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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JaeK
작품등록일 :
2021.05.12 23:32
최근연재일 :
2021.09.17 06:00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258,640
추천수 :
3,862
글자수 :
815,519

작성
21.07.12 06:00
조회
1,826
추천
26
글자
17쪽

지킴이(1)

DUMMY

백원은 거의 왕복 삼키로가 넘는 산책을 마치고 온실의 입구로 천천히 돌아오자 카페테리아 내부에 불빛이 밝아 있었다. 투명한 유리사이로 보니 박집사장이 자신을 기다리며 차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언제 자신이 나왔는지 파악을 하고 그 돌아오는 시간을 맞춰서 준비를 한 모양이었다. 육십이 넘은 나이임에도 그 정정한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 허허, 마스터. 여기에 앉으셔서 새로이 공수한 보이차 한잔 하시죠. "

박집사가 꼿꼿한 자세로 다기를 들고와 자리에 내려놓으며 차를 권했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예를 갖춘 그 모습에 고개를 끄덕인 백원이 자리에 앉자 능숙하게 우려낸 찻물을 찻잔에 따라 건내왔다.

향긋한 꽃내음이 주변으로 퍼지는 모양새가 결코 평범한 보이차는 아닌 모양이었다.

" 식사 전에 가벼운 산책과 차 한잔이 그렇게 몸에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저도 활력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

" 그래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까? 어제와 다른 점을? "

그런 박집사의 말에 뭔가를 느낀 백원이 다시 물었다. 그런 백원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보인 박집사가 대답을 했다.

" 네, 아직 정정하다는 말이지요. 한 이십년은 더 모실수 있을껍니다. 허허허.. "

" 하하, 집사님이 그러시다니 다행입니다. "

" 만성 허리통증이나 관절염의 지긋지긋한 아픔없이 오랜만에 활기찬 아침을 보내니 제 기분이 절로 좋아진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여기 좋은 공기덕분인듯 합니다. "

그런 모습에 백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박집사 역시 고용인으로 탐욕앱에 등록된 이들 중 하나였고 일정 부분 효력을 보고 있는게 분명했다.

백원은 그런 이들의 구분을 가등록과 정식등록으로 나누어 보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영역의 해택을 보는 이들은 정식으로 탐욕앱에 등록된 사람들이었다. 가등록이 된 이들 역시 일정부분 영향을 받는다는 가설을 어느정도 받아들이고 있었다.

정확한 부분은 아직은 파악하지 못했지만 백원은 미약하게나마 그런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었다. 자신의 영역에 위치한 이들의 상태, 감정등을 마치 삼차원의 세상에서 이차원을 내려다보는 듯이 머리속에 그려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과거에는 느끼지 못했던 저택 내에 경호원들이 은폐하고 있는 위치와 인원수까지 저절로 파악이 되었다. 생각지도 못한 효능 중 하나였다.

지금까지 정식으로 등록된 인원은 지민고 빈이를 포함해 다섯에 불과했다. 아직 계약이 진행 중인 인원이 있었지만 느려도 너무 느린 진척도였다.

' 거기에 정식으로 등록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이야. '

그렇다고 무작정 인원을 등록할 수는 없었다. 등록 가능 인원수가 아직 사천명이 넘게 남아 있었지만 가등록 인원만 수만명에 달하는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많은 숫자는 아니었다.

' 사천명이라··· 지금까지 탐욕앱에 등록된 계좌 숫자와 동일해. 그 말은 하루에 한명씩만 계약할 수 있다는 말인데.. 만약 이런 공식이 다른 죄악들에게도 같이 적용된다면··· '

상상하기 싫었지만 만약 그들과 적대적인 관계가 설정되어 있다면 자신은 이미 한참이나 불리한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가등록된 인원들의 계약조건이 그리 까다롭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그러한 사실은 어제 지민과 동침으로 계약조건이 충족되었고 그녀가 탐욕앱에 정식등록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했다.

그런 고민에 빠져 있던 백원이 고개를 들었다.

" 여기 직원들이 출근을 하는 모양이네요. "

" 네? 아, 저기 오는군요. "

보지도 않은채 멀리 출입구에서 출근하고 있는 직원들의 기척을 알아챈 백원이었지만 집사는 별다른 의문을 보내진 않았다. 그러한 것들이 집사의 기본적인 덕목이라는 것을 그는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유리온실 내 카페테리아는 저택내 고용인들과 회원전용으로 운영되고 있었고 직원들 역시 까다로운 절차를 걸쳐 뽑힌 이들이었다. 그런 이들은 카페테리아 내에서 차를 즐기고 있는 두 사람을 보더니 그대로 굳어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백원의 얼굴을 모르는 직원이 있어도 박집사장의 얼굴을 모르는 내부직원은 존재하지 않았다. 모두 그에게서 깐깐한 예절교육을 몇일동안이나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모습을 본 백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 그만 일어나시죠. 아, 오늘 새로운 직원이 올꺼에요. 간단한 교육을 받게하고 여기에 근무를 명하세요. 여기 첼로 연주할 공간도 마련하고요. "

백원은 이미 연시아에게 명을 내려 여기로 출근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자신의 주변에 정식계약한 인원들을 두고 여러가지를 확인하려는 마음때문이었다.

