진동시켰다.

“누가 우리 애들을 괴롭히는 거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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