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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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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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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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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혼란(3)

DUMMY

바위 쉘터내 무력부 청사는 가장 큰 마켓이 자리잡고 있는 상봉역 근처의 한 빌딩 전체를 사용하고 있었다.

위급상황시 지하철 선로를 통해 이동이 쉬운것도 있었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거점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한 위치였다.

그 건물로 속속이 소속 대원들이 입장하고 있었다. 그런 이들을 보면서 입장을 하고 있는 송일섭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 응? 외부에 나갔던 양대 팀원들도 모두 복귀했네? 진짜 무슨 일이 벌어진건가? "

무력부 조직은 수장인 바위가 부재중이었기에 그 아래 있는 두개의 팀장들이 대행하고 있었다. 그 두개의 팀원들은 무력부내에서도 가장 강력한 능력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이들로 꾸려져 있었고 항상 외부 작전을 나가있었기에 쉽게 볼 수 없는 인물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눈에 보인다는 말은 예상했던 훈련상황이 아닌 진짜 뭔가 있다는 반증이었다.

하지만 송일섭의 궁금증을 해결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단지 소식에 따라 모일 위치로 걸음을 옮길뿐이었다.

예정된 장소는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 대강당이었고 높다란 빌딩의 입구를 지난 송일섭은 그곳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이미 소식을 들은 많은 사이퍼들이 자리를 잡고 숙덕거리는 모습이 보였고 처음보는 인물들의 얼굴도 보였다. 그들이 입고 있는 복장을 봐서는 다른 부처 인물들로 보였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장 앞쪽에 자리잡고 있는 레밍부대 부대장 메르스의 잘생긴 얼굴과 그의 곁에서 키히힛거리는 소음을 내고 있는 콜레라의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레밍부대는 사이퍼, 일반인을 가리지 않고 사스팀의 팀장 사스를 광적으로 추종하는 무리들로써 쉘터내에서도 이단취급을 받고 있는 인물들의 집단이었다.

그곳의 부대장인 메르스는 일반인임에도 가장 오랫동안 사스의 보살핌을 받았다는 이유로 선임이 되었고 의외로 부대를 잘 이끌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 옆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콜레라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은 비밀도 아니었다.

여튼 쉘터 제일 무력부대인 두 팀을 비롯해 수많은 인물들이 대강당에 속속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 잔뜩 긴장한 송일섭은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이 알고 있는 얼굴이 있는지 살펴보았지만 워낙 많은 인물들이 모여들고 있는 시점이라 찾기가 어려웠다.

생각보다 이 조직은 분업화와 조직화가 잘되어 있어서 자신들의 조원과 윗선, 몇몇 사이퍼들의 안면만 알고 있는 송일섭으로써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그의 어깨를 누군가 툭 건들였다. 화들짝 놀란 송일섭은 급히 고개를 돌려 확인을 했다.

" 조장, 뭘 그렇게 두리번 거려요? "

자신의 어깨를 두드린 인물은 자신의 조, 술일조(戌一組)의 조원인 박상원으로 그 넙대대한 얼굴로 웃음을 짓고 있었다. 훈련상황이 아니라는 사실이 그를 기쁘게 한듯 보였다.

자신의 술일조는 구미에서 같이 지내던 타격대의 사이퍼들이 그대로 이어진 조(組)로써 다행히도 그 인원 그대로 같은 조원으로써 유지할 수 있었다. 물론 구미타격대 인물외에도 외부에서 별개로 활동하던 사이퍼 몇명이 배속되었지만 그리 큰 문제는 없었다.

처음 이곳에 들어올때만 하더라도 타격대 대원들은 산산이 찢겨져 별도의 조로 배속될줄 알았던 송일섭으로써 의외였지만 얼마가지 않아 이해할 수 있었다.

송일섭이 느끼기에는 바위모임은 굳이 그들을 견제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들 조원 전체, 8명이 한꺼번에 덤벼도 상위 두팀의 팀원 한명에게도 미치지 못하는 무력이었고 각 팀원들의 전력을 다 합쳐도 팀장의 무력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그 격차는 하늘과 땅차이였다. 어떻게 이 사실을 아느냐하면 자신들을 훈련시키는 인물이 다희팀의 팀원인 은월이었기 때문이다.

은월의 입에서 직접 그런 사실을 들을때만 하더라도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에 벌어진 각 팀장과 팀원들 간의 대련을 보고나서는 믿을수 밖에 없었다.

차라리 죽는게 나을 정도로 팀원들이 철저하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들을 다 합쳐도 못이기는 괴물이 바위라는 말에는 정말 믿을 수,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쉘터에 없지만 그렇게 소속 사이퍼들은 괴담 비슷하게 전해지는 바위의 활약과 무력을 들으며 훈련을 받고 있었고 그 결과 한편으로 바위에 대한 경외심이 싹트고 있었다.