" 네, 준비를 해두겠습니다. 마스터. "

그렇게 둘이 자리를 비워주자 밖에서 대기를 하던 직원들이 들어와 운영준비를 하기 시작했고 백원은 그런 이들을 뒤로 하고 저택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백원이 저택으로 들어서자 대기하고 있던 시종들이 다가와 겉옷을 받아 들고선 물러섰다. 이젠 이런 대우가 익숙해진 백원은 동거인들이 기다리고 있을 식당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스케줄로 빠진 미녀를 제외한 지민과 빈이, 추마담, 고스트의 익숙한 얼굴이 보였고 BW투자 대표 에런 황이 전날 보고를 하기 위해 방문해 하루밤 머물었기에 식탁에 앉아 있었다.

커다란 식탁에는 수십가지의 정갈한 한식이 차려져 있었고 아직 아무도 손을 대지 않은 상태였다.

" 내가 늦었네요. 모두 밤새 별일은 없으시죠? "

" 하하하, 여기처럼 편안한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대표님. "

애런 황이 약간 부은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어젯밤 고스트와 한잔 걸친 모양새였다.

" 당연하지, 수백명의 무장병력이 밤새 순찰을 돌고 최첨단 AI, 달마시안이 24시간 CCTV 감시를 하고 있는 요새인데. 아마 세상에서 이곳이 제일 안전할껄? "

" 근데 그 인공지능을 왜 달마시안이라고 지었어요? 이상해.. "

빈이가 몇번이나 들은 그 AI의 이름에 대해 고스트에게 물었다. 그 물음에 고스트가 눈쌀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 그게 나도 의문이다. 이놈아. 니 여자친구에게 물어봐. 왜 개새끼 이름을 거기다 붙여는지. "

" ··· 흠, 이해했어요. "

그 둘은 무언의 동질감을 느끼며 식사에 집중을 했다.

그렇게 조용한 젓가락질과 숟가락 소리만 식탁을 가득 메우고 있었고 가끔씩 들어오는 시종들의 조용한 발걸음만 식당을 울리고 있었다.

" 지민아, 몸은 좀 어때? "

" ··· 네? 좋은데요.. "

갑작스런 백원에 질문에 지민이 잠시 멈칫했지만 표정을 가다듬고 태연하게 대답한다.

그런 지민을 보던 차마담이 한마디 했다.

" 너무 대표님을 괴룹히지 마라. 어제 한숨도 못잔 얼굴이잖냐. "

추마담의 한마디에 식탁에 앉은 모든 이들의 이목이 지민에게로 집중되었고 그녀는 벌개진 얼굴을 들지 못하고 있었다.

" 따로 한번 찾아와, 여자가 배울 수 있는 밤기술을 가르쳐줄께. 무작정 들이댄다고 좋은게 아냐. "

" 저,전 다 먹었어요. 먼저 일어날께요. "

더 이상 참지 못한 지민이 숟가락을 내려놓고 벌떡 몸을 일으켜 도망치듯 식당을 빠져나갔다.

" 쯔쯧, 저리 부끄럼이 많아서야.. 너무 경험이 없어. 대표님, 걱정말아요. 조만간 여자로 만들어서··· "

그녀가 평생을 몸담아왔던 조직의 특성상 아무렇지 않게 말했고 다행히 남아있는 이들은 모두 남자였기에 유야무야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빈이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 큼, 추여사님. 그 교육말인데, 자리 남으면 우리 지안이도··· "

휙, 퍼억! 무언가 날아가 빈이의 얼굴을 맞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노릇노릇하게 잘익은 해물파전이었다.

" 아뜨뜨. 뭐··· "

" 이 놈의 새끼가.. 너 같은 놈에게 지안이를 맡기려고 하다니, 내가 미친놈이다! 쌍놈의 새끼! "

" 아니, 아저씨! 내가 뭘 어쨌다고.. 그냥 신부수업 받는다고 생각하고··· "

" 뭔 신부수업! 절대 안돼.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추마담이 우아한 손짓으로 수저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 지랄들하네. 젊은 놈이나 늙은 놈이나.. 어휴, 대표님. 미녀는 이미 모든 교육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졸업했으니 걱정마세요. 호호호. "

참으로 평화롭고 화기애애한 아침시간이었다. 그때, 깔끔한 연미복을 입은 박집사장이 백원에게 다가와 나지막히 보고를 했다.

