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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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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연재 주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연재수 :
142 회
조회수 :
96,929
추천수 :
2,518
글자수 :
1,307,812

작성
18.06.18 15:42
조회
925
추천
22
글자
19쪽

습격(4)

DUMMY

" 우와! 저 개미때 같은 군인들 봐라. 저거 K-2전차 아냐? 하나둘셋.. 도대체 몇대야? 저건 아파치 헬기, 저건 치누크 수송헬기 종류인거 같은데? "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아파트단지 옥상에서 누군가 걸터앉아 봉은교 너머로 보이는 잠실경기장을 보면서 감탄을 터트리고 있었다. 불안하게 난간에 앉아 다리를 흔들고 있는 남자, 둠스터는 얼마전 각성을 하고 인간사냥을 다니다 만난 신세계라는 모임에 가입해 자신과 같은 붉은 바코드를 지닌 이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옆자리에 서 있던 삐쩍마른 체형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 둠스터, 저런건 우리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아. "

해골만 남은 듯한 얼굴로 음산하게 말하는 남자를 돌아보며 둠스터가 깐죽거렸다.

" 크큭, 야거. 우리도 총에 잘못 맞으면 죽어. 난 아직은 죽기 싫다고.. "

" 어짜피 전투는 좀비가 한다. 우리는 정리만 할뿐. 마치, 이곳처럼.. "

그들의 발밑, 한때 강남에서 부의 상징이라 불리었던 이 아파트단지에는 좀비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아래층에는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끝이지 않고 있었고 서서히 그 소리가 올라오고 있었다.

쾅!

누군가 옥상문을 박차며 들어섰다. 땀에 젖은 사람들. 뭔가에 쫒기듯 옥상으로 들어선 사람들은 난간위에서 위험하게 있는 둠스터와 야거를 보고는 외쳤다.

" 이봐! 아래에서 괴물들이 몰려오고 있어. 여기를 막아야.. "

그런 소란에도 신경도 안쓰고 뭔가를 내려다 보고 있는 그들의 이상함을 느꼈는지 말을 멈추고 눈치를 살폈다. 어느덧 아래에서 울리던 비명소리가 잦아들고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쾅쾅쾅!

" 야. 무,무,문열어. 괜히 히,힘쓰게 만들지 말고! "

철문 너머로 들리는 말소리에 어쩔줄 몰라하던 사람들은 곧 눈앞에 벌어진 일에 놀라 굳어버렸다.

푸캉!

단번에 부서지듯 열린 철문을 통해 들어선 남자는 비대했다. 단순히 뚱뚱하다는 수준을 넘어서 저 덩치가 어떻게 이 좁은 문을 통과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놀란 것은 그 뚱보의 양손에 들린 시체일부분과 입주위와 턱을 따라 핏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뚱보는 한손에 든 인간의 다리를 마치 닭다리인 마냥 들어 뜯으며 옥상에 올라와 있는 사람들을 쓱 훑어봤다.

" 크크, 여,여기도 머,머,먹이감이 많네. 아,아껴 먹어야지. 헤헤.. "

심하게 더듬거리는 말투로 던지듯이 말하고는 굳어있는 사람들을 아무일 없다는 듯이 지나쳐 난간에 서 있는 이들에게 다가간 뚱보가 다시 입을 열었다.

" 무,뭐봐? 이곳 청소는 끝났어. 빠,빨리 다른 곳으로 가자. "

" 아귀, 다시 한번 더 말할께.. 인간들을 다 죽이면 안돼, 어느정도 개체를 유지해야 한다고 여기 오기전 구루가 말했잖아.. 너처럼 인간을 다 잡아먹으면 나중에 어쩌려고.. 휴, 아니다. 너한테 말하느니 좀비들에게 말을 가르치고 말지. "

" 킁! 나,나도 알아. 그,그,그래서 여기 인간들을 살려놨잖아. "

" 모두 그만해. 일단 여긴 목적을 달성했으니 빨리 다음으로 자리를 옮기자. 저기 보이는 군인들도 조만간 인간들을 구하려고 할테니 말야. 최대한 인간수집을 해야지. "

여느때 처럼, 둘이 말싸움을 시작하려 하자 말을 끊으며 재촉하는 야거는 몸을 돌려 아직도 옥상에서 눈치를 보고 있는 주민들을 모아 말했다.

