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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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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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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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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8.06.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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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깊은 어둠속에서(3)

DUMMY

서울에는 100여개의 변전소가 있다. 그리고 변전소로 전기를 보내는 발전소, 풍력, 수력, 조력, 화력, 열병합, 태양열, 원자력등이 전국에 수백개가 있지만 그중 원자력 발전소의 비중이 절반을 넘게 차지 하고 있었다.

화력, 열병합, 태양열등 사람의 손길과 재료가 있어야 돌릴 수 있는 발전소가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석탄, LPG, LNG, 중유등 원재료수급이 막혔기 때문이었다.

그중 그런 원자력 발전소는 전국에 네곳, 총 20기가 넘는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별다른 재료가 필요한 것이 아니기에 아직도 안전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는 중요한 곳이다. 하지만 그곳에 들어가는 바닷물, 냉각수를 식혀주기 위해 별도로 냉각기가 필요하고 그것은 발전소의 가장 중요한 시설 중 하나였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의 사고도 이런 냉각기의 침수로 인해 터진것이기에 좀비사태 이후 이런 관리를 더욱 신경쓸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네곳의 원전지역은 우선 방어 1순위였다. 아직까지 큰 위험없이 방어할 수 있었기에 전기가 공급되고 군수공장 및 각종 생필품공장이 돌아갈 수 있는 이유였다. 하지만 서울 시내 변전소가 터진 지역은 전기가 끊기고 수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립된 이들의 점점 생존이 힘들어지고 있었지만 정부는 그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지금 고리원자력 발전소가 공격을 당하고 있다. 단순히 몇마리가 습격한 것이 아니라 마치 군대처럼 조직적으로 공격해 온 것이다.

그롸아앗-! 크뢋!

" 모두 사격! 다가오지 못하게 다리를 조준해! 어설프게 머리를 노리지 말란 말야! "

장교들들의 고함소리가 총소리와 좀비의 괴성 사이로 전선을 유지한 곳곳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이미 목소리가 쉬고 갈라지고 있는 그들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최선을 다해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 탄약병! 빨리빨리 탄약 보급안해! 이새꺄! "

보급병에게 고함을 치는 51사단 향토방위군 소속 오상민 중위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좀비의 숫자가 네자리를 넘어서고 있었고 저렇게 일사분란하게 공격, 그것도 야밤에 들키지 않고 수십미터 거리까지 다가와 기습을 행하는 좀비들의 모습이 말이다.

오중위의 상념은 오래가지 않았다. 좀비들이 총알비를 뚫고 바로 코앞까지 도달한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 씨발! 통신병! 통신병 이새꺄! 위에서 아직 무전 안왔어? "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대기중이던 통신병이 무전기를 등에 메고 다가와 말을 전했다.

" 아, 아직 별다른 지시가 없습니다! "

그 말에 오중위는 자신의 최후를 짐작했다. 여기가 자신의 무덤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십대 초반에 군에 뛰어들어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고 생각했던 자신이었다. 불과 몇달전 중위를 달고 얼마나 설레였던가. 그런 기분따위는 눈앞에 죽자고 달려드는 좀비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취를 감추었다. 설마 이렇게 밀릴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었나. 심지어 윗선에서도 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지 않고 있는 듯 보였다.

사실 자신도 얼마전까지 좀비들따위는 총알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다. 주요도시를 수복하지 못하는 것도 민간인의 피해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각종 좀비퇴치 작전, 전술들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효과를 보기 시작하자 나태해졌다. 그 결과가 지금 상황을 만든것이다.

탕! 타탕! 탕!

끊임없이 이어지는 총성을 뒤로 드디어 좀비와 마주친 병사가 발생했는지 비명소리가 군데군데 터져나왔다.

끄아악! 살려줘!

