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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ERA 4.33' KIA 앤서니…애증의 중무리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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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르루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앤서니 르루(30)는 팬들 사이에서 ‘애증의 클로저’로 불린다.

특유의 성실함을 바탕으로 골칫거리였던 뒷문을 지키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쉬운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마인드만 놓고 보면 앤서니는 외국인 선수로서 훌륭하다. 지난 시즌 선발투수로 합류한 앤서니는 호라시오 라미레즈와 동반 부진, 퇴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이후 평균 이상의 활약으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성적 자체만 놓고 보면 아쉬웠지만, 좋은 성격을 바탕으로 팀에 잘 녹아든 부분을 높이 샀다는 후문이다.

앤서니의 마인드는 올 시즌 더 빛났다. 마무리가 없어 고민하던 선동열 감독은 클로저 역할을 주문했고, 앤서니는 호탕하게 받아들였다. 선수생활의 대부분을 선발투수로 뛰었던 점을 감안했을 때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세이브 부문 1위(20세이브)를 달리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괜찮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참담하다. 평균자책점이 무려 4.33에 이르기 때문이다(피안타율 0.299).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하고 있는 오승환(0.40)-봉중근(0.96) 등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럼에도 앤서니에 대한 KIA 팬들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사실상 올해가 선수생활의 첫 마무리투수 시즌이기도 하고, 두껍지 못한 불펜 사정상 8회부터 등판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중무리(중간계투+마무리)’에 가까웠다. 그렇다보니 앤서니는 벌써 35.1이닝을 헌신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런 신뢰와 애정도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등판할 때마다 안타를 얻어맞고 스스로 터프세이브 상황을 자초, 지켜보는 이들을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세이브를 올리더라도 매번 안타와 실점을 허용하는 등 깔끔하게 끝내는 경기가 없다. 몇 번의 중요한 경기에서 블론 세이브를 저지르며 팀 하락세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28일 대구구장서 있었던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전은 이러한 앤서니의 약점이 여실히 드러난 한판이었다.

이날 KIA는 나지완의 투런홈런 등을 묶어 5-3으로 앞선 채 9회말을 맞이했다. 2점차 리드를 안고 9회 등판한 앤서니는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무려 3실점, 5-6 역전패를 자초했다. 좋지 않은 구위와 컨디션 속에도 공격적으로 정직한 승부를 펼친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시즌 4번째 블론세이브. 이 부문에서도 공동 1위다.

앤서니는 짧고 간결한 팔스윙에서 나오는 묵직한 강속구를 보유했다. 시속 150㎞를 상회하는 직구를 코너 구석구석에 꽂아 넣으며 힘으로 타자들을 제압한다. 주자 견제능력도 뛰어나고 베이스 커버 및 백업 플레이도 좋다. 선 감독이 앤서니를 마무리투수로 낙점한 이유다.

하지만 앤서니의 무기는 그뿐이다. 직구를 더 빛나게 할 위력적인 변화구가 없다. 그렇다보니 구위가 떨어진 날이면 상대 타자들에게 수를 읽혀 얻어맞기 일쑤. 이럴 경우, 최대한 노련하게 제구에 더 신경쓰는 투구를 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공격적인 성향 탓에 실투비율이 높아지면서 집중타를 맞고 있다.

KIA 입장에서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송은범은 여전히 부진을 떨치지 못하고 있고, 사이드암 신승현도 구위가 떨어진 상태다. 박지훈의 구위도 꽤 회복됐지만, 아직 볼과 스트라이크의 차이가 확연할 정도로 컨트롤이 덜 잡혀 지켜봐야 한다.

당장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KIA로서는 당분간 앤서니에게 힘겨운 뒷문을 맡길 수밖에 없다. 애증의 클로저, 아니 애증의 중무리를 향한 KIA팬들도 그래서 더 답답하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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