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뽁이의 작품실

축구단을 맡은 천재투자자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수청동뽁이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4.12 20:42
최근연재일 :
2024.05.07 20:16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1,181
추천수 :
39
글자수 :
81,828

작성
24.04.24 17:05
조회
64
추천
2
글자
11쪽

분위기를 바꾸는 외국인 선수

DUMMY

스카우트팀.

한국에선 보통 전력강화실이라고 불리는 그곳.

팀이 클수록 중요해지며, 최상위리그 팀들은 클럽 내 고위직으로 가는 아주 중요한 요직 중 하나.

하지만 우리처럼 작은 구단에겐 그런 팀 운영조차 쉽지 않다.


“예? 그러니까 저희 팀을 위해서 글로벌 에이전시들이 움직였다구요? 그것도 공격수를요?”

“네.”


김무성 실장이 내게 했던 외국인 선수에 대한 질문에 난 글로벌 에이전시들이 찾은 후보 중에 나와 이휘정 감독이 정한 선수라고 답했다.


물론 EPL처럼 최고 클럽들은 보통 자체 스카우트 팀을 통해 찾고 테스트하며, 아주 높은 이적료로 서로 거래하겠지.

하지만 K리그 구단 중 국내 스카우트를 제외하고 해외 스카우트까지 글로벌하게 움직이는 구단은 많이 없다. 오히려 그들에겐 글로벌 에이전시들을 움직인다는 것도 매우 힘든 일.


“헤이, 승호. 아직 운양FC는 이런 글로벌 에이전시를 이용할 정도가 아니라고.”

“나도 알아. 근데 속도와 까다로운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에이전시는 빅 에이전시밖에 없잖아.”


가투는 내 요청에 볼멘소리하며 투덜댔지만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인맥 활용해보겠나.

난 가투와 엮인 인맥들을 활용에 글로벌 에이전시들에 문의했다. 물론 파격적인 조건으로.


먼저 영국부터 3대 리그를 모니터링하며 최상위 리그 소속 선수만 100명이 넘는 명실상부한 빅 에이전시인 레이시우드(Raicywood)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포함하여 중남미 전역을 담당하며 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영국 맨체스터 시티와 주로 연결하여 선수를 공급하는 에이전시라 수에르떼(La surete)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조금 낮긴 하지만 그래도 요즈음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기반 에이전시인 블루레코드(Blue record).


이 세 곳이 운양FC에게 외국인 선수를 제안하는 글로벌 에이전시다. 물론 그곳들이 처음부터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에이전트 수수료라 해봤자 선수의 연봉과 연동되어있기 때문.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기존 수수료 외 추가 보상을 제시했다. 물론 그렇다고 최상위 리그만 상대하는 빅 에이전시들이 한국의 리그, 그것도 세미 프로리그를 위해 이 정도 노력하는 것도 신기한 점.

내가 그들에게 요청한 공격수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나이는 상관없다.

2) 국적도 상관없다.

3) 체격과 몸싸움이 속한 리그에서 수위권이어야 한다.

4) xG값보다 종합적으로 팀에 기여한 비율

5)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민첩한 움직임

6) 연봉, 보너스 합쳐 100만달러를 넘을 수 없다.


그 외 더한 조건들이 있지만 이 조건들을 내세웠을 때 하나같이 그들은 난색을 보였다. 특히 가장 문제는 6번.

연봉이 너무 적다는 것.

100만달러라 해봤자 13억 내외.

영국 2부리그 선수의 경우 평균 연봉이 10-15억 사이인걸 감안하면 최고 수준을 데려오기엔 터무니없이 적은 수치다. 물론 저 100만달러도 K리그1 기준. K리그3 규모엔 저걸 받는 선수는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K리그1 급의 외인을 영입해 리그를 나름 폭격하겠다는 뜻이다.


--- 


인천공항.

나와 김무성 실장은 그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나와 있다.


“그러니까 오늘은 톱 자원이 오고 다음 주엔 윙 자원이 온단 말씀이시죠?”

“네, 오늘 오는 친구는 톱 자원이요.”

“와, 너무 기대되는데. 이 정도면 K리그1에 무조건 갈 만한 선수인데 저희 운양FC에 온다니 진짜 대표님 수완이 대답합니다.”


김 실장의 너스레에 나는 무표정.

솔직히 돈을 떠나 하위리그에서 뛰는 것 자체가 선수로선 쉽지 않은 일이다.


“저 친구 같네요.”


많은 인파 속에 눈에 띈 한 남미인.

180cm가 훌쩍 넘는 키에 누가 봐도 단단한 몸.

짙은 선글라스를 끼곤 한국이 어색한지 두리번거리며 입국장을 빠져나오자 나와 김 실장은 다가갔다.


“메멘토?”

“예아.”

“반갑습니다. 운양FC 대표 백승호입니다.”