일종의 우상화에 이은 세뇌작업으로 제비가 고안해내고 사스와 다희가 동참한 일은 비밀이었다.

송일섭은 그런 박상원이 자신의 옆자리에 자리를 하자 내심 안도가 된 그는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 근데 무슨 상황이길래 이렇게 많은 인원들과 타 부처사람들까지 모여드는거지? 혹시 알고 있는거 있냐? "

송일섭은 그렇게 박성원을 향해 물었지만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다. 조장인 자신이 모르는 사실을 겨우 조원인 그가 알 수 있을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 어, 조장. 이야기 못들었어요? 요근래 쉘터내에서 짜리시처럼 나돌고 있는 그 소문.. "

그런 송일섭의 기대를 배신하기라도 하듯이 당연하다는 목소리로 반문을 하는 박상원이었다.

" 뭐? 뭔 소문? 자세히 이야기 좀 해봐. "

" 에이. 조장은 일 끝나면 바로 집으로 달려가니까. 그렇죠.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이야기에요. 저번에 쉼터에서 타 부처사람들과 술한잔하면서··· "

쉘터내에는 쉼터라는 이름의 술집 겸 휴식공간이 곳곳에 존재했다. 여기에도 각자의 위치에 따라 출입여부가 갈리는데 사이퍼들은 최상급대우를 받으며 어디라도 갈 수 있었다.

이어지는 박상원의 이야기는 이랬다.

제주도를 거점으로 하고 있는 지구정부의 존재와 그 의장으로 뽑힌 문대통령. 그리고 그가 구상하고 있는 북진정책과 신세계 박멸 프로젝트등. 꽤나 복잡한 이야기와 정치가 섞여 있는 이야기였다.

" 미친··· 그럼 결국에는 북한을 먹어서 통일한국을 만들겠다는 이야기잖아? 이야. 문대통령이 나름 제 역할을 하고 있네? 부수적으로 그 신세계진 뭔지 하는 것들도 처리하고 말야. "

" 에효, 조장. 그 반대죠. 신세계를 처리하는 작업의 부수적인 효과로 우리나라가 북한까지 진출하는거죠. 생각해보세요, 왜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 통일을 위해 힘을 보태겠어요. 결국 그 지구정부라는 조직의 의장이라고 해도 결국은 이사회의 공감과 동의를 얻어야 가능한거에요. 뭐, 어쨌던 그런 일을 추진한것은 대단한 일이죠. "

" 그래? 여튼, 그것과 지금 이 상황이 무슨 상관···? 혹시 우리도 그 전쟁에 참여하는 건가? "

" 글쎄요. 통일도 좋고 신세계 박멸도 좋은데, 그것보다는 우리 목숨이 제일 소중한법이죠. 일단 수뇌부에서 결정을 내린후 우리에게 이렇게 알려주려고 모이라고 한거 아니겠어요? "

박상원이 약간은 부정적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의 말대로 애국심이나 민족성이니 하는 말들은 과거의 유산이나 다름이 없었다.

지금은 말그대로 생존의 시대였고 그 무엇보다 자신의 가족을 비롯한 주변인들의 안위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었다.

물론 그런 자신들의 테두리가 되어준 바위모임의 명령에는 복종해야 겠지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생각은 전혀 없는 그들이었다.

그렇게 두런두런 현 정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그들은 한순간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다.

연단으로 올라서는 인물들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정말 가끔 보이는 바위모임의 간부들로써 무력부의 두 팀장, 사스와 다희를 포함한 말그대로 실세들이었다.

대강당은 대략 이천석규모의 장소였고 그런 곳에 빽빽하게 많은 인물들이 자리를 하고 있었고 심지어 늦게 온 이들은 통로에 서 있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많은 수의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이들 대부분 바위모임에서 한자리씩 하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인듯 연단으로 올라서는 간부들을 알고 있는 것처럼 순식간에 대강당에 적막이 흘렀다.

급격하게 불어난 바위모임의 인구증가로 아주 초기 쉘터에 자리하고 있지 않거나 어느정도 위치에 있지 않는 이상 간부들의 얼굴을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였기에 이곳에 모인 이들은 쉘터에서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간부들은 연단에 오른 뒤 자신의 자리를 찾아 배경처럼 그 자리에 앉았고 가장 먼저 전면으로 나선 인물은 중년의 남자, 일명 사장이라고 불리는 실세중의 실세인 운영부의 수장이었다.

