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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머니(Money)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21.05.12 23:32
최근연재일 :
2021.11.25 06:00
연재수 :
1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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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17,113

작성
21.07.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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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동창회(3)

DUMMY

토요일은 언제나 설래는 날이었다. 물론 백원에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었지만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거리는 분명히 그 자체만으로도 설레임이 있었다.

교복을 입은 소녀소년들이 삼삼오오로 모여 떠들며 지나가고 차려입은 연인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인도를 걷고 있었다. 길거리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모습들이지만 백원에게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정취였다.

백원은 지팡이를 짚은채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그런 풍경을 하나하나 돌아봤다. 오랜만에 느끼는 보통사람들과 보통의 거리였다.

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이들이 자신을 주시하며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지만 오랜만의 외출을 방해받고 싶지 않은 백원은 빅토르를 제외한 이들을 미리부터 멀리 물린 상태였다.

문제는 빅토르의 외모가 너무 눈에 띈다는 점이었다. 백금발의 청년과 중년의 어디쯤에 있는 나이대의 묘한 매력이 물씬 풍기는 서양인. 외국 배우 중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비슷한 얼굴과 신체조건도 그러했다.

고스트의 레이더에 포착되어 백원에게 소개된 그는 무력보다 지력 담당이었지만 그렇다고 약하다는 말은 아니었다. 그의 신체는 고도로 훈련된 격투가처럼 단련되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계약이 된 빅토르는 무조건 백원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진 그것은 다른 계약자들과는 조금 다를 정도로 강박관념에 가까웠다.

그렇게 백원은 계약자의 성향에 따라 그런 차이가 나는 것을 깨달았다. 어차피 차이라 해봐야 자신에 대한 충성심 하나로 귀결되었지만 말이다.

아니 충성심이라기보다는 독실한 신앙심에 가까웠다.

그렇게 백원이 주변을 살피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빅토르와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지팡이로 짚고 절뚝거리는 사람과 잘생긴 외국인의 조합이 신기한 듯 보였다.

" 여기네? "

중학교 동창회 약속장소에 도착한 백원이 고개를 들어 간판을 쳐다봤다.

- 인 더 클라우드

레스토랑이름 치곤 특이한 간판을 달고 있는 곳이었다.

" 주인님. 저는 가까운 곳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

이 말은 자기도 저 식당 어딘가에서 식사를 하며 자신을 주시하겠다는 말이었다. 강하게 반대를 하면 따라 들어오진 않겠지만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백원은 그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앞서 들어간 빅토르의 뒷모습을 잠시 지켜보다 백원도 걸음을 옮겨 식당안으로 진입을 했다.

겉보기와는 다르게 원목으로 잘 인테리어 된 고급 레스토랑으로 생각보다 넓은 규모를 자랑했다. 리셉션에서 대기중인 직원이 가볍게 목례를 하며 방문 목적에 대해 물었고 XX중학교 동창회라고 말하니 친절하게 웃음지으며 안내를 한다.

전반적으로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안내 직원을 따라가니 커다란 룸이 나타났고 그 안에 시끌벅적한 인원들이 떠들고 있었다.

그들중 누군가 안내원과 들어서는 백원을 보더니 외쳤다.

" 어! 백원아냐! 오랜만이다, 진짜! "

" 그러네? 이야, 진짜 오랜만이다. 한 십오년은 넘은거 같다. "

" 이리로 와. 여기! 여기에 앉아. "

남녀가 반반 정도 섞여 있었는데 남자가 조금 더 많은 구성비를 차지하고 있었다.

백원은 그들 중 어느누구도 알아보지 못했다. 그만큼 시간이 흐른 모양이었다.

어짜피 생각나는 이름도 몇몇뿐이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누군가 그런 백원의 상태를 알아봤다.

" 너, 우리 하나도 기억못하지? 뭐, 우리야 몇번 만났으니까 기억하는거지. 사실 우리도 오랜만에 봤을땐 대부분 못알아봤어. 하하하. "

" 그렇지. 그런데도 백원이 너는 한번에 알아보겠다. 하나도 안변했네. "

그말에 백원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럴수 밖에 없다. 장애인인 자신의 특징은 변하질 않았으니 말이다.

백원은 자신도 놀랄 정도로 환대를 받으며 자리에 앉자 하나둘 다가와 근황을 물었다. 이 장소에 모인 이들의 숫자는 대략 스무여명, 2학년 4반의 총인원의 절반정도가 참석을 한 모양새였다.

남녀의 비율은 반반정도되어 보였는데 남자들은 가끔 눈에 익은 사람이 있었지만 여자들은 아예 처음보는 사람들 뿐이었다.