여기서 뒤로 물리기는 늦었다. 만약 물러설 기미라도 보인다면 좀비들이 그 틈을 타고 달려들어 병사들의 목덜미를 물어뜯을게 분명했다. 이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 물러서기에 늦었다! 계속 쏴! 공격! 씨바알! "

오중위도 자신의 K2소총을 들어 한병사를 덮치고 있는 좀비의 대가리를 날려버린 후 비명지르듯 외치며 좀비들에게 총구를 돌려 난사하기 시작했다.

타탕탕! 탕!

서서히 총소리가 줄어들었다. 이미 전황이 완전히 기울었다는 것을 깨달은 몇몇 병사들이 총을 버리고 반대방향으로 도망가기 시작할 때쯤 전선이 붕괴되었다. 도망치는 그들의 뒤로 엄청난 스피드의 좀비들이 덮쳐져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철컥!

어느새 떨어진 탄약대신에 방아쇠를 따라 공이가 빈 허공을 쳐대고 있는 소리가 들려온다. 탄띠에도 남아있는 탄통이 없었다.

통신병의 비명소리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총소리가 들려오지 않자 오중위도 소총을 힘겹게 내렸다. 이미 주변은 좀비로 가득차 있었다. 총알에 맞아 어딘가 날아가거나 몸뚱이 어딘가 구멍이 뚫려있는 좀비는 약과였다. 배가 터진채 뭔가를 줄줄 흘리며 다가오거나 하반신자체가 날라가 두팔로 기어오는 좀비까지.. 지옥의 한장면이었다.

" 젠장.. 이게 뭔짓인지. 큭.. "

그런 좀비들이 마지막 남은 오중위를 건들이지 않고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자포자기하듯이 눈을 감고 있는 오중위는 그냥 이시간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 찾았다. "

그때 들려오는 목소리. 선명한 여자 목소리였다. 오중위는 그 목소리를 듣고 슬며시 눈을 떴다. 그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수많은 좀비들이 갈라지며 길을 텄고 그 사이로 여자의 실루엣이 걸어오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난장판에 어울리는 않는 잘차려입은 모습이었다.

하얀 블라우스에 짧은 디바이디드 스커트와 제법 높은 구두를 신은, 마치 서울 압구정 거리에나 지나다닐 것같은 패션이었다. 짧은 단발머리에 과한 화장이 그녀를 언발란스하게 만들었다. 특히 새빨갛게 칠한 입술은 창백하게 분칠한 얼굴과 대조해 섬뜩하게 보였다.

" 하아~ 힘들잖아. 이런 촌구석까지 내려와야 하다니 말야. 그래도 동족을 찾을 수 있어서 나쁘지 않아. 호호호. "

또렷하고 평온한 한국말. 이런 지옥도에서 울려퍼질 그런 목소리가 아니었다.

" 누,누구..? 왜, 이,이런곳에? "

" 워,워. 너무 궁궁해 하지마. 너도 곧 진실을 알 수 있을테니 말야. 호호호. "

그녀가 나른하게 말하며 다가오자 그에 맞춰 물러서는 오중위였다. 뭔가 말할 수 없는 불쾌함이 느껴지는 그녀에게서 조금이라도 멀어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곧 좀비의 방벽에 막혀 물러서지 못하는 오중위의 눈앞까지 다가선 여자는 붉은 입술을 한차례 햝으며 하얀 손으로 천천히 전투모의 끈을 풀었다.

짧은 머리에 위장크림으로 도배된 얼굴을 따라 내리던 그녀의 손길이 목을 감싸앉으며 갑작스레 자신쪽으로 당겨 품에 앉는 포즈를 취했다. 엄청난 손아귀 힘으로 저항도 못하고 끌려들어간다.

콰드득! 푸학!

단숨에 목줄기를 뜯은 그녀의 입술과 오중위의 군복은 금세 붉은 핏줄기로 물들었다. 그렇게 한참 뜨거운 피를 느끼던 그녀가 오중위를 놓자 그대로 쓰러져 간헐적으로 경련을 잃으키며 몸을 떨었다.