과거 어디서 조직생활과 중견기업을 이끌었다는 소문의 그는 많은 나이에도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고 두눈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본래 이런 자리에서는 허례허식이 먼저 나오고 식순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예전의 일반적인 흐름이었겠지만 지금은 그런 과정들이 다 사라졌다.

" 반갑다. 모두 모였나? "

사장의 짧고 굵은 목소리가 대강당을 울렸다. 그는 곧 그렇다는 신호를 받은 것인지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서 말했다.

" 좋아. 여기에 갑자기 왜 모인것인지 궁금하겠지? 그 답을 해주지. 우린 지구정부의 신세계 박멸 프로젝트에 참전을 한다. 거기에 따른 몇가지 사항을 통보하려고 한다. "

그런 사장의 말에 조용했던 대강당이 웅성거리는 소리로 가득찼다. 대부분 그 프로젝트를 알고 있었지만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심내리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 조용! 이번 결정은 바위가 직접 내린 결정이다. 그리고 우리 모임의 모두가 참전을 하는 것이 아닌 지원자만 참가하도록 한다. 지원자는 그 댓가로··· "

사장은 뒤이어 지원자에게 따르는 혜택을 나열했고 강당에 모인 인물들은 숨죽여 그의 말을 경청했다.

나쁘지 않았다. 그 전쟁에 참여한다고 해서 꼭 최전방에 나갈 것이라고 확정된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바위가 직접 참전한다는 말은 무력부 소속 대다수가 두눈을 빛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일단 바위의 눈에 든다는 말은 쉘터에서 중심부로 나아갈 수 있는 대로를 닦아놓는다는 말과 일맥상통했고 그 말은 중심권력을 잡는 것이었기에 권력욕이 강한 인물들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애초에 바위모임이 만들어지고 이렇게 십만이 넘는 도시로 만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상하로 나뉜 계급제도와 보상시스템 때문이었다.

예전의 민주주의 체제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제도였지만 사장은 단호하게 그런 시스템을 채용했다.

아니 예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제도를 아예 드러내놓고 실시한 것이었다. 돈, 권력등 자본주의가 감추고 있던 계급을 지금은 각자의 능력, 쓸모등으로 나눈것이다.

송일섭이 심각한 얼굴로 고민을 하고 있자 그 옆에 앉아 있던 박상원이 옆구리를 콕 찌르며 주위를 환기시켰다.

" 조장, 무슨 고민? 설마 저기에 참전하려고 하는건 아니지? 난 반대야. 잘 살고 있는 지금에 와서 더 이상 무엇을 얻겠다고 목숨을 걸고 나가? 태어날 아이를 생각해야지. "

박상원의 말은 일견 타당했다. 문제는 지금처럼 평온한 일상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느냐의 문제였다.

언제 다시 좀비웨이브가 시작되어 쉘터가 휩쓸려 나가거나 혹은 다른 조직, 국가등과 척을 지게되어 상호 전쟁을 벌일지등등 변수가 너무 많았다.

그것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위치에 올라야 했다. 최소한 장기말이 아닌 훈수를 두는 위치까지 말이다.

꼭 그런 문제가 아니라도 이 바위모임의 잠재력은 자신이 느끼기에 한 국가를 뛰어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일들이 해결된 후, 어떤 모습이 될지는 몰라도 그때를 위해서 보다 높은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그것이 송일섭이 가진 야망이면서 앞으로 만들어질 자신의 가족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뒤섞여 있는 복잡미묘한 상황이었다.

사장의 말이 끝난후 제비, 도끼가 그에 관한 말을 전했지만 송일섭은 그들의 말에 집중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사스가 나서자 무력부 소속으로써 저절로 긴장되는 것은 송일섭도 어쩔수 없었다. 예쁘장한 얼굴을 대각선으로 가르는 흉터는 오히려 그녀를 강인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내고 있었고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 고민하지 마라. 새끼들아. 바위와 함께 선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희같은 쪼무래기들에게는 엄청난 영광이니까. 좆만한 새끼들이 배부르고 등따시다고 현실에 안주를 하려고 해? 아직 우리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현재 진행중이라는 것을 명심해. " 그녀의 기세는 대강당을 뒤덮으면서 모두의 어깨를 짖눌렀다. 단순히 느낌이 아닌 실체적으로 다가오는 힘이었다.

한참으로 대강당에 앉아 있는 이들을 노려보던 사스가 몸을 돌리자 그제야 해방이 된 듯 사방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대다수가 땀에 흠뻑 젖은 몰골이었다.

그런 이들 중 하나였던 송일섭 역시 긴장한 얼굴로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느끼며 생각을 잠겼다.