" 저기 푸른색 원피스 입은 얘 보이지? 이번에 로스쿨 졸업해서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고 하더라. 그, 왜 있잖아. 우리 학교 다닐때 공부만 하던 쑥맥 여자얘. 지선이라고. 채지선. "

아까 자신을 처음보고 알아본 남자, 표인봉이 한쪽에 무리지어 있는 여자아이들 중 중심에 서 있는 여자를 보며 속삭였다. 특유의 친화력인지 아니면 원래 자신과 친했는지 백원은 짧게 고민을 했지만 의미없다는 걸 알고 그냥 편안하게 듣고만 있었다.

표인봉은 그렇게 몇몇 무리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아이들을 하나하나 말해주었다.

대다수 평범한 직장인이거나 자영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대다수였고 간혹 저렇게 변호사나 의사가 된 아이나 헬스 트레이너라고 소개하는 몸이 좋은 남자, 아버지를 따라 농사를 짓거나 소를 키우는 사람도 있었다.

여자들 대부분은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상태였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결혼을 한 여자얘들은 참석을 하지 않았단다. 아이가 있는 경우도 있었고 남편 눈치를 보는 경우도 있다나.. 여튼 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러는 사이 또 몇명의 사람들이 추가되었다. 그 중 이 자리의 주인공도 포함이 되어 있었다.

" 모두 반갑다! 이 김지훈이 겹경사가 있어서 동창회 겸 너희들을 부른거야! 하하하. "

그렇게 말하는 김지훈은 백원의 뇌리에 남아 있는 이름이었다. 과거 어린시절 눈매가 남아있었지만 자세히 보지않으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해 있었다.

명품으로 보이는 양복에 금빛으로 번쩍 거리는 시계에 포마드를 발라 넘긴 머리까지 잘 보면 성공한 사업가였고 다른 쪽으로 보면 사기꾼처럼 보이는 외형이었다.

눈이 높아진 백원이 보기엔 그 모두가 짝퉁처럼 보였지만 아무런 말도 하진 않았다.

" 내가 코인으로 꽤 많은 돈을 벌었거든. 몇몇은 알거야. 하하하. 너무 그렇게 부러운 눈빛으로 보진 말아줘.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자리는 내가 계산할테니까. "

능청스런 표정과 언변, 과거 학교에 다닐때는 그는 항상 나서는 것을 좋아했고 반장등을 도맡아 했다.

그런 그를 보던 표인봉이 백원에게 나지막히 말했다.

" 지훈이가 코인으로 번 돈이 수십억이 넘는다더라. 엄청나지? 어휴, 누구는 박봉에 차할부 내기에도 빡센데.. 누가 코인정보 좀 안 가르쳐주나. "

그러고보니 코인에 대한 정보가 생각이 났다. 암호화폐, 블록체인으로 채굴과정을 통해 얻어지는 일종의 가상화폐로 최초 비트코인이 대박을 치면서 수많은 코인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며 시장을 과열시켰다.

하지만 그것도 벌써 오래전 이야기. 문제는 최지안과 연계되어 있는 해커그룹에서 블록체인을 우회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그러한 사실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는 말을 지나가듯 들은 기억이 났다.

애초 백원은 그런 가상화폐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 사실이지만 이들에겐 어쩌면 생계가 달려 있는 일일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흠, 코인에 투자하지 말라고 하던데? "

" 누가? 너도 코인에 대해 알아? 요즘 가상화폐가 얼마나 핫한데.. 물론 그만큼 위험이 크지만 대박나면 저렇게 수십억을 벌 수 있다고. "

그렇게 열변을 토하는 표인봉의 얼굴을 잠시 쳐다본 백원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그에게 구구절절히 설명할 필요성도 없었고 설득을 위해서는 자신의 본모습을 조금 보여야 했기에 그냥 넘어간 것이다.

누군가 대한민국 경제분석 자료를 내놓은 것을 읽은 적이 있었다. 워낙 방대한 자료였기에 결론만 읽고 넘어갔지만 그 분석자료가 말하는 바는 확시했다.

대한민국의 교육은 기업들의 일꾼을 만드는 방식이라는 것. 학생들에게 자율적으로 무언가를 도전할 수 있게 만드는 교육이 아닌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교육을 통해 줄을 세우고 평가한다.

그런 방식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현재 한국 경제의 수돗꼭지를 틀어막고 있는 원인중 하나로 평가된다는 내용. 공룡급 기업들만 살아남고 스스로 자생하는 스타트업이나 혁식적인 기업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는 백원 스스로도 공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그룹에 한국인을 뽑으려고 해도 여러부분에서 수준이하였기에 결국 해외 인재를 끌어올 수 밖에 없었다.