“어우, 반가워요. 운양FC 전력강화실장 김무성입니다.”

“저는 메멘토 두스 산투스 입니다.”


그와 나눈 악수에서 사뭇 이 선수가 축구선수가 아니라 UFC 선수가 아닌가 싶은 정도의 단단함을 느꼈고 자연스럽게 나와 김 실장을 눈을 마주치며 공통된 생각을 했다.


대박이구나.


물론 라 수에르떼에 메티컬 리포트를 받긴 했지만 바로 종합병원으로 가 메디컬부터 진행했다. 그곳엔 새로운 피지컬 코치인 박민수 코치가 나와 있었다. 그에게 맡기곤 나와 김 실장은 커피 한잔하며 결과를 기다렸다.


“대표님, 미쳤는데요? 저걸 K리그3에서 상대할 친구가 있을까요?”

“없죠. 그래서 영입했습니다.”

“어떻게 영입한 거예요? 노하우 좀 알려주십쇼. 현재 에이전트보다 더 영입 수완이 좋으신 것 같애.”

“흠···. 솔직히 영입한다는 게 말이 안 되긴 하죠?”

“네, 그럼요! 아무리 브라질 1부리그의 B팀이라고 해도 세계적인 구단인 CR 플라멩구 출신이라니. 이건 진짜 빅 뉴스감입니다!”


그렇다.

CR플라멩구 B팀 출신, 메멘토 두스 산투스.

올해 나이 33세. 주 포지션은 ST, 보통 원톱으로 주로 활동.

원래는 타 팀에 주전으로 있다가 딱 30세에 CR플라멩구로 왔으나 경쟁에서 밀려 B팀에서 3년째 버티다 결국 계약 만료로 3개월 정도 운동을 개인적으로 해오던 친구였다.


3년간 B팀 50경기 68골. 경기당 1.36골을 넣었다.

저 친구에 대한 에이전시 라 수에르떼 평가는 딱 한마디

‘요구한 리그에서 오버 스펙인 친구’

자기 팀 1군 경쟁이 빡세지만 안 했던 타 팀에서 충분히 주전으로 쓸만했지만 그러기엔 나이가 꽉 찬 나머지 소외.

우리 입장엔 최선의 선택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영입이 된 건 아니었다.

최종적으로 선수를 설득 해야 하는 문제.

메멘토 말고도 3곳의 에이전시 중에게 받은 후보군은 5명 남짓. 공통으로 화상으로 그들을 설득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으로 남은 단 1명이 메멘토. 그의 이력서(resume)를 보는 순간 이 친구는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결국 대화를 해봐야 알 수 있었다.


“이야, 연봉이야 그렇다 치고 브라질 1부리그 뛰던 친구가 선뜻 여기로 온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데요.”

“저희가 워낙 작은 구단이라 저희 영입 활동에 노출이 안 돼서 가능했습니다. 만약 K리그1 구단들이 알아챘다면 바로 데려갔을 거예요.”


그렇게 나와 김무성 실장 대화를 주고받을 때 박민수 코치가 서류를 들고 내게 다가왔다.


설마, 여기까지 왔는데 메디컬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겠지?


“문제없습니다. 6년 전에 무릎 부상이 있었는데 아마 그거 때문에 주력이 조금이 떨어졌다고는 하는데 현재 몸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이다.

하긴 메디컬에 문제 생긴 경우 에이전시는 돈을 물어주기로 되어있으니 철저하게 검사했겠지. 이제 그를 이휘정 감독에게 소개할 때이다.

그를 데리고 점심을 든든히 먹인 후 빠르게 경기장으로 향했다. 이미 감독과 수석코치는 내 도착 시간에 맞춰 나와 있다. 저들도 나보다 더 궁금했을 것. 


그들 또한 차에 내리는 메멘토의 모습을 보자 동공이 힘껏 커졌다. 하긴 몸만 보면 기대가 클 수밖에. 그리고 그 옆에 김세영 운영팀장이 아닌, 다른 한 여자가 서 있었다.


“오, 저 친구가 운양FC의 새로운 외인인가요?”


단발을 한껏 흩날리며 다가오는 그녀, 홍지수 기자다.

직접 올 줄 몰랐네. 보통 보도자료는 우리가 사진 찍고 자료 주는 거 받아 쓸 텐데.

그녀는 메멘토를 보자마자 이리저리 사진 찍으며 인사를 하곤 바로 내게 다가와 그를 인터뷰해도 되냐고 물었다.


“어차피 대표님은 인터뷰 안 하실 거잖아요. 저 친구라도 하게 해주세요.”


뭐, 메이저 스포츠지에서 다룬다는데 우리 입장에서 나쁜 것 없으니까.


“운양FC에서의 목표가 무엇인가요?”

“오직 승리입니다. 팀의 승격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한국행이 쉽지 않았을텐데 결정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혹시 한국과 인연이 있었나요?”