' 가지고 싶다. 저 힘, 능력, 배포까지. 바위라는 사람을 따르면 저렇게 될 수 있는 건가? '

남녀를 떠나서 한명의 인간으로써 그녀가 가지고 있는 모든것들이 부러웠다. 마치 전쟁중인 대군의 앞에서 나를 따르라는 외침을 토하는 대장군을 바라보는 병졸의 심정일까.

그렇게 각부의 수장들이 몇마디를 하고 난후로는 그 아래에 위치한 이들이 나와서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와 몇가지 제도변경사항이나 바뀐 규칙들을 이야기 했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 흠. 술일조, 조장 송일섭이라··· 그래, 뭐때문에 이 전쟁에 참가하려고 하는거지? "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하루에 한번쯤 스쳐지나갈 정도의 인상을 가진 그런 남자가 송일섭에게 조용히 물었다.

" 네, 안테나님. 저는··· 사스님처럼 강해지고 싶습니다. 그리고 장기말이 아닌 그것을 움직이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

" 강해지고 싶다라, 그래 어쩌면 전쟁만큼 그 위기를 겪은 이들만큼 강해지는 방법은 없지. 서류를 보니 태어날 아이와 부인이 있는데 괜찮은건가? "

안테나가 송일섭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며 묻는다. 이질적인 에너지가 그의 뇌리를 톡톡 건드리는 느낌을 송일섭이 받고 있었다. 그의 특기를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정신간섭의 능력을 가진 안테나는 인간의 내면을 쉽게 파악해 거짓과 진실을 가려내는 그의 능력으로 지원부 산하의 인력관리팀의 팀장으로 재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대규모 전투가 벌어질때는 무력부로 편입되는 특수한 위치였지만 그의 능력은 이 분야에서 최고였다.

" 상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생각을 가족에게 전달했고 동의를 받았습니다. "

" 그래? 전투실적도 나쁘지 않고 가족까지 있는 사이퍼. 좋군. 알았네, 돌아가서 기다리도록. "

안테나의 긍정적인 대답을 들은 송일섭은 결연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켜 방을 나섰다.

그런 그의 눈에 길게 늘어선 지원자들의 얼굴들이 눈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들이 참가를 원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런 이들에게서 눈을 돌린 송일섭은 돌 씹은 얼굴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조원들에게 말문을 열었다.

" 왜그래, 이건 기회야. 자주 오지 않을 기회. 지금 이 쉘터는 정체되어 있어. 몇달동안 인구의 유입은 있지만 특별한 사건이 없어 고여있다는 말이지. 그걸 상부도 파악을 하고 돌파할 구멍을 만들어둔거야. 정신차려, 도전하지 않는 자는 성취를 얻을 수 없어. "

" 휴우, 조장 말은 알겠는데··· 굳이 이번만이 기회일까요? "

" 맞아요. 조장, 이번에 결혼해서 신혼인 조원들도 있고··· 또.. "

" 그만. 너희들의 의견은 존중한다. 선택은 각자 개인의 것이다. 난 이미 선택을 했고 너희들에게 강요하지 않아. 조만간 결정이 나면 새로운 조장이 오던지 아니면 누군가 조장으로 올라가겠지. 그것 또한 너희들에게 기회이니 말야. "

뭉쳐있던 조원들은 이미 그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서로에게 눈치를 봤다. 그런 모습에 송일섭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다.

결국 인간은 자신이 가진 한계를 스스로 정한다. 누군가는 자신의 감싸고 있는 테두리에서 만족을 하고 누군가는 테두리를 벗어나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려 한다.

그런 이들이 잘잘못을 따지는게 아니다. 다만 조금 안타까울 뿐이었다. 한발짝만 내디디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데, 그것을 결정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말이다.

그런 말을 남긴 송일섭은 걸음을 돌려 자신의 보금자리를 향해 갔다.

문득 만삭의 아내가 보고싶어지는 그런 화창한 날과 반대로 서글퍼지는 감정이었다.

모임의 결정은 빠르게 났다.

당연하게도 송일섭은 거기에 포함되었고 기뻐하지도 않은 표정으로 조원들에게 통보를 하고 술조(戌組)가 점유하고 있는 본부에서 짐을 쌌다.

이제부터 특수본부가 마련된 건물로 이동하게 되었기에 별다른 환송식 없이 조용하게 거처를 옮긴 송일섭이었다. 조원들도 그런 송일섭을 말없이 배웅해주었다.

아마 이 넓은 바위모임에서 그들이 다시 만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물론 오가다 볼 수는 있겠지만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섰기에 직접적인 대면은 힘들것이 분명했다.

송일섭은 각오를 다진 얼굴로 특수사이퍼팀의 정문을 힘차게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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