" 하아.. 좋네. "

더욱 새빨개진 입술을 열어 깊은 한숨과 만족을 드러낸 그녀는 이제 경련이 끝에 완전히 죽어버린 오중위의 시체를 내려다 봤다. 그런 시체를 힐로 툭툭차며 말했다.

" 일어나, 시간이 없어. "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시체에 변화가 찾아왔다. 뜯겨나간 목줄기가 서서히 재생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원상태로 돌아왔고 완전히 멈춘 몸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과정이 순식간에 지나고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오중위는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 눈에는 분노, 욕망, 탐욕, 살의등 부정적인 감정뿐이었다.

" 호호호. 그래 새로 태어난 기분이 어때? 좋은 눈빛이야. "

그녀가 손짓을 하자 좀비들이 무언가를 가져왔다. 아까 도망치던 군인들 중 하나였다. 아직 숨을 쉬고 있는 모습은 분명히 살아있는 인간이었다. 그 군인을 오중사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 자, 먹어라. 그리고 우리와 같이 가자. 너의 욕망을 이뤄주지. "

오중사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끈적한 기분을 느끼며 분노, 탐욕등 마이너스한 감정이 폭팔하기 직전이었다. 그런 기분은 살아있는 인간, 자신의 부하였던 군인을 보자 더 이상 주체하지 못했다.

오중사는 좀전부터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힘을 개방하며 군인에게 달려들었다. 전신이 안개에 휩싸인 그의 주위로 플라즈마가 사방으로 튀어나가는 모습이었다. 곧 그 안개 사이로 무언가 뜯기고 박살나는 소리와 함께 깨어난 병사의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런 모습에 끝까지 지켜보는 여자의 웃음소리까지 뒤섞여 사방을 울렸다.

그날 대한민국에 위치한 4개의 원전지역중 고리원자력발전소가 좀비에게 함락당했다. 그 원흉이 수십만마리의 좀비와 변종좀비 한마리라는 사실은 대한민국 수뇌부의 머리를 감싸쥐게 했다. 알수 없는 능력, 플라즈마를 발생시킨 구름으로 전자기기와 두터운 철벽으로 감싸고 움직은 전차들을 무력화 시킨 변종좀비의 소문은 수뇌부를 통해 각 지역방위부대에게 전해지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고리원전이 폐쇄되고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으로 변하는 시점, 서울 및 대다수의 대도시의 전력수급 또한 시한폭탄이 되고 있었다. 이젠 숨어있던 사람들도 생존을 위해 거리로 나와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쾅! 퍼걱!

" 헉헉, 갑자기 좀비들이 늘어난것 같네.. 후우.. "

철물점에서 쇠빠루를 발견해 자신의 무기로 쓰고 있는 제비가 투덜대며 마지막 남은 좀비의 머리를 박살냈다. 쇠빠루의 무개가 만만치 않아 자신의 팔을 주무르며 바위를 돌아봤다.

바위는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싸움을 마쳤다. 그 이유는 난전이 나머지 일행에게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대부분의 좀비들을 끌고 떨어져서 싸운것이다.

이미 바위쪽은 전투가 끝났는지 사방에 머리가 부서진 좀비들로 가득했다. 사방이 좀비체액과 엉켜붙은 핏물, 내장등으로 가득했지만 이젠 익숙한듯 덤덤한 표정들이었다.

" 이쪽은 아무래도 높은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단층, 복층 주택이 많으니까.. 피하기 쉽지 않았을꺼야. 담이 높은 건물은 모르지만.. 휴우.. "

도끼가 철물점에서 구한 솥뚜껑과 비슷하게 생긴 물건을 내려놓았다. 통쇠로 만들어져 일반인은 두손으로도 쉽게 들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도끼는 천생 완력으로 들어 사방을 방어하는 모습은 철벽과 같았다. 그 덕에 일행 대부분이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제비의 빠루나 다희의 쇳꼬챙이도 한몫을 했지만 말이다. 가장 큰 이유는 바위가 대부분의 좀비의 어그로를 끌어갔기 때문이지만.