“음···.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선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제 와이프가 한국인이에요.”


그렇다. 그가 스펙에 맞지 않게 하위리그임에도 입단하게 된 것. 그의 와이프가 한국인이었다. 한국인 와이프가 이번 기회에 두 딸을 한국에서 키우고 싶다고 했고, 나는 그것에 대해 전폭 지원하겠다고 약속. 그를 영입하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


“와, 대표님. 대박이시네. 보통 에이전트들이 가족사까지 조사하긴 하지만 외인 가족사까진 조사하기 쉽지 않은데, 그걸 노렸어!”


수석코치 박수현과 김무성 실장이 내 찬양할 때 난 이휘정 감독에게 다가가 조용히 이야기했다.


“쓸 만할 것 같습니까?”

“모든 게 좋은데, 필드 위에서 실력도 제가 생각하는 이상이었으면 좋겠네요.”


----


“와, 미쳤다.”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중에 저 정도 덩치가 있어?”

“수비가 막을 순 있긴 해?”

“시발, 진짜 진우야 친하게 지내야겠다.”


훈련장에 메멘토가 등장하자 들리는 선수들의 웅성거림.

난 대표실에서 그걸 바라봤고, 그들의 눈엔 놀람은 있었지만, 시샘은 느껴지지 않았다.


크크, K리그3 급이 아니니까. 인간들은 레벨이 비슷해야 시샘이지, 훨씬 뛰어넘으면 경외로 바뀐다. 그렇게 시작된 훈련.


피지컬 코치가 붙어 그의 체력을 체크하곤 이휘정 감독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좋다는 뜻. 감독은 무리시키지 않고 슈팅 훈련만 살짝 시키라고 지시했다.


-팡!


“우오 씨, 저 소리 봐.”

“맞으면 죽는 거 아냐? 저거?”


메멘토의 슈팅 소리가 대표실까지 들렸다. 정말 보던 대로 저게 파워 슈터구나.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면 현재 전술 옵션에 큰 변화를 줄 것이 분명했다.


“크크, 그냥 인종이 다르네. 로베르토 카를로스야?”


아니, 그건 좀 오바 같긴 하다. 아마 콩깍지가 쓰인 듯. 처음엔 귀찮던 축구단 운영이 저런 것 보면 슬슬 기대된단 말이지. 


- 윙


응? 대표님?


[어, 백 대표.]

“아, 대표님 어쩐 일이십니까.”

[어쩐 일이긴, 기사 봤어. 아주 그냥 기대되던데?]

“아, 네. 아직 모릅니다. 실제로 실력을 보여줘야죠.”

[그렇지. 역시 자네다워. 긴장 늦추지 말라고. 다음 외인은 윙포라고?]

“네, 동남아 쪽인데, 실력은 압도적입니다.”

[그래도 동남아 쪽은 쪼금 그래, 백 대표. 확실히 감독이랑 이야기해서 잘 챙긴거지?]

“실망시킬 일은 없을 겁니다.”

[그래? 그나저나 지금 선수단 연봉 예산은 보고 있는 거지?]

“네, 걱정 마십쇼.”

[오케이, 믿고 가~]


뚝.

메멘토는 미끼고 하고 싶은 말은 연봉관리였구먼.

하여간 이 양반. 분명 트라이아웃부터 메멘토까지 연봉 계산 싹 다 해봤을 것이다. 숫자엔 환장한 양반이니까. 하긴 지금 이대로면 연봉이 예산보다 너무 오버되긴 했다. 

축구단 결국 사업이니까.


“그래, 이제 정리할 사람은 정리하자.”


작가의말

* 2부리그 평균 연봉 부분 수정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축구단을 맡은 천재투자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원치 않은 유튜브 출연 24.05.07 26 2 11쪽
14 축구단 운영은 전쟁이야 24.05.02 39 3 11쪽
13 팬들이 제일 까다로워 24.04.30 41 3 12쪽
12 어느 정도 끝나가는 재정비 24.04.28 58 3 11쪽
11 고액 연봉자를 잡아야될까 24.04.26 51 3 12쪽
» 분위기를 바꾸는 외국인 선수 +2 24.04.24 65 2 11쪽
9 50명 넘게 모인 트라이아웃 24.04.21 65 3 12쪽
8 늦은 스토브리그 24.04.20 68 3 13쪽
7 최강 코치진 결성 24.04.19 78 3 12쪽
6 이제 첫 단추를 꿰다 24.04.18 83 3 12쪽
5 카페에서 감독 면접 +1 24.04.17 83 2 12쪽
4 스페인에서 감독 구하기 24.04.16 82 3 14쪽
3 감독은 누가 딱인가 24.04.14 90 2 13쪽
2 스태프가 고작 4명? 24.04.13 108 2 11쪽
1 나보고 축구단을 맡으라고? 24.04.12 245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