여튼 그러다보니 표인봉처럼 한탕 대박을 터트려 은퇴를 하고 놀고 먹는 삶을 꿈꾸는 이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실감이 났다.

자신의 그룹에도 유니콘 회사를 찾는 스타트업 창업에 투자를 하는 부서가 존재했다. 하지만 몇몇을 제외하고는 전부다 어디선가 배껴오거나 단시간에 돈을 뽑아먹을 수 있는 분야에 창업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말을 들었다.

쉽게 말해 허황된 꿈을 꾸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이야기였다. 아마 조만간 코인 폭탄이 떨어질게 분명했다.

그 해커그룹에서 무한대로 코인을 찍어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게 얼마전이었으니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사이에 김지훈의 곁에는 새로운 여성이 등장을 했다.

" ··· 소개할께. 이름은 기여진. 나랑 결혼할 여자야. 여울이라는 패션업계를 이끌고 있으니 물어볼거나 도울꺼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

여울이란 회사의 오너인지 아니면 그 사장의 딸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 방면에 일을 하는 여성답게 패션센스가 뛰어났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반짝거리고 있었다.

" 칫, 새끼. 능력도 좋아. 언제 또 저런 여자를 꼬셨데? 하여튼 될놈될이다. 진짜.. "

표인봉이 나지막히 투덜거렸지만 이미 김지훈을 질투하는 것은 그만두기로 한 모양인지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시선을 떼곤 김지훈과 기여진이 룸을 돌며 소개를 하고 있는 모습을 쳐다봤다. 애초 자신을 초대한 사람은 김지훈이었고 자신의 인맥을 과시하기 위해 한명이라도 더 인원이 필요했던 모양이었다.

그 둘은 곧 자신과 표인봉이 앉아 있는 자리로 다가와 인사를 건냈다.

" 너, 와줬구나. 새끼, 오랜만이다. 진짜.. "

과하게 친한척하는 김지훈에게 장단을 맞출까 말까 하다 그냥 무던하게 웃음을 지으며 백원이 말했다.

" 어, 그래. 초대해줘서 고맙다. "

" 아냐, 아냐. 이쪽은 아까 소개한 여진이. 여긴 내친구 백원과 표인봉. 하하하. 서로 인사하고 알아놓으면 도움이 될 수도... "

기여진은 한쪽에 놓인 지팡이와 허름한 옷을 입은 백원을 내려다보며 눈쌀을 찌푸리며 김지훈을 재촉했다.

" 자기야. 나 시간 많이 없어. DF 패션위크에 참석해야 한다고. 해외 SPA브랜드 중에서··· "

" 미안미안. 깜빡했다. 얘들아, 나 먼저 간다. 여자친구 바래도주고 바로 올께. 하하하. "

대충 힘의 역학구도가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기여진은 그 또래 패션업계에서 일하는 여성답게 자기 기분만 챙기고 있었고 자기 중심적이었다. 물론 일부 일반화한 것도 있지만 그만큼 자존감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얼마전 문다은의 계약때문에 BW패션을 만들기 위해 해외 유명디자이너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느낀 점이었다.

성격이 다 제각각이면서 본인 브랜드에 자부심이 엄청난 그들은 자신을 상대로 배짱을 부렸다. 그 과정에서 빅토르의 협박과 회유의 기술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었다. 소변까지 지렸다고 하니 콧대높은 그들의 얼굴을 직접 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피식 웃음을 짓는 백원을 발견한 표인봉이 물었다.

" 뭐가 그리 좋아? 너 근데 괜찮은거야? 너는 기억못하는 것 같지만, 나랑 고등학교도 같은 곳에 진학했어. 물론 반은 달랐지만 너 그때··· "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작은 도시에는 보통 고등학교의 숫자는 많아봐야 서너개에 불과했고 그 지역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남자의 삼분의 일정도는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표인봉이 무엇을 걱정하는지도 알았다. 학교에 잘 출석을 하지 않으니 문제아로 찍혔을테고 그 당시는 세상을 다 산 노인처럼 허무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으니까.

" 괜찮아. 아니 오히려 사는게 재미있어. 걱정마. 너는 어때? "

" 흐흐, 그럼 다행이고. 나야 뭐, 평범한 청춘아니겠냐. 제대로 된 집도 없고 차는 할부고 조그만 회사에 다니면서 만족하며 사는거지. "

참 표인봉 이 녀석도 아싸인 모양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에게 떨어지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조금 우스웠다. 다른 녀석들은 자리를 옮겨다니면서 친분을 다지고 있는데 말이다.