" 지금부터 너희는 신세계의 주민이다. 여기서 죽고 싶으면 죽여주마. 살고 싶으면 나를 따라와라. "

그렇게 말한 야거는 반발하는 주민 몇을 그 자리에서 죽여 좀비로 만들자 겁에 질린 나머지 사람들은 순순히 그의 뜻을 따랐다. 불과 열댓명밖에 남지 않은 그 아파트 주민들은 야거일행에 이끌려 어디론가로 향했다.

그렇게 하나둘씩 인간들이 숨어있던 건물들이 정리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강제로 어디론가 이끌려 이주하는 모습이 서울 시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 여긴 알파원. 네자리 숫자의 좀비가 접근중. 다시 한번 말한다. 네자리 숫자의..

상공에서 정찰 중이던 헬기가 다급하게 무전을 보내고 있다. 곧 그 상황은 잠실 본부막사에 전달이 되었고 주둔 중인 전병력은 각자의 위치로 뛰어가고 K-2전차들의 시동도 걸렸다. 하루에도 몇번씩 시도때도 없이 반복되는 상황이었다.

" 하아.. 씨발 좀 쉬려고 하면 망할 좀비새끼들이 뭐 처먹을게 있다고 여기로 몰려드는 거야. 젠장할.. "

"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빨랑 뛰어. 지금 남동쪽 막는 얘들 죽어나고 있으니까. "

k2소총을 어깨에 걸치고 탄띠를 둘러맨 군인 둘이 자신이 배정된 곳으로 열심히 뛰어가고 있었다. 사방에서 뛰어다니며 조단위로 움직이는 인원들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타탕! 탕!

공병대들이 급하게 설치한 세겹의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좀비를 향한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불과 십여미터의 거리에서 철조망을 넘으려는 좀비들의 처절한 사투와 그것들을 막으려는 군인들의 총에서 뿜어대는 불꽃과 화약연기가 매캐하게 코를 찔러왔다.

크롸아악! 그아악!

곧 자리를 잡은 군인들은 전방에서 와이어 레이저를 헤치면서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좀비들에게 침착하게 총알을 먹여주며 방아쇠를 당겼다. 와이어에 걸려 얼굴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찢어진 배 사이로 내장이 흘러내리는 모습은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네자리의 좀비는 적은 숫자가 아니었다. 앞선 좀비들이 철조망을 깔고 죽자 그 뒤로 달려드는 좀비들은 수월하게 첫번째 울타리를 넘었고 두번째에 걸려 다시 총알세례를 받고 걸레로 변하는 과정을 거쳤다.

어느새 마지막 철조망까지 닿은 좀비들을 보면서 군인들은 비명같은 고함을 지르며 소총을 난사했다.

" 모두 후퇴. 클레이모어를 터트린다. 준비해. "

그들의 뒤에서 상황을 보고 있던 중위계급 지휘관의 지시에 미친듯이 갈기고 있던 군인들이 서로를 돌아보며 빠르게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이미 M18 클레이모어 설치가 끝나 있었고 병사들이 뒤로 완전히 빠지는 것을 확인하고 중위가 소리쳤다.

" 3,2,1. 발사! "

콰르릉! 쿠릉!

대여섯개의 M18 클레이모어가 연달아 터지며 품고 있던 수천개의 쇠구슬이 전방 180도 방향으로 휩쓸어갔다. 한차례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처잠했다.