" 마스터, 외부에서 의사 2명과 간호사 4명이 대기중이라 합니다. "

" 아, 도착했군요. 들어오라고 하세요. "

어제 방문했던 중앙병원의 전담의사와 간호인력들이 도착을 한 모양이었다.


야산을 둘러싸고 있는 높은 벽과 마치 왕궁과 같은 웅대한 정문의 앞, 무장 초소에 잡 문희진과 고대준 일행은 고개를 들어 생전 처음보는 거대한 은빛 철문을 올려다보며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문희진은 처음 와보는 곳이었지만 과거 지나다니면서 본적이 있는 곳이었다. 그때만해도 아무런 감정없이 그냥 언덕에 집을 짓고 사네? 정도의 생각뿐이었다.

언제부턴가 야산 전체를 둘러싸고 공사를 하는 것은 알았다. 하지만 그 결과물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 무슨 담벼락이 성벽처럼 높이 서 있냐? "

" 그러게. 이거 우리 여기에 감금되거나 실험체가 되는건 아니겠지? "

" 설마··· 병원장님이 직접 선별해서 여기에 보낸건데. "

쑥덕쑥덕, 같이 온 간호사들의 나지막한 이야기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 문희진은 점점 더 불안해져 가고 있었다.

" 고 선생은 안 불안해요? "

태연하게 담배를 피면서 주변을 살피고 있는 고대준을 보며 문희진이 속삭이듯 물었다.

그러자 담배재를 툭툭 털어낸 고대준이 그녀를 똑바로 보며 대꾸했다.

" 뭘요? 21세기에 우릴 감금하거나 생체실험이라도 할까봐요? 이사장님을 문 선생이 병원 안내를 담당했다고 하지 않았어요? 어때요, 문선생이 보기엔 이사장님이 그럴 사람이던가요? 막 생사람 잡을만큼 피도 눈물도 없는 그런 악당같아요? "

그 말에 뒤돌아 생각해보니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것을 깨닫고 어설픈 웃음을 지으며 주제를 돌리는 문희진이었다.

" 아하하.. 그나저나 언제쯤 들어갈 수 있을라나.. "

그녀의 말에 응답이라도 하듯이 경비원이 다가와 말했다.

" 허가가 떨어졌네요. 안내원이 곧 도착할겁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겠습니까? "

" 네, 얼마나 기다려야 하죠? "

" 십분정도만 기다리면 됩니다. 내일부터 신분증이 발급되면 바로 진입하실 수 있을겁니다. "

" 감사합니다. "

문희진이 대표로 나서서 소통을 했고 한걸음 떨어진 곳에 고대준과 간호사들이 모여 있었다. 근무하고 있는 경비원들의 초소와 붙은 단층 건물안에는 공항 휴게실처럼 꾸며져 있었고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어 훤하게 보이는 장소였다.

잠시후 안내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깔끔한 정복을 입고 들어와 간단한 인사와 함께 그들과 함께 내부로 들어설 수 있었다.

내부 사차선 도로 위에는 차 한대도 다니지 않고 있었고 인도는 특이한 재질의 바닥으로 푹신한 느낌을 주었다. 깔끔한 조경과 깨끗한 도로,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는 미술조형물과 멀지 않은 곳에 꾸며진 공원과 사이사이 보이는 건물들. 마치 미래의 친환경 도시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가끔 마주치는 사람들은 각자 태블릿을 들고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거나 가볍게 조깅을 하는 등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틈틈히 순찰을 돌고 있는 경비원들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살피는 모습이었다.

" 여긴 얼마나 넓은거야..? "

누군가 중얼거렸다. 그 말을 들은 안내원이 빙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 전체 면적은 삼십만평이 넘습니다. 좌측에 보이는 건물은 BW시스템이 들어간 최첨단 보안건물이며 그 너머에 돔형 건물은 물리입자 연구소입니다. 보이진 않지만 대표님의 저택을 중심으로 십여개의 건물들이 있으며 모두 여기 직원들이 상주하거나 각종 연구와 보안활동을 하기 위해··· "

입이 쩍 벌어질 설명에 눈이 핑핑 돌아간 그들은 외부 멀리서 이곳을 보면 한눈에 들어오는 거대한 유리온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 외부에서 보셨겠지만 이곳의 명물 중 하나인 유리온실입니다. 사시사철 기화요초들이 꽃을 피우고 새싹을 돋아내는 곳이죠. 나중에 여유가 생기시면 산책하기에 정말 좋은 곳입니다. 안쪽 카페테리아는 직원전용으로 무료로 이용가능하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온실을 뒤로하고 더 걸어가니 거대한 저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중앙 정원을 두고 반원을 그리면서 서 있는 저택의 위용에 잠시 멈칫한 일행들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멀어져 가는 안내원의 뒤를 급히 따라갔다.