" 이제 진짜 얼마남지 않았다. 저기 도로만 건내면 바로 앞이야. "

제비의 말에 바위가 이마에서 손을 내리고 동조했다.

" 그래. 고맙다. 자식들. "

여기까지 같이 해준 친구들과 다희를 따뜻하게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 어서가자. "

좀비시체를 헤치고 원룸골목에 들어서는 일행을 가로막는 소리가 있었다.

" 거기 스탑! 여긴 어떻게 왔지? 여긴 원룸연합 지역이야. 다른 곳으로 꺼져! "

아닌게 아니라 골목입구에 뭔가로 막고 있었다. 가전제품, 가구들로 쌓아놓은 방벽이었다. 급조된 티가 나는 것이 만들어진지 얼마되지 않은듯 했다.

일행에게 외치는 소리는 좌측 건물의 옥상부근이었다. 오층짜리 건물에서 그들을 지켜보다 접근을 하니 경고를 한 것이다. 아마 주변에 좀비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소리친 것일 것이다.

그런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제비가 소리쳐서 자신의 상황을 알렸다.

" 어이! 친구들 우리 여기 원룸촌에 식구들이 있어서 데리러 왔을 뿐이야. 남이 아니라고! "

제비의 말에 저쪽에서 당황했는지 잠시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머리를 내밀고 외쳤다.

" 이곳은 전부 한식구다. 너희들이 찾는 사람의 이름을 말해봐! "

그들의 답변에 제비는 바위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잠시 생각한 바위가 고개를 끄덕였다.

" 고차돌, 윤은혜란 이름을 가지고 있어! 식구들만 찾으면 된다. "

" 기다려라! "

그 한마디만 달랑 남기고 내민 고개가 건물 안으로 사라지자 도끼가 투덜댔다.

" 아, 씨발. 뭐냐? 저새끼들. 여기서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거야? 그냥 이딴거 무시하고 들어가자. "

" 아냐, 일단 저들도 살려고 뭉친듯해. 그리고 저들에게 형님과 은혜가 몸을 의탁하고 있을 수도 있어. 성급하게 나서지마. "

제비의 분석에 바위가 끄덕이자 기다리기로 무언의 합의가 끝났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누군가 건물 옥상에서 고개가 내밀어지고 외침이 들려왔다.

" 그런 사람은 없다. 돌아가. "

그 외침에 꽈득 주먹을 쥔 바위가 씹어먹듯이 말했다.

" 다시, 다시 확인해봐. 분명 해나루원룸 304호, 405호에 거주하고 있었다. "

" 다시 한번 말한다. 그런 사람없으니 돌아가라! "

단호하게 말한 남자는 이제 할말없다는 듯이 머리를 감추었다.

" 뭐야? 저새끼. 싸가지 없는.. 그러게 애초에 우리가 가서 확인해보자니까. "

바위는 도끼의 투덜거림도 제비가 뭐라하는 소리, 다희의 위로등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공간에 혼자 서 있는 느낌이었다. 잠시 현기증을 느낀 바위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어설프게 쌓여있는 방벽으로 다가가 쇠사슬을 감고 있는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콰앙!

바위의 주먹에 쌓여있던 물건들이 사방으로 휘날리며 길을 냈다. 마치 폭탄이 터진것 같은 소리와 위력이었다.

" 그래, 이거지. 가자고! "

바위의 돌발행위로 이젠 저들과 척을 지게 된 이상 제비는 최선을 다해 이 상황에 대해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도끼의 말은 귀에도 안들어 왔다. 금방 결론이 나왔다. 직진이었다.

