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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에드가 제거’ 헨더슨…좀비 앞 진흙탕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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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은 김치의 매운 맛? 좀비의 톡 쏘는 얼큰함?'

UFC 라이트급 챔피언 '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28·미국)이 2차 방어전에 나선다.

9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시애틀 키 아레나서 열리는 'UFC on FOX 5'가 그 무대로 상대는 네이트 디아즈(27·미국)다. 디아즈는 리얼리티 MMA 프로그램 TUF(The Ultimate Fighter) '시즌 5' 우승자 출신으로 형 닉 디아즈(웰터급)와 함께 '좀비 형제'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강자다.

헨더슨은 전 챔피언 프랭크 에드가와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며 2년여 간 지속되던 지긋지긋한 '에드가 시대'를 종식시켰다. 에드가가 라이트급을 이끌던 시기에는 비제이 펜-그레이 메이나드 외에는 아무도 타이틀전 기회를 잡지 못했고, 특정 선수들끼리의 지루한 연전만 있었을 뿐이었다. 헨더슨에게 에드가가 제거된 후에야 '전국시대'가 돌아온 셈이다.

라이트급에 활기를 불어넣긴 했지만 헨더슨에게 진정한 승부는 지금부터다. 오랜 시간 칼을 갈며 기다리고 있던 수많은 도전자들을 맞아 왕좌를 지켜내야 하기 때문이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앤더슨 실바 같은 역사에 남을 위대한 챔피언이 되는 길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네이트는 헨더슨이 넘어야 할 첫 번째 난적이다. 형 닉 디아즈가 그러하듯, 네이트 역시 웬만한 펀치는 무시하고 밀고 들어가는 끈적끈적한 스타일의 파이터다. 펀치가 들어오면 일단 막거나 피하는 상당수 선수들과 달리 이를 악물고 배로 갚으려는 파이팅 스타일이다. 예상 밖의 맷집과 전진스텝을 앞세워 싸운다. 이를 입증하듯 디아즈는 KO로 무너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렇다고 네이트가 펀치 난타전을 바탕으로 버티기만 잘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183cm의 장신을 활용해 송곳 같은 펀치로 상대의 안면을 끊임없이 두드리다가 전광석화 같은 서브미션을 작렬한다. 시저 그레이시로부터 주짓수 블랙벨트를 받은 것에서도 위력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챔피언 헨더슨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네이트는 웰터급에서 라이트급으로 내려온 후 연승행진을 벌이며 체급 내에서 가장 위험한 싸움꾼으로 기세를 떨치고 있지만 헨더슨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그는 최근 인터뷰 등을 통해 "독설과 매너 없는 행동 등이 살짝 우려될 뿐 이기는 것은 나다. 최선을 다해 디아즈를 KO시킬 것"이라며 승리를 장담했다.

하지만 롱런 챔피언을 꿈꾼다면 헨더슨은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에드가와의 2차전을 통해 상대와의 맞불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면에서 치고받는 불파이팅의 진수를 선보였지만, 네이트를 상대로는 맞춤전략이 필요하다. 아무리 헨더슨의 타격이 늘었다 해도 네이트는 맷집과 돌주먹으로 정평이 나있다. 굳이 상대가 유리한 영역으로 들어가 보조를 맞출 필요가 없다.

네이트의 서브미션은 대부분 상대를 타격으로 압박하는 가운데 터져 나왔다. 스탠딩에서 밀린 상대가 그 상황을 모면하고자 무리하게 클린치나 태클을 시도하는 틈을 파고들어 서브미션을 작렬한 것. 타격-서브미션에 비해 레슬링이 약하다고는 하나 공격적으로 들어오는 테이크다운과 위기 탈출용은 분명 다르다.

때문에 헨더슨은 초반부터 테이크다운을 타격과 적극 병행할 필요가 있다. 네이트 머릿속에 테이크다운에 대한 부담을 주는 가운데 타격을 해야만 더 효과적으로 경기 흐름을 잡아갈 수 있다. 상대적으로 더 강한 레슬링을 활용해 틈이 생길 때마다 바닥에 메치며 유리한 포지션을 잡고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는 게 중요하다.

그라운드 상황에서도 웰터급 시절 김동현이 그랬듯 파운딩에 집착하기보다는 포지션 유지가 먼저다. 헨더슨은 미꾸라지를 연상시키는 부드럽고 날렵한 몸놀림으로 불리한 포지션을 빠져나가는데 일가견이 있지만, 반대로 서브미션 그립도 상당히 많이 허용한 편이다. 아무리 서브미션 탈출에 자신이 있다 해도 네이트 같은 서브미션 전문가에게 그립을 노출하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과연 잘 익은 김치처럼 숙성된 플레이를 펼치는 헨더슨과 톡 쏘는 칠리 고추 같은 매운 주먹이 일품인 네이트의 대결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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