전방에 널린게 좀비의 시체인지도 모를정도로 걸레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전방에서 달려들던 좀비들이 클레이모어의 화력을 다 받아낸 덕분인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진입하고 있는 좀비들은 몸에 구멍이 뚫린 상태로 계속 달려들고 있었다.

쾅! 쾅! 꽈르릉!

그런 좀비들에게 쏟아진 폭격은 흑표라 불리는 K-2전차의 120미리 포격이었다. 상공에서도 기관총소리가 들려왔다. 전투헬기의 지원이었다. 뭉쳐있던 좀비들의 팔다리가 날라가고 온몸이 터져나가는 것이 보였다. 마치 실시간 호러물을 4D영화로 관람하는 듯 보였다.

좀비 대가리가 지휘관의 앞까지 날라와 구르자 전투화로 걷어찬 중위가 소리쳤다.

" 모두 자유 사격실시!! 한놈도 놓치지 마라! "

혹시나 한놈이라도 옆으로 세 부대안으로 들어온다면 좀비의 특성상 많은 인명피해를 줄 수 있었기에 이렇게 혼란스런 포격이후가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몇번의 전투를 통해 깨달은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하반신이 날라간 좀비가 우회하는 것을 놓치지 않고 대가리를 터트린 병사들이 매의 눈으로 사방을 살폈다.

" 좌측 이상무, 우측도 클리어. "

조금 떨어진 경기장 꼭대기에서 바렛으로 저격준비를 하고 있던 저격수들이 통신을 보내왔다. 그제야 완전히 클리어 된것을 확신한 지휘관은 경계를 완화하면서 공병대를 불렀다.

" 빨리 철조망 새로 설치하라고 해. 그동안 경계를 풀지 않고 대기한다. 모두 위치로. "

그의 말이 전달되자 둘둘말린 레이저 와이어를 실은 지게차와 함께 공병대가 빠르게 다가왔다.

" 충성! 제1공병여단 2대대에서 설치나왔습니다. "

" 그래. 빨리 설치해라. 우리도 좀 쉬어야지. "

" 네! 충성! "

급히 도착한 박병장이 대표로 보고를 하고 인원들을 통솔해서 빠르게 레이저 와이어를 풀어 철조망을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시체조각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지만 공병대는 마스크를 낀채 익숙한듯 그것들을 치우면서 빠르게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아악!

그렇게 작업이 이어지는 도중 박병장이 돌연 비명을 질렀다.

" 뭐,뭐야? 누가 다쳤어? "

작업을 총괄하던 공병대 중사가 급히 돌아보며 물었다. 하지만 박병장은 식은땀을 흘리며 부정했다.

" 아,아뇨. 와이어에 걸려 살짝 옷이 찢어졌어요. "

급히 찢어진 부위의 옷을 들어보이며 변명하는 박병장을 보며 중사가 외쳤다.

" 조심해. 혹시라도 좀비가 살아 있을지 모르니, 항상 주변을 살피는 것 잊지 말고.. 빨리 하자. "

" 네! 거기 당겨! "

그렇게 넘어간 넘긴 박병장은 아까까지 살아서 움직인 좀비 대가리를 차 멀리 보낸뒤 그 좀비에게 살짝 긁힌 부위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 설마 이정도 상처가 문제되지 않겠지? 그래. 그럴꺼야. 약바르면 나을 상처정도야. '

그렇게 자신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후임들과 빠르게 철조망 작업을 시작했다. 3중 철조망을 설치하는 시간은 3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익숙한 것이다.

" 설치 완료! 모두 복귀한다. 내일부터 다시 쉘터작업을 해야하니 오늘은 쉴 수 있도록! "

" 우와, 이제 드디어 쉰다. 얼마만이냐. 크윽! "

" 그래도 저기 보초서고 있는 녀석들 보다는 우리가 낫다고 봅니다. 직접적으로 좀비랑 부딪히는 것도 아니니··· 거기에 쟤들 이런 전투가 끝나면 발가벗고 점호를 한다고 합니다. 글쎄. 크크크, 혹시라도 좀비에게 물린 상처가 있나 살펴본다나 뭐라나. 완전 장관이겠지 말입니다. "

그 모습을 상상한 듯 표정을 다양하게 하며 뭐가 그리 웃긴지 시시덕거리는 후임들을 보면서 박병장은 혼자 떨어져 식은땀을 흘리며 아무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었다.