멍하니 안내원의 뒤를 따라오던 문희진은 문득 어제 이야기했던 자신의 말을 떠올리며 얼굴을 붉혔다. 재벌이라도 많아봤자 열명내외의 고용인과 가족들뿐이라 생각하고 말을 내뱉은 자신이 후회가 된 것이다.

언듯 지나면서 본 인원들의 숫자만 삼십여명이 넘었다. 안내원의 말에 따르면 항시 상주하는 인원들만 삼백명이 넘는다는 말에 입을 벌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거기에 오가는 사람들까지 따지면 하루 유동인구만 천명이 넘는단다.

그렇게 저택으로 진입을 하자 대리석과 나무로 만들어진 실내가 드러났고 곳곳에 미술품과 한번쯤 본적이 있는 그림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유럽의 왕실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이 모든 인테리어에 관여한 사람은 박집사장이었지만 그들은 그런 광경에 압도되어 멍하니 구경만 하고 있었다.

그런 이들에게 연미복을 입은 박집사가 다가와 입을 열었다.

" 어서들 오세요. 마스터께서는 응접실에 계십니다. 따라오시죠. "

그렇게 응접실로 이동한 인원들은 백원과 대면할 수 있었다.

" 다시 보면 반갑네요.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어요. "

" 아,아닙니다. 이사장님. "

문희진이 전날의 잘못이 있기에 절로 움츠려 들고 있었다.

" 일단 오늘은 적응기간이라 생각하고 병원시설부터 견학하시죠. 그리고.. 고선생은 잠시 면담 좀 할까요? "

백원은 일부러 이들을 본 이유를 말했다.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고대준은 서류가방에서 종이 몇장을 꺼내들며 일행들에게 말했다.

" 먼저들 가서 확인하고 계시죠. 금방 따라가겠습니다. "

문희진은 그 서류가 뭔지 알고 있었지만 자신을 내보내려는 고대준과 전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백원에게 묘한 서운함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학교를 다닐땐 항상 퀸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그녀의 자존심은 그 정도에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다.

고대준의 제외한 병원 인력들이 방을 빠져나가자 백원은 고대준이 내민 서류를 받아들었다.

일명 소아병동 지원의 계획이 담긴 서류로써 고대준과 문희진이 밤새 머리를 맞대고 작성한 것이었다. 백원의 짐작으로는 이 서류가 통과가 되면 고대준의 계약이 성립되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충 훑어본 백원은 긴장한 기색의 고대준을 잠시 쳐다보다 말했다.

" 괜찮네요. 고선생,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던데.. 박사 학위를 두개 가지고 있다고.. "

그가 가진 다른 학위는 기계공학 분야였다.

의사 신분에 학위를 두개 이상 가는 경우가 아주 없는 경우는 아니었지만 완전히 다른 분야의 학위를 따는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 아, 네. 사실 어린시절 객기였죠. 수술을 보조하는 기계를 만들면 좋을꺼 같아서.. 하하하.. "

제법 자세하게 고대준을 경력을 조사했다. 한명을 계약하더라도 인재를 영입하고 싶은 마음때문이었다.

그는 기계공학 분야에 특허만 여러 개 가지고 있을 정도로 꽤 깊이 공부를 했다. 최근 군대에서 가장 핫한 이슈가 바로 로봇이었고 한구전자와 BW시스템이 협업을 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했다.

전투용 AI, 달마시안은 거의 완료가 되었지만 아직 하드웨어는 미개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인간의 몸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의사이자 공학자는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라 생각했다.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백원은 들고 있던 서류를 건내주며 말했다.

" 이 안건은 승인하도록 하죠. "

백원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계약이 성립이 되었다는 느낌과 함께 고대준의 눈빛이 붉게 빛났다. 그는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지시를 기다렸다.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다는 점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 지금은 본인 업무에 충실하도록, 조만간 연락이 갈꺼야. 그때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해. "

" 네, 주인님. "

백원은 그 뒤 몇가지 지시를 더하고 퇴실을 명했다. 그 뒤 지민이 스케줄을 알리러 오기까지 고민에 고민을 더하고 있는 백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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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일상(4) 21.08.19 597 15 16쪽
85 일상(3) +2 21.08.18 605 1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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