아니면 자신을 걱정해주는 건가? 생소한 기분이었다. 생판 남이나 다름없는 이가 자신을 순수하게 걱정해주는 그런 느낌이 말이다.

주절주절. 표인봉은 다시 말문이 트였는지 과거 학창시절 이야기부터 자신에 대한 이야기까지 끝없이 늘어놓았다. 오랜만에 편안한 기분으로 그런 이야기를 듣는 백원이었다.

순차적으로 나오는 음식은 플레팅은 보기좋았지만 자신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그다지 미식을 즐기지 않는 백원이었지만 박집사장의 고집과 신념 덕분에 최고급 입맛으로 변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스테이크를 깨작거리고 있자 표인봉이 또 말문을 열었다.

" 왜? 안 먹어? 지금 아니면 우리가 언제 이런 고급 양식을 먹겠냐? "

우걱우걱. 정말 맛있게 먹는 표인봉의 모습에 절로 군침이 돈 백원이 스테이크를 잘라 입에 넣었다.

' 윽, 나만 냄새가 심하나? 굽기도 들쭉날쭉하고.. 시즈닝부터 뭔가 잘못된거 같은데. '

고기의 품질부터 소스, 시즈닝, 굽기까지 마음에 드는게 하나도 없었지만 표인봉을 보며 꼼꼼하게 씹어 먹었다. 요즘들어 감각이 예민해진 것도 한가지 이유로 들 수 있었다.

그렇게 억지로 고기를 씹어 삼킨 백원은 와인이 담긴 글라스를 들어 살짝 냄새를 맡고 한모금 머금고 혀를 굴려 맛을 음미했다.

그나마 와인은 괜찮았다. 특별하진 않았지만 못 먹을 정도로 싸구려는 아니었다.

" 이야, 너 와인 먹을줄 아는구나. 크크크. 나도 인터넷으로 배웠거든. 후루루. 캬. "

표인봉이 장난스럽게 와인을 한가득 머금고 혀를 굴리는 소리를 내며 꿀꺽 삼킨다. 하여튼 재미있는 녀석이었다.

그때 한명의 여성이 헐레벌떡 뛰어들어왔다. 그런 그녀를 본 한무리의 여성들이 손을 들어 그녀를 불렀다.

" 하은아! 여기야! 이리로 와, 왜케 늦었어? "

" 아, 미안미안. 수술일정이 딜레이되는 바람에.. 휴우, 피곤하다. "

" 그 병원에는 너 밖에 없니? 무슨 얼굴보기가 이렇게 어려워. 기집애야! "

투닥대던 여자그룹의 일원들은 새롭게 등장한 김하은의 등장이 반가운지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그와 조금 떨어져 있던 다른 그룹의 여자들은 그런 모습에 콧방귀를 뀌면서 외면을 했고 그 중심에는 채지선 변호사가 있었다.

" 참 웃기지. 쟤들은 학교시절이랑 달라진게 하나뿐이 없어. "

" ··· 어? 뭐? "

" 이거, 가슴이 커진거. "

표인봉이 자신의 가슴을 받치는 시늉을 하며 찡긋 윙크를 하자 백원이 그만 소리를 내어 웃고 말았다. 그 덕분에 다른 이들의 시선이 백원과 표인봉에게 몰려들었다.

그 시선 중 한명은 방금 도착을 한 김하은이 있었다. 그녀는 백원을 발견하자 활짝 웃으며 다가왔다.

" 야, 너 백원이지!? 반갑다. "

살짝 처진 눈매가 맹하게 보였지만 의외로 강단이 있는 그녀는 백원의 첫사랑이었다. 물론 고백도 못해보고 차이고 말았지만.

- 네가 백원이지? 나 좋아한다고 소문낸.. 나 공부해야 하니까, 그런 소문 안나게 조심해줘.

물론 소문도 자신의 눈치를 알아챈 누군가 장난을 퍼트린 것이었지만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남아 있었다. 참 웃기는 것은 그 얼마후 그녀는 다른 남자를 만나 사귀었다는 거다.

아마 김하은의 뇌리에는 그런 기억들이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 그래. 반가워. "

" 동창회는 첨이지? 거의 십년동안 동창회를 했지만 처음본것 같은데 말야. "

" 그래. 김지훈이 연락을 해줘서 알았어. "

" 호호, 자주 보자. 동창 좋다는게 뭐야. 여기 내 명함. "

그렇게 말한 김하은은 명함 한장을 달랑 남기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내 명함을 받을 생각따위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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