" 박뱀? 몸이 안좋은거 아닙니까? 의무실로 가보시지 말입니다. "

평소 스스럼없이 친하게 행동하는 이상병의 걱정스런 말을 무시하며 임시로 설치된 내무막사로 들어가는 박병장을 보고 모두가 갸웃하며 의아해했다.

" 오늘 기분이 안좋나? 왜저런데? "

" 야야, 가끔 그런날도 있지. 우린 보급이나 받으러가자, 부식으로 맛스타 나온단다. "

" 와! 오랜만에 나오는 최애템. 당장 가시지 말입니다. "

막사안 자신의 침대에 앉아 바깥의 소리를 들으며 박병장은 자신의 몸을 살펴봤다. 특별히 아프거나 미열외에는 이상은 없었다. 그래도 걱정이 가시지 않은 박병장은 최후의 수단을 위해 자신의 총기, K2를 바라봤다. 공병대라고 삽만 드는게 아니었기에 관물대에 자신의 총기가 비치되어 있었다.

만약 최후의 순간, 좀비가 될 것같은 순간이 오면 나 자신에게 방아쇠를 당길 수 있을까? 그 정도의 용기가 있을까? 이런 걱정을 공유하고 나의 최후를 맡길 인원이 있나?

문득 박병장은 커다란 덩치의 듬직한 고바위병장이 생각났다. 그의 뒤에 있으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을 것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 진짜 사내. 자신의 최후를 맡길 수 있을 것 같은 남자가 그였다.

" 휴우, 씨발.. 고뱀, 바위형이라도 있으면 좀 위안이 될텐데.. 이게 말년에 뭔짓이냐. 젠장, 크.. "

살짝 떨리는 손으로 윗주머니에서 담배를 겨우 꺼내들며 담배 한까치를 입에 물었다. 하지만 한참을 불을 붙이지 못한채 상념에 잠긴 박병장은 문 담배를 입에서 떼고 일어나 중얼거렸다.

" 안되겠다. 의무대에.. 하아. 씨발! 왜! 하필이면 그때 내 다리밑에 그 좆같은 좀비대가리가 돌아다니고! 왜! 왜! 내가! 나야만 하는 거야.. 씨발.. 제발 죽고싶지 않다고.. 민희야. 엄마.. 흐흑.. "

다시 무너지듯이 주저앉은 박병장은 그렇게 마지막에는 힘없이 중얼거리며 몸이 추운지 덜덜 떨면서 그대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자리에 들었다. 많은 심력을 낭비했는지 금세 고른 숨을 내쉬며 잠에 빠져드는 박병장이었다.

투툭. 투투툭..

막사 위로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태풍이 멀지 않은 모양이었다.


투투투..

" 뭐 생각해요? "

그 욕하던 기상청의 예보를 들을 수 없어 태풍인지 지나는 폭우인지 알 수가 없다. 하늘이 뚫린것 마냥 쏟아붇고 있는 빗줄기가 사방에 물안개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런 풍경을 창밖으로 보고 있는 바위에게 다가와 말을 건내는 여인은 분명 그 조폭들과 함께 온 써니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바위는 슬쩍 고개를 돌려 써니의 미려한 옆얼굴을 내려다 보고는 다시 정면으로 돌리며 대답을 한다.

" 그냥.. 이것저것. "

번쩍! 꽈르릉!

멀리서 번개가 치면서 그 빛이 창문 안으로 쏟아지고 이어 하늘이 쪼개질듯한 굉음이 울린다.

" 엄마야! "

그 굉음에 놀랐는지 고아원 전체가 웅성거렸다. 그리고 써니 역시 놀라 바위의 팔을 움켜잡았다.

