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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도스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망나니 때문에 못 살겠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연재 주기
루도스
작품등록일 :
2021.04.15 18:01
최근연재일 :
2021.05.12 20: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3,877
추천수 :
115
글자수 :
134,435

작성
21.04.29 23:52
조회
113
추천
4
글자
11쪽

DUMMY

“미안하지만··· 그건 받아들일 수 없어.”


예하랑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내 제안을 거절했다.


“잠깐 레시피라도 한 번 보는 건 어때?”


나는 내가 만드려는 약인 마력 향상의 알약의 레시피를 예하랑에게 보여주었다.

그녀는 종이를 받아들고는 잠시 동안 그것을 응시했다.


“확실히··· 이대로 만들면 좋은 제품이 나오겠네.”


“그렇지?”


좋지 않은 결과물이 나올 수가 없었다.

게임에서 있던 것을 그대로 배껴온 것인데.


“만들어 보고 싶은 약이지만··· 그래도 같이 만들 수는 없을 것 같아. 미안.”


예하랑은 고개를 숙이며 미안하다고 말했다.


“왜? 지금 연구하는 약 때문에?”


재료도 부족하고, 돈도 부족하다.

동아리 지원금을 아끼고 아끼고, 포션이나 약을 만든 다음 그녀의 이능인 ‘분해’로 다시 되돌리지만 손실은 존재하기에 항상 금전적을 쪼달릴 것이다.


하지만 그게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시간일 것이다.


“엘릭시르.”


모든 질환과 이상을 회복시켜주는 설화 속의 영약.

예하랑은 그것을 연구하고 있었다.

약을 만드는 것도, 이 동아리를 만든 이유도 전부 엘릭시르 때문이다.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

그녀가 내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그 약을 연구하는 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걸 만들려고 하는 거지?”


“···어떻게.”


예하랑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주변을 보면 알 수 있지.”


게임 속의 지식이 아니더라도 근처에 널린 재료를 보면 알 수 있었다.

하나 같이 엘릭시르와 엮인 것들 뿐이었으니까.


“방금 만드려던 약도, 상태이상 회복 포션의 재료들도 대부분 엘릭시르의 이야기들과 관련이 있는 것들이잖아? 주변에 재료들도 그렇고.”


엘릭시르는 이야기 속의 영약이다.

그런 만큼 많은 설화들과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에는 현실의 재료들을 바탕으로 엘릭시르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서술되어 있었다.


대부분이 지어낸 이야기이고, 그 중 극 소수만이 진짜 엘릭시르의 정보를 아주 일부만 담고 있다.

예하랑은 그것을 전부 뒤져서 하나씩 만들어가며 엘릭시르의 흔적을 쫓고 있는 것이다.


“포기하는 게 어때?”


“뭐?”


어차피 실패할 약이었다.

무슨 이유로 예하랑이 그 약을 만들려고 하는지는 알겠지만 어차피 실패할 일이다.


“솔직히 말해서 그걸 만드는 게 가능할 것 같아?”


엘릭시르는 존재한다.

만들 수도 있고, 게임 속에서도 수년 간 연구한 끝에 예하랑은 엘릭시르를 만들 방법을 찾아낸다.

하지만 그녀는 끝끝내 엘릭시르를 만들지 못한다.

정확히는 만들지 않는 것이다.

그 재료가 ‘인간’이기 때문.

예하랑은 그것을 알고는 약을 만드는 것을 포기한다.

그게 수년의 시간을 들인 연구의 결과였다.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약을 연구하는 데에 투자했다면 목적을 이룰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데.’


엘릭서를 포기하고 다른 약을 연구했다면, 그녀의 목적도 부도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어리석은 선택이었고, 참혹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었다.


하지만 여긴 현실이었다.

아직 선택을 바꿀 수 있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그렇기에 양쪽 모두가 좋은 결말을 맞이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


하지만 예하랑은 동의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



세상은 불합리하고 불공평하다.

