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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희망고문’ 이대형, 유망주 껍질 언제 벗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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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형이 타격의 약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빠른 발도 무용지물이다. ⓒ LG 트윈스

 

 

'슈퍼소닉' 이대형(29)은 LG 트윈스 팬들 사이에서 애증의 스타로 통한다.

186cm의 훤칠한 키와 잘 생긴 외모에 리그 최고의 빠른 발을 바탕으로 LG의 스타계보를 이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매년 희망고문만 반복했기 때문. 하지만 워낙 스타성이 높아 포기하기도 아까운 인재다.

그래서 일까, LG의 사령탑들은 바뀔 때마다 이대형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시즌 전 강력한 1번타자 후보로 치켜세우고 쉼 없이 타격자세를 고치며 그를 활용하고자 노력했다. 팬들도 이용규-이종욱 등과 함께 '톱타자 빅3'으로 꼽으며 언제나 그를 주목했다.

하지만 이대형은 이상할 정도로 발전이 없다. 간간이 맹활약을 펼치기도 했지만 막상 시즌이 끝난 후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07년 타율 0.308로 3할을 딱 한번 넘긴 게 커리어 하이다. 벌써 프로에서 10시즌을 뛰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제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익히 잘 알려진 것처럼 이대형의 최고 무기는 빠른 발이다. 제아무리 견제가 심해도 이대형은 보란 듯이 도루를 성공시킨다. 도루 능력만 놓고 보면 전성기 이종범과 겨뤄도 뒤지지 않는다.

주력에 자신이 있다 보니 리드도 넓게 가져가고, 투수의 투구 폼을 빼앗는 스타트도 수준급이다. 여기에 좋은 타이밍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성공시킨다. 그가 주자로 나가면 상대팀 입장에서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니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구사한다고 해도 출루율이 낮으니 실질적인 팀 공헌도는 높지 않다. 그는 통산 타율이 0.263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상대팀에 큰 위협을 주지 못한다. 정면승부를 통해 아예 루상에 나가는 것 자체를 봉쇄하면 된다.

이대형에게 빠른 발은 '양날의 검'이다. 주루와 수비 시에는 큰 이점으로 작용하지만 타석에서도 너무 발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일단 뛸 생각만 가득해 타격 시 오른쪽 어깨가 일찍 열리며, 스윙이 채 끝나기도 전에 1루로 스타트를 끊는 모습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평범한 땅볼을 치고도 상대투수와 내야진을 긴장시키는 능력은 인정할 만하지만 질 좋은 안타가 나올 확률은 떨어진다.

이순철-이종범-전준호-이용규 등 역대 정상급 톱타자들은 하나같이 뛰어난 타격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빠른 발을 떠나 일단 타석에서 정확하게 공을 맞춰 안타를 만들어내는데 집중했고 이후 루상에 나가서 다시금 주루플레이에 솜씨를 보였다.

아무리 강속구를 지닌 투수라 해도 변화구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 빠른 직구를 뒷받침해줄 낙차 큰 변화구가 있을 때 강속구의 위력도 살아날 수 있다. 이대형도 마찬가지로 수준급 타격실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빠른 발은 무용지물이다.

물론 이대형 역시 이 같은 자신의 약점을 알고 있다. 매 시즌 타격 폼 수정에 심혈을 기울이는가하면 파워를 키우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학창 시절부터 몸에 밴 나쁜 습관은 쉽게 고쳐질리 없다.

때문에 벌써 10년차인 이대형이 무리하게 타격 자세를 고치는데 매진하기보다는 자신이 스타일을 고수하는 게 유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하는 코스로 땅볼을 치고 내야안타를 노리는 등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것도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 최대한 볼을 많이 보는 노력을 통해 선구안을 끌어올린다면 금상첨화다.

이대형은 한때 자신보다 현저하게 낮은 평가를 받았던 이용규를 참고할 필요도 있다. 이용규는 체구도 작고 발도 리그 상위권 톱타자들에 비해 느린 편이다. 선구안 역시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용규는 자신이 잘하는 밀어치기를 특화시켜서 안타제조기로 거듭났고 나중에는 당겨 치는 기술까지 갖췄다. 선구안의 약점은 '용큐놀이‘로 불리는 특유의 커트기술로 커버한지 오래다. 공격적으로 방망이가 나가면서도 쉽게 아웃되지 않는 이유다.

이대형 역시 이용규가 그랬듯 자신이 잘하는 부분을 최대한 살려 까다로운 스타일로 변신하는 것이 현명하다. 하루아침에 안 되던 타격과 취약한 선구안이 동시에 살아나기는 힘들지만, 장점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는다면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다.

과연 이대형은 만년기대주의 탈을 벗고 진정한 LG의 톱타자로 거듭날 수 있을까. 레벨업이 더딘 슈퍼소닉을 지켜보는 팬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윈드윙-


댓글 4

  • 001. Lv.11 후르뎅

    13.01.23 16:09

    으앙 이대형 좀 잘해줘요. sk나이츠는 10년만에 6강 가는데 엘지는 내년에도 못 가면 11년이야~.

  • 002. Personacon 윈드윙

    13.01.23 19:57

    그러게요 이대형은 될듯될듯 안되네요 ㅠㅠ

  • 003. Lv.68 이가후

    13.01.27 16:05

    저는 이대형이 엘쥐의 전설이 될 줄 알았습니다... 이제는 오지환을 믿고 있는 중...

  • 004. Personacon 윈드윙

    13.02.06 06:50

    그러게요..ㅠㅠ 이대형은 좀처럼 탁 치고나가지를 못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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