" 미,미안해요. 처음 들어봐요. 이런 번개소리는··· 세상이 변했나봐요.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닌것 같아요. "

세상이 바뀐 것이지 사람들의 인식이 바뀐 것인지 몰라도 뭔가가 변하기는 했다. 뭐라 딱히 정의할 수 없는 그 무언가는 예전과 확실히 달라졌다. 그 하나는 바로 자신이기도 했다.

" 우와! 어떻게 운동하면 이런 근육을 만들 수 있는거죠? 나름 많은 근육을 봐오고, 만져봤지만 이런 형태의··· "

바위의 팔에 매달려 이곳저곳 만지며 탄성을 내뱉는 써니는 감탄을 했다. 하지만 별다른 바위의 반응이 없자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을 이었다.

" 궁금하지 않으세요? 왜 제니랑 제가 여기에 저기 문신한 아저씨랑 같이 왔는지? 그 좀비사태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

써니는 여전히 별말없이 창밖으로 바라보는 바위를 힐끔 훔쳐보고는 긴장이 어느정도 풀렸는지, 아니면 본인 스스로에게 고백하고 싶은지, 중얼거렸다.

" 한때 동네에서 좀 예쁘다는 말 좀 듣던 제가 제니를 만난건,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소형 기획사에서 였어요. 어린 마음에 연예계에 대한 동경심? 남들이 우러러보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죠. 그당시에는.. 뭐 뻔해요. 아시잖아요. 대충 이 바닥은 소형기획사가 망하고 빚더미에 올라앉은 제니와 전 다른 기획사로 옮기면서 계약금을 받아 빚청산했고 하필이면 재수없게.. 그 기획사는 조폭이랑 연계된 기획사였죠. 그래서 룸에 술접대도 나가고 클럽에 물관리하러도 가고, 뭐 그렇죠. 보통 우리를 텐프로라고 부르더라구요. 호호호. 그렇게 돌고돌다 지금 사장님을 만나거죠. 뭐 비슷한 일은 계속 했지만 돈은 확실히 챙겨줘서 만족하고 있었는데.. 사고가 나면서 모든게 날아가 버린거에요. 근데요. 우리도 치열하게 살아왔다면 믿으실껀가요? 특히 제니는 지 하나남은 동생을 어떻게라도 잘 키워보겠다고 한푼도 안쓰고 아파트도 사고, 학교 학비까지 모두 제힘으로 마련했어요. 독한년··· 그 동생이 아파트에 갖혀있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들었죠. 제니가 말했죠? 그 아파트단지. 네. 맞아요. 제니 동생이 거기에 갖혀 있어요. 구하고 싶어서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어요, 지금도.. 멍청하게 말이죠. 그렇죠? 멍청하죠? "

그렇게 중얼거리는 써니의 눈에서 두줄기의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과연 제니를 그런 행동을 멍청하다고 말하며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문득 자신에게서 형을 누군가 빼앗아 간다면 어떤 기분일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절로 몸에 힘이 들어갔다.

" 뭐, 뭐에요? "

아직도 멍하니 바위의 팔을 잡고 있던 써니는 갑작스런 바위의 신체변화에 깜짝 놀라 떨어지며 더듬거렸다. 순간적으로 안그래도 두꺼운 바위의 근육이 자신이 느끼기에 두배까지 부풀어 오른 것을 느낀 것이다.

어느새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조금 질린 눈빛으로 바위를 쳐다보던 써니는 다시 슬그머니 그의 옆에 다가가 섰다.

" 죄송해요. 제가 쓸데없는 질문을 했네요. 솔직히 궁금했어요, 당신과 일행들 중에 초능력자가 있다는 소리에 말이죠. 그래서- "

" 오,오빠.. 여기서.. 뭐해요? "

언제 온 것일까?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갑작스런 다희의 목소리에 다시 한번 놀란 써니가 반사적으로 바위의 팔뚝을 잡자 다희의 목소리가 약간 가라앉았다.