예하랑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주 어릴 적에 깨달은 사실이다.


누구에게는 지나칠 만큼 친절하지만, 처절하리만치 가혹하다.

그녀의 가족은 한 명 뿐이었다.

마력과다중독증에 걸려 수 년 간 병원에 누워있는 엄마.


아빠는 그녀가 어릴 적에 헌터로서 죽었다.

운이 없었다고 할 수 있었다.

갑작스레 발생한 던전에 예하랑의 아빠와 엄마가 있었고, 아빠는 사람들을 지키려다 죽었고 엄마는 던전의 짙은 마력에 노출되어 병에 걸리게 되었다.


운이 없었다.

보통 던전에 갇힌다고 해서 죽거나 병이 생기지는 않으니까.

둘의 경우가 모두 생긴 예하랑의 가정에는 불행이 있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성격이 점점 변한 것이.


모두가 행복하고 웃고 있는 것 같은데 자신만이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웃고 싶어도 웃을 수가 없었다.

아빠는 돌아가셨고, 엄마는 매일 병상에서 고통을 겪고 있다.

그것을 떠올리면 얼굴에는 늘 그늘이 내려앉았다.

친구들에게 다가가지 않았고, 그들도 다가오지 않았다.


그렇게 예하랑은 점점 고립되어 갔다.

성격 또한 점점 소심하고 내성적으로 바뀌어갔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렇게 살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한 가지 목표를 정했다.

불합리함을 타도하기 위해, 행복한 가정을 되찾기 위해.

다시 웃음을 되찾기 위해.


‘약을 만들자.’


약을 만들기로.

엄마를 치료할 약을.

약을 만드는 것은 그녀의 거대한 목표가 되었고 삶이 되었다.


그런데···.


“그런데 약을 포기하라고?”


약을 만드는 걸 포기하라니.

그래도 이야기가 좀 통하는 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차피 실패할 이이야. 정말로 엘릭시르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만들 수 있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야. 만들어야 돼.”


만들어야 된다.

어떻게든 만들어야 된다. 그 대가가 무엇이든, 재료가 무엇이든 간해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만들어야 된다.

예하랑은 자신이 엘릭시르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고작 몇 년 몇 십년 연구해서 만들어질 거면 진작에 만들어지지 않았겠어? 괜히 설화 속의 영약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지.”


“그게 포기할 이유는 되지 않아.”


“엘릭시르를 연구할 시간에 다른 약을 만들면 어마어마한 부를 쌓을 수 있을 거야. 그러면 네가 원하는 것도 이룰 수 있겠지. 돈으로 수많은 인재들을 모아서 연구하게 시키면 되니까.”


조금은 먼 이야기였다.

돈이라는 게 쉽게 모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그랬을 거니까.

하지만 내게는 지식이 있었다.

헌터사가라는 게임에서 얻은 레시피가 있었고, 예하랑이라는 뛰어난 인재, 아니 천재가 있었다.

그녀의 이능력과 두뇌는 약학에 한정되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정도의 것이니까.


“돈··· 좋지. 나도 좋아해. 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하지만 돈으로 절박감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해? 돈으로 모인 사람들이 얼마나 열성적으로 연구에 임할까?”


대화는 평행선이었다.

어느 한 쪽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말이 통하지 않네.”


“말이 통하지 않는 건 너야.”


예하랑은 싸늘하게 백선우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리고, 할 말 끝났으면 나가줘.”


예하랑은 축객령을 내렸다.



***



‘감정적이었네.’


나답지 않게 언성을 높이며 싸웠다.

고작 고등학생이랑 이렇게 싸우다니···.

얼굴이 화끈거려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어.’


그렇지만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헌터사가를 많이 플레이한 만큼, 예하랑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었다.

단순히 많이 알고 있는 거라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서는 좀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수번 수십번 수백번을 플레이하며 그녀를 봐왔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그녀의 어머니가 살아남는 경우는 단 하나도 없었다.