" 그래. 일단 가족부터 만나고 뒷일을 생각하자. 빨리 가자. "

원룸 골목은 생각보다 깨끗했다. 차량 몇대가 이리저리 서 있고 주변에 좀비의 체액과 핏자국들이 보였지만 바깥보다 훨씬 깨끗했다. 아마 골목들 입구를 막고 안에서 좀비들을 하나씩 처리한 듯 보였다. 나름 머리를 쓴 흔적들이었다.

입구 방벽이 터져나가는 소리에 놀랐는지 원룸창문들 사이로 사람들의 실루엣이 비췄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이 무기를 들고 쏟아져나왔다.

" 뭐,뭐야? 너희들 누구야? "

대부분 건장한 남자들로 어설프게 골판지나 옷가지들로 갑옷을 만들어 있고 니퍼, 망치, 장돌이등 주로 타격무기를 들고 있었다. 꽤나 좀비들과 투닥걸려온 경험이 보였다. 초반에 어설프게 나이프, 식칼, 사시미등 무기를 들고 설쳤던 이들은 없었다. 무겁고 긴리치를 가지는 칼이 아닌 이상에는 인간의 뼈중 단단하기가 최고인 두개골을 뚫기에는 그런것들이 큰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까닭이었다.

그런 남자들 중에는 대낮부터 무슨 짓을 한건지 제대로 옷을 여미지도 못하고 뛰쳐나온 인물들도 있었다. 그런 그들을 보며 일행들은 깨달았다. 지금 이시기는 힘이 모든것을 지배하는 시대구나라고.

나온 이들 모두가 남자였고 어느누구도 대표로 나서지 않고 이합집산하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이 원룸촌의 특성상 젊은이들이 많았기에 정치질을 통해 대표를 뽑고 체계적으로 활동하기에 힘든것이 분명했다.

" 우린 저기, 해나루원룸에 식구들을 찾으러 왔다. 너희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것을 약속하지. "

제비가 앞서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그 원룸패거리들은 바위일행과 터져나간 방벽을 번갈아가며 시선을 주고는 약간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 해나루원룸? 누굴 찾는거지? "

그나마 이들중 가장 앞서서 있는 남자는 뭔가 생각이 날듯 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일행에게 물었다. 그때 그 뒤에 서 있는 남자가 생각났다는 듯이 외쳤다.

" 아, 그 병신이랑 붙어있는 여자.. 케엑! "

남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달려온 바위의 손에 목이 잡혀 들어올려졌다.

" 다시 말해봐라. "

꽈드득!

감정없이 그 남자를 들어 올려다보며 낮게 말하는 바위를 보며 멍하니 있던 원룸패거리의 나머지 남자들이 급히 무기를 들어올린다. 감싸 쥔 목에서 뭔가 뒤틀리는 소리가 울려퍼질때 제비가 급히 바위를 말렸다.

" 바위야. 그만해라. 지금은 먼저 형님과 은혜를 구해야해. "

그말에 겨우 이성을 차린 바위가 내던지듯 남자를 놓아주고 주위를 둘러보며 속삭이듯 말했다.

" 마지막 기회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나? "

" 아,아니. 별일없다. 그냥 사소한 마찰이 좀 있었는데, 지금 그들은 원룸에서 한발짝도 안나오고 있어! "

가장 앞에 선 남자가 변명하듯이 급히 말을 건냈다. 그 말에 지긋이 남자를 쳐다본 바위는 그들을 지나쳐 해나루원룸 방향을 걸음을 옮겼다.

바위를 따라 나머지 일행들도 따라 움직였다. 그런 그들에게 걸을 열어주는 원룸패거리는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되는 얼굴이었다.

" 컥,컥! 이 씨발새끼가! 죽어라! "

목을 감싸쥐고 퍼렇게 질린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바위를 향해 어떻게 구했는지 우리나라 경찰이 쓰는 리볼버 권총을 꺼내들고 겨누었다.

탕! 탕! 퍼억!