" 언제부터.. 아냐, 아닐꺼야. 내가 고백을.. 먼저.. "

고개를 푹숙이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다희를 보며 써니는 괜찮냐고 물음을 던졌다.

" 하아. 나,난 괜찮아..요. 써니 언니라고 했죠? 여긴 왜..? "

" 아 그냥.. 지나가다 바위씨가 여기 서 있길래. 잠깐 이야기를 나눴어요. 바위씨랑 볼일이 있나봐요? "

" 아! 네! 이,있어요. 그,그러니까.. "

" 그럼 전 이만 가볼께요.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네요. 식사준비도 도와드려야 할 시간이니, 그럼 이만.. "

바위에게 눈짓으로 인사를 건낸 써니는 다희를 지나쳐 걸음을 옮겼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손톱을 물어뜯으며 사라질때까지 쳐다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뭔가를 생각하던 다희는 이내 고개를 흔들고 바위의 옆자리로 가 바위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 바위오빠. 제비씨가 찾아요. 그, 이야기 할께 있다고.. "

언제부턴가 바위를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한 다희였다. 도끼가 동갑인데 왜 그러냐고 물었지만 그냥이라며 얼버무린 그녀의 대답에 납득하고 말았다. 일행들 모두 그녀의 정신이 그날 총을 맞은 후, 아니 그전부터 조금 삐뚤어졌다는 것을 이해한 덕분이었다.

" 그래? 가보자. "

괜히 마음이 심란해진 바위는 다희를 보고 미소지으며 몸을 돌렸다. 그 덕분에 용기를 냈는지 슬그머니 손을 들어 바위의 팔짱을 끼며 얼른 대답했다.

" 네, 윗층 놀이터에 다 모여있어요. 어,얼른 가요. 헤헤.. "

금새 기분이 좋아졌는지 다희가 헤픈 웃음을 지으며 기쁜 표정으로 길을 안내했다. 바위도 그런 모습이 나쁘지 않은지 그녀가 이끄는대로 끌려갔다.

우르릉! 꽈꽝!

여전히 사방에서 번개와 함께 굉음이 소리치고 있었다. 언제쯤 끝이 날지 모르는 그런 태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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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쉘터(2) 18.06.20 860 21 19쪽
22 쉘터(1) 18.06.19 901 20 24쪽
21 습격(6) +1 18.06.18 900 18 23쪽
20 습격(5) 18.06.18 898 18 24쪽
» 습격(4) 18.06.18 926 22 19쪽
18 습격(3) +2 18.06.18 999 20 18쪽
17 습격(2) 18.06.18 1,036 21 19쪽
16 습격(1) 18.06.18 1,029 21 21쪽
15 깊은 어둠속에서(5) +1 18.06.18 1,069 25 21쪽
14 깊은 어둠속에서(4) 18.06.18 1,060 25 20쪽
13 깊은 어둠속에서(3) 18.06.18 1,032 26 20쪽
12 깊은 어둠속에서(2) +1 18.06.18 1,090 23 19쪽
11 깊은 어둠속에서(1) 18.06.18 1,178 23 20쪽
10 아포칼립소(5) +2 18.06.18 1,207 23 20쪽
9 아포칼립소(4) 18.06.18 1,241 24 19쪽
8 아포칼립소(3) 18.06.18 1,306 25 21쪽
7 아포칼립소(2) 18.06.18 1,337 29 19쪽
6 아포칼립소(1) 18.06.18 1,475 22 19쪽
5 두개의 죽음(4) 18.06.18 1,627 28 20쪽
4 두개의 죽음(3) +3 18.06.18 1,787 28 22쪽
3 두개의 죽음(2) 18.06.18 1,954 32 21쪽
2 두개의 죽음(1) +3 18.06.18 2,307 28 18쪽
1 Prologue +2 18.06.18 3,016 3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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