마력과다중독증이라는 병의 불치병은 예하랑의 어머니의 몸을 서서히 좀먹어갔고, 끝내 목숨까지 앗아갔다.

동정심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녀가 계속해서 엘릭시르를 연구하려는 것을 두고볼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야 되려나···.’


예하랑 관련된 일은 아직도 명확한 답이 보이지 않았다.

보였다면 게임 속에서 시도해봤을 것이다.

그에 관한 루트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다시 예하랑을 만나야되는데··· 화가 잔뜩 났겠지.’


여튼 어머니를 고치려는 약을 만들지 말라고 하는데 화가 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아무리 그 이유가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해도 딸인 그녀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가 없을 것이다.

나는 내가 너무 섣불렀다는 것을 깨달았다.


“복잡하다 복잡해.”


일단 예하랑 일은 좀 더 두고 봐야할 것 같았다.

나중에 따로 시간을 내서 사과를 하고 다른 방법을 찾던가 해야지.

엘릭시르를 연구하는 건 뻘짓이니 포기할 방법도 찾고 말이다.

이 건은 이렇게 마무리를 짓기로 하고···.


“그나저나 돈을 벌어야 하는데.”


일이 난감하게 됐다.

예하랑을 꼬득여서 돈 좀 만져보려고 했는데··· 그게 불가능하게 되었다.

애초에 돈을 벌려면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확실히 떼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었는데···. 일이 틀어지는 바람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았다.


“이도율과 던전에 가긴 할 건데··· 거긴 솔직히 돈 될 만한 게 별로 없는데··· 그렇다고 이제 와서 다른 곳으로 바꿀 수도 없고.”


주말에 이도율과 같이 가기로한 북한산의 히든 던전에는 돈 될만한 물건이 별로 없었다.

내게 필요한 물건 몇 가지와 영약, 이도율을 성장시키기 위한 괴수들이 있을 뿐이다.

영약은 팔기보다는 내가 먹어야 하니까 제외하고.


“아, 마법연구부도 가야되는데.”


일단 가입된 동아리이니 가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신시아와도 연결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말이다.

돈이 많은 녀석이니까 친해져서 손해볼 게 없었다.


그리고 그때, 잊고 있었던 이벤트 하나가 떠올랐다.

잘만 하면 의외의 목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마법연구부에서 KSO에 나갔었지?”


한국 마법 올림피아드.

줄여서 KSO(Korea Sorcery Olympiad).

그곳에 참가해 입상하게 되면 상금이 상당한 걸로 알고 있었다.


“일단 동아리에 한 번 가볼까?”


참가인원수가 제한된 만큼, 마법연구부에서도 적은 수의 인원만이 그곳에 참가한다.

그리고 그곳에 들어가려면 추천을 받아야하는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일단 마법 연구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어야 하니 말이다.

낙제생인 나를 어떤 이가 추천해줄 지도 의문이었고.


“일단 가서 생각해볼까. KSO가 개최되는건 중간고사 이후니까 넉넉하게 생각해도 되겠지.”


왜 이걸 잊고 있었는지 싶었다.

일단 참가할 수 있도록 어떻게든 해야겠다.

입상해서 돈을 타는 것도 일단은 참가해야 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관련해서 준비하다 보면 저절로 중간고사 필기 공부도 될 테니 나쁘지 않았다.

시간적으로 손해를 보는 게 별로 없었다.

가장 중요한 건 실기지만 어쨌든간에.


‘추천서만 받으면 상타는 건 그리 어렵지 않겠지.’


내게는 게임의 지식이 있었다.

그리고 KSO에서 어떤 문제가 나올지 또한, 알고 있었다.

남은 건 그 풀이과정을 이해하면 되는 것 뿐이었다.


작가의말

오늘은 운전면허를 땄습니다.

도로주행 2번째 만에 합격을 했는데... 이리 기분이 좋을 수가 없더군요.

여러분도 다들 좋은 하루가 되셨길 바라며 저는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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