" 안돼! "

가장 마지막으로 따라붙은 다희는 그런 모습을 확인하고 소리치는 동시에 몸을 뛰어 막았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원룸패거리도 바위일행도 미처 대응하기에 늦었다.

다희의 몸을 꿰뚫고 쏟아져내리는 핏물사이로 바위가 뛰어오는 모습이 느릿하게 보였다. 은혜가 땅바닥에 뒹굴기도 전에 도착한 바위는 그녀를 품에 안아들었다. 그런 모습에 광기가 폭발했는지 리볼버를 연속으로 당기며 외쳤다.

탕! 탕! 탕!

" 씨발 새끼가 뒤질라고, 나를 무시하지 말라고! 이 개새꺄! "

퍽퍽퍽! 총구방향에서 등을 돌린 바위의 등에 리볼버 총알이 박히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옷에 구멍이 뚫렸지만 핏줄기는 없었다. 그 사이에 달려든 제비와 도끼가 리볼버를 쳐내고 죽빵을 날려 제압하였다.

멍하니 그 광경을 구경하던 원룸패거리들이 한발짝 물러서며 급히 변명했다.

" 아,아니 저새끼 언제 권총을 감춰둔거야.. 이거 협정위반이야. 우린 아무 잘못없어. "

그 사이에 원흉을 묵사발로 만든 도끼가 몸을 돌려 바위를 봤다. 여진히 등을 돌린채로 다희를 품에 앉고 있었다.

" 괜찮냐? 어디 보자. 야! 바위야! "

" 난, 괜찮아. 다희가··· "

본래 리볼버계열은 명중률이 낮아 몇미터만 떨어져 있어도 초보자는 목표물을 맞추기 힘들었다. 그런데 다희의 경우는 워낙 가까웠고 정확히 총구로 뛰어들었기에 맞은 경우였다.

그녀는 복부와 가슴사이를 뚫고 간 총알때문에 피를 토해내고 있는 부위을 꾹누르고 있는 바위를 보며 겨우 입을 때었다.

" 괘,괜찮아? 헤헤.. 나 죽는거야? 응? 나.. 나.. "

" 말하지마. 다희야. 치료를 해줄테.. "

" 아니, 아니.. 꼬,꼭 하고픈 말.. 이 있어. 하아.. 힘드네. 졸립고.. 나, 나 바위를 좋아하면 아,안될까? "

그동안 자신을 지켜보기만 한 그녀를 바위도 조금씩 느끼고 있었다.

" 그래. 그래도 돼.. 살아서 만나야지. 조금, 조금만 참아. "

" 헤에. 그럼 나아.. 고,고백하,한거.. "

잡고 있던 다희의 손이 힘없이 떨어져 내리자 품에 꼭 안으며 바위가 소리쳤다.

으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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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습격(5) 18.06.18 1,265 20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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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깊은 어둠속에서(4) 18.06.18 1,366 29 20쪽
» 깊은 어둠속에서(3) 18.06.18 1,329 29 20쪽
12 깊은 어둠속에서(2) +1 18.06.18 1,444 27 19쪽
11 깊은 어둠속에서(1) 18.06.18 1,525 25 20쪽
10 아포칼립소(5) +2 18.06.18 1,564 27 20쪽
9 아포칼립소(4) 18.06.18 1,622 27 19쪽
8 아포칼립소(3) 18.06.18 1,728 31 21쪽
7 아포칼립소(2) 18.06.18 1,765 32 19쪽
6 아포칼립소(1) 18.06.18 1,940 26 19쪽
5 두개의 죽음(4) 18.06.18 2,122 33 20쪽
4 두개의 죽음(3) +3 18.06.18 2,365 32 22쪽
3 두개의 죽음(2) 18.06.18 2,581 37 21쪽
2 두개의 죽음(1) +3 18.06.18 3,131 32 18쪽
1 Prologue +2 18.06.18 4,262 4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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