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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싸움꾼 진화' 쇼군 브라질리언 킥 장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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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UFC 라이트헤비급에서 활약 중인 ‘대장군’ 마우리시오 쇼군(32·브라질)은 싸움꾼으로 불리는 파이터다.

넘치는 파이팅을 바탕으로 상대를 가리지 않고 전면전을 즐기는 쇼군은 ‘악의 소굴’ 슈트복세 출신답게 근성과 공격본능 만큼은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다.

프라이드 시절 쇼군은 실질적인 동 체급 일인자였다. 프라이드에 막 입성했을 때만 해도 채 여물지 않은 미완의 대기라는 평가가 높았지만, 그러한 혹평을 비웃듯 퀸튼 잭슨-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히카르도 아로나 등 정상급 강자들을 연파했다. 당시 챔피언이 의형제처럼 지냈던 반더레이 실바가 아니었다면 진작 벨트를 두르고 군림했을 가능성이 크다.

쇼군의 장점은 빼어난 적응력이다. 프라이드 시절 타격-그라운드 어느 것도 정상급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웠다. 오히려 타격의 경우, 유도가 출신인 나카무라 카즈히로에게 펀치 대결에서 밀려 물주먹이라는 혹평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상대를 이기는 법을 알았고 해당 단체의 룰을 누구보다 잘 활용한 선수였다. 타격-그래플링-클린치 등 상대의 약한 부분을 콕콕 찍어 공략하거나 기세와 체력으로 잡아먹었다. 요즘 UFC 선수들처럼 미리 전략적으로 꼼꼼하게 짜 실행에 옮긴다기보다는 경기 중 본능적으로 승리 메뉴얼을 가동하는 느낌이 짙었다.

쇼군은 MMA 역사상 ´스탬핑 킥(stamping kick)´과 ´사커 킥(Soccer kick)´을 가장 잘 구사하는 선수였다. 상대에게 치명타를 입히거나 마무리용으로 쓰기도 했지만 스텝을 묶거나 다음 동작을 위한 페이크 동작으로도 곧잘 활용했다. 일단 상대가 바닥에 등을 대고 눕기만 하면 다양한 레퍼토리로 괴롭히기 일쑤였다.

그런 쇼군에게 UFC 진출은 상당한 모험이었다. UFC 룰에서는 스탬핑-사커킥이 금지된 기술이고, 대신 프라이드 출신들에게 생소한 팔꿈치가 허용됐기 때문이다. 무에타이 선수가 복싱무대에 진출하는 꼴이었다.

포레스트 그리핀에게 UFC 데뷔전에서 패할 때 만해도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그리핀이 자신에게 익숙한 무대에서 우월한 신체조건을 살려 편안하게 경기했던 것과 달리 쇼군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하지만 역시 쇼군의 적응력은 남달랐다. 그라운드 타격을 쓸 수 없게 된 쇼군은 타격 강화에 남다른 신경을 쏟았다. 특히, 연타보다는 한 방의 파괴력이 실린 펀치 카운터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러한 쇼군의 노력은 금세 결과물로 돌아왔다.

열세를 예상했던 척 리델전에서 깜짝 놀랄 카운터를 꽂으며 TKO승을 따내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킥과 가드에도 많은 신경을 썼던 쇼군은 발차기 마스터로 불리던 료토 마치다와의 킥 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이러한 쇼군의 변신은 그리핀과의 2차전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팽팽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쇼균은 1라운드 초반 너무도 가볍게 그리핀을 펀치로 때려 눕혔다.

이러한 쇼군의 변화에 큰 영향을 준 인물은 다름 아닌 안드레 디다(30·브라질)였다. 슈트복세 경량급의 비밀병기로 불렸던 그는 기대만큼 좋은 결과는 내지 못했지만 카운터 펀치 하나만큼은 인정받았던 선수다. MMA무대는 물론 K-1 월드맥스의 황제로 불렸던 쁘아까오 포 프라묵(30·태국)과의 입식대결에서도 선전 했을 정도다. 결과는 패배로 끝났지만 1라운드에 엄청난 카운터를 맞추며 하마터면 쁘아까오를 넉 아웃으로 꺾을 뻔 했다.

그러나 쇼군은 최근 오랜 동료이자 코치였던 디다와 작별을 고했다. 현 챔피언 존 존스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당한 것은 물론 댄 헨더슨-알렉산더 구스타프손 등 상위권 강자들에게 연이어 고배를 들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쇼군은 최근 새로운 코치 글라우베 페이토자(40·브라질)를 맞이했다. 프란시스코 필리오-에베우톤 테세이라 등과 함께 브라질 극진가라데 계를 대표하는 그는 한때 K-1 월드그랑프리 결승전까지 진출할 정도로 쟁쟁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입식타격계 거물이다. 특히, 변화무쌍한 궤도로 입식 선수들 사이에서도 방어가 어렵기로 소문난 ‘브라질리언킥’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이은 패배로 자존심이 잔뜩 구겨진 쇼군은 다음달 16일(한국시각) UFC 161에서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와 두 번째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프라이드 시절 전설적인 접전을 펼친 바 있는데 당시엔 근소한 차이로 쇼군이 승리했다. 페이토자의 영입은 스타일 변화라는 장기적 효과는 물론 복싱과 니킥 기술이 뛰어난 호제리오를 겨냥한 단기적 효과까지 동시에 노린 카드라는 분석이다.

내리막길이라는 저평가를 딛고 다시금 정상권을 향해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싸움꾼’ 쇼군의 진화를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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