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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의 유토피아, 글세상 문피아

 

'마교의 부교주 적의혈귀에게 주워 길러진 여인 유정… 마교와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그녀의 파란만장한 무림행보가 시작된다.'

문피아에서 저를 제일 강하게 잡아끈 무협소설중 하나입니다. 서재같은 곳은 주로 친분 위주로 많이 가는 저이지만 이곳은 작품이 너무 좋아서 수시로 들락날락하고 있네요.

 

이른바 향란이로 통하는 香蘭之夢님의 작품, 특히 '적의혈귀의 딸'에 엄청 꽂혀 가지고 다음편 내어놓으라고 버럭버럭 소리지르고 투정부리고 있지요.

사람마다 성향이 있습니다. 어린시절 저는 김용-와룡생 등 이른바 중국 번역 무협본들에 미친 적이 있습니다. 덕분에 김용 작품은 모조리 탐독을 했고 와룡생 역시 진본(일부 한국작가들이 이름만 빌린 작품이 아닌)의 상당수를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데 이상하게 또 다른 유명작가인 고룡의 작품은 눈에 잘 안들어 오더군요. 그분 작품이 재미가 없어서가 아닌 취향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적의혈귀의 딸은 저의 취향에 너무 잘 맞더군요. 제목부터 클릭을 안하고는 못 배기게 딱 정해서는, 안으로 들어가 보니 회를 거듭할수록 심한 중독성에 전신을 부르르 떨었습니다. 마치 저의 눈에 경공신법이 들어앉은 듯 휙휙… 정신 없이 작가가 그려낸 무의 세계에 빠져드는 기분이었습니다.

일단 향란님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잘 읽힙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는 말처럼 향란님은 참 편하게 글을 쓰십니다. 무협에 큰 관심이 없는 독자까지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편한 문체가 인상적인데, 그결과 특별한 집중 없이도 한폭의 무협화에 먹이 되어 스르륵 흘러버렸답니다.

작가 사이트의 특성상 문피아에서 흔히 필력(筆力)이라는 말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가장 애매한 단어중 하나가 아닌 듯 싶은데, 개인적인 입장에서 필력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독자들이 작가가 하는 말을 가장 쉽게 알아듣고 몰입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정이라는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겠지만 작품의 주인공은 여성입니다. 여성이 주인공인 무협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것으로 알고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부분입니다. 외려 그런 작품이 흔치않다는 점에서 때로는 신선하게까지 느껴지더군요.

 

주인공 유정은 갓난아이 시절, 의문의 적들에게 전멸 당한 가문의 일행 속에서 혼자 살아남았습니다. 작은 대나무 바구니 속에 숨겨져 있었기 때문인데 이를 마교의 부교주인 적의혈귀 유관충이 우연히 발견해 데려다 키웁니다.

 

총명하고 지혜로운 유정은 유관충의 딸로 자라기에 부끄럽지 않은 자질과 성품을 보여주는데 특히 인정 많고 자애로운 성향은 마교라는 단체와 상반되는 듯 하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아이러니 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유정은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예쁘면서도 순진하고 그러면서도 지혜와 결단력까지 갖추고 있는지라 그녀를 진심으로 따라는 이들이 나날이 늘어갑니다. 그녀를 중심으로 마교교주의 딸 왕영애, 지지리도 운없는 그녀의 호법 형관 그리고 유정을 사랑하면서도 존경하는 심복 공대랑까지… 유정은 이들과 함께 강호를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 사건 속에 휘말리게 됩니다.

'적의혈귀의 딸'은 여성작가 특유의 감수성 넘치는 문체와 더불어 무협매니아만이 낼 수 있는 짙은 강호색까지 두루두루 갖추고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작품은 21화까지 연재되고있으며 앞으로 한참을 달릴 예정입니다. 향난님의 또 다른 히트작 '이중서생(二重書生)'이 조금더 관심을 받고있는 상황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적의혈귀의 딸'역시 그에 못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마교부교주의 딸인 그녀 유정과 함께 강호의 파란만장한 모험 속으로 빠져들고 싶지 않으세요? 풍덩! 선택은 자유지만 강추첩은 이미 던져졌습니다.

 

적의혈귀의 딸 바로가기
http://blog.munpia.com/tinyta/novel/3725/page/1